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古書) 이야기 - 호산방(壺山房) 주인 박대헌의 옛 책 한담객설(閑談客說)
박대헌 지음 / 열화당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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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책들을 찾아서 수집하고, 수집한 책들을 다시 팔고, 그런 과정들을 반복하면서 박물관 건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고서수집가의 활동 기록이다. 헌책방보다는 전문적이고, 골동품 수집이라기에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대의 책들이라서 좀 어정쩡할 수 있는 고서 수집에 대해 나름대로의 경험을 살려 이것저것 얘기하고 있다.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을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고, 책에 대해서도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책 제목에 한자가 들어가고 고서에 대한 얘기들이 많아서 읽기에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유식함을 자랑하기보다는 자신의 노력을 차분하게 설명하려는 책이어서 읽기에는 편하다. 마니아로서의 자부심은 강한것 같은데, 이런 고서 수집이 이 시대와 어떻게 호흡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서는 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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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K, 교회를 나가다 - 한국 개신교의 성공과 실패, 그 욕망의 사회학
김진호 지음 / 현암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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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종교집단은 단연 개신교이다. 극우 반공주의의 보루, 폭발적인 성장 신화, 각종 비리의 온상 등으로 언론에서 자주 조명되는 개신교의 역사와 현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글쓴이 자신이 개신교 목사인만큼 차분하면서도 내밀하게 그 속을 드러내보이는 노력이 돋보인다. 일부 대형교회들의 문제점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에 맞선 소수의 진보적 흐름도 곁들여 보여주면서 개신교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교회 내부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주류 교회에 대한 비판을 위해 쓰여진 책이니만큼 비판을 넘어서는 성찰에서는 약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종교의 본래 의미에서 냉철하게 본다면 핵심이 빠진 책이 되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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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면의 돌파 - 돌발영상에서 뉴스타파까지
노종면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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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사장을 막아내기 위해 사우다가 해고된 노조위원장 출신의 기자가 쓴 글이라면, 진지하거나, 분석적이거나, 식상하거나 할거라는 예상을 했다. 그런데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힘겨웠던 투쟁의 기록들을 아주 담백하게 얘기하면서도 유머와 재치가 넘친다. 오랜 투쟁과 그 보다 더 오랜 해고생활 동안 할 얘기가 넘쳐날텐데도 알맹이만 쏙쏙 뽑아서 짧막하게 얘기하고 빠진다. 노조위원장이고 기자라는 사회적 신분과 지위가 있어서 말을 골라서 할 것 같은데 이외로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기존 선입견을 완전히 날려보내는 책임에는 틀림없지만, '돌방영상'을 보면서 느꼈던 눈높이에 대한 아쉬움은 이 책에서도 남는다. 기자사회에서 접할 수 사람들을 넘어서서 세상의 낮은 곳으로 눈높이를 좀 더 낮춰달라는 요규를 하는 것은 아직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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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의 스케치북
마티아스 아돌프슨 지음, 김영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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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캐릭터를 창조하는 과정은 무수한 고민이 쌓여서 스케치 속에 녹아나야 한다. 그랬을 때 재치있으면서도 살아있는 캐릭터가 나온다. 마티아스라는 작가가 몇 년 동안 그려온 자신의 스케치들을 추려서 잭으로 내놓았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들이 보이기는 하는데, 온통 기계공학적 접근과 장식적 효과에 치중해 있다. 몇몇 그림은 재치가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한 철학적 고민은 빈약해보인다. 그렇다고 스토리를 갖고 나아가는 것도 아니고, 그림들에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선명한 것도 아니다. 몇몇 그림에서 보이는 재치도 기존 애니매이션에서 봐왔던 캐릭터에 장식적 효과를 조금 줘서 살짝 변형한 느낌의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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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외계인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6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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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의 접촉을 다룬 소설에서 예상되는 것은 아주 진지한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거나,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미를 주거나 한다. 이 소설은 후자의 경우인데 그 상상력이라는 게 참으로 기상천외해서 시종일관 큭큭거리게 만든다. 억지로 짜낸 상상력이 아니라 아주 조금 발상을 비틀고 나서 그대로 밀어붙이는 식이어서 오래전에 쓰여진 소설인데도 신선하다. 기존 발상을 뛰어넘는 외계인과 수준 미달의 지구인들이라는 억지스러운 대비조차 위트로 느끼질 정도다. 그런데 상상력의 재미를 걷어내고나면 작가의 은근한 보수성이 은은하게 느껴져 뒷맛이 재운하지는 않다. 특히 여성에 대한 시각은 더욱 가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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