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사교육을 줄이셔야 합니다
정승익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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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목소리가 많아지면 좋겠다. 시스템을 바꿀 정도로. 


만약 중위권의 학생이라면 100% 합격을 보장하는 입학 정원 자리가 전국에 수만 석이 있습니다. (64쪽)

중하위권은 학원에 '의존'하고, 최상위권들은 학원을 '이용'합니다. (72쪽)


내 말이 이 말이다. 상위권이 전국 7%라면 우리 아이는 그 문턱에도 못 간다. 비교적 사교육을 늦게 시작했기에(영어는 초4, 수학은 중1, 논술도 중1) 학원 생활에 지친다고 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할 지라도 다니고 싶어 죽기야 하겠는가? 본인도 불안하니까 다니겠지....그래도 일단은 본인 의지를 존중하며 일단은 학원에 보내고 있다. 성적도 조금씩 오르고는 있기에 고등학교 들어갈 때까지는 좀더 지켜보기로 한 참이다. 내가 학원을 안 다닌 사람이라 그런가 학원비가 너무 아깝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저 에코백을 명품백이라는 생각으로 들고 다니며 어떤이의 명품백 값이겠거니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전기세 내듯 쓰는 중이다.


20세에 원하는 대학에 들어간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며,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실패도 아닙니다. (236쪽)


이것 역시 내 말이 이 말이다. 더구나 미래시대에 지금의 대학이 큰 의미가 있을까 싶어 나는 기술을 배우라고 컴퓨터 학원을 제안하고 있는데 아이는 방학에나 한 번 생각해 보겠단다. 저도 사회적 동물이니까 학기 중에 컴퓨터학원 다니는 건 좀 불안한가 보다. 


엄마의 생각이 이러하니 아들은 제 속을 터놓기는 좀 편한 모양이다. 내가 학원에서 중요시 여기는 것은 태도인데 그 문제만 아니라면 되도록이면 성적에는 관여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무섭다는 중2 시기에도 눈맞추며 이야기를 많이 했고 중3이 된 지금은 꽤나 건강한 관계의 모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우리가 이런 이야기들을 모르는 건 아니다. 다만 현직 교육 현장에서 대학 입시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 좀더 귀를 기울이게 되고 알고 있지만 다시 한 번 이 나라 교육 시스템의 문제에 대해 여론이 형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몇 년 전 서울대 출신의 모 작가가 강연에서 말하길, 공부도 재능이고 자기는 그런 재능이 있어서 실컷 놀다가 공부해도 서울대에 갈 수 있었다고 하며 아이가 공부에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는 학원을 끊어보면 안단다. 그때 학원에서 적극적으로 말리며 학원비도 안 받게다고 할 정도인 애들만 공부에 재능이 있는 거란다. 과장이 섞였겠지만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공부가 최고의 재능인 사회였던 때가 이제는 저물어가지 않을까? 요즘 농반진반으로 '인성이 재능'이라고 말하고 다니는데 마음 속으로는 진담에 더 가깝다. 인성을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 멀리 보고 키우고 싶은데 나만 그런다고 해결되지 않으니 답답하다. 그 답답함은 책 한 권 읽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더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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