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삼씨가 이 책을 쓴 이유는... 고딩들 읽으라고 쓴 거다. 주니어 클래식이니 말이다.
그런데... 과연 이 책을 읽을 여유, 또는 머리가 있는 고딩이 얼마나 될는지...
나는 아직 논어를 한 번도 읽지 않았다.
맹자, 대학, 중용, 노자 등은 원문으로도 공부했고, 장자 같은 책도 여러 차례 읽었지만, 논어를 읽지 않은 것은... 대학 시절 원문 공부를 하다가 집어던진 여파도 큰 것 같다.
그리고, 노자나 장자가 세상 편하게 사는 법을 쉽게 가르쳐 주는 반면, 공자님 말씀은 갑갑하고 답답한 것이란 선입견 때문에 그의 이야기를 들을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단 생각을 한다.
이제, 나도 나이가 먹었나 보다.
공자님 말씀에 눈길을 돌리려 하는 걸 보면... ㅎㅎ
是知其不可而爲之者... 이것이 이 책에서 읽은 구절 중, 공자를 가장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안되는 줄 번연히 알면서도, 뚜벅뚜벅 행하는 사람.
인간은 공부하는 존재로 논어는 시작한다.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다... 이게 인간의 천명이다.
그 공부는... 자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극기 克己하고 복례 復禮하여야 제대로 된 공부다.
극기는 자기만을 위하지 말란 얘기고, 복례란 예로 돌아가란 거다.
복례란 자연의 본바탕인 다양성과 관계성 속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내가 실체라는 생각을 넘어 '관계'라는 각성에 이르면 <인 仁>이 된다.
이것이 '논어'의 핵심이란다.
논어, 라는 말 자체가, 공자님 말씀만이 아닌, 공자님과 제자들을 통하여 본 진리의 말씀이란 뜻이다. 논하고 말한다. 무엇에 대하여? 바로 진리에 대하여, 그리고 사람에 대하여, 어떻게 살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하여...
제 자신을 알라는 말씀이 바로 제가 하기 싫어하는 것은 남도 하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은... 바로 자기만을 위한 공부는 공부가 아니란 말이다.
그러나,
공자는 정자정야라... 정치는 바른 것이다. 이렇게 칼부림을 부정하고 말부림의 정치를 이야기하거늘, 오늘도 차가운 가자 지구에선 이스라엘의 선거판을 위한 폭격이 쉼없이 쏟아지고 있다.
아, 멀리 이스라엘까지 갈 것도 없이, 자기 가진 것 더 늘리겠다는 벌레같은 것들이 이 땅에서도 존만한 정권잡았다고 굼지럭거리고 있으니...
자공이 물었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공자 왈, 경제를 풍족히 하고, 안보를 튼튼히 하며, 백성들이 믿도록 하는 것이다.
자공 문왈, 부득이 버려야 한다면 셋 가운데 무엇을 버릴까요?
공자 왈, 안보를 버려야지.
자공 문왈, 부득이 또 버리면요?
공자 왈, 경제를 버려야지. 예로부터 죽음은 다 있지만, 백성들이 믿어주지 않는다면 공동체는 성립되지 않거든.
아, 국익을 위한다면서 백성을 버리고,
경제를 버리고는 있는데, 자기들 가진 것 챙기려는 데는 혈안이 되어있다면...
공동체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공자님 말씀에 미네르바도 끄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