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 TV에서 방영해주던 시리즈물 [말괄량이 삐삐]를 기억할 것이다. 그때도 지금도 얌전하지는 않은 터라 가족들은 삐삐 속에서 나를 발견하곤 나를 '말괄량이'라고 부르곤 했다. 그때의 기억은 자라면서 거의 지워진 듯 했다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남자아이이다.) 아이에게 긴 책을 읽어주자 싶어 선택한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하 '삐삐')을 소리내어 읽어주며 마흔이 넘어서야 다시 그때의 기억을 소환했다. 하지만 역시 그때 보았던 시리즈물은 삐삐의 외양만 어렴풋이 생각이 날 뿐 내용은 최근에 읽은 아스트린드 린드그렌의 책을 통해서 아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 삐삐 너무 멋지다!

올해 첫 함께읽기책으로 선정한 책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었다.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읽은 사람은 별로 없다는 그 책이지만 우리반 아이들의 경우 예상보다도 더 안읽었다. 함께읽기론 최상의 환경이지만 이렇게 씁쓸할 수가. 함께 읽으며 아이들은 너무나 재밌어했고, 로알드 달의 상상력에 놀라는 듯 했다. 어른인 나로 말하자면 그 안에 숨어 있는 '착한 아이'에 대한 권선징악이 워낙 강해서 꺼려지기도 하지만 때론 요즘 아이들이 너무나 옳고 그름을 몰라 어쩌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2년 연속 해 보니, 5학년 보다는 4학년이 더 적절할 것 같다는 판단도 해 본다.

두번째로 선정한 책이 왜 '삐삐'인가 하면, '삐삐'는 1945년에 탄생한 캐릭터이긴 하지만 지금 만나도 전혀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학교에서 여자 아이들은 얌전하거나 귀엽거나 연약할 것을 사회로부터 강요받는데, 삐삐의 행동을 만나다 보면 그런 여학생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이 책이 현재 사회에 이제야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하는 이때에 아이들이 만날 캐릭터로 적절하지 않느냐 하는 이유였다. 현재 우리 반 여자 아이들은 그런 면에서 매우 발랄하고 목소리도 크고 적극적인 편이라 삐삐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하여 주독서목적대상자는 일명 '강남'이라 불리는 우리반 남자아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무슨 여자애가...'라던가 '여자답다'라는 말을 은근히 쓰는 우리 반 남자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할 때가 있는데 이참에 삐삐 좀 만나보고 생각을 바꿔보자 싶은 의도가 들어 있다.

물론 '삐삐'는 그런 의도를 가지고 읽지 않아도 정말 재밌다. 오늘까지 총 3장을 읽었는데 매 장마다 삐삐의 매력에 우리는 함께 빠지고 있다. 기운 센 삐삐, 거짓말도 잘하는 삐삐, 친구들을 위해 작은 재미를 마련하는 삐삐 등 삐삐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드디어 다음엔 4장, 학교 이야기가 등장한다. 얼마나 재밌어할지 내가 다 두근두근 설렌다. 선생님의 이 마음을 니들이 알려나 모르겠다. 난 이미 알고 있지롱!

지난 번 책은 독서활동을 중간중간에 했지만 활동북을 나중에 줘서 막 덕지덕지 붙였는데 이번엔 활동북도 미리 준비했다만, 난 왠지 즉흥적인게 더 잘 맞긴 하다. 뭔가 부족하지만 그래도 필요하신분들을 위해 공유한다. http://blog.naver.com/93tiel/221275504918 독서퍼즐의 경우 특정 책을 참고하여 편집한 것이므로 혹시 문제가 생길지 몰라 활동북에 출처를 밝히고 활동북 자체도 PDF파일로 공유하는 것을 양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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