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창비아동문고 43
톨스토이 / 창비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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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첫 독서토론 교재로 이 책을 나눠줬다. 

토론 주제는 1.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물질적 가치인가, 정신적 가치인가.
2. 과연 세상은 '바보 이반'의 편인가?
3.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까? 

이런 것이었다. 

날카로운 아이들은 동화같은 이야기와 세상은 다르다는 이야기까지 꺼냈다.
아직 이런 책을 읽을 수준이 안 되는 녀석들도 있어 심심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었지만... 
토론은 자유로운 것이어야 하는데,
정답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 아이들이 아직 많다.

아이들의 토론을 들으면서,
과연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는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까.
그리고 나는 바보처럼 사는 걸까, 권력이나 재물을 위해 사는 걸까.
그리고 나는 뭘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성실하게 산다고는 하지만, 나의 성실은 정말 국가 정책의 한켠을 디디고 선 관료제를 유지하는 일이 아닌지... 

요즘 회의감에 무기력해지는 스스로를 추스리기 어렵다.
그런 주제에 아이들의 독서토론을 듣고 있자니...
어쭙잖은 어른인 내가 부끄러웠다. 

역시 근원을 묻는 책을 읽는 일은 늘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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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4-18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안녕하세요.
가장 마지막 문구가 가슴에 와닿아서요.
근원을 묻는 책을 읽는 일은 저 역시 늘 부끄럽습니다.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는데, 아 그렇구나 하구요.

즐거운 한주되시기 바랍니다.

글샘 2011-04-18 14:39   좋아요 0 | URL
애들을 잘 가르치는 건 어떤 건지... 갈수록 모르겠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 적은 말이에요.
근원을 묻는 일.
월욜인데 벌써 TGIF만 기다리는 마음... ㅠㅜ

sslmo 2011-04-19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결말이 사람에게 한평 땅이면 족하다 였던 것 같은데...
요즘 세상으로 치면 정답이 바뀌어야 하는 결말인 거네요.

전 직업 자체가 근원을 물어야 하는 것의 연속인데,무뎌질려구요~

글샘 2011-04-19 11:25   좋아요 0 | URL
죽는 데는 한 평이면 되지만, 사는 데는 글쎄요...
근원을 묻는 일... 무뎌지면 또 부끄럽잖아요.ㅎㅎ

낙지날다 2012-02-22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글샘님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독후감 내용 일부를 아고라 유명 논객이 인용했더군요. 경제 현상을 분석하고 글을 쓰는 분인데, 경제를 돈만으로 해석하지 않는 분입니다. 경세제민, 즉 '세상을 다스리고 사람을 구한다'는 의미가 '경제'라는 말에 있듯이 사람을 빼고 경제 본질을 보기는 어려운 것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그분은 톨스토이의 생각을 비유한 것 같습니다.

아이의 학부모로서 글샘님과 동일한 고민을 합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경우가 종종 발생하니까요. '나의 성실에 대한 회의'는 정확한 지적인 것 같습니다. 나찌 수용소 가스실을 성실하게 운영했던 아이히만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현대인은 그런 무감각 속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궤도에서 잠시 이탈이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누군가를 가르치는 힘든 일을 하시는 선생님께 누가 되지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글샘 2012-02-28 02:32   좋아요 0 | URL
누가 되다뇨.
관료제 사회에서 사는 일은 늘 자기 반성을 필요로 한답니다.
더 높은 중심으로 달려가려고만 하다보면, 뒤처진 영혼을 수습하기 힘들겠지요.
열심히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잘 가르쳐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