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自在菩薩行深般若波羅蜜多時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1

 

다음은, syo가 알라딘에 나타나지 않는 동안 이웃들이 궁금해마지 않았을 알라딘의 반강제 인싸, 동거남 에 관한 소식이다. 비보悲報에 가깝다.

 

 

 

2

 

그 사이 은 이직을 감행했다. 더 작지만 더 비전 있는 회사로 연봉의 손실 없이 옮겨갔고 원하는 직무도 맡을 수 있었으니 노난 셈. 심지어 회사가 집에서 고작 8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여차하면 걸어갈 수도 있지만 여차할 일은 없다. 그것이 . 그는 하루가 다르게 살이 오르고 있는데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몸이 돼지가 되어서 사람이 나태해지는 것이 아니다. 돼지의 태도가 먼저 갖추어져 있었고, 몸은 그저 태도의 뒤를 따라 돼지까지 온 것이다. syo보다 5센티 크지만 5킬로 가벼웠던 전성기의 은 이제 없다. 안녕. 물론 그때도 너는 초라했지만 그래도 지금만큼은 아니었으니 빛나는 과거라고 해 두자. 아름다운 때가 있었다고 착각해 보자. 지금 너는 반인반수.

 

 

 

3

 

월요일 밤 930. 주말 내내 잘 먹고 잘 논 덕에 그나마 사람 꼴을 하고 출근했던 은 술독에 절여진 비루먹은 짐승이 되어 돌아왔다. 검은 마스크에 하얗게 묻어 있는 그것을 보았을 때 나는 깜짝 놀랐고, 아침에 내가 빌려주었던 갈색 카디건이 그의 손에 무슨 스포츠신문처럼 구겨진 채 들려 있는 것을 보고 불안한 예감에 전율했으며, , 그가 카디건을 바닥에 던졌을 때,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으나, 그런 나를 보는 그의 눈은 이미 초점이 하나도 맞지 않는 상황이었다. 주머니를 뒤지더니 이것저것 막 꺼내서 다 탁자 위에 던져놓는데, 거기에는 84,000원이 찍힌 호프집 영수증도 있어서 syo를 재차 빡치게 했다. 술도 잘 못 마시면서 겁나 호기롭게 주는 대로 다 받아 쳐먹는 이 새끼의 모습과 돈도 잘 못 벌면서 호기롭게 술값을 계산하는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왠지 내 주머니 털린 기분이 든 것. 그러거나 말거나 三은 옷을 다 벗어던지고 팬티만 입은 채 작은 방으로 들어가 새 팬티 하나를 챙겨서 화장실 쪽으로 향하더니 갑자기 우웩질을 시작한다! 이윽고 화장실에서는 되새김질하다 기도에 지푸라기 걸려서 헛기침하는 황소 울음소리 같은 것이 울려펴졌고, 그 소리는 샤워기 물 떨어지는 소리가 시작된 이후에도 적절한 타이밍에 불결한 화음을 이루며 등장하여 관객의 귀를 꾸준히 더럽혔다. 20분 지났으려나, 다 죽어가는 얼굴로 나온 녀석은 챙겨간 팬티는 어쨌는지 깨벗고 튀어나와서 젖은 수건으로 검열삭제를 가리는 둥 마는 둥, 막걸리 마신 좀비 걸음걸이로 곧장 큰방으로 들어가 제 자리에 그대로 퍼져 눕는다. 앓는 소리는 끝없어서 가엽다. , 내가 저걸 보는구나. 같이 목욕탕 다니던 어린 시절 이후로 한 번도 안 봤던 저걸 오늘 나는 무슨 죄로 봐야만 하는가. 뭐 그런 상념에 젖어 있었지만,

 

syo가 보기 싫어도 봐야만 했던 것은 그것뿐이 아니었다. 생각건대, syo가 필력을 총동원하여 그 상황을 묘파한다면, 내 어제 느꼈던 기분의 오 할 정도는 여러분께도 전달할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여러분이 alt+F4를 누르거나 핸드폰을 집어던지는 건 기정사실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올해의 목표도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므로,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겠다. 그냥 한 마디만, 내가 왜 내 집 안방 바닥을 닦으면서 저 새끼가 저녁에 홍합탕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는데-

 

20년쯤 전, 대학 OT에서 한 선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누군가 술 취해서 잔다고 방에 들어가면, 3분 뒤에 멀쩡한 사람 하나가 따라 들어가서 그놈을 뒤집어 놓으라고. 천장보고 자다가 풔ᅟᅩᆼㄹ네바ㅓ루피하면 지 ㅇ허ㅔ뎧 ㅑᅟᅢᆼㄹ픠ㅏ에 질식사 하는 수가 생긴다고. 나는 또 한번 저 새끼를 구했다.

 

 

 

4

 

새벽 내내 시간 단위로 화장실로 달려가던 녀석은 아침에도 역시 물 한 잔 마시고 세 잔 치를 게워내더니 회사에 전화해서 못 간다고 하더라. 9시 반에 병원 문 열면 갔다 오라고 당부했지만, 술은 가끔 취해도 게으름에는 늘 취해있는 녀석은 결국 11시 반까지 도합 7번의 잔소리를 더 들은 후에, 이제 진짜 한 번만 또 같은 말 하게 하면 홍두깨로 뚝배기 깰 거니까 내과 가고 싶으면 지금 일어나고 외과 가고 싶으면 계속 누워 있어 보라는 소리까지 듣고서야 침대에서 기어나와서, 주사 한 방 맞고 약 한 봉지 들고 돌아왔다. 그런 이유로 오늘 점심 메뉴는 참치와 새우살을 넣은 죽이었다. 조개 다시다를 넣었더니 삼삼하니 간이 괜찮았다. 녀석은 반 그릇 뜨고는 방에 누워서 웹툰을 본다.

 

 

 

5

 

그냥, 같이 사는 남자의 저딴 드러운 꼴을 보고 그 뒤치다꺼리까지 하는 비극적 운명을 돌파해 이러구러 오늘에 도착한 인격재벌이 서재이웃님들 중에도 반드시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해서, 동병상련의 정이라도 한 번 나누고 싶다. 제가 요즘 이렇게 살아요…….

 

 

 

6

 

그래도 정말이지 오랜만에 책이라는 것을 읽게 되었다. 이런 고난을 헤쳐나갈 방법은 늘 스토아철학이기 때문에. syo가 이해하는 스토아철학이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로부터는 어찌되지 않는 인간이 되는 방법을 공부하는 학문이다. 저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이고, 나는 저것으로부터 내 일상을 흔들림없이 지켜나가야 한다.



저자는 이 책이 목표하는 바를 이렇게 말한다.

 

이쯤에서 이 책의 목적이자 당신이 얻게 될 가치가 어떤 것인지 정리해 보자. 이는 다음과 같다. 더 명확해지고, 덜 두려워하기. 목적을 더욱 분명히 하고, 덜 무기력해지기. 더 집중하고, 덜 산만해지기. 마음을 더욱 다스리고, 감정적인 반응 덜 하기. 더 감사하고, 덜 분노하기. 바꿀 수 있는 일은 더 열심히 하고, 바꿀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덜 불안해하기. 주인공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고, 피해자가 되는 경우는 더욱 줄이기. 더 용기를 갖고, 덜 후회하기. 더 인정하고, 덜 걱정하기.

  한 마디로 이 책은 당신이 고통을 덜 받으면서 더 많은 걸 이루도록 도와줄 것이다.

_ 마르코스 바스케스, 스토아적 삶의 권유

 

아니, 이 책은 고작 그런 걸 도와주려는 게 아니구만, 보니까. 그냥 더 간단하게 이 책이 너를 신으로 만들어준다- 이렇게 쓰지 그러셨어요.

 

 

 

--- 읽는 ---


스토아적 삶의 권유 / 마르코스 바스케스

탁석산의 공부 수업 / 탁석산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 / 강혜빈 외

외롭지 않은 말 / 권혁웅

일상생활의 혁명 / 라울 바네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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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4-19 15: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시오님과 함께 삼님도 돌아오셨군요
책 쓰시면 잘 팔릴듯요

북다이제스터 2022-04-19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웰컴 빽!^^

다락방 2022-04-19 17: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쇼왔숑? ☺️

2022-04-19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vita 2022-04-19 1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 저 책 살거야. 삼님은 왜 이렇게 귀여워? 대체

단발머리 2022-04-19 19: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제 어디서든 한 번은 만나보리라, 삼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란공 2022-04-19 2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래궁금했지요ㅋㅋㅋ 삼님에 대한 애정 뿜뿜ㅋㅋ

Angela 2022-04-20 0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신거예요? 스토아 철학부터 다시~

감은빛 2022-04-20 08: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라면 절대 syo님과 동거하지 않을 거예요. 필력이 무서워서 같이 살 수가 없어요. 삼님이 제발 평생 이 글을 읽지 못하길 바랍니다.

mini74 2022-04-20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삐삐삐 숟가락으로 퍼냈던 기억납니다. 혹여 죽을까요 ㅎㅎㅎ 너무 반갑습니다 ~~~ 빵 터지며 신나게 읽었어요

독서괭 2022-04-21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님 ㅋㅋㅋㅋ 너무 반가워요 ㅋㅋㅋㅋ syo님 고생하셨습니다. 토닥토닥

scott 2022-04-21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플의 셀럽 삼님 ㅎㅎ소요님의 영원한 소울 메이트 ^^

얄라알라 2022-04-26 0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반가운 나머지 끝까지 읽기도 전에 중간 수다 댓글......!!!!

˝여차하면 걸어갈 수도 있지만 여차할 일은 없다.˝ ㅋㅋㅋ 이 문장에서 syo님 오랜만에 나타나셨어도, 여전하시구마이 !! 아이 반가워라~~좋아라, 얼씨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