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6목

  내 또래 사람들 중 <피너츠> 캐릭터 중 하나라도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난 스누피를 좋아했다. 그래서 이 만화의 제목도 <피너츠>가 아니라 <스누피>라고 알고 있었다. 아마 누군가는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이라고 알고 있었으리라. 아무튼 내 유년의 상당 부분의 장면을 차지하는 스토리이기에 훗날 글쓰기 책 중에도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 정복]을 단연 최고라 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시리즈의 완전판이 나왔다고 했을 때 겁도 없이 구매하려 했었다. 현재 출간된 책만 12권인데 말이다. 근데 읽다보니 정말 갖고 싶어진다. 패티의 캐릭터도 맘에 들고 찰리의 셀프 찌질 캐릭터도 사랑스럽다. 스누피는 말해 뭐하랴?

 며칠 전 이 책을 빌리고 난 후 아이들에게 내가 즐겨보던 만화라고 애니메이션을 보여준 적이 있다. 애들도 나도 반응이 별로였다. 추억의 재미였나보다고 책을 안읽을까 하다가 읽어보니, 이거 애니메이션이 잘못했네~ 컷만화가 훨씬 재밌다. 아~~ 갖고 싶어!!!

 

 

 

180727금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나가며 책을 챙기는데 남편이 아들의 노빈손 시리즈 중 하나를 챙기길래 얼른 빼서 이 책으로 바꿨다. 남편은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는 커녕 이 책이 유명한 이야기라는 것조차 모른다. 그러나 우린 책을 들고 왔다갔다만 했다. 책 취향이 맞는 사람과 살고 싶었는데...

 

 

 

 

 

 

 

 

 

20180728토

이번엔 독서 모임 마감일에 지각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읽었다. 이 책은 정신 나가거나 허세 가득한 수많은 남자 캐릭터에 비해 여자 캐릭터들이 참 야무지고 똑똑해. 이번엔 도로떼아가 참 멋지다. 그나저나 우리의 방랑 기사 나리는 결국 어떻게 될까 너무 궁금하다.

 

 

 

 

 

 

 

 

 

 20180729일

 소문내고 싶어 무겁지만 가져감. 그러나 가방에서 나오지 못함.

 

20180730월

첫 권은 플래그잇을 붙여가며 에피소드를 기억하려고 애썼는데 캐릭터나 스토리가 지속적이라 특정 에피소드를 기억한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 2권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캠핑 가서 책 읽는 게 소망인데 아직은 아이가 어려 이루지 못했었는데 올 여름 텐트 대신 카라반을 선택한 덕에 아침 일찍 믹스 커피 한 잔 곁에 두고 뒹굴뒹굴하며 읽기 시작했다. (물론 뒹굴거리며 읽기엔 책의 무게는 적절하지 않아 주로 엎드려 읽었다. 수사적 표현이다.)

 1권에서는 패티와 바이올렛의 화끈한(?) 성격에 다소 통쾌해하며 읽었지만 2권이 되니 아무리 친하기로서니 찰리 브라운에게 너무 폭력적인 것 같았다. 월요일에 초대하고선 화요일이 아니라 다행이라며 응했더니 화요일로 초대 날짜를 바꾸는 식의 지속적인 괴롭힘을 하는 모습이 참 미웠고 그것을 의연하고 냉소적으로 지나치는 찰리가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웠다. 찰리는 긍정적이고 삶을 사랑하는 아이이지만 그렇다고 상처를 받지 않는 건 아니란다. 그러니 루시까지 보태진 마렴.

 계속 읽고 싶고 갖고 싶은 책이다. 너무 고퀄로 만들어 아쉽다. 너무 비싸다.

 

 

20180731화

  오래 전 같이 근무하던 후배 교사의 별명이 보노보노였을 때에도, 얼마 전 개콘에서 보노보노가 큰 역할을 했을 때에도 캐릭터의 외양만 인식했을 뿐 '그'의 스토리가 궁금했던 적은 없다. 게다가 경쟁하듯 보노보노를 현자인 듯 내세운 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오히려 거부감이 생기기도 했다. 이 책을 읽게된 이유는 서가에 '1권'이 있었다는 것, 이 책 직전에 [피너츠]를 읽었다는 것, 그리고 '도대체 보노보노가 뭔데?' 싶은 약간의 심술맞은 궁금증 때문이었다.

 봇물처럼 나오지만 않았다면 보노보노의 태도에 대하여 충분히 분석적인 에세이가 나올 법 했다는 점은 인정한다. 보노보노 뿐만 아니라 포로리, 너구리, 야옹이 형 등 캐릭터들의 성격이 단순하여 상황에 몰입하여 읽기 좋은 텍스트였다. 그냥 선문답 하는 것도 같고 좀 싱겁기도 했지만 아마 그 지점이 이 책을 덮지 않고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인 것 같다. 하지만 내가 2권,3권 게속 읽을 것 같진 않다. 그러기엔 보노보노라는 캐릭터에 피로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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