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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의 장사법 - 그들은 어떻게 세월을 이기고 살아 있는 전설이 되었나
박찬일 지음, 노중훈 사진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4월
평점 :
백년 식당을 내고 또 노포를 찾아 책을 냈다.
이제 끝이라 한다.
숱하게 많은 먹방들 사이에서
이런 책을 내겠다고 돌아다닌 그가 용하다.
1회용 먹방들이 난무한다.
코끼리 만두 같은 집은 언감생심 갈 엄두를 못 내게 바뀌었고,
부평시장의 떡볶이집은 줄이 블럭을 한바퀴 돈다.
그렇지만 자영업자의 90%는 1년만에 문을 닫는 시대다.
먹고 살 길이 막막한 사람들이 뛰어드는 곳이 식당이다.
그렇지만, 또 사람들의 요사한 입맛을 만족시킬 수 없다.
노포들은 한국의 척박한 현대사에서 견뎌온 가게들이다.
꼭 돈을 많이 벌고 성공했다기보다,
그렇게 살아남으려 노력한 역사인 것이다.
노포의 주인은 일에 제일 밝아야 한다.(신발원 편)
부산 텍사스 거리의 유명한 만둣집이다.
내 입맛에는 원주나 충청도의 김치만두지만,
중국집의 만두도 나름 유명하다.
많은 집들이 백종원이나 이영자가 다녀가서
손님들의 폭격을 맞는 모양이다.
가게로서도 좋을 일만은 아니다.
손님이 많으면 초심을 잃게 마련 아닐까?
지난 여름 인천 신포시장을 돌아 봤는데 참 실망이었다.
인천에서 잔 숙소 역시 후진 편이었다.
인천이라는 도시의 영락이 이 책에서도 잘 드러난다.
노포에는 일을 꿰고 있는 장인 수준의 주인과,
그 주인 못지않은 경력을 가진 종업원이 있게 마련이다.
이야기 속에 실향민도 있고, 화교들도 있다.
노포를 견딘 이들은 어쩔 수 없이 견딘 사람들이다.
이제 그런 장시간 중노동을 견딜 젊은이들은 없다.
여수 연등천의 41번 포장마차는 포차로 바뀌었다지만,
언제 한번 비오는 날 가서 연등천 불빛 바라보며 한 잔 하고 싶다.
부산의 '바다집' 수중 전골은 주말에라도 한번 가봐야겠다.
이집 역시 백종원이 다녀간 후로 많이 바뀌었다 하니... 기대는 적다.
오래 가는 것은 철학이 있게 마련이다.
식당 하는 사람들도 먹고 살기 좋은 시절이 언제 다시 오려나 모르겠다.
303쪽. 고칠 곳. 1979년 수송 국민학교 이야기를 하는 기사에서 '박근혜 정권'이라고 썼다.
그 애비에 딸이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