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부는 워낙 게으른 사람이라 많은 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이 있다는 데 만족했다.

"재주 많은 사람이 뭐 하나 똑 부러지게 하는 일이 없는 법이지."

내가 살던 시절 이후 블랙스터블에서 유명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지 않았더라면 아마 주민들의 대다수는 그 ‘소박한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탐탁히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된 바에 의하면 이곳 사람들은 드리필드의 두 번째 부인을 한 번도 따른 적이 없다고 한다.

나는 드리필드 부인을 단 한 차례 만났을 뿐이고 별다른 관심을 느낀 적도 없었다. ‘친애하는 친구’로 불리는 것 자체가 못마땅해 이것만으로도 초대를 거절하고 남을 일이었지만, 그곳에 가지 않을 기발한 핑계를 만들어 낸다 해도 결국 가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낼 수밖에 없으니 참으로 성가신 일이었다.

내가 이름을 대자마자 비서는 전화를 그에게 곧장 연결했다. 만약 내가 탐정 소설을 쓰고 있었다면 그가 내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나 곧장 의심했을 것이고, "여보세요." 하는 로이의 남자다운 목소리에서 그 짐작이 맞았음을 확인했을 것이다.

"자네를 꽤나 아끼네만, 로이." 나는 대답했다. "아침을 같이 먹고 싶은 사람은 아니야.

식당과 오찬, 식사 매너 등 모든 면면이 명성은 대단하지만 재산은 평범한 문인에게 걸맞은 수준이었다.

드리필드 부인은 문인의 아내들이 대부분 그렇듯 말이 많았다.

그녀가 농담을 던지면(그녀는 자주 농담을 했고 재미난 농담도 많았다.) 큭큭 웃고는 그녀를 흘끔거렸는데 그 눈빛은 이 여자가 못 말리는 바보는 아니로군 하고 말하는 듯했다.

여느 작가들처럼 내 책이 있나 재빨리 훑어보았지만 없는 듯했다.

숙부는 워낙 게으른 사람이라 많은 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이 있다는 데 만족했다.

"재주 많은 사람이 뭐 하나 똑 부러지게 하는 일이 없는 법이지."

내가 살던 시절 이후 블랙스터블에서 유명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지 않았더라면 아마 주민들의 대다수는 그 ‘소박한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탐탁히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된 바에 의하면 이곳 사람들은 드리필드의 두 번째 부인을 한 번도 따른 적이 없다고 한다.

나는 드리필드 부인을 단 한 차례 만났을 뿐이고 별다른 관심을 느낀 적도 없었다. ‘친애하는 친구’로 불리는 것 자체가 못마땅해 이것만으로도 초대를 거절하고 남을 일이었지만, 그곳에 가지 않을 기발한 핑계를 만들어 낸다 해도 결국 가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낼 수밖에 없으니 참으로 성가신 일이었다.

내가 이름을 대자마자 비서는 전화를 그에게 곧장 연결했다. 만약 내가 탐정 소설을 쓰고 있었다면 그가 내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나 곧장 의심했을 것이고, "여보세요." 하는 로이의 남자다운 목소리에서 그 짐작이 맞았음을 확인했을 것이다.

"자네를 꽤나 아끼네만, 로이." 나는 대답했다. "아침을 같이 먹고 싶은 사람은 아니야.

식당과 오찬, 식사 매너 등 모든 면면이 명성은 대단하지만 재산은 평범한 문인에게 걸맞은 수준이었다.

드리필드 부인은 문인의 아내들이 대부분 그렇듯 말이 많았다.

그녀가 농담을 던지면(그녀는 자주 농담을 했고 재미난 농담도 많았다.) 큭큭 웃고는 그녀를 흘끔거렸는데 그 눈빛은 이 여자가 못 말리는 바보는 아니로군 하고 말하는 듯했다.

여느 작가들처럼 내 책이 있나 재빨리 훑어보았지만 없는 듯했다.

햇살은 거침없는 기세로 하얀 도로에 곧장 충돌했다가 고무공처럼 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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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권위적이면서도 완벽하게 예의를 차려 주문하는 그의 태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로이가 나 같은 잔챙이와 어울려 하루를 헛되이 보내는 것보다 더 질색하는 일은 없었다

그가 하도 자주 웃어서 상대방은 그가 한 말이 웃기다고 착각하게 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는데 내 바람대로 될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그 쾌활한 태도 뒤에는 희미한 불안감이 어른거렸다. 만약 그의 넉넉한 형편을 몰랐다면 나한테 100파운드쯤 빌릴 속셈인가 의심했을 것이다.

건너편 클럽의 이름조차 모르는 것이 창피했지만 로이가 품위 있는 사람으로서 알아야 할 것을 모른다고 무시할까 봐 물어볼 수도 없었다. 나는 그가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래도 부인 덕분에 그 양반이 여든 네 살까지 살아서 기력을 유지했다고 봐야지.

"어차피 모두들 한목소리를 낸다면 굳이 회고록을 낼 필요가 있을까?"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자네와 의견을 달리하는데 조금 불편하지 않은가?"

"딱히 그렇지는 않아. 나도 글을 쓴 지 삼십오 년이 되었네. 천재 소리깨나 들은 자들이 반짝 떴다가 망각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내가 얼마나 많이 보았겠는가. 그들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할 뿐이야. 죽었을까, 정신 병원에 갇혔을까, 아무도 모르는 일꾼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이름 모를 마을에서 자기 책을 의사나 노처녀에게 슬그머니 빌려줄지도 모르지. 어느 이탈리아 호텔에서는 아직 위대한 작가 선생일 수도 있고."

내가 로이의 성미를 건드리고 있다는 걸 알고서 만족감이 들었다.

『의상 철학』

나는 남들의 의견을 내 의견보다 우선시하고 조지 메러디스를 훌륭하다고 억지로 나 스스로를 설득했었어. 내심 그가 인위적이고 장황하고 거짓되다고 느끼면서도 말이야.

"삼십 년 전에는 그들 모두 얼마나 영원불멸할 것처럼 보였나."

"그럼 그때나 지금이나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글쎄, 『트리스트럼 샌디』, 『아멜리아』, 『허영의 시장』, 『마담 보바리』, 『파르마의 수도원』,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워즈워스와 키츠, 베를렌."

나는 당시에 존경을 받을 만하다 여겨졌던 일부 작가들을 그다지 존경하지 않았고, 결국은 내가 옳았음이 밝혀졌지 않은가. 또한 그때 내가 진심으로, 본능적으로 좋아했던 것들은 세월의 검증을 거쳐 현재 나도 그렇고 일반 평론도 인정하고 있어."

"모든 의견을 종합하면 결국 중요한 건 하나야. 드리필드는 아름다움이 넘치지 않는 페이지는 단 한 장도 쓰지 않았어."
"그래?" 내가 말했다.

흔히들 생각하는 요리사와 다르게 그녀는 뚱뚱하지도 얼굴이 붉지도 너부데데하지도 않았다. 호리호리하고 아주 꼿꼿한 몸매에 깔끔하면서도 유행에 맞는 옷차림을 하고 이목구비가 야무진 중년 여성이었다. 입술에는 립스틱을 발랐고 단안경을 꼈다. 그리고 사무적이고 조용하며 냉소적이고 돈을 시원시원하게 썼다.

나는 실재감을 잃은 과거를 관조했다.

삶은 사십 년 전에 비해 더 즐거워졌고 사람들도 더 쾌활해진 것 같다. 옛날이 더 훌륭하다고, 더 방대한 지식을 가졌으므로 확고한 도덕관을 지녔을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알기로 그때 사람들은 쉽게 화를 냈고 너무 많이 먹었다. 많은 이들이 과음을 하고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간이 고장 나고 소화 기관은 자주 망가졌다. 그들은 성미가 불같았다.

반경 1~2킬로미터12) 내에 모여 살도록 운명 지어진 사람들이 서로 심하게 싸우고 나면 날마다 읍내에서 마주치면서도 이십 년씩 관계를 끊은 채 살아갔다.

괴짜가 나올 수밖에 없는 삶이었다.

"나쁜 언사는 행실을 망친단다."

내가 부목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남자는 미소 띤 연푸른색 눈으로 나를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나는 그가 대화에 낄 것 같아서 짐짓 거들먹대는 태도를 취했다. 사냥터지기처럼 니커보커스를 입은 사람과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그의 온화한 표정에서 풍기는 친숙한 느낌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헤어질 때 낯선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지만 나는 차가운 눈으로 그를 가만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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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누군가의 집에 전화를 걸어 찾는 사람이 출타 중이라는 것을 알고는 중요한 용무인 양 들어오는 대로 전화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면 그 용무란 것은 전화를 받은 사람보다 전화한 사람에게 더 중요한 일이기 마련이다.

펠로스 양은 소설을 매우 즐겨 읽었다. 그러니 로이의 책들도 모두 읽었을 게 분명했다. 읽어도 감탄을 하면서 읽었는지 나의 무심한 반응이 마뜩잖은 기색이었다.

로이와 알고 지낸 지 이십 년이 된 나로서는 그가 조끼 왼쪽 윗주머니 안에 작은 수첩을 항상 넣고 다니면서 약속을 꼼꼼히 적는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그날 이후 그에게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지만 나는 놀라지 않았다. 그러니 이제 와서 그가 아무런 사심 없이 점심 식사에 나를 초대했을 리 없었다.

만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동료 소설가를 로이만큼 진심으로 칭송하는 사람도 드물지만, 만약 그 동료가 게으름이나 흥행 실패, 혹은 타인의 성공에 의해 밀려나게 된다면 로이만큼 그 동료에게 가차 없이 안면을 몰수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무릇 작가들이란 부침이 있기 마련이다.

동시대 작가들 중 로이만큼 보잘것없는 재능으로 확고한 위치를 거머쥔 작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물론 이것은 하루 하나씩 읽는 명언집의 명언처럼 태산에 티끌 하나 더하듯 흔하디흔한 경우일지도 모른다.

그가 그런 재능으로 책을 이미 서른 권이나 썼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천재는 고통을 감내하는 무한한 능력을 가졌다."

어느 여성 잡지의 평론가가 열렬한 어조로 그의 작품 하나를 단평하면서 그 표현(요즘 들어 평론가들이 꽤나 자주 쓰는 그 표현)을 썼을 때 로이는 한참을 고생한 끝에 십자말풀이를 완성한 사람이 내쉴 법한 만족스러운 한숨을 토했으리라.

그의 지칠 줄 모르는 근면함을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이라면 어쨌든 그가 천재의 칭호에 손색이 없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학업 성적은 탁월하다기보다 양호했다.

지체 높은 귀족 집안의 가정 교사로 들여보낼 수 있었다. 그 집안의 섬세하고 허약한 외아들을 가르친 것이 로이에게는 젊은 나이에 큰 세상으로 진입하는 발판이 되었다. 그는 이 경험을 십분 활용했다. 주간지로 상류 사회를 엿본 작가의 작품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그의 작품에서는 그런 결함을 찾아볼 수 없다.

그의 초기 소설에 등장하는 총독, 대사, 수상, 왕족, 귀부인의 경쾌한 면모에는 어떤 매력이 살아 있다. 그는 우월감 없이 다정하고, 무례함 없이 친근하게 그들을 다룬다.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또렷이 인식시키면서도 그들이 우리와 다름없는 인간이라고 느끼는 작자 본인의 편안한 감정을 전달한다.

당시 그는 183센티미터의 키에 양말만 신은 발, 탄탄한 체격, 널찍한 어깨의 훤칠하고 반듯한 젊은이였고 행동거지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정직하고 깔끔하고 건강해 보였다.

전문 작가의 길에 들어선 젊은이가 항상 스승처럼 존경하던 문인에게 공물을 바치듯 자신의 책을 위대한 예술가의 발밑에 바친 것이다.

그들은 그의 솔직함에 매료되었고 그의 열정에 뭉클해졌다. 겸손하게 조언을 청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고 성심껏 그 조언을 실천하겠노라 약속하는 그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조금 성가시기는 해도 힘을 보태어 줄 인재가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젊고 너무나 소탈하고 너무나 쾌활한 데다 사람들의 농담에 아주 즐겁게 웃어 젖히는 그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장애물이 될 만큼 높이 올라가지 못할 남자에게 기꺼이 발판이 되어 주었다.

로이를 거만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착각이다. 로이는 젊은 시절에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 겸손함을 한시도 잃은 적이 없다.

로이보다 점심을 더 맛있게 주문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평론가는 생굴을 대여섯 개 삼키고 어린 양고기의 등심을 한 조각 먹고 나면 대개 본인이 뱉은 말까지 같이 삼키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한때 친밀하게 지냈으나 시간의 경과에 따라 흥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응대하는 것이다

당신은 당신도 인생의 시련을 극복했다는 것을 친구에게 알려 주려고 당신이 겪었던 실패들을 부풀린다.

옛 친구는 다정하지만 잔혹한 평론가다.

자동차를 몰고 떠날 때 그 친구에게 클래리지스에 가자고 하면 거들먹거린다는 말을 듣겠고, 그렇다고 소호를 가자고 하자니 너무 싸구려라는 말을 들을 것 같아 고민한다.

그는 얻을 만큼 얻어 낸 사람들은 그냥 놓아 버렸다.

우리는 대부분 누군가에게 야비한 짓을 하게 되면 그런 짓을 한 사람에게 앙금을 갖기 마련이지만 심성이 언제나 반듯한 로이에게 그런 쩨쩨함은 있을 수 없다

오래된 우정을 유지하려 애쓰는 건 쓸데없는 일일세. 양쪽 모두 고통스럽기만 하니까. 누군가는 남들보다 더 성장하는 것이 사실이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로이를 기회주의자에다 속물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사기꾼이라고 했다.

앨로이 키어의 가장 탁월한 특징은 진실함이었다. 무려 이십오 년간 사기를 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위선만큼 성취하기 어렵고 진이 빠지는 악덕도 없다. 위선은 한시도 늦추지 않는 경계심과 영혼을 초월하는 극기가 필요하다. 불륜이나 폭음과 달리 짬짬이 훈련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야 하는 작업이다. 또한 이기적인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로이가 잘 웃기는 해도 기발한 유머 감각을 뽐낸 적은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가 시니시즘을 발휘할 능력은 없다고 확신한다. 그의 책은 읽기 시작한 것은 많아도 끝까지 읽은 경우가 거의 없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 책에 그의 진실성이 인장처럼 각 페이지마다 수없이 새겨져 있다.

그의 악당들은 언제나 악당다웠고, 영웅들은 언제나 영웅다웠으며, 처녀들은 언제나 순수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그의 진심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인터뷰를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작가로 살아가는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몇 마디 환담을 나누는 것으로 고생하는 기자 양반에게 미미하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데 본인은 그것을 거절할 만큼 비인간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결혼관은 추상적이었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자기 소명을 꾸준히 따르는 문제와 결혼을 조화시키려다 어려움에 봉착하지만 그는 그 어려움을 교묘히 피해 왔기 때문이다.

여자들에게 단 하나뿐인 위대한 사랑의 추억이 늘 결혼의 결심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개 작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근면함과 상식, 정직함, 수단과 목적의 효율적 조합으로 어떤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모범적 사례였다.

좋은 사람이었므로 오직 까다로운 트집쟁이만 그의 성공을 시기할 수 있었다.

그의 결혼관은 추상적이었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자기 소명을 꾸준히 따르는 문제와 결혼을 조화시키려다 어려움에 봉착하지만 그는 그 어려움을 교묘히 피해 왔기 때문이다.

여자들에게 단 하나뿐인 위대한 사랑의 추억이 늘 결혼의 결심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개 작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근면함과 상식, 정직함, 수단과 목적의 효율적 조합으로 어떤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모범적 사례였다.

좋은 사람이었므로 오직 까다로운 트집쟁이만 그의 성공을 시기할 수 있었다.

앨로이 키어 씨가 1시 15분에 세인트제임스 스트리트에 위치한 그의 클럽에서 나를 만나고자 한다는 전갈이었다. 그래서 1시 조금 전에 내 클럽으로 슬슬 걸어 들어가 로이가 내게 대접할 리 없는 칵테일을 한 잔 걸쳤다.

(약속 시간을 너무 정확히 지키기 싫었다.)

칵테일을 권하지 않을 거라는 내 짐작은 정확히 적중했다. 나는 나의 신중한 처사에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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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22-03-22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로님도 읽고 계시군요~~~^^
저도 몇 달전에 읽었는데 밑줄긋기 다시 봐도 너무 좋네요 ㅎㅎㅎ

라로 2022-03-24 15:00   좋아요 0 | URL
부비부비 레일라님~~~!!! 언제나 봐도 너무 좋은 님!!!^^
예전에 레일라님이 좋다고 하셔서 일찍 사두긴 했었어요.^^

레삭매냐 2022-03-22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마저 읽어야 하는데 -
읽다 말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네요.

라로 2022-03-24 15:01   좋아요 0 | URL
이 책 어디서 멈추셨어요??
저는 요즘 왜그런지 너무 피곤해서 읽으며 졸아요.ㅠㅠ
 

로이를기회주의자에다 속물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사기꾼이라고 했다.
이것만큼은 스미스가 잘못 본 것이다. 앨로이 키어의 가장 탁월한특징은 진실함이었다. 무려 이십오년간 사기를 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위선만큼 성취하기 어렵고 진이 빠지는 악덕도 없다. 위선은 한시도 늦추지 않는 경계심과 영혼을 초월하는 극기가 필요하다.

불륜이나 폭음과 달리 짬짬이 훈련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야 하는 작업이다. 또한 이기적인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로이가 잘 웃기는 해도 기발한 유머 감각을 뽐낸 적은 없었기때문에 나는 그가 시니시즘을 발휘할 능력은 없다고 확신한다. 그의책은 읽기 시작한 것은 많아도 끝까지 읽은 경우가 거의 없긴 하지만내가 보기에 책에 그의 진실성이 인장처럼 각 페이지마다 수없이 새겨져 있다.

그의 악당들은 언제나 악당다웠고, 영웅들은 언제나 영웅다웠으며, 처녀들은 언제나 순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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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얀 마텔 지음,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5월
평점 :
판매중지


편지글로 수상에게 책을 추천하는 아이디어가 신선하지만, 스포일러가 너무 많아서 얀 마텔이 추천한 많은 책 (101권) 중에서 읽고 싶은데도 이미 줄거리를 알아 버린 것 같아서 읽고 싶은 리스트에서 제외한 책들이 있다. 그리고 이미 판매 중지된 책이라 그런지 업데이트가 안 된 것이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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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3-21 16: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판매중지인데 나는 어찌 샀을까?ㅠㅠ 왜 내가 산 다음에 판매중지를 한 것일까? 좋은 책이니까 어쩌면 업데이트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한편으로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저작권 등등의 이유로 재판매(업그레이드 등)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좋은 책이고, 여기 소개된 책들 중 많은 것을 찾아서 읽고 싶다. 서머 싯 몸의 <케이크과 맥주>는 그래서 골라서 읽고 있다.

psyche 2022-03-22 00:29   좋아요 1 | URL
라로님이 판매중지 직전에 구입하신 거겠죠? 좋은 책이 판매중지 되는 일이 많더라고요. 저작권 때문에 그렇겠죠. ㅜㅜ

라로 2022-03-24 15:05   좋아요 0 | URL
그랬나봐요. 그런데 판매 중지 된 거 얼마 안 되었나 봐요. 저 구매 기록을 보니까 한 달도 안 되었거든요.ㅎㅎㅎ
그래도 뭐 좋은 책이라.. 암튼 저도 저작권 문제인 것 같더라구요. 얀 마텔 아직 젊으니,,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