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위화 작가 등단 4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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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서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살다가 놀음으로 재산을 탕진한 후 밑바닥으로 굴러 떨어진 이가 거센 역사의 파도 속에서 악착같이 버티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얘기다. 

국공 내전과 혁명,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등으로 이어지는 중국 현대사의 흐름이 도도한 강물처럼 흐른다면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민중들의 노력은 쉼 없이 움직이는 작은 물고기들처럼 처연하면서 치열하다. 

연어들처럼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지는 않지만 강물의 거센 흐름 속에서 순응하는듯 하면서도 버티며 이겨내는 강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다만 개인사의 연이은 비극이 다소 작위적으로 다가와서 소설로서의 감흥을 반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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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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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어느 중소도시에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서에 공동수사본부가 꾸려지며 범인을 추적하기 위한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10년 전 비슷한 사건이 미제로 남아있어서 많은 이들이 긴장하여 접근한다. 

경찰과 기자와 사건 피해자 가족이 자신의 위치에서 범인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그 과정에서 세 명의 용의자가 나타나며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극적인 반전이나 서스펜스보다는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에 집중하면서 전통적인 수사물로 나아가다보니 쫄깃한 긴장감은 없지만 땀내 나는 사실성은 돋보인다. 분량을 늘리기 위해 비슷한 내용이 각자의 위치에서 반복되기도 하고, 마무리에서 조금 억지스럽게 용의자들이 하나로 얽혀서 당황스럽게 만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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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네가 선생님을 했으면 좋겠어
김차명 지음 / 일요일오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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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교사와 장학사 등으로 일을 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예비교사들을 위한 교직 안내서 같은 책이다. 교사라는 직업이 법적으로 어떻게 규정되고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어떤 일들에 직면하게 되는 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런저런 언론보도 등을 통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교사의 노동에 대해 총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고, 설명이 차분해서 객관적으로 그 직업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전체적으로 조감도를 위에서 내려다 보는 듯 해서 현장에 밀착한 교사들의 숨결을 느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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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중국을 걷다 - 이욱연의 중국 도시 산책
이욱연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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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주요 도시를 여행하며 그곳과 얽힌 역사, 인물, 음식, 영화 등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비교적 익숙한 도시들을 찾아가서 한국인과 연관된 얘기들을 자연스럽게 끄집어내 편안하게 풀어놓고 있다. 

여행서라고 각종 정보를 늘어놓지도 않고, 기행문이라고 주관적 상념과 감상에 빠지지도 않고, 인문학이라고 지식을 늘어놓지도 않는다. 그 모든 것이 다 들어있지만 넘치지 않고 깔끔하다. 

중국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인문학적 기행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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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 - 茶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0
라오서 지음, 오수경 옮김 / 민음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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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전쟁과 군벌의 난립, 청나라를 뒤로 하고 일어난 국민당의 부패 속에서 북경에서 살아가야 했던 민중들의 삶을 한 찻집을 통해 보여준다. 

과거에 매달려 쓰러져가는 봉건 권력을 아쉬워하는 이, 구걸을 하든 딸을 팔든 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살아가려고 발버둥 치는 이, 권력에 빌붙어 조그만 이권이라도 챙기려는 이, 급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를 적극적으로 쫒아가는 이, 세상시류에 아첨하며 적당히 살아가려는 이 등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찻집 손님을 통해 보여준다. 

다소 풍자적으로 인물들을 가볍게 보여주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격동의 흐름 속에서 타락하거나 소멸해가는 민중들의 삶을 차갑게 드러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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