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드롭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를 들어본 적이 있다. 아닌가? [미스틱 리버]는 소설도 영화도 모두 보았고 한 동안 내가 본 작품 중에 으뜸으로 꼽은 적도 있다. 아닌가? 이 역시 모두 오래 전의 경험이고 조악한 기억이다. 데니스 루헤인의 이름을 처음 듣는다고 느끼는 것 역시 그 때문이다.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고 자부하는 편인데 이런 자랑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닌 듯 이름 높은 추리 소설가의 이름도 몰랐다니, 하긴 하드보일드 소설은 좀 어렵긴 하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고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더 드롭]의 경우, 정의에 대하여 고민하게 된다.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힘, 그 정의롭지 못한 힘에 대해서 역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라면 그것을 모른 척 하고 사는 것이 가능한가? 사실 나는 모른 척 하고 산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그 세계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을 뿌리째 뽑는 일이 가능한가 까지 이르게 되면 정말이지 다시 모른 척 하고 싶어지는 비겁함이 솟구친다. 밥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판단을 하지 못하겠다. 밥이 그러지 않길 바랐지만 어쩌면 밥이 그러할 것이라는 것을 소설을 읽으면서 짐작했었을지도 모르겠다. 바라는 대로 된다면 범죄 소설이 아니지. 바비식 문제 해결법을 보며 왜 마음이 아픈지, 슬픈지, 서글픈지, 우울한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다. 그래, 이 소설은 탐정 소설도 추리 소설도 아닌 범죄 소설이다. 범죄자가 중심이 되는, 그들의 생각과 마음을 짐작하게 하도록 하는. 그래서 읽는 내내 내 마음이 많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불편한 세계에 떨어진 기분이다. 그 불편함을 느끼라고 작가는 이렇게 소설을 쓰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데니스 루헤인은 좀 특별한 작가일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도 영화화 되었다고 하니 한 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데니스 루헤인의 다른 소설들도 그런 구성일까? 범죄자의 시선으로 사건이 진행되는? [미스틱 리버]부터 다시 읽어보고 싶다. 물론 영화도. 지금보다 어릴 때 본 것과 많이 다른 느낌일 것 같다. 아무튼 [더 드롭]은 내게 다소 낯설었고, 좀 두려운 이야기였지만 특별한 소설이었다. 그게 데니스 루헤인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첫 번째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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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8-11-24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데니스루헤인 1000자리뷰 이벤트로 적립금 5000원 받았다. 5000원으로 이렇게 행복해지는 알라디너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