[봄을 찾은 할아버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봄을 찾은 할아버지
한태희 글.그림 / 한림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도대체 봄을 어떻게 찾지? 빠알간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 아래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덩실덩실 춤을 추고 나비와 새들과 꽃만큼이나 많이 모여든 나비와 벌과 새들의 몸짓도 흥겹기만 한 표지를 보면 그 대단한 봄을 찾기는 찾았는가 싶은 마음이 든다. 겨울나기가 힘이 들긴 들었던 모양이다.
화려한 표지와 달리 옛날 옛적으로 시작되는 본문이 진행되면 그림은 색이 극히 적게 들어간 수묵화가 된다. 색이 없어 단조롭기는 하지만 선이 부드러워 따뜻함도 느껴지는 그림이다. 그렇다 주인공들은 가난해서 먹을 것이 없고, 춥지만 집이 없어 곧 죽을 것 같은 인물들이 아니라 단지 지루한 것이다.
나가서 소일할 것도 없고, 나가서 딱히 볼 것도 없어 집에만 박혀 있으니 그저 심심하고 심심할 따름이다. 그러다보니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절실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러하기에 이야기가 상투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심심하길래 가만 있으면 오는 봄을 직접 찾으러 가신단 말인가.
이래저래 돌아다녀 보니 독자로서는 참말로 겨울에 동물들이 어떻게 지내나 살펴도 보니 재미있다만, 할아버지는 도대체 봄을 찾을 수가 없으니 답답하겠다. 독자는 답답한 할아버지와는 달리 할아버지가 길에서 얼어죽지는 않을지 염려도 되는구만 작가는 그림책에 그런 긴장감은 주지 않았다. 대신 꽃도령을 등장시켜 할아버지가 당히 집에 봄을 가져갈 수 있게 하였다. 앞으로 나가서 일도 하고 볼 것도 많을 테니 저리 신나게 춤을 추는 것이다.
옛날 이야기의 그림책의 전형인 가난의 극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적인 감각으로 쾌락의 즐거움을 찾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처음엔 어색하지만 신선한 면이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할아버지가 봄을 찾는 과정이 극적인 면이 부족하고 꽃도령이 싱겁게 사라지는 모습은 좀 판타지로 보기에는 약하고 옛이야기로보기에도 약하여 역할의 중요성이 덜 부여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