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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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 - 역사를 담은 건축, 인간을 품은 공간
서윤영 지음 / 궁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한국처럼 문과, 이과 나누기 좋아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7차 교육과정 이후로는 고등학생들이 아예 사회 싫어하는 넘은 사회 시간에 자고, 과학 싫어하는 넘들은 수학 시간에도 멍때린다.
수업은 그모양으로 해 놓고, 후진 대학의 수학과엔 수학 (나) - 인문 수학, 친 넘들로 넘쳐나고, 물리학과엔 선택과목으로 지학 친 넘들이 가득하다.
수학이 필요한 경제학과, 경영학과 아이들은 문과 수학만 배우고 갈 수 있고,
미적분 안 배운 아이들도 중상위권 국립대의 공대엔 진학가능하다.
하긴, 고등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과목이라 하더라도 필요하면 대학가서 몇 학점 배우면 되는 것이지만, 건축학과, 또는 건축 공학과 등은 이과로 분류되어 있다.
집을 짓은 일을 단순한 <기술>로 치부하는 것이다.
집 안에 담긴 가족의 체온과 텔레비전 또는 서재가 차지하는 넓이와 비중이 사람들의 마음을 갈무리할 터인데 말이다.
이 책의 작가는 문과 출신은 아니다.
수학을 7년간 공부했다고 하는데, 대학원을 건축 공부에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건축에 관해서 다양한 인문학적 깊이와 넓이를 글로 잘 표현했다.
집이란 곳이 다만 사람이 살려고 지은 것을 넘어서서, 장사도 하고, 모이고 헤어지고, 이야기도 하는 곳이므로, 인간의 마음과 심리를 염두에 두고 지어야 할 것이다.
그 근본이 되는 인문학적 재미를 이 책에선 톡톡이 누릴 수 있다.
제목에선 권력과 욕망을 이야기했지만,
학교, 병원, 감옥 등의 통제 구역과 백화점, 뮤지엄, 아파트 등의 건축에 담긴 문화 양식도 재미있게 이끌어 낸다.
2부에서는 마음, 감각, 권력, 빛, 불 등의 문화적 코드를 건축과 연관지어 이야기하고 있다.
내 편에선 역시 건축이 주가 된 1부가 훨씬 생생한 글로 느껴졌다.
2부는 문화적 관점이 주가 되어 건축 에세이보다는 문화 에세이에 가깝더라는...
아무튼 인간의 관계, 그리고 그 건축학적 다양한 관점들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전개된 좋은 읽을 거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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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망나니에 의한 능지처참, 그것을 '참수'라고 하고, '효수'라 함은 그 머리를 장대에 꿰어 전시하는 행위를 뜻한다. 착오를 일으켰던 듯 하다.
22쪽, 국궁을 허리를 숙인 상태...라고 했다면 한자 표기도 鞠躬으로 썼어야 옳다. 존경하는 뜻으로 허리를 굽힌다는 뜻이다. 國弓으로 적었으니, 올림픽 종목인 양궁의 상대어로 들린다.
한자어 교육이 갈수록 약화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런 부분은 편집자의 세심한 배려가 더욱 필요한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