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꾸려본 독서모임은 지금껏 세 개.
그리고 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은 현재는 하나.이다. 그들을 들어 이 책에 대해 말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하나는 어느 날 들은 강연에서 윤독의
장점을 강조하신 강사님의 말에 의지를 불태워 친한 동생 하나와 만날 때 마다 서로 돌아가며 소리내어 윤독하기로 했다. 두 권을 채 못한 것
같다.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와 [1984]를 했는데 다른 번역본으로 했을 때의 긴장감이 내용에 더 집중하게 하는 등 장점이 많았지만
흐지부지 되었다. '단둘이 독서모임'은 분명 장점도 있었지만 친한 상대라 어찌어찌하다보면 책 이야기 보다는 신변 이야기가 더 길어지게 되었다는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처음엔 누가 보거나 말거나 씩씩하게 책을 읽었지만 둘이서
소리내어 책을 읽는 행동이 남들의 이목을 끄는 것이 좀 부담스러웠달까? 이 책에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터디룸'이나
'회의실 대여'(58쪽)를 제안해 주셨는데 '스터디룸'의 경우 효율적으로 그 시간을 잘 쓸 수 있었던 것 같고, 내 경험으론 단골 카페를 하나
섭외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다.
지금 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은 온라인
독서 모임이다. 내가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6명이 회원인 이 모임은 책 선정부터 함께 한다. 각자 원하는 책을 3권
정도 추려서 그 중에 가장 희망도가 높은 책으로 각자 맡아서 1회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모임이니 일단 앞서 말한 장소의 문제는 개인의
몫이고 문제는 발제인데 그것도 진행하는 사람의 역량에 맡기는 편이다. 책에서는 발제문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이 나와있는데 우리 모임의
경우엔 모임 1주일 전쯤에 올려 '사고의 틀이 좁아져서 더 뻗어 나갈 수 있는 생각을 한계짓기도 하고 해봄 직한 대화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55쪽)'는 단점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일찍 읽는 사람은 자기만의 생각대로 읽다가 발제문을 보고 나서 생각을 정리하고, 특히 우리
모임처럼 온라인 모임의 경우 애매한 순간이 찾아올 때 발제문의 흐름대로 진행하니 무리가 없어 좋았다.
이 책은 독서모임을 만드려는
사람들에게는 첫모임에서 나눌 이야기의 목록(33-34쪽)부터 모임의 진행 순서 예시(69-74쪽), 그리고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들까지
사례별로 잘 나왔다. 나 역시 저자가 인상깊게 읽은 앤 후드의 [내 인생의 책]을 읽고 저런 독서모임 하나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 후로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터라 저자의 마음이 내 마음과 많이 비슷해서 독서모임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좋은 가이드북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얇으니 몇 번씩 읽으며 숙지해도 되고 필요한 부분만 표시해서 도움 받아도 될 것이다. 역시 유유출판사의 책은
실용적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