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대개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풀뿌리 교육은 변화를 효과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한 가지 수단이다. 하지만 이 운동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뭐가 어떻게 잘못되었는 가만 논할 수는 없다.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동참을 유도하여 힘을 결집할 강력한 비전을 기획해야 한다. 우리 존재의 대안적 방식, 즉 평등, 존엄, 존중에 기반한 섹슈얼리티를 상상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야 한다. 결국 그 일환으로, 인간의 필요와 욕구의 상업화에 대항하는 힘을 조직해야 할 것이다. 여남 모두가 이 산업화된 이미지를 침실과 머릿속에서 몰아내, 포르노 문화에서 주어지는 가소화, 일반화, 정형화된 섹스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도 성적인 존재로 살아갈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그러한 섹슈얼리티는 사회 운동이 정해줄 수는 없다. 그것은 개인에게 귀속된 것이고 우리 각자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가 성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에 달렸기 때문이다. - P321

평등에 기반한 섹슈얼리티는 결국 평등에 기반한 사회를 필요로 한다. ... 여자들은 여전히 경제적, 정치적, 법적 차별에 직면해 있다. 포르노는 이렇게 더 큰 구조 안에 놓여 있으며, 이만큼 불평등의 관행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영역도 없을 것이다. 포르노에서 우리는 포르노 섹스 이외에는 아무것도 원치 않는 일차원적 대상물이다. 우리가 실제로 원하는 것은 우리 삶의 전 분야에서의 평등이고, 이를 통해 생식권의 말살, 결핍, 상실이나 남자가 가하는 폭력을 더는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포르노가 존재하는 이상, 우리는 남자들이 가진 모든 권리를 동등하게 가질 자격이 있는 온전한 인간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활발히 운동을 펼쳐 여자가 자신의 삶에 온전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싸워야 하는 이유다. 정의로운 사회에선 포르노가 설 곳이 없을 테니까. - P322

포르노랜드에선 어떤 여자든 올라탈 수 있는 놀이기구나 마찬가지다. 그 ‘환상의 나라‘에서 착취당하는 건 인형이자 기계로 전락한 현실 세계의 여자다. 그 여자가 포르노 배우든, 불법 촬영물 피해자든, 실제 크기의 인형이든, 모니터 안과 밖은 서로 격리된 세계가 아니며, 사실상 우리가 사는 이 세계 전체가 거대한 포르노랜드다. - P330

리버럴은 과잉성애화된 이미지라고 할지라도 여자 스스로 선택했으면 주체적이라고 생각한 반면, 래디컬은 기존에 여자의 선택이라고 여겨졌던 것들이 과연 포르노 문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지에 대해 회의를 품고 새로운 여성문화를 만들어 나가려 했다. - P336

여자가 선택한 삶이라는 것이 여자들에게 족쇄를 채우고 여자끼리 경쟁하면서 더 날씬하고 더 예쁘고 더 어려 보이기 위해 죽을 때까지 노력해도 완벽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뫼비우스 띠에 불과하다는 점을 여자들이 깨달으면서 탈코르셋 운동에 불이 붙었다. 여성에 대한 억압을 여성이 기꺼이 수행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구조가 문제임을 인식하고 나자 ‘선택‘ 이데올로기까지도 반성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 P337

‘퀴어‘ 활동가들은 여자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페미니스트들과는 달리 모든 성적인 제한을 억압으로 규정하고 이를 당장 철폐하고자 한다. ... 때문에 포르노에 반대하는 여성주의자는 성해방을 외치는 퀴어 및 트랜스젠더 운동과 선을 그을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 - P339

안드레이 드워킨은 포르노그래피가 "성적 파시즘과 성적 테러리즘의 선전", "여성에게 선포하는 전쟁이며 여성의 존엄이나 자아 그리고 인간적 가치에 대한 끝없는 공격"이자 "남성의 권력과 증오, 소유권, 계급제도, 사디즘, 우월성이 성욕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캐서린 매키넌은 이를 "성적 불평등 제도"이며, "상업적 성착취와 함께 남성지배를 제도화"한 것이라고 보았다. - P346

리버럴 페미니스트들은 여성 폭력을 분석하는 도구로서 ‘동의‘를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모든 성인 여자가 동의 능력을 가졌다고 간주하고, 이런 동의 능력을 흐리는 정신적, 정서적, 물질적, 사회적, 문화적 회유와 협박, 사회구조적 억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지우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런 ‘동의‘ 이데올로기는 성인 여자에 대한 성착취를 가능하게 만들며, 이를 여자의 자유로 포장하도록 만들기까지 한다. - P347

동의 능력이 없는 아동을 보호하는 만큼 성인여성의 동의 능력은 강력한 힘을 가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무엇에 동의하는가? 그 ‘무엇‘의 문제성을 문제삼지 않고 다만 여자가 그것에 "동의했는가 아닌가" 만을 묻는 사회에서 성인 여성이 출연하는 포르노는 문제시되지 않으며, 오히려 여성이 스스로 선택하고 주체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그래서 페미니즘적인 것으로 까지 포장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여성이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포르노로 유포되는 것 뿐이며, 포르노가 합법화된 나라에서 사기, 기만, 협박, 회유와 같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여자들과 젊은 여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산업적으로 생산되고 유통되는 포르노는 아무 문제도 아닌 게 된다. - P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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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도 괴롭다. 그렇지만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되겠기에 정리를 해 본다. 













10월에는 6권의 책을 샀다. 

바쁘기도 했고 

9월에 19권의 책을 샀더니 살 책이 별로 남아있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에서 파생된 밀턴의 <실낙원>과 버지니아 울프의 <집 안의 천사 죽이기>

셰익스피어 희곡- 소설 읽기에서 <식초 아가씨>

정희진님의 글쓰기 4권을 친구에게 선물해서 다시 샀고 

가볍게 읽고 싶어서 크리스티앙 보뱅의 <가벼운 마음>을 샀다.

그리고 <헝거>를 읽고 좋아서 <나쁜 페미니스트>를 샀다. 



<나쁜 페미니스트>는 내용이 대충 가늠되기도 하고 찔리기도 해서 읽어보지 않았었는데, <헝거>를 읽고 나니 록산 게이의 글을 좀더 읽고 싶었다. 최근 개정하여 새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구간이 되어서 그런건지 '상' 등급의 책이 1000원에 올라와 있길래 어떤 책이 올 지 궁금해서 얼른 주문해 봤다. 책 상태가 맘에 안 들면 새 책으로 다시 사기로.. 

 





10월엔 이런 책들을 읽었다.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작별인사

헝거

포르노랜드


를 책모임에서 읽었고 


<다락방의 미친 여자> 를 읽느라 


폭풍의 언덕

맨스필드 파크

미들마치 (축약본) 

노생거 사원 


을 읽었다. 


그리고 한나 아렌트의 전기 (그래픽 노블) 를 읽었다.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하진 않았지만 맥을 같이 하는, 실천에 관심을 가진 그녀에게 관심이 간다.



특히 좋았던 책은 


헝거

포르노랜드 (읽으면서도 읽고나서도 힘들었지만)

미들마치

노생거사원 


이렇게 네 권. 


(맨스필드 파크는 노생거 사원을 읽고 나니 빛이 바랜 느낌이다) 


연휴도 많고 (근무일이 줄어든 가운데) 일도 많아 바빴던 것치고는 의외로 많이 읽었다. 

쓰기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9월부터 읽기 시작해 10월에 마저 읽으려던 책 두 권은 손도 대지 못해 11월로 넘겨야 할 것 같고 










10월부터 읽고 있던 <다락방의 미친 여자>와 <한나 아렌트 평전>을 계속 읽을 예정이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외에 책모임에서 읽어야 할 책이 세 권 있고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기 위해 이런 책들을 읽고 싶은데 적당히 진도를 맞춰가며 시간을 안배할 수 있을지... 

시간이 부족하다면 별로 끌리지 않는 <실낙원>과 어릴 적 읽었던 <제인 에어>를 뺄 생각이다. 

<제인 에어>의 훌륭함을 느껴보고 싶지만, <폭풍의 언덕> 때와 마찬가지로 재독해도 나는 느끼지 못할 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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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31 16: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노생거 사원 고민중이었는데 맨스필드파크가 빛을 잃었다니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이만큼 읽어내신거면 진짜 대단하세요. 전 10월은 그냥저냥입니다 *^^*

건수하 2022-10-31 21:31   좋아요 2 | URL
노생거가 좀더 초기작품이라 그런가, 원숙하지는 않지만 반짝이는 기지가 있다고 할까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텐데 저는 그런 점이 좋았습니다 :)

10월에 좀 잘 읽히는 책들을 많이 읽은 것 같아요 ^^

거리의화가 2022-10-31 17: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저도 노생거 사원 좋았어요. 맨스필드파크하고 둘이 완전 다른 느낌이라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미여 시작을 위해 머리 회전을 열심히 해야겠어요!

건수하 2022-10-31 21:33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님도 재밌게 읽으셨다니 반가워요. 노생거가 정말 후기 작품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다미여.. 저는 머리 회전을 열심히 해 보아도 이해가 잘 되지는 않았지만, 함께 읽으며 도움받는 것에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다락방 2022-10-31 2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인 에어의 훌륭함을 느껴보고 싶지만 재독해도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에서 풋- 하고 웃다가 콧물 났어요. 지하철 안이지만 마스크 써서 다행이네요 ㅎㅎ

건수하 2022-10-31 21:34   좋아요 0 | URL
어 그 부분이 왜 웃긴 걸까요... 전 진지한데!
마스크에 콧물이... 퇴근 길이라 다행입니다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판으로 읽고 있어 페이지와 표현에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4장에서는 제인 오스틴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한다. <사랑과 우정> <노생거 사원> 그리고 다른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이 언급된다. 


제인 오스틴은 '항상 잽싸게 익명성을 주장하거나, 자신의 재능에는 한계가 있으며 단지 "시골 마을의 서너 가족"을 묘사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다고 주장' 한 모양이다. 


오스틴의 말이 예의 바르게 보일지라도, 자기를 지우는 익명성과 자신의 예술은 그저 세밀화일 뿐이라는 겸손한 묘사는 또한 일반적인 세계에 대한 비판이다. 심지어는 거부를 암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가스통 바슐라르가 설명하고 있듯이, 세밀화란 "우리를 작은 위험도 알아채는 존재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223쪽)


그러나 오스틴에 대해서 가장 많은 목소리를 냈던 비평가들이 칭찬과 비난과 함께 늘 언급했던 것은 정확하게 그녀 예술의 한계였다. ... 다시 말해 오스틴의 소설들은 너무 젠체하지 않아서 쉽게 잊혀질 수 있다는 것이다. (225쪽)


..반복해서 말하자면, 오스틴은 자신이 소설 속에서 그토록 설득력 있게 극화하고 있는 이중의 구속에 놓여 있었다. 왜냐하면 인위적이고 관습에 묶여 있는 작가로 폄하되지 않을 때는 "타고난, 그리하여 자신도 모르게 된 작가"라고 경멸당했기 때문이다. (226쪽) 


그러나 오스틴이 자신의 한계나 경계선을 인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녀 편을 드는 척하거나 혹평하는 비평가들은 오스틴의 초기 작품들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는 전복적인 특질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오스틴이 말하는 용기 있는 "압박하에서의 우아함"이란, 위험한 현실에서 도피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또한 그 현실에 대한 논평인 것이다. (229쪽)

이러한 오스틴의 초기 작품이 중요한 것은 작가가 표현을 저하시키는 잘못된 문학적 인습을 조롱함으로써 기대, 특히 여성 독자의 기대를 위험할 정도로 저버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인습이 바로 여성의 삶을 확고하게 형성하였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제인 오스틴이 문학적 인습을 노골적으로 패러디한 것은 여성을 지속적으로 그러한 판타지의 희생물이 되게 만드는 문화에 대한 공격이었다. (230쪽)



얼마 전 <사랑과 우정>을 읽고 도대체 이건 뭐지? 이게 제인 오스틴이 (열네 살 때이긴 하지만) 쓴 거라고? 대체 왜 이런 걸 썼지? 하며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늘어놓은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떠올렸던 것이 장소를 계속 바꾸며 우연적인 사건이 끊임없이 벌어졌던 <돈키호테> 였는데.. (물론 돈키호테가 훨씬 더 나았다)



"확실한 이성"이 부족한 오스틴의 초기 소설은 우리가 처음 기대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삶의 조각"을 포함하고 있다. ... 더욱이 이 소설의 풍자적인 멜로드라마는 분주하게 이동하는 책략을 세워 오스틴의 더 성숙한 소설에서 나타나는 것과는 아주 다른, 여성의 도망과 탈선을 통해 전개되고 있다. (230쪽) 


오스틴 식 패러디의 요점은 로라 같은 여주인공을 (그리고 <사랑과 우정> 같은 이야기들을) 현실의 모델로 진지하게 제시하는 소설의 위험한 속임수를 보여 주는 데 있기 때문이다. 우스꽝스러운 문학적 인습을 조롱하면서, 오스틴은 또한 낭만적 이야기들이 터무니없이 잘못된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233쪽)



이것은 풍자적 소설, 패러디였다...;;



오스틴이 <사랑과 우정> 같은 패러디에서 자신이 속한 문화의 낭만적인 전통을 거부한다면, 그 거부는 규범 문학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여성의 경솔함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적어도 무언가 다른 요점을 감추기 위해서 그 모티프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과 우정>은 오스틴이 속한 문화에서 그녀가 느꼈던 심한 낯설음에 대한 최초의 암시다. (238쪽)


오스틴은 여성은 남자를 사랑하는 것 이외의 어떤 타당한 목적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전통적인 생각에 대중적인 로맨스 소설이 어떻게 기여했으며, 이러한 가정이 "여성의" 자기도취, 마조히즘, 그리고 망상의 뿌리에 어떤 방식으로 닿아 있는가를 보여 주고 있다. (239쪽)

숙녀다운 분별심을 가지고 있음에도, 오스틴은 자신의 물려받은 인습에 가열차게 반항하고 있다. 그러나 오스틴은 당시 대부분의 보수적인 작가들이 인정한 패러디 전략이라는 보호막 아래에서 자신의 반항을 표현했다. (241쪽)

오스틴이 자신이 읽었던 문학의 신비를 벗겨 내는 이유는 .... 그러한 소설들이 여성을 약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 작가들의 절대적인 창조물이라는 점을 예증하고자 했던 것이다. (242-243쪽)


오스틴은 자신이 부적절한 것으로 폭로한 바로 그 인습을 이용해서 가부장제의 권력뿐만 아니라 여성 작가의 한계와 양면성을 보여 주고 있다. (243쪽)



밑줄의 범람이다. 읽는 게 어렵지만 재미있다. (내 생각은 별로 할 겨를이 없다) 


한 페이퍼에 다 쓰려 했지만, 여기까지 <사랑과 우정> 그리고 다음부터는 <노생거 사원> 혹은 수도원 혹은 애비 .. 를 다루고 있어 두 개로 나누려 한다. 











노생거 사원, 거의 다 읽었는데.. 약간 B급 소설 같은 느낌이 있지만 아주 재미있다. 개인적인 이유로 재미있게 읽기도 했다. 

성숙하고 노련하진 않지만, <오만과 편견> <맨스필드 파크> <설득> 등 과는 좀 결이 달라 

(제인 오스틴의 좀더 솔직한 면모를 볼 수 있다고 할까) 

시간이 있으시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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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0-25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먼저 읽어 미안해요.
아무렴요, 미안해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몇 일 안 남아서 저도 11월만 시작해봐라! 벼르고 있지만 실제로 시작하면 얼마나 더디갈지 걱정이 태산 ㅋㅋㅋㅋㅋㅋㅋㅋ
느닷없이 뽜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10-25 14:10   좋아요 1 | URL
저는 이번주 5장 읽을 차례거든요.
단발머리님이 곧 추월하시기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ㅋㅋ

거리의화가 2022-10-25 13: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생거 사원>, 다른 장편들과는 느낌이 확실히 달랐던 것 같아요. <사랑과 우정> 그런 뜻이 있는줄은 몰랐네요. 근데 읽어봐도 사실 이해는 잘 안되는 건...ㅎㅎㅎ
다음달부터 이 책 읽을 일이 걱정이네요. 암튼 수하님이 앞서 읽어주시고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수하 2022-10-25 14:21   좋아요 2 | URL
저도 <노생거> 굳이 읽어야 할까? 하다가 4장 읽고 다르다길래 읽기 시작했는데
평이 그렇게 좋기만 하진 않았던 것 같거든요..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아요.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

이 책이 조금 어렵기도 하지만 (정확한 뜻을 파악하긴 어렵지만) 재미있네요. 11월부터 다같이 읽고 나눌 일이 기대됩니다 ^^

얄라알라 2022-10-2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의 범람^^

수하님, 정희진 선생님께서 음악, 미술 등 다른 장르에서는 어린 천재들의 작품이 있지만 문학에서만큼은 없다, 왜 일까?를 질문하셨던데, 제인 오스틴이 열 네 살 때 <사랑과 우정>을 썼다면, 그 질문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거겠어요^^

건수하 2022-10-25 16:38   좋아요 1 | URL
음… <사랑과 우정>이 위에 제가 발췌한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은 훌륭한 것 같으나…

문학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좀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패러디라서 그럴까요? 그래서 그 질문을 굳이 다시 생각하진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요) ^^;;

독서괭 2022-10-26 14: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열네살에 쓴 소설에 그렇게 깊은 뜻이??!! 오스틴 소설을 더 읽어봐야겠는데.. 겠는데!! 선행하는 수하님 천천히 가셔유~ㅋㅋ
 

이 책은 <미들마치>의 약 1/15을 발췌했다고 한다. 현재는 절판 상태라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이 책을 낸 출판사 '지식을만드는지식' (줄여서 지만지라고도 쓰는데)는 '지만지고전천줄' 이라고 해서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고전의 일부를 발췌-번역하여 출간해왔고 요즘에는 지만지 소설선집, 지만지 드라마 등 좀더 다양하게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 같다. 고전 중에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책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책, 또 동아시아나 영어-불어-독어권 외에 아프리카나 익숙하지 않은 지역 작가들의 작품도 출간하는 등 독특한 자기만의 노선을 걷고 있다. 


번역은 역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몇 권 읽어본 결과 조금 딱딱하고 학문적이긴 하다. 그래도 궁금한데 완역본이 없는 경우 유용하다. 아무래도 취미로 독서를 하는 사람보다는 학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시리즈인 것 같다.



이것은 6.7% ( = 1/15) 발췌했다고 하고 역자가 같은 걸 보니 같은 책인 것 같다.









사실 <미들마치>는 2년 전 나온 완역본이 있기는 한데, 일단 매우 두껍다. <나니아 연대기> <듄 1권> <율리시스> 등에 맞먹는 두께랄까... 집 근처 도서관에 내가 희망도서 신청을 해서 비치가 되어있기는 한데, 이걸 대출해서 2주 혹은 3주 안에 읽을 수.. 있을까? 엄두가 안 나 한 번 대출했다가 바로 반납했다. 










그리고 이 책은 1990년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이 되었었고 역자인 이가형은 2001년에 사망했는데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어 2019년에 다시 나온 것이다. 2001년에 사망한 사람의 번역본이 2019년에 출간된 것의 의미는...? 번역자 이름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당신은 해문 출판사의 추리소설 시리즈를 보았음에 틀림없다는 데 500원을 건다. 






어릴 때 해문 출판사의 이 시리즈들을 보면서 나는 도대체 작가 (코난 도일, 애거서 크리스티 등) 사진은 없는데 한국추리작가협회 회장은 왜 얼굴이 저렇게 크게 나오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졌었는데, 알고보니 이 분이 추리소설 번역도 많이 했고 국제펜클럽 활동도 한 유명한 사람이긴 하더라. 문학박사에 교수이면서 장르문학계에서 저렇게 활동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고. 흥미로운 인물이긴 하다. 


그러나 2019년에 나온 완역판이라면 좀더 요즘 사람이, 요즘 말로 번역해 주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다. (설마 나만 그런건가?) 그래서 분량도 부담스럽고 하여 일단은 지만지의 발췌 버전을 읽기로 한 것. 지만지 역자는 한애경 님으로, 이 분이 제인 오스틴 소설을 번역한 걸 읽어봤는데 나쁘지 않았었다. 



일단 나는 조지 엘리엇의 소설을 처음 읽어본다. 영문학 전공하던 친구가 읽는다길래 야심차게 <애덤 비드> 원서를 사서 아직 펴보지도 않은 채로 갖고 있기는 한데... - -; 올 연말까지 책 100권 처분하기로 했는데, 이 기회에 처분해야겠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이 재미있지만, 또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의 작가라는 걸 알지만 읽다보면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하나같이 외모와 교양을 갈고 닦으며 결혼을 잘 하는 것이 목표인 여자들만 나오기 때문이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 '못생긴' 여자는 잘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예쁘고, 저렇게 매력적이고, 누가 더 예쁘다는 말은 하지만 다들 예쁘다고 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결혼을 하면 꼭 얘기가 끝나고, 괴로운 결혼생활을 하는 부모나 선배들의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결혼이 인생에서 중요한 이벤트일 수는 있지만, 끝은 아닌데, 또 모두의 결혼생활이 행복한 것은 아닌데 결혼 이후에 대해서는 왜 얘기 안하는 건가. <레이디 수잔>은 좀 예외적이었는데 주인공이 미망인으로 설정되었고 결혼을 무조건 장밋빛 미래로 그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좋았다.  




결혼은 그렇게나 많은 이야기가 끝나는 지점이지만, 아담과 이브에게 그랬듯이 여전히 위대한 시작이기도 하다. 

그들은 에덴동산에서 신혼을 보냈으나 황야의 가시밭에서 첫 아이를 낳았다. 

결혼은 아직도 가정이라는 서사시의 시작이다.


<미들마치 축약본>, 162쪽




조지 엘리엇의 소설은 처음이지만, <미들마치>는 그런 점에서 제인 오스틴의 소설과 달라서 좋았다. 여기엔 결혼에 많은 것을 기대하는 여자도 나오지만, 못생긴 여자도 나오고, 남편이란 존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여자도 나온다.



당신은 젊지만 친절한 분이세요. 하지만 저는 남편이란 존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전 이제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


<미들마치 축약본>, 67쪽



이제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 보다 남편이란 존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가 더 놀라웠다.



그리고 실제 결혼생활에 대해서도 나온다. 외적 조건만 보고 결혼한 커플의 불행한 결혼생활, 또 상대에 대해 착각하고 있었던 커플의 결혼 생활. 재미있었던 설정이 여러 개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결혼을 한 남자, 그리고 젊은 아내가 자기가 죽은 뒤 젊은 남자를 만날까봐 걱정(?)하는 남자를 나쁘게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꼭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그 시절 그걸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사실 그 남자가 나쁘게 그려진 건, 그가 걱정'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캐소본이 도로시아를 소개받았을 때, 그는 하나님께서 자기 말고 브룩 양도 똑같이 돌봐주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사회는 자기를 즐겁게 해줄 아내의 자격을 고려하듯, 자신도 매력적인 여성을 행복하게 해줄 남편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걸 요구한다면 남자가 자기 아내뿐 아니라 아내의 남편도 고를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또한 자기 자손을 위해 남자도 스스로 매력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도로시아가 감격하면서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을때,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었다. 그리고 캐소본 씨는 행복이 시작될 거라 믿었다.


<미들마치 축약본>, 95쪽



맥락상 '남자가 자기 아내뿐 아니라 아내의 남편도 고를 수 있다' 가 아니라

'남자만 아내를 고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내도 남편을 고를 수 있다' 가 아닐까 싶지만...

저 말에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의미가 담겨있는 지도 모르겠다.


발췌본으로 대충 줄거리는 파악하였으나 <미들마치> 전체를 읽고 싶은데, 지금 나와있는 완역본은 그리 맘에 안들고...

일단은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을 읽어볼까 싶다.










(이것도 한애경님 번역) 


이것도 읽고 맘에 들면 <미들마치>를 사게 될지도...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도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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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10-21 13: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애덤 비드> 처분한다는 말에서 빵터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10-21 13:58   좋아요 2 | URL
제가 원서 샀을 때는 번역본이 안 나와 있었고요 ㅋㅋ 이제 번역본도 나왔고, 현대 영어도 아니고...
가지고 있으면 뭐 하겠냐는...

잠자냥님 혹시 관심 있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단호하게 아니라고 하실 것 같지만..

거리의화가 2022-10-21 13: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들마치 완역본은 장바구니에 넣어놨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읽을 수 없을 것 같아 빼놨습니다ㅠㅠ 축약본이라도 읽으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시간상 어려울 듯하고...ㅎㅎㅎ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읽으시면 소감 공유 부탁드립니다^^
저는 <빌레뜨> 읽기 시작해서 아무래도 이달은 그것 읽고 시간이 남는다면 <폭풍의 언덕>정도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ㅎㅎㅎ

건수하 2022-10-21 13:59   좋아요 2 | URL
<미들마치> 사기 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일단 읽어보고 생각해 볼까나요?
축약본은 150페이지 남짓이라 금방 읽습니다 :)

아마 제가 <플로스 강~> 읽는 것보다 그 편이 빠를 것 같지만... 읽고나면 소감 공유할게요 ^^

Falstaff 2022-10-21 13: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라딘 서재 친구 **** 님께 들은 소식에 의하면 민음사에서 미들마치를 번역하고 있다고 합니다. 생각 외로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는지, 번역하다 계약 끝났는지, 힘들어서 때려치웠는지, 아직도 나오지 않기는 했습니다만. 새털 같이 많은 나날인데 기다리시는 김에 좀 더 기다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건수하 2022-10-21 14:00   좋아요 3 | URL
골드문트님 반가운 소식 감사합니다! <애덤 비드>도 5년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읽을 책이 없는 것도 아닌데 좀더 기다려봐야겠습니다 ^^

프레이야 2022-10-21 1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들마치 완역본 가격이 사악해 담아만 두었어요. 1/15라도 읽는 게 낫겠죠. ^^
지만지 가격도 안 착하지만요.

건수하 2022-10-21 14:01   좋아요 2 | URL
두꺼우니 그 정도 가격 할만한 것 같긴 한데.. 번역이 어떨런지 ^^
지만지가 두께에 비해 가격이 센 편이긴 하죠 그래도 저 두번째 책은 7000원대 이더라고요... :)

페넬로페 2022-10-21 14: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부터 미들마치 완역본 읽기 시작했는데 출판사가 원망 되더라고요.
두 권이나 세 권으로 만들었으면 훨씬 실용적이었을텐데 읽기가 넘 불편해요.
한 책에 넣어 비싼 값을 받으려는 출판사의 꼼수도 보이고 초반부터 눈에 띄는 번역의 오류도 많아요^^

건수하 2022-10-21 15:04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 읽기 시작하셨군요..!
1권만 사고 안 살까봐 합본한 거였을까요? 확실하게 팔려고...?

책에 대해 아쉬운 점은 많지만.. 즐겁게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나중에 글 올려주시길 기다릴게요 ^^

바람돌이 2022-10-21 1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동네 도서관에 완역본이 있습니다. 저는 일단은 빌려서 앞부분이라도 읽어보고 결정할려구요. 한 50페이지 읽다가 아니다 싶으면 축약본으로.... ㅎㅎ 그런데 또 페넬로페님의 번역 오류가 많다는 말에 또 고민중.... 골드문트님이 말씀하시는 민음사판은 언제 나올까요? ^^

건수하 2022-10-21 15:28   좋아요 2 | URL
저는 플로스 강~을 읽어본 뒤 좋으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려구요 ㅎㅎ
바람돌이님 책이 무거우니까, 어느날 시간을 내어 도서관에서 50페이지를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

바람돌이 2022-10-21 15:39   좋아요 2 | URL
저 팔뚝힘 좋아요. ㅎㅎ

건수하 2022-10-21 15:43   좋아요 2 | URL
아, 저는 어깨로 드는데 (가방에 넣어서) 바람돌이님은 손으로 들고 오시는군요 ㅎㅎ

저희동네 도서관 책은 대출중이네요. 읽어보시고 꼭 알려주세요!

단발머리 2022-10-21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모두 미들마치 한 번씩은 건드려 주시는 센스 ㅋㅋㅋㅋㅋㅋㅋ 저희 동네 도서관에 미들마치 어디에 있는지 전 알아요. 거기까지입니다. 저는 <교수> 읽고 있고요. 시간 나면 <빌레뜨>랑 <제인 에어>, <폭풍의 언덕> 다시 읽을까 싶은데, 가능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참, 저 수하님이 <실낙원> 주구장창 나온다고 빨간색으로 굵게 표시하셔서 저, 그것도 빌려다 놓았어요. 그렇다고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10-21 17:36   좋아요 2 | URL
저는 <실낙원>을 샀어요… 근데 펴보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듭니다;;

저는 이제 노생거 사원 (읽을까 말까) - (실낙원) - 교수 - 빌레트 - 벗겨진 베일 이렇게가 목표예요 :)

단발머리 2022-10-21 17:47   좋아요 2 | URL
노생거… 얇고 재미있고 금방 읽을 수 있어요. 뒤에서 약간 힘이 떨어지기는 하는데요, 얇으니까요^^

건수하 2022-10-21 18:25   좋아요 2 | URL
제가 이번주 4장을 읽어야하니
4장을 슬쩍 훑어본 뒤 필요하면 읽고 아니면 패스해야겠어요 :)

독서괭 2022-10-21 17: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니아연대기만큼 두껍다고요.. 어마어마하군요! 인용해주신 부분들은 흥미로워보이는데.. 흠
근데 실낙원은 대체 무슨 내용인가요? 이름만 익숙하고 내용은 1도 모르는데 다미여에 많이 나온다니 걱정되네요;;

건수하 2022-10-22 07:44   좋아요 2 | URL
아담 이브 에덴동산 뱀 사탄 뭐 이런게 나오는… 종교적 성격이 짙은 서사시라고 합니다 ^^

단발머리 2022-10-22 12:23   좋아요 2 | URL
이 댓글을 보고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1. 어? 그럼 나는 안 읽어도 되겠네. 아담, 이브, 에덴동산, 뱀, 사탄... 이런 거 나는 다 익숙하잖아. 잘 알잖아 (교회 오래 다닌 사람)
2. 어? 그럼 나는 얼른 읽어야겠네. 아담, 이브, 에덴동산, 뱀, 사탄... 이런 거 나는 잘 알잖아. 재미있겠다. 책 어디 있지?

제가 어느 길로 갔는지 아시는 분은 제가 일전에 알려드린 오징어 굽는 냄새 나는 울타리 근처로 오늘 오후 7시까지 오시면 되겠습니다. 움하하하하!!!

건수하 2022-10-22 12:33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이 2번으로 가셨다에 500원을 걸겠습니다. 🙄

독서괭 2022-10-22 15:40   좋아요 3 | URL
저도 2번에 ㅋㅋㅋ
 
포르노랜드 열다 페미니즘 총서 5
게일 다인스 지음, 신혜빈 옮김 / 열다북스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7장 인종과 섹스, 섹스와 인종주의 : 포르노의 짙은 이면 


8장 아동 : 최후의 금기




남자는 (인종과 무관하게) 여자의 얼굴과 몸에 사정할 때 대개 그의 피부색을 언급하며, 이때 폄하된 여자의 지위는, 마찬가지로 폄하되는 유색인의 지위와 자연스레 섞이고 그것에 의해 강화된다. 이 과정에서 유색인 여자의 인종과 성별은불가분의 관계가 되고, 그의 몸은 이중의 종속이라는 지위를 떠안는다. - P253

『AVN』 기사에 따르면 IP (Interacial Porno) 는 주로 백인 소비자를 겨냥해 생산, 광고, 배급되는 듯하다. 이는 좀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비교적 가까운 과거만 해도 백인 남자들은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를 바라본다는 생각만으로 린치 패거리가 되어 광분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동의 세계에서는 여자-백인이든 유색인이든가 폄하되면 폄하될수록 이용자에게 더 나은 야동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그리 이상할 것도 없다. 그리고 백인 남자의 눈에, 백인 여자가 성적으로 변태에다 야만인이며 난봉꾼이라고 지정된 자들에게 계속해서 삽입당하게 하는 것보다 그들을 폄하하기 좋은 방법이 또 있을까? - P273

이러한 백인 여성의 폄하는 물론 백인 이용자의 성적 흥분을 강화하겠지만, 그것이 현실 세계에 갖는 함의는 흑인 커뮤니티로 향해 있다. 성별, 인종, 계급 등에 기반한 모든 형태의 억압은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행사하는 권력을 정당화하는 신념 체계를 필요로 한다. 이 정당화의 과정은 대개 대상 집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형태를 통해 전개되는데, 이때 이들은 권력 집단보다 어딘가 덜 인간화된 존재로 그려지며, 이 인간보다 못한 지위 때문에 착취, 학대, 폄하당해야 마땅한 존재로 전락한다. - P279

인종을 섹슈얼리티와 혼합하는 포르노의 이미지는 섹스를 더욱 ‘야하게‘ 하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주류 사회에 떠돌아다니던 오랜 스테레오 타입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 같은 스테레오 타입은 대개 과거의 산물이지만, 포르노 이용자가 그것을 보고 자위할 때마다 현재와 교착한다. 이는 인종주의적 이데올로기를 전달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대상 집단의 속성이라고 여겨지는 성적 문란함을 가시화할 뿐 아니라 실제 인종주의를 비가시화하는 방식으로 인종주의를 성애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대다수의 포르노 소비자와 소비자가 아닌 사람들 모두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바로 이 때문에 돈 아이머스가 해고되고 포르노 제작자들은 부자가 되는 것이다. - P280

내 생각에 여기 있는 남자 대다수는 어린 십대 트렌드가 기괴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건 그들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얘기해 주니까. 뭔가가 해롭고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그걸 보고 흥분한다면 그건 당신이 남자로서 어떤 인간이라는 뜻이겠는가? - P283

대중문화가 점점 더 포르노와 닮아 가면서, 진짜 포르노 산업은 「MTV』나 『코스모폴리탄』, 광고판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와 차별화하기 위해 더욱 하드코어해져야만 했다. 포르노 제작자들이 겪는 문제는, 이용자의 관심을 계속 잡아 둘 새로운 수단이 빠르게 소진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늘날 그들이 풀어야 할 큰 숙제는 소비자들이 상품에 점점 더 무뎌져 가는, 이미 공급 과잉 상태인 시장에서 이윤을 계속 극대화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포르노 업계의 주요 과업은 새로운 틈새시장과 소비자층을 개발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탐색하는 동시에 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것, 혹은 그 대신 법을 바꾸는데 힘쓰는 것이다. 후자는 현재 주류가 된 포르노 업계가 점점 더 많이 택하고 있는 선택지이기도 하다. - P284

PCP 사이트에서 더 순한 용어를 쓰는 것은, 이 여자들이 야동의 세계에 사는 다른 여자들과는 어떻게든 구분되며 그들처럼 언어폭력을 당해도 싼, 이미 ‘버린 몸‘인 창녀가 아직은 아니라는 개념을 이용자에게 전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사이트에서 ‘소녀‘들을 아직 섹스로 더럽혀지거나 타락하지 않은 것으로 묘사하는 이유는 거기서 제공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그들이 ‘순수함’을 잃는 장면을 볼 기회이기 때문이다. - P292

긴장, 키득거림, 미소, 얼굴 붉힘 등이 보여주는, ‘귀여운 것‘이 지니고 있다고 판단되는 그 순수함에도 불구하고 ‘소녀‘가 카메라 앞에서 자위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건 약간의 부추김뿐이며, 야동의 세계에서 쓰는 언어로 표현하자면‘소녀’는 별 무리 없이 ‘자기 안에 숨어 있던 걸레’를 드러낸다. 결국 책임은 그 소녀에게 있기 때문에 이용자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 P294

여기서 목격되는 것은 단순히그들의 첫 포르노 영화일 뿐 아니라 그보다 더한, 처음으로 질에 삽입당하는 순간이다. 실제로 이 여자들은 포르노 산업에 의해 자신의 첫 성 경험을 기록당하며, 이 기록물은 남자들이 자위하며 얻는 쾌감을 위해 계속해서 유포된다.) - P298

이 포르노 제작자들은 ‘소녀‘와 남자 사이의 나이 불균형을 에로화하는 것으로 모자라,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 간의 경제적 불균형을 끌어다 남자가 여자에게 훨씬 더 큰 권력을 행사하게 할장치로 활용한다. - P302

PCP 사이트를 클릭해서 들어가는 순간 이용자는 글과 이미지의 융단 폭격을 받으며, 이들은 이용자에게 아동에 대한 성적 욕구를 합리화하고, 묵인하고, 찬양하는, 내부적으로는 일관된 이데올로기를 전달한다. 사회 내에서 순환하는 규범과 가치는 성인과 아동 간의 섹스를 비정상과 폭력으로 규정하지만, 이는 PCP에서는 부재하며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아동과의 섹스가 모두에게 즐겁고 재미있는 거라는 메시지다. - P310

이런 PCP 사이트는 이용자를 한시적으로는 만족시킬 수 있겠지만, 이용자는 점점 거기에 무감각해지면서 지루함을 느끼고, 결국 더 하드코어하고 극단적인 포르노를 찾게 된다. 당연히 그다음 단계는 실제 아동 포르노다. 여기에는 진짜 아동이 나오는 데다 실제로 불법이기 때문에 포르노의 그 비밀스러운 속성이 이제는 다소 무감각해진 이용자에게 훨씬 더 큰 성적 자극을 준다. - P312

많은 남자가 자신의 포르노 취향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더 폭력적이고 기괴한 장르 쪽으로 향해 가는지에 대해 충격을 표출했다. 이전에는 불쾌하다고 느꼈던 장르를 이제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것이다. 이들 장르 중 다수는 성인 여자가 대상이지만 - 배뇨, 수간, 심한 결박 신 등- 일부 남자의 경우, 아동이 성적 욕구의 대상이 된다. - P313

퀘일과 테일러는 아동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다음과같이 밝혔다. "일부 응답자에게 포르노는 실제 가해를 대체하는 대용물이었지만, 다른 일부에게 그것은 실제 가해를 위한 청사진이자 자극제로 작용했다."
아동 포르노 이용자 중 실제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의 비율은 연구마다 다르며 낮게는 40%, 높게는 85%까지 나타났지만, 이러한 증거가 중요하게 시사하는 바는 아동을 성애화한 이미지를 보고 자위하는 행위는, 상당 비율의 남자에게 있어 실제 아동 성범죄와 연관된다는 점이다. 2007년 미국 정부가 아동 포르노 소지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아동 포르노 소지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자 중 85%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부적절한접촉에서부터 강간에 이르는 성범죄 행위를 저질렀다.
아동 포르노가 남자 개인의 행동과 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심리학 연구 외에도, 우리는 미디어 학계의 연구를 통해서 사람들이 자기가 소비하는 미디어로부터 현실에 대한 관념을 구축하고, 그 메시지가 더욱 통일되고 일관될수록 그것을 진짜라고 믿을 확률이 더 높다는 점을 알고 있다. 따라서 PCP에 나오는 여아의 이미지는 사회적 진공 안에서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동화된 성인 여자, 성인화된 여아, 과잉성애화된 젊은 여성 신체 이미지가 대중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에서 생산되고 소비된다. - P315

우리 문화가 점점 어린 여아를 성애화하는 쪽으로 향해 가는 현상은 실질적인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아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아동을 남성의 성적 도구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선을 긋는 사회의 규범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러한 문화 규범의 기반을 점점 더 약화할수록 여아를 ‘여자‘의 범주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셈이며, 이 포르노 포화 상태의 세상에서 여자가 된다는 것은 대개 남자의 멸시, 이용, 학대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성적대상물이 된다는 의미다.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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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0-20 1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고지가 바로 앞입니다. 부럽사옵니다, 수하님!!!

건수하 2022-10-20 19:42   좋아요 2 | URL
거의 다 읽었는데… 글을 못 쓰겠어요 ^^;;

공쟝쟝 2022-10-22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르노 진짜 유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