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톈 중국사 12 : 남조와 북조 이중톈 중국사 12
이중텐 지음, 김택규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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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진시대가 북쪽의 (5호)16국과 남쪽의 동진을 일컫는다고 [위진풍도]에서 배웠으니 이제 남북조를 배울 차례이다. 학창 시절 이렇게 공부했으면 내가 세계사를 60점 맞는 수모를 겪지 않았을 텐데 우리 세계사 선생님의 수업은 교과서만큼도 재밌지 않았었다. 


겉멋만 잔뜩 든 사족집단 때문에 위진 시대는 힘을 얻을래야 얻을 수 없었다. 결국 동진은 송제양진으로 이름만 바꿔가며 명맥을 이어갔고, 16국은 북위가 힘을 얻어 북위가 동위,서위로 갈라지고 다시 서위가 북주로, 동위가 북제 되었다. 하지만 북쪽의 나라는 남쪽의 송제양진보다는 내실이 있었던 모양이다. 


남조의 기억할만한 사람은 동진을 전복하고 송을 세운 유유(남조의 시작이므로) 그리고 비교적 성군이었으나 시대를 좀 잘못 만난 듯한 양무제 정도라 하겠다. 북조는 북위가 복잡한 노선을 하나로 정리한 후에 북위는 선비화된 한족의 동위가 북제가 되고 한화된 선비족인 서위가 북주가 되었다고 하니 이 즈음의 중국은 5호를 굳이 구분지을 필요가 없던 시기로 보인다. 서로가 서로화 되었다고 할까? 이 시기엔 누가 뭐라해도 북제를 북주로 통일시킨 양견 즉 수문제가 가장 뛰어나다고 할 것이다. 구분이 별 의미가 없다고 해도 어쨌든 선비족이 한족을 이긴 셈이다. 아마 양견은 한족이었던 것 같은데 그러니 선비족의 나라에서 한족이 한족 나라를 멸한 셈이다. 아 복잡해. 


아무튼 남조와 북조는 한족과 이민족이라는 위진시대의 구분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다가 남조의 마지막인 진나라를 수나라가 멸망시키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이 정신없던 나라들을 하나로 통일한 것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것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든다. 춘추전국시대의 각 제후국들은 내부적으로 결속된 느낌이 강했고 다른 제후국과의 차별점이 분명했는데 위진남북조 시대의 각 나라들은 이름만 다를 뿐 섞어놔도 별 구분이 안 될 것만 같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다. 그래서 지략과 용맹을 앞세워 통일시킨 진시황이 내 보기엔 오합지졸들을 그냥 정리한 수문제보다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수문제의 인성은 진시황보다 나았다. 우리는 수문제가 얼마나 검소하고 모범이 된 왕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수나라는 양제까지밖에 버티지 못한 것도 알고 있다. 살수대첩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지라 우리나라에서 수양제는 본래 그 자체보다도 더 나쁘게 평가되고 있다. 드라마에서 보면 정신적으로 좀 불안해보이긴 했지만 영리한 왕이었던 모양인데 그는 왜 나라를 그렇게 말아먹었을까? 내 나라도 아닌데 참 안타깝다. 


이중텐은 남북조의 역사적 의미를 '본래 있던 것이 없어지고 본래 없던 것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한족과 오랑캐의 구분은 없어지고 남과 북만 남은 시기라는 뜻이다. 이제 그 남북의 구분도 사라질 수당의 시대가 궁금해서 기다리기 힘들다. 후딱 13권을 읽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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