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 '장자'를 현대인의 말맛에 맞게 평이한 문체로 풀어 써놓았다. 자칫 자구의 해석에 빠져 해맬수 있는 고전읽기가 훨씬 가볍고 쉬워졌다. 장자의 자유로운 사상이 편안하게 펼쳐지기는 하지만 쉽고 편안함은 가볍고 허전함을 함께 가져온다.
고고학이란 무엇이며, 고고학자는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영화 속 고고학자의 이미지와 달리 별 볼일 없어 보이는 단순 노동을 반복하면서 끈기있게 유적과 유물을 찾고 기록하는 고단함이 녹아있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즐거움과 의미를 만들어가는 발걸음이 또렷하게 보인다.
어느 조용한 찻집에서 편안한 인상의 중년의 사내와 도란도란 옛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그의 얘기에 살며시 빠져 들어버리는 느낌의 소설이다. 별거 아닌 평범한 얘기가 조금씩 기이해지더니 후반으로 가서는 오싹한 상황에 그만 등골이 서늘해져 버린다. 예전에 tv에서 했던 '전설의 고향'을 보는 듯한 느낌인데 조금 순한 맛이다.
여성의 심리를 파고들어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가는 연쇄살인마를 경찰과 심리학자가 함께 쫓는다. 스토리는 어디선가 본듯하지만 읽는 사람의 심리를 잡아 끄는 매력이 있다. 허술한 경찰과 치밀한 범인, 그리고 명석한 심리학자의 조합도 식상하지만 잘 짜인 이야기 구조로 식상함을 덮어버린다. 분량을 조금 줄였으면 좀 더 타이트한 맛이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만기 출소를 하루 앞두고 죄수가 탈옥했다. 그를 찾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나섰다. 긴장감 있는 추격전과 이해할 수 없는 탈옥의 비밀을 둘러싼 실타래가 하나씩 풀려나가는 이야기 구조는 기존 헐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봐왔던 방식이다. 그런데도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있어서 책을 끝까지 보게 만든다. 필력도 좋도 짜임새도 괜찮다. 조금만 군살을 뺐더라면 더 긴장감이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