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석은 참치 캔 헹군 물에 라면스프 넣고 끊여 먹어본 사람이라면 실감할 수 있는 얘기를 만화로 그립니다. 그 구질구질한 삶이 비참하지만 않은 이유는 그 속에서 그 사람들과 함께 계속 살아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따뜻할 수 있는 것은 그 작가의 삶이 따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감동하기에는 좀 애매합니다.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인 아이린 칸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빈곤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인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방글라데시에서 나고 자란 경험이 있어서 더더욱 빈곤의 문제를 몸으로 느꼈나봅니다. 책상에서 자료만 뒤적이면 쓴 글이 아니라 세계 곳곳을 직접 다니면서 쓴 글이라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유엔 산하기구 책임자라서 그런지 해결책이 좀 떠있습니다.
시골에 있는 우체부가 마을에서 편지를 받아보지 못하는 외로운 사람들에게 가짜 편지를 써서 보내준다는 뻔하고 별 내용 없는 어린이 동화입니다. 분량도 얼마 되지 않아서 금새 읽고 나면 뭔가 그슴 속에 살며시 들어와 있습니다. 큰 감동은 아니지만, 살며시 스며드는 그런 종류입니다. 독일 작가의 글과 그림이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밑바닥 삶을 가장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찍어내는 사진작가 최민식에게 강하게 영향을 줬던 작가가 유진 스미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책을 찾아봤지만 이 책이 겨우 있더군요. 수 만 장을 찍었던 유진 스미스의 사진 중에서 50여 장이 작은 책에 실려 있습니다. 그의 작품세계와 사진들에 대한 설명들이 있기는 하지만, 뭔가를 느끼기에는 턱없습니다.
잭 런던은 자연의 역동성과 야생의 힘을 가장 잘 표현할 줄 아는 작가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그 힘을 계급착취가 이뤄지는 사회에도 들이댈 줄 압니다. 그런 잭 런던의 단편 소설 다섯 편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만 넘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