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한겨레> 입사 평가위원의 “악역을 마치며”
[편지] 한겨레의 수습사원 선발 절차는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권태호 기자
지난 10월26일치 <한겨레>에 16기 신입사원 합격자 발표가 실렸습니다. 취재·편집 6명, 한겨레21 1명, 사진 1명, 경영관리직 7명 등입니다.

<한겨레> 경제부 기자인 저는 지난 10월16~17일 이틀동안 16기 신입사원 선발 합숙평가 평가위원으로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2003년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2년 전에 그러했던 것처럼, 선배들을 대신해 또한번 ‘합숙평가 후기’를 띄웁니다. 개인 프라이버시와 회사 보안과 관련된 사항은 밝히지 못함을 미리 양해바랍니다. 또 <한겨레> 합숙평가 포맷은 매년 조금씩 바뀝니다. 내년 합숙평가가 이와 똑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겨레>, 언론사 입사 희망자들 뿐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0. 1~2차 시험

<한겨레> 입사시험은 1차 필기(국어, 상식, 영어는 토익으로 대체), 2차 논문·작문, 3차 합숙평가와 임원 면접 등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시험에는 기자직에만 1200여명이 지원했습니다. <한겨레>는 올해부터 지원서를 받을 때, 기획안을 제출하라고 했는데 이는 허수방지 목적이 컸습니다.

1차에선 합격자의 10배수를 뽑습니다. 모두 150명 정도 됩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2차 논문과 작문 시험을 치릅니다. 올해 논문 주제는 ‘헨리 조지의 토지공개념 사상을 중심으로 최근 부동산 정책에 대해 논하시오’, 작문 주제는 ‘침묵’이었습니다. 2차 시험에선 3배수를 뽑습니다. 그리고 3차는 1박2일 합숙면접입니다.

1차 합격자는 제로 베이스에서 2차 시험을, 2차 합격자 역시 제로 베이스에서 3차에 임하게 됩니다. 3차에 오른 수험생들은 모두 똑같은 출발선에 서 있었습니다.

합숙면접은 기자직과 경영관리직을 나눠 다른 프로그램으로 별도 진행됩니다. 저는 기자직 면접위원이었습니다. 저 말고도 다양한 직급의 면접위원들이 여러분입니다.

1. 자기소개(오전 9:30~11:00)

<한겨레> 합숙평가는 블라인드 테스트입니다. 출신지역·학교는 물론 본인 이름도 모른 채 진행됩니다. 수험생끼리도 ‘별명’으로 불립니다.

자기소개는 스스로 붙인 별명과 함께 자기를 PR하는 시간입니다. 이미 ‘한겨레 면접장에선 별명을 쓴다’는 게 많이 알려져 미리 준비해온 이들이 많더군요. 자기소개가 합격에 별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첫 출발을 순조롭게 하면, 자신감이 붙을 것 같습니다.

2. 피처 기사 취재 및 작성(11:30~오후 7:00)

우선 평가위원 중 한 명이 수험생들에게 ‘피처 기사’가 뭔지, 그리고 어떻게 써야 좋은 점수를 받는지 설명했습니다. 2년 전에 비춰볼 때, 훨씬 친절해졌습니다.

주제는 ‘청계천’이었습니다. 수험생들은 청계천에 나가 취재한 뒤, 수유리 아카데미로 돌아와 교실에 비치된 노트북에 기사를 쓰고, 이를 프린트해 제출했습니다. 취재일지와 나눠준 취재수첩도 함께 제출합니다. 오후 7시까지 제출하면 됩니다. 대부분 5시~5시30분께 복귀하더군요.

면접위원들은 수험생들을 내보낸 뒤, 직접 청계천으로 나가봤습니다. 수험생들이 겪을 현장감을 함께 느끼는 게 평가에 도움이 될 듯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첫번째 청계천 나들이였습니다. 면접위원들이 피처 기사에서 보려는 건 ‘매끄러운 글솜씨’가 아닙니다. 무엇을, 어떻게 보는가를 통해 그 사람의 시각, 기자로의 장래성 등을 알고자 하는 겁니다.

1)‘무엇을’ 쓸 것인가?

처음 청계천을 나간 저에게 다가온 청계천은 우선 마치 미로 또는 감옥처럼 느껴졌습니다. 좋기는 한데, 일단 들어서고 나니 도대체 출구가 어딘지 알 길이 없고, 한 번 바깥으로 나가려면 징검다리 개울을 건너야 하고, 게다가 계단은 왜 그리 좁게 만들어 놓았는지, 아이를 데리고 나오면 매우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징검다리 개울은 보기엔 좋은데 유모차를 옮기려면 땀을 삐질삐질 흘려야 하고. 화장실도, 식당도 없고.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습니다. 의문이 일었습니다.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하고 말입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할 수 있겠죠?

처음 눈에 보인 것이 실제적 문제였다면, 두번째로 다가온 것은 다분히 정서적이고 한편으론 감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이미 여러차례 지적됐지만, 지금 만들어진 청계천은 사실상 거대한 인공수로입니다. 진짜 청계천은 우리 눈에 보이는 청계천 저 아래 어두컴컴한 곳에서 구정물을 머금은 채 끊어질듯 졸졸 흐르고 있겠죠. 문득 중학교 1학년 국어 시간에 배운 이은상씨의 편지글 ‘한눈없는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징검다리에 박아놓은 조명등도 왠지 인조인간처럼 섬뜩해 보였습니다. 자연미를 잃은 청계천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도 있겠죠?

세번째로 눈에 들어온 건 둘째번 이야기와 정반대로 ‘자연이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비록 청계천이 인공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하나, 오리떼들이 날아들고 드문드문 물고기들이 보이고, 물가로는 물풀들이 삐죽삐죽 고개를 내밀고, 무엇보다 청계천을 찾아간 그날, 중학교 1학년쯤 돼보이는 계집아이들이 종아리를 둥둥 걷고 흐르는 물 속에 들어가 장난치며 노는 모습 등을 보며, ‘이렇게들 좋아하는데, 그것이 굳이 자연천이 아니면 좀 어떤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태초의 자연 뿐 아니라, 사람이 일단 만들어 놓은 이 자연(청계천)이 앞으로 1년 뒤, 2년 뒤에는 또 어떻게 바뀔 것인지, 그속에서 사람들은 또 어떻게 이 자연을 누릴 것인가 하는 점이 궁금했습니다.

그 다음 네번째에야 청계천 바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과거 새까많게 찌든 매연 때와 베란다 바깥으로 속옷들이 나부꼈던 삼일 아파트 자리에 롯데캐슬이 올라서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종로5가 아래쪽으로는 온통 공구상들인데다 낮은 빌딩들 뿐인데, ‘사회적 다이니즘’이 작용하듯, 이곳도 새롭게 재편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었습니다. 청계천 주변 땅값이 올라가면, 임대료가 올라갈 것이고, 그만한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영세 상인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또 그 자리에는 그만한 임대료를 물고서도 수익모델을 찾는 업종들이 들어서겠죠. 1차로는 외식·오락업체들이 줄을 이을 것이고, 2차로는 주상복합 건물들이겠죠?

그 다음 문제는 고층화입니다. 땅값이 오르면, 세입자 뿐 아니라 4~5층짜리 빌딩 주인들도 바뀔 것입니다. 자본력을 지닌 새 주인들은 토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고층빌딩을 지을 것이고, 이때 고려대상이 되는 것은 정부 또는 지자체의 규제(고도제한 등)와 수익성이겠죠? 어쨌든 청계천 주변이 고층화가 되면, 훤히 뚫려 시원한 청계천 하늘이 조각조각 나는 건 아닌가하는 엉뚱한 우려도 같이 들었습니다.

자, 그럼 수험생 입장으로 돌아갑시다. 수험생들에게도 저와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상념들이 한꺼번에 밀어닥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걸 다 조금조금씩 쓸 순 없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자기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주제 △남들이 덜 쓸 것 같은 주제를 잡으십시오. 조심해야 할 건 ‘다르게 쓰겠다’는 것에만 급급할 경우, 논리박약으로 글이 꼬일 수 있음을 염두에 두십시오.

첫번째 사안인 실제적 ‘불편’을 이야기해 봅시다. 이것은 현상이 널려 있습니다. 주변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됩니다. 상황을 세분화하면, 장애인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것의 문제점은 너무 흔해 식상하다는 겁니다. 그러니, 첫번째 사안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면 시민들의 이야기보다 정책당국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왜 이렇게 만들었느냐”를 꼬치꼬치 캐묻고, 관련 전문가 이야기도 함께 담아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수험생들이 어차피 똑같은 이야기하기 마련인 시민 A, B, C의 이야기만 줄줄이 늘어놓고 “시민들이 이렇게 불편해 한다, 당국은 각성하라” 정도에서 그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정책당국자와 연결이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을 통해 최소한의 성과라도 끌어낸다면, 그 수험생은 높은 점수를 받을 것입니다. 이런 글을 쓸 때는 ‘내 글을 읽을 면접위원들’에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내일 신문에 이 기사가 실렸을 때의 독자 반응’을 염두에 두십시오. 장애인 이야기를 취재하면서 이런 생각을 할 지도 모릅니다. ‘약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평가받지 않을까?’하고. 그러나 ‘장애인 불편하잖아’하고 일방적으로 윽박지르기보다 ‘계단을 좁게 만든 이유가 뭔가’라는 궁금증(호기심)을 스스로 가져야 합니다. 기자란 높은 곳에 앉은 판관이 아니라, 전달자로서의 역할이 더 큽니다. 그 궁금증을 풀어주면,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비판은 절로 됩니다. 예를 들어, 정책당국자와 관계자들을 취재해 ‘계단을 좁게 만든 이유는 청계천 경관을 더 장엄하고 수려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이야기를 끌어내면, 비판은 독자들이 하게 됩니다.

둘째 사안, ‘진짜 청계천’을 택했을 때를 한 번 봅시다. 첫번째 사안에 비해 조금 다른 시각이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사물의 현상이 아닌 이면을 본 것이니까요. 또 글쓰기 솜씨를 뽐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접근은 기사가 아닌 수필에 그칠 우려가 매우 큽니다. 수필은 자신의 감상만을 끄적일 뿐, 건설적 대안을 마련하기 힘듭니다. 그렇다고 현상황에서 ‘청계천을 걷어내고 자연하천을 제대로 복원하자’, 이런 주장을 할 순 없는 것 아닙니까? 결국 도입부에는 뭔가 있어 보이다, 결말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감상적 접근을 하더라도 건설적 메시지가 담겨야 합니다.

셋째 사안, ‘자연이란’을 택할 경우를 봅시다. 개인적으론 둘째 사안보단 셋째 사안을 택하는 게 차라리 더 나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면에 접근하는 또다른 시각과 그를 뒷받침하는 현상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시민들 반응, 당국 계획·입장, 그리고 향후 전망 등. 비판의 칼날은 첫번째 ‘불편’ 사안에 비해 조금 무뎌보일 진 모르나, 긍정적 글쓰기와 현장감을 두루 접목시킬 수 있습니다. <한겨레>는 ‘비판을 좋아하는 신문’이란 선입관에 빠져, 부족한 점·모자란 점·실수한 점만 보려고 눈을 부릅뜨면 종종 이런 부분을 빠뜨리게 됩니다.

넷째 ‘경제 또는 계급’ 사안을 택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이는 공간에 대한 접근을 청계천이 아닌, 주변으로 확대하고, 청계천이 생태환경 뿐 아니라 경제환경 나아가 계급의 공간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사회과학적으로도 재미있는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회’ 이야기가 아닌 ‘경제’ 이야기로 나아가려면 좀더 정교하고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단순히 공구상 몇 명 취재하고, “청계천 복원돼 좋다고 하는데, 나는 여전히 살기 힘들고, 집세 올려달라고 해 걱정이다. 여기서 가면 어디로 가야하나”(한숨) 이런 식으로 쓰면, 최악입니다. 경제적으로 접근하려면 먼저 냉정해야 합니다. 그 다음, 구체적인 팩트, 수치 등을 챙겨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종로6가 공구상 임대료는 평당 얼마이고, 길가 쪽은 얼마, 길 안쪽은 얼마다. 그런데 청계천 복원으로 앞으로 종로 5~6가 임대료가 물길 주변 쪽은 종각~종로3가 수준으로 오른다는 것이 부동산업계 전망(업계 이야기를 뒷받침해)이다. 이 정도 임대료를 내고도 버틸려면 월수입이 얼마가 되어야 한다. 이런 월수입을 거둘 수 있는 곳은 이러이러한 업종 밖에 없다’ 이런 구체적인 수치들을 근거로 자신의 논거를 읽는 이에게 차분하게 하나씩하나씩 설득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메시지가 담겨야 합니다. ‘이 사람들 어려우니까 도와주자’는 식의 이야기는 정말 곤란합니다. 공구상이나 만물시장 등이 이곳을 떠나지 않아야 한다면, 왜 그러해야 하는 지 설명해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대로 그냥 놔두면 청계천은 도심의 미사리가 되고 만다. 청계천 주변 문화를 다양화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서울시가 청계천의 문화·경제 지도라는 밑그림을 갖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얼마간의 예산이 들더라도 그로 인해 시민들이 얻는 이점을 생각하면 이는 결코 낭비가 아닌, 투자 요소다’ 이렇게 논지를 풀어나가면 글을 전개하기가 훨씬 쉽겠죠? 그러나 어쨌든 ‘사회’ 문제가 아닌 ‘경제’ 문제를 짧은 시간에 다루는 것은 상당한 리스크를 안아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셋째나 넷째 식의 이야기를 쓴다면 더 높은 점수를 주었을 겁니다.

2) 어떻게 쓰나?

무엇을 쓰는가보다, 더 중요한 부분입니다.

- 저는 채점을 할 때, 먼저 ‘이 친구가 몇 명을 인터뷰했나, 그리고 인터뷰한 사람 중 몇 명의 이야기를 기사에 인용했나’를 가장 먼저 눈여겨 봤습니다. 기사를 잘 쓰고 안 쓰고는 그 다음입니다. 어차피 그 자리는 ‘기사를 잘 쓴 기자’를 뽑는 곳이 아니라, ‘좋은 기자가 될 자질을 지닌 사람’을 뽑는 곳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사가 소설과 다른 점은 픽션이냐, 논픽션이냐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수필과 다른 점은 객관과 주관의 차이입니다. 객관을 밑바탕에 깔기 위해선 사실(fact)에 대한 접근이 필수입니다. 그런데 사람과의 접촉은 없이, 그저 맨눈으로 휘휘 둘러보면서 자신이 느낀 감상이나 떠오른 생각들만으로 기사를 채우면 그 글이 아무리 유려하더라도 기사로서의 가치는 없습니다.

- 그 다음, 취재한 걸 다 쓰면 안 됩니다. 10을 취재하고 4~5를 쓰면 훌륭한 기사가 되지만, 10을 취재해서 10을 다 쓰면 중구난방, 중언부언이 되고, 5를 취재해서 5를 쓰면 헐거운 기사가 됩니다. 인터뷰한 사람을 다 적어넣으면 곤란하고, 멘트는 각각이 나름의 개별적 의미를 지닌 경우에 한해서만 기사에 실어야 합니다. 따라서 똑같은 인터뷰를 여기저기 계속 따는 것은 시간낭비입니다. 그래도 ‘내가 고생한 걸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면, 인터뷰 내역은 기사가 아닌, 함께 제출하는 취재일지에 적어넣으면 됩니다.

-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마감시간입니다. 첫날 피처 기사에서 마감시간을 넘긴 수험생이 5명 정도 됐습니다. 아마도 ‘마감시간’을 두고 글쓰기를 해본 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약간의 감점을 하긴 했지만, 사실 합격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까진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이들은 모두 탈락했습니다. 이유는 마감을 넘길 정도로 쫓기면서 허겁지겁 쓴 기사였으니, 당연히 완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첫날 마감시간을 넘겼다는 것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해 나머지 분야에서 ‘더 잘해야 한다’, ‘모험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도 모르게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상황이 더 꼬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날 마감시간을 넘긴 수험생 5명 중 3명이 다음날 인터뷰 기사에서 또 마감시간을 넘겼습니다. 아마도 그런 연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3) 수험생들의 피처기사

- 모두 23명이었습니다. 이중 7명이 ‘청계천의 불편’을 이야기했습니다. 장애인 이야기를 든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5명이 ‘청계천의 경제’를 이야기했습니다. 청계천의 양극화를 이야기하기도 했고, 어떤 이는 불쌍한(?) 공구상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명이 ‘청계천 복원하니, 시민들이 좋아한다’고 썼습니다. 이들 14명 중 2명 외에 다 탈락했습니다. 합격한 2명도 피처 기사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합격한 겁니다. 뻔한 이야기에 워낙 많이 나온 이야기였기에 임팩트가 약했습니다. 또 ‘경제’ 이야기는 촘촘하게 글을 엮지 못해 내용이 헐겁거나 논리적 허점이 단박에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경제’ 이야기를 당사자 말만 듣고, 수치적 논거없이 막연하게 “예전보다 못하다”, “무지하게 잘된다”는 식의 이야기만 나열하면 곤란합니다. 이들의 탈락 요인이 ‘주제 선정’ 때문은 아닙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불편’을 이야기하려면,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었을까’하는 점에 주안점을 둬 그를 쫓아야 했고, ‘양극화’를 이야기하려면 더 촘촘하고 꼼꼼하게, 마치 핀셋으로 개구리를 해부하듯 접근해야 했습니다. ‘청계천 복원하니, 시민들이 좋아한다’고 쓰려면, ‘사람들이 좋아하더라’는 표피적 현상만 쓰면 곤란합니다. ‘왜 좋아하나, 앞으로도 좋아할 건가’ 등 늘 궁금증과 호기심을 갖고 접근해야 합니다.

- 심사위원들이 가장 주목했던 기사는 ‘삼일 고가도로와 교각 콘크리트 덩어리는 다 어디로 갔나’는 궁금증(호기심)에서 출발한 기사였습니다. 접근이 신선했습니다. 그러나 아쉬웠던 것은 이 기사는 마치 기사를 쓰다만 것 같았습니다. 이 수험생은 기본적으로 ‘그 폐기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비판적 예단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하다보니, 92%가 재활용되고, 8%는 수도권 매립지로 보내져 제대로 잘 활용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자 이 수험생은 그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러다보니, 글은 ‘교각 어디로’에서 출발했다가 시 관계자 설명듣고 고개 끄덕인 뒤, 엉뚱하게 ‘청계천에 남겨진 교각같은 동대문운동장 노점상들’ 이야기처럼 샛길로 마구 빠집니다. 그래서 이 수험생은 결과적으론 피처 기사에서 그리 높은 점수를 받진 못했습니다. 꼭 잘못된 것만을 꼬집고 지적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데 말입니다. 92%가 재활용됐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어디에 쓰여졌는 지 좀더 뒤쫓아가 독자들 궁금증을 풀어주고, 개발시대의 삼일고가도로가 재활용되는 데 의미부여를 하고, 다른 거대 교각이나 폐기물 등은 또 어떻게 재활용되고 있는지 등을 덧붙인다면 훌륭한 기사가 됐을텐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 주목을 끌었던 또다른 기사는 청계천에 온 도림천 주민들을 통해 ‘청계천 복원이 작은 동네 하천의 복원 등 지역하천 복원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는 사회변화를 포착한 기사였습니다. 이는 사례 1~2개만 더 찾아 잘만 포장하면 그대로 신문기사로 만들어도 훌륭한 기획기사가 될 것 같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그렇게까지 하긴 힘들었을테고. 사회적 메시지가 도드라져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 ‘노점상 불쌍하니, 서울시 대책 세워라’는 투의 기사는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노점상 문제를 다루더라도 문화적 접근, 또는 노점상이 아닌 노점상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다룬 것들은 오히려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즉 ‘노점상이 있으면 청계천 주변 문화가 더 풍부해질 수 있는 것 아닌가, 노점상이 있어야 청계천 데이트가 더 즐거울 수 있지 않은가’ 등입니다. 문제의식이 약하고, 주제가 가벼운 감은 있지만, 사물을 보는 다양성의 한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늘 눈에 핏발만 부릅뜨면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이밖에 내용적으로는 개성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광고카피처럼 ‘청계천에는 3색3무1티가 있다’거나, ‘청계천의 사계’ 등 단어 하나에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담은, 일종의 형식미를 갖춘 기사들도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젊은 부부, 어린이, 외국인노동자, 장애인 등을 각각 청계천의 봄·여름·가을·겨울에 비유해 하나의 이야기를 한 꼭지마다 담은 기사는 형식미가 지나쳐 좀 작의적인 냄새가 나기도 하고, 대학입시 논술 답안지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글에서 느껴지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각과 진정성이 좋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3. 집단토론(오후 8:00~9:30)

- 이전에는 조별로 나눠 하나의 주제를 놓고 토론을 진행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겨레> 지원자들의 논점이 그리 극명하게 차이가 나지 않아 토론이 겉돌거나, 변별력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 그래서 이번에는 주제별 토론이 아닌, 모의 편집회의를 벌였습니다. 조도 3개조로 나눠 참여인원을 7~8명으로 줄여 좀더 심도있는 토론이 되도록 했습니다. 당일날 아침 <한겨레신문> 편집국 회의자료를 주고, ‘1면 머리기사’, ‘정치·경제·사회면 머리기사’ 등에 대해 토론하도록 했습니다. 예상대로 각자의 생각을 이전의 주제별 토론에 비해 훨씬 다양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 이런 식의 토론에서 중요한 건 ‘내일 신문’이 모범답안이 아니라는 겁니다. 자신이 무엇을 주장하든(이것이 1면 머리가 되어야한다) 거기에 대한 뚜렷한 이유만 제대로 제시하고, 나아가 주변의 동료 수험생들을 설득시킬 수 있으면 됩니다.

- 힌트 하나만 드리자면, 연결·종합,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신경쓰라는 겁니다. 즉 단순히 나열된 항목 중 하나만 골라, ‘이걸 1면 머리로 올리자’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이것과 이것을 연결하고, 이렇게 꾸미면 어떨까’ 또는 ‘이것이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이런 건 왜 빠졌느냐’ 등을 지적할 줄 안다면 좋을 것입니다.

- 예를 들어, 이날 정치면에 단신처럼 ‘중부권 신당 창당’이 짤막하게 제목만 언급돼 있었는데, 한 수험생이 ‘이를 주요 기사로 올라있던 ‘10.26 재선거 점검’과 연결시켜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지역주의’라는 식으로 기사를 키우자고 제안했습니다.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또다른 수험생이 ‘그런 식의 신문만들기가 오히려 지역주의를 더 자극한다’며 반대했습니다. ‘더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 또 ‘천정배 법무장관 단독인터뷰’라는 부분에 대해 한 수험생은 “사표를 낸 김종빈 검찰총장 인터뷰는 왜 없느냐”고 지적했습니다. 면접위원이 일부러 제외시킨 부분인데, 잘 포착했습니다. 신문이란 늘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듣고,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기본적인 균형감각을 갖췄다고 판단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4. 친교의 시간(오후 9:30~새벽 1:00)

- 이미 널리 알려진 터인지, 예전보다 편하게 맞는 듯했습니다. 그저 선배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경쟁자로 만난 낯선 동료들과 우의도 다지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듯합니다. 그 사이 친해진 건지, 3명의 수험생이 농담처럼 “우리 다 뽑아주시고, 우린 월급 3분의 1만 받으면 안되나요?”라고 물어볼 때는 ‘쿡’하고 가슴이 메어왔습니다.

- 2차로 노래방에도 갔습니다. 면접위원들끼리 미리 약속을 했습니다. 일부 수험생들이 분위기에 젖어 ‘3차’를 가자고 하더라도, 응하지 말기로. 다음날에도 집중력이 요구되는 평가가 계속 되는데, 컨디션이 엉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튿날>

5. 인터뷰와 사진 취재(오전 10시~낮 12:30)

- 이전에는 현장으로 내보내 스트레이트 기사를 써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역시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돼, 이번에는 홍세화 선배를 내세워 모의 인터뷰를 했습니다. 수험생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기에 교실에 홍 선배가 들어서자 수험생들이 약간 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홍 선배가 새책 출간기념 형태로 간단한 내용을 설명하고, 수험생들이 기자가 돼 질문을 하고, 홍 선배가 대답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사진기자 수험생들은 기사 대신,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실제 기자회견과 거의 흡사하게 진행됐습니다.

- 평가를 제대로 하자면, 누가 어떤 질문을 하는가도 봐야겠지만, 이번 평가에선 질문내역보단 제출한 인터뷰 기사에만 초점을 맞췄습니다.

- 인터뷰 기사를 쓸 때, 가장 점수가 낮은 건 ‘진행순서대로 그대로 일문일답으로 쓰기’입니다. 일문일답으로 써도 괜찮으나, 그때도 흐름을 따라 써야 합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먼저 쓰고, 조금씩 연관되는 것을 물 흐르듯 이어쓰면서(마치 둘만 앉아서 마주보고 이야기한 것처럼), 마지막에는 소감이나 전망 등을 이어쓰면 될 터입니다. 또 일문일답을 할 때는 질문과 답변을 모두 짧게 하는 게 좋습니다. 단순한 일문일답보다는 어차피 이 자리는 평가 자리니까, 인터뷰 내용을 새롭게 재편성해 자신의 글(기사)로 풀어쓰는 것입니다. 이게 일문일답보다 더 어렵기에 당연히 더 좋은 점수를 받는 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인터뷰 내용을 다 쓰려고 하면 안됩니다. 핵심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사진기자직 수험생들에게는 홍세화 선배의 인터뷰가 시작 되기에 앞서 회사에서 미리 준비한 컬러슬라이드필름 2통씩을 나눠 주었습니다. 본인들이 합숙평가에 참가하며 미리 준비해 온 카메라에 필름을 넣고 난 뒤 홍세화선배 인터뷰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이것은 사진기의 여러 메커니즘 중 플래시를 사용해 실내 인물 촬영을 얼마나 잘 하는 지를 보려는 의도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사진기자가 되면 취재하는 사진 중 상당히 많은 부분을 플래시를 사용해 사진을 찍기 때문입니다.

-실내 인터뷰 사진 촬영을 마친 4명의 수험생들에게 다음 과제로 주어진 것은 수유리 4.19국립묘지 종합촬영이었습니다. 신문이 읽는 신문에서 보는 신문으로 전환되었고, 각 언론사마다 기획화보를 중요한 기사로 처리하는 시대적 분위기에 맞춘 것이었지요. "지금 여러분들에게 신문의 1개 면을 드릴 테니 수유리 국립 4.19묘지를 화보로 꾸밀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 보시기 바랍니다." 라고 이야기 한 후 함께 동행한 평가위원이 화보 사진 취재시 유의할 점을 간단히 설명한 후 약 2시간 정도 자유롭게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이렇게 촬영된 필름은 현상 후 사진부장과 사진부의 평가위원이 함께 면밀히 살펴보게 됩니다.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지금 현재 사진을 얼마나 잘 찍는 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지, 사진을 찍기 위해 대상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등이 더 중요한 평가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수험생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은 4.19 묘역을 화보용으로 취재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주제였더라도 모두에게는 공평했다는 것입니다. 시위나 집회 현장에 가서 결정적인 한 장의 사진을 취재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진기라는 네모 창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지 그 생각과 정체성이 보이는 사진을 기다렸던 것입니다.

6. 평가위원 면접(오후 2시~6시)

- 마지막입니다. 면접에 들어가기 전, 면접위원들은 그때까지 수험생들이 쓴 피처·인터뷰 기사를 검토하고, 토론에 대한 점수도 각자 나름대로 매긴 상태입니다.

- 이때까진 면접위원들끼리 서로 의견교환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각자 머리 속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상태입니다. 면접 전, 면접위원들끼리 약속했습니다. 블라인드 면접이긴 하나, 필요할 경우 나이와 전공 정도는 물어보도록 하자, 다만 선입관 배제를 위해 출신대학과 출신지역은 묻지 말자고.

- 2003년 면접에서 수험생의 약점을 쥐고 흔드는 악역을 맡았던 저는 처음 몇 명에 대해선 2003년과 비슷한 형태의 면접태도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무차별적 ‘압박’이 합격예상자나 탈락예상자의 색깔을 더 선명하게 드러냈던 측면은 있었던 데 반해 그 압박면접으로 인해 ‘안전권’ 합격자가 ‘탈락’되거나, ‘탈락 가능성이 높은 수험생’이 기사회생하는 역할은 적었던 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래서 몇 명이 지난 뒤에는, 자연히 ‘탈락 예상자’에게는 질문을 잘 않게 되었습니다. 이는 다른 면접관들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복기를 해본다면, 면접시간이 길면 길수록 합격가능성에 더욱 근접했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됐습니다. 면접위원들은 ‘이 친구가 지금까지는 성적이 좋은데, 내 판단이 제대로 된 것일까’라는 생각에 자꾸 질문을 내뱉고, 약점을 찌르기도 하고 그렇게 되는 겁니다.

제가 참여한 평가와 면접 이후에도 또 다음단계에서의 면접과 평가도 진행되었고, 최종적으로 한겨레 새 식구가 될 후배이자 동료들이 정해졌습니다.

7. 불합격한 수험생들에게

2년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시험이라는 게 누구를 뽑아야 하고, 누구를 떨어뜨려야 하는 가혹한 제도입니다. 3차에까지 올라온 이들이라면, 누구를 뽑아도 무리가 없다는 게 평가위원 대부분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불합격한 몇 명에 대해선 평가위원들이 많이 아쉬워한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너무 상심치 마십시오. 어쩌면, 당신들은 치열했던 1박2일의 ‘한겨레 탈락’을 평생 울궈먹을 쓰린 추억거리로 얻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파야, 아름다운 법이니까요. <한겨레>와의 올해 ‘인연’은 여기까지였나 봅니다.

<한겨레>에도 실렸던 조선시대 화가 윤두서의 시조 한 수를 위로삼아 띄웁니다.

“옥에 흙이 묻어 길가에 바려시니/오는 이 가는 이 흙이라 하는고야/두어라 알 이 있을지니 흙인 듯이 있거라.”

8. 언론사 또는 취업준비생들에게

- 주제넘은 짓인 줄 알면서 감히 한 말씀만 드립니다.

- 취업난이 단군 이래 최악인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떡하겠습니까? 이 상황에서. 그 장벽을 스스로 넘던지, 아니면 아예 ‘블루오션’을 찾아 창업을 하던지. 나이들면 제 밥벌이는 해야하는 것 아닙니까?

- 합숙면접을 마치고, 우연히 언론사 준비생들의 다음카페에 들어가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준비를 할 때는 이런 카페가 없었기에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몇몇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카페지기에겐 미안하지만, ‘처음 준비할 때가 아니라면, (수험생이) 이곳에 들어와선 안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 힘들고 어려워서 그러겠지만, 자기연민 투의 글이 너무 많고, 또 그걸 보며 동병상련을 느끼며 의지하려는 이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연민’이란 구질구질한 감정은 속을 곪게 만듭니다. 기자나 PD직 지망생들은 감수성이 풍부한 이들이 많기에 쉽게 감정에 휘둘릴 수 있습니다. 그러지 마십시오. 우울할 시간에 책 한 자 더 보십시오.

- 언론사 시험과목인 국어, 영어(토익), 상식은 나중에 기자가 되었을 때 아무 도움 안 됩니다. 따라서 언론사 준비기간은 인생에서 그냥 버려지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겨우 10명도 안 뽑는 언론사 입장에서는 수많은 수험생들의 작문·논문을 일일이 체크할 시간도, 여유도 없습니다. 그러니 어떤 언론사는 서류전형을, 그리고 <한겨레>는 객관식 시험을 치르는 겁니다. 그러나 그런 평가가 전혀 무가치하다고는 생각지 않는 것이, 최소한 ‘성실성’에 대한 잣대는 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언론사 시험을 국어·영어·상식이 아니라 수학·과학으로 대체하더라도 합격자 결과는 비슷하게 나올 겁니다. 카페에서 몇몇 글을 읽어보고선, ‘아, 이 친구는 글도 잘 쓰고, 기자든 PD든 무엇을 하든 참 잘할텐데, 이렇게 하다간 아마 1차 시험 벽을 넘기 힘들 것 같다. 차라리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게 나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1차 시험’은 순전히 성실성으로 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실성’은 기자 또는 PD, 사회인의 기본조건입니다. ‘성실성’은 때론 ‘체제순응’과 혼동되긴 하나, 창의력, 비판의식 등도 성실성이 밑바탕되지 않는다면, 바람불면 날아갈 잘난척이나 하는 쭉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대학입시나 국가고시도 마찬가지이지만, 장기간에 걸친 공부는 흔들리지 않는 ‘지속성’이 생명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주변환경(집안·연애·친구 등)이 깨끗해야 하고, 그 다음 생활이 단순해야 하고, 그리고 머릿속이 늘 맑아야 합니다. 최소한 수험기간 동안은 단순한 인간이 되십시오. 생활도, 생각도. 기계처럼 사십시오. 심지어 이성친구도 시간을 정해놓고 만나십시오. 1주일에 하루를 만나든, 매일 만나든. 그래야 수험기간을 단축시킵니다.

- 구체적으로 들어갑시다.

- 첫째, 일어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 나아가 밥먹는 시간까지 일정하게 유지하십시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좋습니다.

- 둘째, 공부시간은 하루 10시간으로 일정하게 유지하십시오.(아침 9시부터 점심·저녁시간을 빼고 밤 9시 또는 10시까지 하면 됩니다)

- 셋째, 흐트러지면 안됩니다. 하루 10시간 공부를 한다고 할 때, 1주일을 그냥 놀면, 일요일을 빼고도 60시간의 공백이 생깁니다. 60시간의 공백을 메우려면 2달 이상을 하루에 1시간씩 더 공부해야 합니다. 한 달을 그냥 놀았다면, 그 해 시험은 포기하십시오.

- 넷째, 수험기간을 정하십시오. 가장 위험한 게 ‘될때까지 한다’는 겁니다. 무슨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것 같지만, 이는 반대로 긴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한겨레>를 포함해 일부 언론사들이 잇따라 ‘나이 철폐’를 표명했고, 그런 추세가 일반화될텐데, 명심할 것은 그런 구색 맞추기에 들러리가 되지 마십시오. 각 언론사들이 ‘나이 철폐’를 외치는 건 사회적 요구와 명분을 따른 것이긴 하나, 어차피 ‘나이 상한선’ 두지 않아도 나이 많은 사람이 들어오기 힘들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물론 1~2살 가량 더 많은 사람들을 구제하는 역할은 하겠지요. 너무 나이 들어 입사하면, 아직도 ‘나이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신입사원으로 지내기도 그리 쉽진 않습니다. 그러니 ‘1년’ 또는 ‘2년’ 정도로 못박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언론사가 자신을 몰라주면 미련없이 떠난다’는 결의를 갖고 덤벼드십시오. 개인적으로 언론사 준비에 ‘2년’을 넘기는 건 인생낭비라 생각합니다.

- 다섯째, 신문은 종이신문으로 보십시오. PD 지망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제가 종이신문에 몸담고 있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종이신문을 통해 그날의 여러 사건들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지를 익혀나가십시오. 사회를 보는 눈을 키우는 겁니다. 물론 고리타분한 기성 신문을 보면서 비판하십시오. ‘이렇게 중요한 뉴스를 구석에 처박다니, 늙은이들 같으니라구’ 하고 마음껏 조롱해도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종이신문을 봐야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면, 연예뉴스 등 선정적인 부문으로 빠져 1~2시간 ‘시간 도둑질’ 당하기 일쑤입니다. 말씀드렸죠? 하루 1시간 손해보면, 그를 벌충하기 위해 얼마를 애써야 하는지.

- 마지막으로, 반복되는 말입니다만, ‘자기연민’에 빠지지 마십시오. 기자든, PD든 ‘남을 사랑하는 연습’을 해야지, ‘자기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는 건 꼴불견입니다. 주제넘습니다만, 여러분들보다 몇 년 더 산 형으로서 감히 이야기하자면, ‘삶은 모 아니면 도’도 아니고, ‘아, 이젠 모든 게 끝났구나’ 하는 순간, 또다른 길이 한쪽 구석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억지로라도 조금만 ‘쿨’하십시오. 홍세화 선배가 경구로 삼는다는, 그람시의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는 말을 한 번 되뇌여 보십시오. 강하고 담대하십시오.

- 늘 건강하십시오. 꿈이 있을 때, 사람은 늙지 않는 것 같습니다.

2005. 11. 2(수) <한겨레> 권태호 올림 ho@hani.co.kr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RINY 2005-11-03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 긋기]
우울할 시간에 책 한 자 더 보십시오.
‘1차 시험’은 순전히 성실성으로 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실성’은 기자 또는 PD, 사회인의 기본조건입니다. ‘성실성’은 때론 ‘체제순응’과 혼동되긴 하나, 창의력, 비판의식 등도 성실성이 밑바탕되지 않는다면, 바람불면 날아갈 잘난척이나 하는 쭉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최소한 수험기간 동안은 단순한 인간이 되십시오. 생활도, 생각도. 기계처럼 사십시오.
신문은 종이신문으로 보십시오.
 

마종기 시인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서 퍼왔어요. 저도 포함.
특히 마태우스님 참고하세요....
교수신문에서 퍼왔어요.. 교수신문 의외로 볼 것이 많아요.. 물론 중요한 데이터 담긴 기사는 정기구독회원만 볼 수 있게 한 점이 아쉽긴 합니다만..
 
---------------------
 
의대생에게 시를 가르치는 마종기 연세대 교수
“환자와 대화할 줄 아는 의사가 나와야 한다”

2005년 10월 28일   이민선 기자 이메일 보내기


▲ © 이민선 기자

한국 사회에서 의사는 여전히 말 걸기 어려운 존재다. 날이 선 메스가 연상시키는 차가운 이미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떠한 질문도 허락하지 않는 의사 자신의 태도 때문이다. 실력 있다고 소문난 의사일수록, 거대 병원 소속 의사일수록 더욱 그렇다.
2003년 연세대 의과대학은 본과 2학년 교과과정에 ‘문학과 의학’이라는 강좌를 개설했다. 의대생들에게 인문학적 감수성을 자극해 환자와 대화할 수 있는 의사를 길러내겠다는 의도에서였다. 당시 언론은 이러한 새로운 접근에 대해 호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의학지식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벅찬 의대생들에게 한가한(?) 문학을 이야기가 과연 통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던 게 사실. 게다가 단 한 번의 강좌, 그것도 선택과목인 이 수업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로 초빙돼, ‘문학과 의학’ 강좌를 담당하고 있는 마종기 교수를 만나 이러한 의문을 풀어봤다.

일시: 2005년 10월 26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담자: 이영수 교수신문 발행인

△2003년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문학과 의학’이란 수업이 개설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3년째 진행된 강좌를 평가해 주십시오.
"‘문학과 의학’ 수업은 2003년 2학기에 개설돼 햇수로는 3년째 접어들었지만, 학기 수로는 3학기 째입니다. 매년 2학기에만 개설돼 14주 동안 1주일에 3시간씩 수업을 진행해왔죠. 올해부터는 학기제가 바뀌어서 10주 동안 1주일에 3시간 씩 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는 벌써 종강돼서 지금은 시험 기간입니다. 8월부터 학기가 시작됐거든요.
‘문학과 의학’은 팀 티칭으로 진행됩니다. 저와 이병훈 박사, 정과리 교수 등 많은 교수들이 참여하고, 학생들의 흥미를 돋울 수 있도록 소설가 김훈 씨도 초빙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호응도 굉장히 좋습니다. 병리학이나 생리학 공부를 해야 하는 와중에 시와 소설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시를 썼다면서 저에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강의평가에서도 선택과목 중 2년 연속 1등을 차지했습니다."

△‘문학과 의학’ 수업이 의대생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지금 이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본과 2학년으로서 보통 대학이라면 4학년 졸업반 학생들입니다. 이 때에는 의대생들이 병리와 약리 공부로 밤을 지새우기 마련입니다.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이 학생들은 평생 숫자를 통해 사람을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를 분석해 나온 수치를 갖고 병을 진단하고, 사람을 판단해야 합니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의학이 완전히 과학화되면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모든 것을 단순하게 과학적으로만 보게 되는 폐해가 생깁니다. 그런 점에서 ‘문학과 의학’이란 인문학 수업은 ‘과학적인 단어와 답안’에서 자유로워지는 기회일 뿐만 아니라, 사람을 보는 관점을 달리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또, 의대생들에게는 ‘인생의 배기가스’가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문학과 예술이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의대생들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코피를 쏟으며 공부하면, 다시 4~8년의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이게 끝나면 매일 얼굴을 찡그리는 사람, 죽어가는 사람을 봐야 합니다. 사람이다 보니 신경질이 날 수밖에 없죠. 이러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 마약, 여자에 탐닉하는 경우가 생기고, 어떤 경우에는 헤어나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런 학생들이 약 30% 정도는 됩니다."

△개인적인 체험을 미루어봤을 때, 시는 선생님에게 어떤 의미였습니까.
"의과대학에 입학해서 인생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시체를 해부하면서 삶과 죽음, 인생의 목표 등을 고민하게 됐죠. 1966년 미국에 갔을 때는 외롭고 힘들어 모든 것을 집어 치우려고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시가 인생에 위로가 됐고, 시 없이는 살 수가 없는 것처럼 됐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매년 여덟 편 정도의 시를 썼습니다."

△의대생들이 ‘과학’으로서의 의학 교육만을 받을 경우 어떤 폐해가 생겨납니까.
"1966년 미국에 갔을 때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의학이 발달했다는 미국에서 의사와 환자 간에 전혀 대화가 없었습니다. 종이 쪼가리를 들고 피검사 결과를 적고, 분석한 다음 환자에게 병명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환자가 배가 아프다고 해도 “너는 뇌가 잘못됐다”라고 말하고, 그래도 아프다고 하면 정신병자 취급을 하더군요. 그렇다보니 당시 미국 환자의 절반 이상이 정신병자일 정도였습니다.
최근 한국에 돌아와 보니 제가 미국에 갔을 때랑 똑같더군요. 소아과에 가면 환자 5명을 놓고 의사는 바퀴달린 의자에 앉아서 “3번 약, 5번 약”하며 지나가는 거예요. 환자들과 밀도 있는 대화 없이 말이죠. 또 인기 있는 어떤 의사는 하루에 3백 명의 환자를 본다고 목에 힘을 줍니다. 미국의 의사가 하루에 35명~40명 정도의 환자를 진찰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죠.
물론 의료수가 등의 제도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의과대학에서 너무 과학편중적인 의학교육을 함으로써 의대생들이 졸업해서 의학/돈 밖에 모르는 상황이 초래됐다고 봅니다. 또 의사 자신 역시 정신병원에 들어가고 마약에 탐닉하는 현상도 나타나는 것이고요."

▲ © 이민선 기자

△지금도 미국은 ‘과학’으로서의 의학교육 만이 강조되고 있습니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미국 의학계, 특히 존스홉킨스대, 하버드대에서부터 달라졌습니다. 사람을 대해야 하는 의대생들이 인간을 탐구하는 인문학을 배워야 한다는 반성이 일면서 커리큘럼이 바뀌었습니다. 1987년 존스홉킨스대에서 1년에 두 번 'Literature and Medicine'이 발간된 이후로 시카고대, 노스웨스턴대 등 웬만한 의과대학에서 비록 선택과목이지만 정식 문학 강의를 하게 됩니다. 지금은 미국 의과대학의 65~70%가 문학 강좌가 개설돼 있습니다.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인 MCAT(Medical College Admission Test)에서 영어와 작문 등 영문학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리, 화학, 생물, 통계 등의 과목만을 테스트하던 분위기에서 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영문학이 시험과목으로 들어가고 비중 역시 늘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서도 의예과 나온 학생들보다는 영문학과와 미학과 출신을 더 선호합니다. MCAT 점수가 동일하면 이왕이면 문과계통 학생을 합격시킵니다. 4년 동안 강도 높은 의학교육을 받은 이후에는 이런 학생들이 환자와의 관계가 좋은 의사가 된다는 것입니다."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문학과 의학’이 개설된 이후 다른 대학에서도 이와 같은 강좌를 만들겠다는 움직임은 없습니까.
"성균관대 등 각 대학에서 관심을 보입니다. 하지만 정작 특강 형식을 제외하고 정규 과목으로 들어가기가 힘든가 봐요. 예를 들어 서울대 의과대학도 최근 미국의 트렌드를 다 알고 있지만, 인문학 강좌를 정규 과목화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약력: 시인. 연세대 의과대학과 서울대 의과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후, 1966년 미국 오하이오 주 톨레도에서 방사선과 의사로 근무했다. 1959년 ‘현대문학’의 추천으로 등단했고, 시집으로는 ‘조용한 개선(凱旋)’, ‘두번째 겨울’, ‘변경(邊境)의 꽃’,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모여서 사는 것이 어디 갈대들뿐이랴’, ‘그 나라 하늘빛’, ‘이슬의 눈’,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 편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연세대 의과대학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水巖 2005-10-31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종기 시인을 보면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이 생각나죠. 이 글 퍼가도 되죠?

엔리꼬 2005-10-31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수암님이 퍼가시겠다는데 대통령이라고 어찌 안될다 하겠습니까? 게다가 이건 퍼온 글이옵니다. 저야 영광이죠.

미미달 2005-10-31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앗 마종기교수님 ~
저도 퍼가도 될까요? +_+ 가져갈께요 ^^

노부후사 2005-10-31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과 의학" 강의록을 묶은 것이 이 책일 겁니다. 아마.


엔리꼬 2005-10-31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달님.. 당연하죠.. 제가 펀 글이라 허락을 저한테 받을 필요는 없고, 다만 교수신문사에다가.. 전화번호는..
에피님... 아, 그렇군요. 역사 뿐만 아니라 의학과 문학까지 손길을.. ^^

진주 2005-11-01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안 퍼가고 다 읽고 가요~~
 

인권을 생각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윤리강령

 

1. 시민사회는 여행자가 될 수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행의 목적이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지 않고 정신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시민문화교육을 권장할 것.

2. 나의 여행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격적인 행위, 즉 문화를 파괴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일상의 습관을 무시하는 행위가 되지 않는지 자신의 행위에 대해 고찰할 것.

3. 가이드를 통해 쉽게 듣고 보지 말고 관찰하고 깊은 마음으로 생각해 볼 것.

4. 단지 여행이 집을 떠나고 싶은 충동의 연장이라면 그것은 불필요한 낭비라는 것을 인식할 것.

5. 쇼핑을 할 때는 구입하는 상품이 헐값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것.

6. 환상적인 해변을 찾기 전에 다른 눈으로 현지인들이 살아온 삶과 문화를 알아보려는 마음을 가질 것.

7. 여행자들에 의해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원주민·여성·어린이·섬사람의 인권을 상품화하지 말 것.

8. 여행하고 있는 지역의 주민들이 지금도 물, 자연의 보존, 천연자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것.


(2004년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서 초국적 관광산업의 폐해와 문제점을 알리는 회의를 주도적으로 이끈 제3세계 NGO들은 2005년 브라질에서 열릴 세계사회포럼을 준비하는 몇가지 의제를 제안했습니다. 이 제안문을 '인권을 생각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윤리강령'이라 부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손석희 시선집중 녹취록

물론 생방송이라서 정신이 없는 것은 인정하겠으나, 큰 개념을 가지고 헌법소원했다고 보기엔 너무나 부족한듯 보입니다.






다음은 녹취록입니다.

 

손 : 여성도 군입대를 허용해달라 이런 헌법소원을 낸 여고생이 있네요. 군대에 가고싶은데 남자들만 현역에 입영할 수 있도록 돼있어가지고 이게 양성평등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여학생의 주장입니다. 주장대로라면 여성들도 의무적으로 사병입대를 해야한다 이런 얘긴데. 글쎄, 다른 여성분들도 찬성할까요?

손 : 이번에 헌법소원을 낸 고등학교 3학년생 고모양을 직접 연결하겠습니다. 이름은 밝히길 원칠않고 있습니다. 여보세요?

고 : 아예.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손 : 예. 안녕하세요.

헌법 소원을 냈는데 여성들도 아무튼 남자들처럼 그니깐 징병을 하게해달라 이 얘기죠?

고 : 예!

손 : 왜 이런 생각을 하게됐는지요?

고 : 사회에서는 남성들에게는 병역의무를 부과하면서 여자라는 이유로 배제를 시키고 있어요.

손 : 예~. 그래서 가야된다 그런 얘긴가요?

고 : 예

손 : 본인이 군대에 가길 원하는거겠죠 물론?

고 : 예

손 : 예. 왜 그러면 고윤정양은...고..미안합니다 이름이 나와버렸..죄송합니다. 왜 군대가 그렇게 가고싶었는지요?

고 : 어렸을때 아버지가 군복입은게 생각나구요. 저도 가고싶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손 : 예. 근데 지금 여성들이 군에 가지못하는건 아니거든요. 예를 들면 하사관이라든가 장교라든가 여러가지 다른 방법도 있는데 그런 방법은 생각안해봤는지요?

고 : 요즘 여군 뽑기가 까다로워졌다고 합니다. 여군을 뽑아도 외모로만 채용해서 뽑고 남자들은 사병이라든가 현역으로 가서 장교가 되는데 여자에게는 그냥 장교부터 시작해요. 그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

손 : 여군을 외모로 뽑는다고 누가 그러던가요?

고 : 예.대략 풍문으로 들었습니다.

손 : 소문으로요? 소문으로 듣고 그걸 근거로 얘기하긴 좀 어렵지않나 싶은데요?

고 : 여군으로 뽑아도 용모로만 뽑아요. 키가 작으면 탈락시킨다고 어떤 여성분께서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손 : 키가 작은 것은 용모는 아니겠죠. 남자들도 키가 너무 작으면 군대 안가거든요?

고 : 예.

손 : 그럼 같은 조건이 아닌가요?

고 : 키가 170이어야만 군입대를 한다는게 정말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

손 : 여성들이 170이 넘어야 군대를 간다구요?

고 : 예

손 : 그건 잘못 알고있는데요. 제가 알기론 그렇지않은데요.

고 : 아..하.(버벅버벅)어떤 여성이 자기도 지원했는데 탈락했다고 했어요.

손 : 그건 다른 이유가 있어서도 그렇겠지만 170이 안됐다고 군대못가는 경우는 제가 들어보질 못했고 제가 아는한 여군들은 170 안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데요. 우리 고 모양은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고 : 아니에요. 우리나라는요 여군을 뽑아도 너무 간부급으로 뽑아요. 여자들 사이에서도 간부급으로 가겠다고 하는데 그거 너무 잘못됐다고 봐요.

손 : 그건 어차피 선발을 하게되면 경쟁율이 있게 마련이고 따라서 아무나 다 갈 수 있는건 아니다 그런데 남자는 다 간다 그러니 여자들도 아무나 다 갈 수 있게 해달라 이런 얘긴가보죠?

고 : 예

손 : 그 이외에 어떤 면이 양성평등의 원칙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는지요?

고 : 남자들은 군대 다녀오면 취직도 안되고 그러는데 여자들은 군대 안가면서 빠른 나이에 취직이 돼요. 남자들도 그 시기에 하고싶은 일이 있거든요.

손 : 제가 조금 헷갈리고 있는데요. 그러면 남성들이 불이익을 받고있다고 생각하나보죠?

고 : 예

손 : 그러면 남성들의 불이익을 해결하는 쪽으로 해야지 왜 여성들도 같이 불이익을 받는 쪽으로 하는것이 양성평등인가요?

고 : 아니요. 남성하고 여성하고 동등하게 병역의무하는게 제일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손 : 예.알았습니다. 헌법소원을 낸 고등학교 3학년생 고 모양을 잠시 인터뷰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 : 네~


녹취록 작성 : mlb파크 starrywind

 

----------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요? 저희 직장 여성 한분은 깜짝 놀래시면서, 혹시  30대도 소급적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 하시네요.. 사뭇 진지하게 물어보길래 '공익근무'해야 합니다. 하고 농담해버렸어요. 물론 농담으로 이 문제를 다루기엔 너무나 일부 남성들과 대다수의 여성들 간의 견해 차이가 너무 큽니다만...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LAYLA 2005-09-05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헌법소원이란걸 이 애에게 가르쳐줬는지 궁금합니다. 대학을 쉽게 가고 싶었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강의석군이 서울대 말고 다른 기독교 재단에 수시원서를 썼었던...그래서 뒤에서 안좋은 소리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개념탑재가 필요한 소녀입니다. - 아..제가 헷갈려서 그러는데요 - 이 말하는 손석희씨 부분에서 막 웃었습니다

미미달 2005-09-05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네이버에서 이 기사를 봤을때 그 학생 참 대단하다 싶었는데,
막상 인터뷰 보니까 참 뻑이가는군요. 할려면 win win으로 갈 것이지..

숨은아이 2005-09-05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미안합니다 이름이 나와버렸.." 부분에서 웃었습니다. 푸핫, 어째 그런 일이. ^^ 어쨌거나 참신한 생각이네요. 사병으로 군대 가고 싶은데 장교만 뽑아서 억울하다. 허어, 지금까지 상상도 못 해봤어요.

panda78 2005-09-05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뷰 준비 좀 하지.. 버벅버벅... 조사도 안 해보고 풍문과 전언으로 헌법소원을? 헐.. ;;

BRINY 2005-09-05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말입니다. 인터뷰 준비 좀 하지. 헌법 소원은 얼마나 준비를 해서 낸 건지 궁금하네요. 제목만 봤을 땐 얼마나 당찬 여고생인가 했는데, 실망입니다.

노부후사 2005-09-05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석희씨 고생하네요. 남의 의중까지 추측해가며 인터뷰하려니.
 

이미 많은 분들이 저의 초대로 Google Earth를 구경해 보셨을 겁니다.  (모르신다면 아래에 있는 페이퍼 참조하세요) 외국의 명소들을 찾아다니며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해상도가 너무 낮아 제대로 된 여행을 하기엔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서울의 일부 지역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드디어 Google Earth가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자, 한번 보실까요?



Google Earth의 기능에 모두들 놀라 하셨지만, 불만 중 하나는 표기가 엉망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많은 부분 개선이 있었습니다. 신문에서도 언급되어 이미 들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일본해(Sea of Japan)가 위와 같이 동해(East Sea)로 바뀌어 표기되었습니다. 이는 구글 어쓰의 한국인 사용자들이 항의(?)한 후에 변경된 것이죠. 물론 일본해가 괄호 안에 들어있는 것 조차 못마땅하실 분도 있으실 줄 압니다만 작은 행동이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말이 여기서도 통합니다. Soul도 Seoul로 표시가 변경된 것이 보이시죠?



좀 더 자세히 들어가봤습니다. 화면에서 직사각형 고동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이번에 업데이트된 부분입니다. 아쉽지만, 강남, 서초, 송파, 관악 일부지역, 강서구, 양천구, 마포구 서쪽지역은 제외되었습니다.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보실까요?



잠실 노떼 월드 쪽입니다. 오른쪽이 개선전, 왼쪽이 개선후임을 알 수 있으시겠죠? 엄청난 발전이죠? 오른쪽 사진에서는 석촌호수가 뭉그러지게 보인 반면, 왼쪽에는 아파트 동 배치까지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달에서 만리장성은 안보여도 인공위성 사진에서는 노떼 월드라는 글자까지 보이네요.. 이 정도 해상도면 서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놀아도 재미있겠죠?

그럼, 본격적으로 서울 탐방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어딘지 알려주고 사진을 보여주면 재미가 없으니 저번처럼 퀴즈 형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댓글 참조하지 말고, 자기 힘으로 한번 풀어보세요.

<문제 1>

자, 여기는 서울 4대문안에 있는 어느 궁의 모습입니다.. 궁만 봐도 친정집에 오신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시는 분들 많으시죠? 특히 그 분들은 꼭 맞추셔야 해요. 어느 궁일까요? 참고로 오른쪽 위 주황색 지붕은 성공회 대성당입니다.



1) 창덕궁  2) 덕수궁  3) 아방궁  4) 덩더궁 5) 쿵더궁

 <문제 2> 

 다음은 국내에서 어느 지도책을 돈주고 사봐도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곳입니다. 어디일까요? (이런거 보여줬다고 잡혀가지 않겠죠? 설마?)



1) 국정원  2) 국군 기무사 3) 청와대  4) 이건희 회장 자택 5) 로보트 태권브이 기지

 

<문제 3>  여긴 한강 어느 다리 한 가운데 위치한 곳입니다.. 여긴 어딜까요?



1) 매너리스트님이 尾제 앞제비 시절 근무하던 미군부대 연병장

2) 물만두님이 놀러가서 휴대용 버너에 쪄서 먹은 물만두에 처음 혓바닥 데인, 한강가에 있는 잔디밭 (지금은 겨울이라 색깔이...)

3) 수암님이 젊은 시절 데이트 중 깡패들과 16대 1로 싸워 물리치시고 여친을 구해내신, 수암(水岩)이란 바위가 있는 섬

4) 마태우스님이 얼마 전까지 일요일 아침마다 땀흘리셨던 테니스장

5) 숨은 아이님이 젊은 시절 시위하시다 전경에 쫓겨 사흘동안 숨으셨던 공동묘지

 

<문제4> 사진 중간에 보이는, 흑석동 명수대 현대 아파트 건너편 공원처럼 생긴 이 곳은 어디일까요? 참고로 공원은 아닙니다. 무지무지하게 넓은 여기는 어딜까요?



1) 전직 대통령들을 모실 국립현충원 분원  2) 친일파 이모씨의 후손이 얼마 전 소송 후 반환받은 땅

3) 조선일보 방일영 회장의 집  4) 국내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서울계성초등학교

5) 마이클 잭슨이 만든 동물원 서울분원

 

<문제5> 여기 또한 알라딘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선보이는 곳입니다. 어딜까요?



1) 용산 미군부대  2) 평택 미군부대  3) 오키나와 미군부대  4) 새술은 새부대 5) 부대찌개 잘하는 집 모인 곳

 

<문제6>

정답 맞추시느라 고생이 많으시죠? 이번엔 어딘지 미리 알려드립니다. 여의도 육삼삘딩입니다. 저기 육삼삘딩 뒤로 보이시는 기나긴 그림자 보이시죠? 그럼 여기서 문제! 인공위성에서 이 사진을 몇시에 찍었을까요? 참고로 사진의 동서남북 방향은 정확합니다. 즉, 오른쪽이 동쪽입니다. 그리고 잔디색깔로 봤을 때 겨울에 찍은 것이 확실합니다. 겨울이란 것을 참조해 주세요..



1) 오전 7시 2) 오전 9시  3) 오전 11시  4) 오후 2시  5) 오후 5시

 

<문제 7>

지금까지 문제가 너무 쉬웠다고요? 어려울 수 있는 문제 하나 내겠습니다.  여긴 대체 어딜까요?



1) 수락산 자락 '펜션 노팅힐'과 수영장  2)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3) 회기동 경희대학교 본관 

4) 한남동 삼성 리움 미술관   5) 구기동 H그룹 회장의 저택

 

<문제 8> 마지막 문제입니다. 이번엔 응용 문제입니다. 이번엔 서울시를 빠져나가 볼까요? 구리시 도농동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와 비닐하우스촌의 모습입니다. 이 거대한 B 아파트를 만들기 전에 여기에 아파트를 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말이 많았던 곳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1) 공사중 신석기 유물이 대량 출토되었기 때문에

2)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이 대량 학살된 곳이라서

3) 이황화탄소 등으로 직업병을 일으켰던 원진레이온 공장 부지라서

4) 이 땅에 아파트를 지으면 국운이 나빠진다고 예언한 유명 무속인의 예언 때문에

5) 원래 대단지 '국립 환경연구원'을 유치하려 했던 자리였기 때문에

 

---------------------

재미없는 퀴즈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답은 댓글이 어느 정도 달린 이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댓글 없으면 어떻게 하지? 민망해서..)

혹시 너무 너무 재밌어서 문제를 또 풀어보고 싶다고 생각하시면, 추천을 꾹 눌러주세요.. 10명 이상에게 추천을 받으면 '서울, 그곳을 알려주마' 제2탄을 바로 만들어보겠습니다. 이미 몇 가지 자료는 확보하였습니다. 그땐 보답의 차원에서 이벤트 상품도 내걸겠습니다. 물론 문제는 어려워질겁니다.

 

'퍼가는 인정속에 피어나는 서재 사랑'

'추천하는 님의 손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입니다.'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냐 2005-08-26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꼭 퀴즈를 맞춰야만 댓글을 달 수 있나요? 아니죠? ^^

구글Earth(차마 발음 못함), 안그래도 미국 오기 직전에 맛을 들였더랩니다. 이걸로 보니까, 저희 살집의 집 모양, 앞에 수영장, 테니스장 등등이 다 나오는 거 아닙니까. 서울에 앉아서, 미국집 배치도를 다 파악하고, 학교, 슈퍼 등의 위치도 다 확인했더랩니다. 엄청 신기했죠.

글구, 이것이야말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섬뜩한 세상의 일부분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공짜로 공개되는 위성사진도 이 정도인데....얘네들 진짜 정밀한 사진은 어디까지 보일지...음음.

BRINY 2005-08-26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GIS강좌 들으면서 위성사진판독하던 때가 생각나요~~

nemuko 2005-08-26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헹...하나도 모르겠어요. 7번은 경희대 본관 같은데...
너무 재밌어요. 얼른 정답도 알려주시고 2편도 만들어 주세요^^

인터라겐 2005-08-26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2, 2- 3 , 3-4, 4-3 헥헥..여기 까지 풀고는 밑에 답이 있을줄 알고 건너 뛰었는데..이런 이런... 아 반가운 흑석동.... 예전 엄마네가 결혼해서 첫 둥지를 튼곳이 저 방씨 아저씨네 앞이었는데요.. 아들내미 유학갔다 왔다고 했던가 암튼간에 무슨 날이었는데 밴드 불러서 잔치 하고 그랬더라 하더라구요.. 흑석동이 개발 안되는 이유가 저 아저씨네 때문이라는 설도 있답니다...

클리오 2005-08-26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번이 덕수궁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겠어요.. 얼마전 답사다녀와서리... ^^

BRINY 2005-08-26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 2-3, 3-4, 4-1, 5-1, 6-2, 7-5, 8-3. 나름대로 머리 굴려 찍어봤습니다요.

날개 2005-08-2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문제가 왜 이렇게 재밌어요~!^^ 답은 잘 모르겠지만...
추천 하고 퍼갑니다~!

엔리꼬 2005-08-26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답 발표!!
1번 -2 덕수궁입니다. 왼쪽에 보시면, 현대적 건물도 같이 있다는 점이 힌트!
2번 - 3 청와대입니다. 청와대 파란색 기와건물 위에서 봐도 낯이 익죠?
3번 - 4 한강대교 중간에 있는 중지도란 섬입니다. 곧 오페라하우스가 건립될 것입니다.
4번 - 3 조선일보 회장의 대저택입니다. 밤의 제왕이라죠? 국립 현충원 분원이란 것은 제가 만들어낸 말입니다.
5번 - 1 당연히 용산 미군기지입니다.
6번 - 이건 저도 모릅니다.. 그냥 머리 한번 쓰시라고 문제 내봤습니다.. 죄송합니다. 근데 대충 오전인 것은 짐작하겠습니다.
7번 - 3번 경희대학교 본관입니다. 건물이 참 이쁘고, 앞 연못도 멋지죠...
Eyes wide shut에 나온 비밀의 파티 장소같이 생겼는데, 서울에는 그리 큰 저택이 잘 없겠죠?
8번 - 3번입니다. BRINY님이 맞추셨습니다. 원진레이온 자리입니다. 우리 나라에 직업병을 알린 대단한 사건이었죠...

엔리꼬 2005-08-27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저도 굳이 우리말 두고 Earth라고 한 사정을 아시겠지요? Enemy of state가 생각나지만, 재미있는걸 어떡해요...흑흑 미국 사진보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기밀시설은 가렸더만요, 그래도 펜타곤이니 백악관은 검색이 되더군요..
BRINY님.. 아깝게 두 문제를 틀리셨습니다. 설마 주택이 저리 클 줄이야 모르셨겠죠? 조선일보 몇대 의혹 중 하나입니다... 저 집의 구입 경위가요.. 아무튼 모든 문제에 답을 달아주신 유일한 분이십니다... 감사드립니다.
nemuko님... 재밌다고 하시니 보람이 있네요... 애보다가 이제서야 올린 점 죄송합니다.. 추천이 10개가 안된 관계로, 후속편은 접어야 할까봅니다.. ^^
인터라겐님... 저도 사실 현충원의 일부인줄 알고 지나다녔어요.. 아들 방한 기념뿐만 아니라 모 대통령이 당선된 후 축하 파티도 이 집에서 열렸다죠?
클리오님... 서울 사시는 분들에게 유리한 퀴즈라 비수도권 지역분들께 죄송합니다..
날개님.. 제 유머에 대해 언급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나름대로 고민 많이 했습니다..

BRINY 2005-08-27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으...경희대학교 본관...앞에 동그란 연못 주위에 조각상들이 더 있던 거 같았는데 안보이길래, 2번과 4번은 분명 아니라서, 에라~하고 다른 걸로 찍었더니 틀렸구만요.

nemuko 2005-08-27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이 모자라서 안 된다구욧 ㅠ.ㅜ 한번 더 추천할 수도 없구....

검둥개 2005-08-27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들이 어쩌면 이렇게 겁나게 어렵나이까.
하늘에서 보니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추천!

로드무비 2005-08-2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열 번째 추천!^^

엔리꼬 2005-08-2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아, 제가 너무 문제를 어렵게 냈나요? 구기동 h그룹 회장은 누군지 저도 몰라요.. 그럴듯한 거짓말..
새벽별님... 저도 처음 봤어요... 이제 이쁜 오페라 하우스로 바뀐다죠?
nemuko님.. 너무 재밌다니 다행이구요.. 추천 10번이 어렵사리 채워져서 또 해야 해요. 흐흑
검정개님... 많이 어려웠나요? 쉬운 것도 있잖아요... 용산 미군부대 같은 문제는 껌인데...
로드무비님... 흐흑 님 때문에 이벤트 해야 하잖아요.. 흐흑... 아, 감사합니다. 추천해주셔서...

숨은아이 2005-09-01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뒤늦게 봤어요. 3번과 8번은 정말 짐작도 못했어요. 놀랍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