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반양장) 주니어 클래식 3
사계절 / 200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배병삼씨가 이 책을 쓴 이유는... 고딩들 읽으라고 쓴 거다. 주니어 클래식이니 말이다.
그런데... 과연 이 책을 읽을 여유, 또는 머리가 있는 고딩이 얼마나 될는지... 

나는 아직 논어를 한 번도 읽지 않았다. 

맹자, 대학, 중용, 노자 등은 원문으로도 공부했고, 장자 같은 책도 여러 차례 읽었지만, 논어를 읽지 않은 것은... 대학 시절 원문 공부를 하다가 집어던진 여파도 큰 것 같다. 
그리고, 노자나 장자가 세상 편하게 사는 법을 쉽게 가르쳐 주는 반면, 공자님 말씀은 갑갑하고 답답한 것이란 선입견 때문에 그의 이야기를 들을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단 생각을 한다. 

이제, 나도 나이가 먹었나 보다.
공자님 말씀에 눈길을 돌리려 하는 걸 보면... ㅎㅎ 

是知其不可而爲之者... 이것이 이 책에서 읽은 구절 중, 공자를 가장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안되는 줄 번연히 알면서도, 뚜벅뚜벅 행하는 사람. 

인간은 공부하는 존재로 논어는 시작한다.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다... 이게 인간의 천명이다.
그 공부는... 자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극기 克己하고 복례 復禮하여야 제대로 된 공부다. 

극기는 자기만을 위하지 말란 얘기고, 복례란 예로 돌아가란 거다.
복례란 자연의 본바탕인 다양성과 관계성 속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내가 실체라는 생각을 넘어 '관계'라는 각성에 이르면 <인 仁>이 된다.
이것이 '논어'의 핵심이란다. 

논어, 라는 말 자체가, 공자님 말씀만이 아닌, 공자님과 제자들을 통하여 본 진리의 말씀이란 뜻이다. 논하고 말한다. 무엇에 대하여? 바로 진리에 대하여, 그리고 사람에 대하여, 어떻게 살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하여... 

제 자신을 알라는 말씀이 바로 제가 하기 싫어하는 것은 남도 하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은... 바로 자기만을 위한 공부는 공부가 아니란 말이다. 

그러나, 

공자는 정자정야라... 정치는 바른 것이다. 이렇게 칼부림을 부정하고 말부림의 정치를 이야기하거늘, 오늘도 차가운 가자 지구에선 이스라엘의 선거판을 위한 폭격이 쉼없이 쏟아지고 있다.
아, 멀리 이스라엘까지 갈 것도 없이, 자기 가진 것 더 늘리겠다는 벌레같은 것들이 이 땅에서도 존만한 정권잡았다고 굼지럭거리고 있으니...  

자공이 물었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공자 왈, 경제를 풍족히 하고, 안보를 튼튼히 하며, 백성들이 믿도록 하는 것이다.
자공 문왈, 부득이 버려야 한다면 셋 가운데 무엇을 버릴까요?
공자 왈, 안보를 버려야지.
자공 문왈, 부득이 또 버리면요?
공자 왈, 경제를 버려야지. 예로부터 죽음은 다 있지만, 백성들이 믿어주지 않는다면 공동체는 성립되지 않거든. 

아, 국익을 위한다면서 백성을 버리고,
경제를 버리고는 있는데, 자기들 가진 것 챙기려는 데는 혈안이 되어있다면...
공동체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공자님 말씀에 미네르바도 끄덕일 것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혜덕화 2009-01-12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 놓고는 아직 안읽은 책이네요.
제게 있어 올 겨울의 화두는 아무래도 건강관련 책이 아닐까 합니다.
이 정권의 표지가 경제이니, 경제를 버리기보단 서민들의 삶을 버리겠지요.ㅠㅠ

글샘 2009-01-12 18:16   좋아요 0 | URL
배병삼 선생의 논어1,2를 도서관에서 빌려다만 놓고 읽을 염을 못내고 있습니다. ^^ 건강... 국가에서 버리는 백성이라면... 정말 아파서는 안될 것 같애요. ㅠㅜ

바람돌이 2009-01-13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제쯤 되면 고전이 눈에 들어올까요? 아직도 안땡기니... ㅠ.ㅠ

글샘 2009-01-13 13:09   좋아요 0 | URL
애기가 좀 커야하지 않을까요? ㅎㅎ 해아가 중학교 갈 때쯤~

파란여우 2009-01-14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이 탐내실만한(탐 안내면 안되는데...) 서평단 도서가 이번에도 또 제게 왔네요.
이름하야, [마르크스,니체,프로이트 철학의 끌림]입니다.
왜 이딴 소리를 하느냐고요?
거야 당연히 약 오르라는...===333

(근데 저는 왜 장난질치고 싶음 글샘님 서재 오는지 알다가도 모르겄슈)

글샘 2009-01-15 02:47   좋아요 0 | URL
우띠... =3=3=3
안 그래도, 서평단 발송자한테 불만이 있던 참인데...
첨에, 저는 '해부학 그림 가득한 뇌'를 받았을 때, 여우님은 미술책을 받았구요.
그담엔... 탐욕은... 침만 흘렸구요.
이번에도 마음이 무거운 정신대 강덕경 할머니 책을 보내주더니,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라니... ㅠㅜ

근데, 왜 장난질치고 싶음 제 서재로 오는 건지, A4 3장 내외 분량으로 적어 와 보셈~ 칫!! 여긴 눈도 안 오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