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19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말이 동물을 싫어한다는 뜻은 아니고, 그들을 거부하거나 존재를 부정한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주인공이 되거나 주인공의 목적어가 되는 책을 찾아 읽지도 않는다. 베르나르의 책이라 선택한 것 뿐이다.

 

그의 책은 메시지가 너무나 명확하다. 고양이를 빌러 이야기할 뿐인지라 굳이 고양이가 아니라 그 누구를 주인공으로 하더라도 이 책은 인간 세계에서 벌어지는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일에 대한 경각심을 다룰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의 생태는 그저 거들 뿐이다.

 

읽으며 의문이 들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이야기에 어떤 느낌을 가질까? 왠지 백과사전에 나온 고양이 부분을 읽는 듯 아구에 딱딱 맞아보이는 고양이의 생태가 인간계와 구분없이 표현될 때 솔직히 나는 불편하다. 안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모습은 소설보다 더 잔혹할 때가 많다는 것을. 그런데 그것을 고양이와 쥐로 묘사할 때 속이 거북해진다. 심지어 그들의 사랑을 인간처럼 묘사할 때 조차도. 그래서 궁금하다. 고양이 집사들은 아무렇지 않은지. 요즘 읽는 다른 책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의 소르바스와는 너무 다르게 표현되니까. 우화보다는 SF라서 그런건가?

 

아마 피타고라스는 죽게 될 것 같다. 바스테트는 살아남을지도. 이 전쟁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아니 끝이 있을지 모르겠다.  궁금증 보다는 인간 세계에 대한 냉소가 인다.

 

 

 

 

 

 

201806020

 

 

 

 

 

오랜만에 북클럽에 참여했다. 출간과 동시에 사고 고~이 모셔둔 [돈 끼호떼]를 아참에 해결해보고자 하는 불순한 마음이 컸다. 대부분의 이들은 열린책들 판으로 읽는데 난 된소리 적응이 필요한 창비 판이다.

 

왜 그동안 미뤘을까 후회가 될 정도로 가독성이 좋다. 수많은 독서의 결과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사라진, 아니 상싱이 현실을 점령한 돈 끼호떼의 모습에 웃기도 많이 웃지만 너무나 진지한 행동과 말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싼초만 실존하는 인물이요, 돈 끼호떼가 대하고 지칭하는 모든 사람은 그의 과대망상의 결과물인데 현실을 사는 싼초도, 미친 돈 끼호떼는 미친대로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데에 어색함이 없다는 것에 놀라고 있다. [고양이]의 바스테트가 이룬 인간과의 소통이 바로 이런 형태가 아닐까 싶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 유명한 풍차 장면도 나오고 이제 본격 방랑길. 돈 끼호떼 가는 길에 행운이 함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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