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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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에 망원역에서 아주 우연히 서점 '번역가의 서재'를 발견하곤 그곳에서 번역가이신 주인장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좋은 책도 두 권 샀다. 주인장님이 일본어 번역가이신지라 같이 간 동생과 일본 소설 이야기를 하는 걸 듣던 중 내 귀에 걸린 소설이 있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이 그것인데 사실 요시모토 바나나는 그 언젠가 춤추는 장면이 그려진 소설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읽지 않고 있던 참이었다. 처음 몇 편은 흥미롭게 읽다가 그 소설에서 그만 더 이상은 못 읽겠다 잠정적으로 결정을 내린 모양이다.

 

몇 달 전 활동하는 카페에서 요시모토 바나나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왕창 받았다. 그때도 내 관심은 오쿠다히데오 쪽에 더 있었다. 그의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며칠 후에 받은 책들에 대해 동료에게 말하던 중 그 동료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다 읽었고 너무 좋아한다고 몇 편 알려줬는데 사실 지금은 제목을 잊었다. 그제서야, 그런가?하며 관심을 갖어 보았지만 책을 펼치진 않았다.

 

며칠 전에 퇴근을 하려고 책을 한 권 가져가야지 하고 책꽂이를 보는데 마땅한 책이 없어 몇 달 전 받은 소설들을 보다 [키친]을 발견하곤 망설이지 않았다. 그리고 퇴근길에 잠시 들른 카페에서 이 소설을 읽으며 빠져들었다. 더 더 더 읽고 싶어졌고 혼자 고요히 읽고 싶어졌다. 기분 좋은 경험이다.

 

다 읽고 난 후 작가의 말에서 알았다. 이 소설이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 것을. 처음엔 문장에서 에세이인가 했는데 이내 소설임을 알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통해 작가가 삶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그 말이 하고 싶었구나, 요시모토 바나나는 참 마음이 따뜻한 작가이구나, 그런 세상을 꿈꾸는구나.....이런 여러 마음들이 그간 혼란스럽고 복잡했던 내 마음을 다잡아주었다. 그래서 요시모토 바나나를 읽는구나 다들.

 

아주 오랜만에 읽는 요시모토 바나나였건만 처음 읽는 듯 했다. 하나 하나 읽어보려한다.

 

나는 행복해지고 싶다. 오랜 시간, 강바닥을 헤매는 고통보다는, 손에 쥔 한줌 사금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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