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세상을 향해 잽이라도 날려야지

서른의 반격 - 2017년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있는듯 없는듯 그럭저럭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조리로 똘똘뭉친 세상을 향해 가볍게 잽을 날린다. 

너무 가벼워서 피식 웃고 끝나는 것이지만 그 과정이 주는 해방감이 상쾌하다. 

진지한 주제를 가볍게 풀어내면서도 헛발질 없이 문제의 핵심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 

군더더기 없는 글이 편하게 읽히기는 하는데 자연스럽게 흐르는 이야기가 조금 틀에 맞춰진 것 같아 아쉽다.

제주를 이해하는 안내서

제주, 아름다움 너머
강정효 지음 / 한그루 / 2020년 1월

제주의 참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풍속, 역사, 자연을 균형잡힌 시각으로 골고루 살펴보고 있다. 

아름다운 겉모습 뒤에 감춰진 슬픔, 억센 힘, 강한 생명력 같은 걸 느끼기애 충분하다. 

여러가지 자료와 고증을 통해 제대로 된 설명을 하고 있으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또한 여러 사진들이 적절하게 들어가 있어서 시각적으로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만 책이 너무 두껍고 무겁고 비싸다.

제주의 삶과 역사를 호흡하며 걸어온 길

달보다 먼 곳
김수열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21년 3월

제주에서 나고 자라면서 부딪혀왔던 여러가지 일들을 하나하나 풀어놓았다. 

어릴 적 기억부터 80년대 문예운동, 4.3과 강정마을까지 굵직굵직한 파도들을 넘어왔던 기억들이다. 

그 세월들 속에 만나고 헤어졌던 사람들의 기억들도 담담하면서 애절하게 떠올려보기도 한다. 

묵직한 발걸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글들이 역시 묵직하게 다가오는데, 조금 장황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어서 아쉽다.

생존자 가족의 트라우마

홀 -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김홍모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 가족의 트라우마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도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김동수씨의 격렬한 트라우마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그렸다. 

그런 가운데 가족들에게도 번져가는 트라우마의 고통도 그려냈다. 

무겁고 힘든 이야기를 덤덤하게 그려낸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지기는 하는데 트라우마의 원인인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접근이 생략되서 아쉽다.

소설로 사람들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소설 보다 : 봄 2020 ㅣ 소설 보다
김혜진.장류진.한정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젊은 작가 셋의 단편소설과 인터뷰로 꾸며졌다. 

아주 심풀한 구성이지만 작품은 나름대로 깊이가 있다. 

자기내면으로 천착하지 않고 사람들의 관계와 세상에 대해 눈과 귀를 열어놓고 있다. 

인터뷰도 짧고 간결해서 좋다. 

서로 다른 젊은 작가의 글을 접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고 그맛이 다 입맛에 맞지 않는 것은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