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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3
강풀 지음 / 재미주의 / 2012년 2월
평점 :
강풀의 그림을 2003년 처음 보았다.
월, 목 쯤으로 기억되는데,
첨으로 웹툰이 올라오기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기도 했다.
그의 순정만화, 미심썰, 이런 것들도 호기심을 가지고
마음 따스하게 읽었고,
바보나 그대를사랑합니다 같은 작품은 눈물을 흘리며 읽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충격적인 작품은 2006년 작품 26년이다.
1980년.
그 해의 광주는 한국의 현대사를 뒤집어 놓았다.
'독재자의 딸'이 이 멍청한 또는 불행한 나라의 다음 대통령이 될는지는 열어봐야 할 일이지만,
1970년 전태일이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외치며 죽어갈 때,
박정희는 영구집권을 꿈꾸며 그의 죽음을 헛되이 하기 위해 애썼다.
그의 딸이 대선 후보를 나서면서 전태일 재단에 갔던 이유는,
이런 배경이 있다.
그의 영구집권이 저지되고 다시 혼란의 시절,
신군부가 집권하기 위해 타겟으로 삼은 것이 광주였다.
한국 전쟁은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전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오지였고, 그때만해도 사진 전송 등의 기술이 낙후되어 자료사진이 거의 없고,
반전 운동도 미미했던 냉전의 시대여서 세계의 관심을 갖지 못하였으나,
1980년 광주는 달랐다.
세계는 자국민을 섬멸하는 공수부대를 가증스런 눈으로 쳐다보았고,
그 필름을 유통시켰다.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자국의 군대가 자국민에게 총을 들이민 그 사건을 눈으로 보고
손에 돌을 들고 보이지 않는 대머리를 향해 돌을 던졌다.
이제 32년.
광주는 '민주화 항쟁'의 자격이 없다.
아직도 광주는 '사태'의 이름이 어울린다.
그때 봉기했던 사람들은 <폭도>의 이름이 적합하다.
그렇게 대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사태...
그 핏빛 5월이 잉태한 아이들이 다시 서울 연희동으로 간다.
'그 새끼'를 응징하러...
그 영화를 만들려 했더니,
전두환장군님을 사모하는 모임이라든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외압에 의하여,
영화제작은 계속 무산되었다.
지금 대선 정국을 앞두고 공백기를 틈타, 26년이 개봉되었다.
작품은 슬프고, 아프다.
이런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영화는 좀 정신없이 진행된다.
만화가 박진감 측면에서 더 심장 뛰게 한다.
그렇지만, 왜 다시 광주인가...
26년이 흐른 지금...
아니 거기서 다시 6년이 흐른 지금...
왜, 이땅의 사람들은 광주의 피를 잊고, 불타죽은 용산의 꿈을 잊고,
경찰이 개패듯이 사냥하던 뙤약볕의 평택 쌍용차를 잊어가는가...
2008년 촛불의 가능성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문재인을 비롯한 퇴물 민주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안철수의 조용한 사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진보는 이제 '소수정파 죽이기'에 질식할 지경이다.
그렇다고... 독재자의 딸이 국민투표의 결과로 대통령에 오르는 꼬라지를
두눈 뜨고 보아야 하는가?
가진자들의 나라로 진군, 또 진군하는 모습을,
못가진자들은 더 궁핍한 삶 속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두눈 번히 뜨고 못 보는 걸까?
텔레비전, 종이 신문, 인터넷 포털 등을 장악했다고 해도,
불쌍하게 총맞아 돌아가신 옛 임금과 영부인의 자녀로 그저 불쌍한 여자라서,
정치 철학도, 삶의 지혜도 없는 그 여자를 청와대로 보낼 작정인가?
26년에서 저격하고자 하는 그 새끼와,
그 여자는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겠다.(그 당시에 6억을 받았단다. 30년 전 6억...)
다만, '빠진 충치'처럼 생긴 그 당이 몰락하는 꼴을 내 살아 생전 보고 싶다.
내 젊은 시절 던졌던 돌들이 아무리 힘없는 돌팔매였다 하더라도,
'앓는 이' 쑥 빠져 속이시원한 꼴을 반드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