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문'과 '거짓의 문'...
'가진자의 문'과 '못가진자의 문'...
'권력의 문'과 '수탈의 문'...
문은 두 개지만... 문은 한쪽으로만 열린다.
그래서 이 파워게임은 영원히 반복된다.
이걸 두고 트로츠키 공산이론에서 <영구 혁명>이란 개념이 나왔을 것이다.
애초에는 부르조아와의 합종연횡을 염두에 둔 어휘였을 것이지만,
어떤 혁명의 결과도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며,
그 혁명 역시 소수의 가진자를 양산할 것이므로 혁명은 영원히 반복될 것이란 이야기...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단기간 온갖 복잡한 사회 구성체의 모순 덩어리>의 표본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최근까지 '봉건제'의 반상의 차별, 남녀의 차별 등 계급제가 명백히 실시되던 국가 제도에,
식민의 역사, 온갖 강대국의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 열전 이후 냉전 시기 최초의 국지전(한국전쟁) 발생에,
군사 독재를 지원하는 미국의 파렴치는 올림픽 개최 이후로 '저강도 정책'으로 경제를 통한 국가권력의 장악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것은 구제금융기를 거치면서 세계화에 홀딱벗고 내주는 현실과 국내에서도 정규직 대 비정규직의 경쟁과 차별을 통하여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그것은 단적으로 제주도 4.3 학살로, 광주 5.18 학살로, 그리고 용산 참사로 이어지고 있다.
진실을 은폐하는 거야, 한국 정치, 한국 경찰의 본연이 임무 비슷한 것으로 체질화 되어 있다.
한국 경찰한테 뭐, 진실을 말하겠니?
이런 거까지 바라는 건, 조직폭력배한테, 너 개과천선하면 안 되겠니? 이러고 묻는 순진한 전도사 비스름한 이야기라서...
하품난다.
그렇지만, <사법부>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
뭐, 어차피 이미 '헌법'은 유린된 지 오래 되었지만 말이다. ... 헌법 전문에 있는 임시정부의 법통 운운은 개무시되기 일쑤며,
국민에게 '의무'는 있지만 '자유'는 없는 헌법으로 전환된 게 오래되었다.
사법부에서 '공개적으로 재판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 잘잘못을 따져야 할 사안'임에 분명한 사건을 두고,
경찰의 잘못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심지어 조사 자료 공개조차 하지 않음에도 이뻐해 주고,
판결은 청와대에서 지시한 대로... 농성자가 가해자고 가카의 퇴임 이후까지 찍소리 말도록 마춤한 4년이 형을 내려 주신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니미~ ^^ㅣ발~ 이런 게 국가라면, 국가가 왜 필요해?
행정부는 국민을 죽이고, 사법부는 그 살해를 묵인하고...
입법부는 그 견제는커녕 멍청하니 제 밥그릇이나 지키려고 들고... 이런 자괴감으로 심히 부끄러웠다.
이런 진실을 두려워하므로,
파업이 그토록 오래 가는데도, 방송을 장악하고 거짓보도만을 일삼고 있구나...
국민이 어리석어서,
그렇게 엉망으로 정치를 하는데도, 다시 그들에게 정권을 바친다면...
그런 국민은 짓밟혀도 깨갱 소리조차 못하는 미물이며 타죽어도 찍소리 못하는 존재가 아닐까...
이런 자조감으로 정말 정신을 잃도록 술이라도 마시고 싶게 만드는 영화였다.
그렇지만...
한용운 스님이 '당신을 보았습니다'에서
아아 온갖 윤리, 도덕, 법률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역사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라고 썼음을 기억한다면...
온갖 권력이 연기처럼 허무한 것이지만...
진리를 탐구할까, 학문에 몰두할까, 회의적으로 포기할까 갈등하지 말고,
당신의 존재를 확신하고 살아야 한다는 의지를 갖게 한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그래... 모란은 지금 졌지만... 다시 핀다.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찌질하고 부족해보이는 힘이지만,
다시 기다리며 이를 악물어야 할 때다. 슬프지만 찬란한 봄이 도래할 것을 믿으며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 더 많이 보도록 알려야 하겠단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