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속에서 식민지와 같은 살을 살아가야 하는 오키나와 사람들은 2차 대전이 끝나는 가운데 미군과 일본군에 의해 동시에 상처를 입게 됐다. 어린 후짱의 눈을 통해 어른들의 상처를 이해하고 그 아픔을 힘들지만 따뜻하게 끌어안아가고 있는 얘기다. 역사와 삶의 무거운 짖눌림을 밝고 따뜻하게 그려내는 감동이 전해지지만, 어른의 시선을 아이에게 억지스럽게 강요하는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한국의 한 지식인이 커피산업에 대한 논문을 쓰기 위해 남미의 한 시골마을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직접 커피노동자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의 삶을 몸과 마음으로 함께 했다. 빈곤과 차별로 찌들려 있지만 착하고 밝은 그들의 삶이 그려진다. 순박하지만 민족적 편견과 아메리칸 드림의 허황된 꿈도 갖고 있다. 날것 그대로의 생생한 모습이 너무 좋은데, 지식인의 다소 동정적인 눈높이가 거슬린다.
사회주의 이상을 실현하고 있는 쿠바를 찾아서 그 현실의 모습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제국주의의 봉쇄 속에서 힘겹게 유지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의 이중적인 모습을 역사와 현실 속에서 살피고 있다. 차분하고 생생하기는 한데, 쿠바 대중을 대상화해서 관찰하려는 의지가 너무 강하다. 이런 식으로는 쿠바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자식인의 모습을 버리고 좀 더 긴 호흡으로 호흡하려는 노력이 아쉽다.
1950년대 일본의 한 도시에서 있었던 투쟁을 바탕으로 생생한 다큐멘터리와 같은 소설로 만들어냈다. 교육문제를 둘러싼 여러가지 쟁점이 다양하고 깊이 있게 다뤄지고 있고, 다양한 이해집단들의 갈등도 생생하게 나타나고, 투쟁의 주체인 교사들의 고민도 입체적이다.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감동적인 소설이다. 그런데 각종 자료를 나열하거나 설교조의 얘기들은 소설이라기보다는 투쟁 백서를 연상시킨다.
1960년대 맥시코에서 있었던 민간인 학살 과정에서 살아남은 한 인물의 기억을 독특한 방식으로 살려내고 있다. 역사와 정치와 문학이라는 주제를 아우르면서 학살의 기억과 치유에 대한 얘기를 섬세하게 풀어가고 있다. 성찰이 깊이 있고 문제가 아름답다. 하지만 지식인의 의한, 지식인을 위한, 지식인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