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의 돌파 - 돌발영상에서 뉴스타파까지
노종면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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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사장을 막아내기 위해 사우다가 해고된 노조위원장 출신의 기자가 쓴 글이라면, 진지하거나, 분석적이거나, 식상하거나 할거라는 예상을 했다. 그런데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힘겨웠던 투쟁의 기록들을 아주 담백하게 얘기하면서도 유머와 재치가 넘친다. 오랜 투쟁과 그 보다 더 오랜 해고생활 동안 할 얘기가 넘쳐날텐데도 알맹이만 쏙쏙 뽑아서 짧막하게 얘기하고 빠진다. 노조위원장이고 기자라는 사회적 신분과 지위가 있어서 말을 골라서 할 것 같은데 이외로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기존 선입견을 완전히 날려보내는 책임에는 틀림없지만, '돌방영상'을 보면서 느꼈던 눈높이에 대한 아쉬움은 이 책에서도 남는다. 기자사회에서 접할 수 사람들을 넘어서서 세상의 낮은 곳으로 눈높이를 좀 더 낮춰달라는 요규를 하는 것은 아직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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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의 스케치북
마티아스 아돌프슨 지음, 김영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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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캐릭터를 창조하는 과정은 무수한 고민이 쌓여서 스케치 속에 녹아나야 한다. 그랬을 때 재치있으면서도 살아있는 캐릭터가 나온다. 마티아스라는 작가가 몇 년 동안 그려온 자신의 스케치들을 추려서 잭으로 내놓았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들이 보이기는 하는데, 온통 기계공학적 접근과 장식적 효과에 치중해 있다. 몇몇 그림은 재치가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한 철학적 고민은 빈약해보인다. 그렇다고 스토리를 갖고 나아가는 것도 아니고, 그림들에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선명한 것도 아니다. 몇몇 그림에서 보이는 재치도 기존 애니매이션에서 봐왔던 캐릭터에 장식적 효과를 조금 줘서 살짝 변형한 느낌의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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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외계인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6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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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의 접촉을 다룬 소설에서 예상되는 것은 아주 진지한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거나,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미를 주거나 한다. 이 소설은 후자의 경우인데 그 상상력이라는 게 참으로 기상천외해서 시종일관 큭큭거리게 만든다. 억지로 짜낸 상상력이 아니라 아주 조금 발상을 비틀고 나서 그대로 밀어붙이는 식이어서 오래전에 쓰여진 소설인데도 신선하다. 기존 발상을 뛰어넘는 외계인과 수준 미달의 지구인들이라는 억지스러운 대비조차 위트로 느끼질 정도다. 그런데 상상력의 재미를 걷어내고나면 작가의 은근한 보수성이 은은하게 느껴져 뒷맛이 재운하지는 않다. 특히 여성에 대한 시각은 더욱 가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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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문화의 지형도
김기봉 외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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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관련 잡지에서 10년 후 한국문화의 지형을 내다보기 위한 기획으로 실렸던 글들을 모아놓았다. 단순히 문화산업을 개괄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산업을 이끌어 갈만한 첨단의 지형을 살펴본다는 취지에서 29개 분야에 걸쳐 야심차게 진행했다. 다양한 글쓴이들은 기획의도를 다양한 형태로 이해해서 널뛰기하듯이 편차가 많은 글들을 내놓았고, 출판사는 이 글들을 재정리하는 수고로움 없이 그대로 모아서 책을 찍어냈다. 잡지 연제글로서는 그냥 재미로 읽거나 말거나 하면 될 수준의 글들이지만, 야심차게 책으로 내는 것이라면 이렇게 들쑥날뚯한 글들을 모아놓기만 해서는 좀 곤란하지 않을까. 기획의도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산만한 글들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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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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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은 대부분 과학적 지식이나 초자연적 가설 등에 바탕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상당부분 지적인 측면을 강조하게 되어 이야기로서의 재미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간을 초월하는 이런 류의 소설에서는 철학적 윤리적 문제까지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간혹 작가가 이 덫에 걸려서 허우적 거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지적인 면은 애써 무시하면서 이야기로서 소설의 재미에 집중하고 있다. 시간을 넘나듬에 따르는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도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가볍게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상상력은 돋보이고, 이야기는 감수성을 자극한다. SF소설로는 참으로 보기드문 경우다. 그런데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함께 실린 나머지 두 편의 소설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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