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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이 말하는 글쓰기

명사들이 말하는 글쓰기

[동아일보 2006-04-01 03:00]   

《감각적인 문체와 미학으로 명성을 떨친 작가 김승옥은 오랜 절필을 끝내고 ‘서울의 달빛 0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글은 손이 쓰는 것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일단 글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펜을 쥐고 글을 써 나가다 보면 쓰는 행위 자체가 쓰는 이의 두뇌와 감성을 자극해 새로운 사고와 상상력의 세계를 열어 준다는 것이다.

일본 작가 사이토 다카시는 말하는 것을 걷기에, 글쓰기를 달리기에 비유한 적이 있다. 거리를 조금씩 늘려 가며 훈련하면 누구나 1km는 거뜬히 달릴 수 있듯 글쓰기도 마찬가지라는 것.

글쓰기에도 비기(秘技)가 있을까. 국내 논픽션 분야 베스트 셀러 저자들에게 물어봤다. 체험기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된 한비야 씨, 교양과학 분야 최고 판매 도서 기록을 세운 정재승 씨, 역사 분야의 대중 저술가인 이덕일 씨가 자신만의 글쓰기 방식을 들려줬다.》


○ 쉽고 편안한 말글-‘한비야 체’ 글쓰기

1996년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이후 지난해 말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 이르기까지 한비야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이 펴낸 책 7권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책들은 한결같이 술술 읽히는 쉬운 말글로 쓰였다. 오죽하면 한 고교 국어교사가 신문 사설을 학생들에게 나눠 주고 ‘이 글을 한비야 체로 고치라’는 수업까지 했을까.

그러나 글이 쉽다고 해서 글을 쓰는 과정도 쉽게 이뤄지리라 생각하면 착각이다. 그의 책 세 권을 낸 푸른숲 출판사 김혜경 사장은 한 씨에 대해 “느낌표 하나까지 굉장히 엄격한 완벽주의자”라고 평했다.

한 씨는 글을 쓸 땐 늘 밤을 새운다. 밤새 원고지 100장을 넘게 쓴 뒤 아침에 마음에 들지 않아 5장만 남기고 모두 버린 적도 있다. “머리를 벽에 100번 찧어 좋은 글 한 줄 얻을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 글쓰기를 대하는 그의 기본 태도다.

그는 매일 쓰는 일기와 메모로 글쓰기의 기본을 닦았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긴급구호 현장에서도 빼먹지 않은 일기를 토대로 썼다. 디지털카메라를 갖고 다니는 사람이 첫 번째 목련을 보면 저절로 카메라에 손이 가듯 그는 저절로 메모장에 손이 간다고 한다.

글을 멋지게 쓰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글을 잘 쓰려면 미사여구, 유식한 단어를 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 책엔 초등학생이 모르는 단어가 한 개도 없다. 그렇게 쉬운 단어로도 얼마든지 책을 쓸 수 있다.”

다 쓴 글은 꼭 소리 내어 읽어 본다. “글은 노래이자 이야기이자 호흡이다. 나와 독자가 호흡이 맞으려면 소리 내서 읽을 때 껄끄러운 표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조다.

그에게 ‘일필휘지’란 없다. 원고를 출판사에 넘긴 뒤 교정지가 나올 때마다 빨간 펜으로 하도 많이 고쳐 ‘딸기밭’이라고 부를 정도다. 원고가 인쇄소로 넘어가기 직전에도 밤중에 달려가 고치고 책이 나온 뒤 2쇄, 3쇄를 찍을 때도 계속 고친다.

한 씨는 해마다 ‘1년에 100권 읽기’를 하는데 긴급구호로 오랫동안 외국에 나가 있지 않으면 대부분 초과 달성하는 편이라고 한다. 그는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들이 ‘진부하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조언 하나를 들려줬다.

“진심을 갖고 써라. 제발 단 한번만이라도 나에게 가슴 뛰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라. 그리고 그것을 글로 써라.”


○ 전방위적 호기심과 독서-정재승 식 글쓰기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시스템학과 교수가 쓴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는 2001년에 출간된 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교양과학 도서다. 이 책을 펴낸 동아시아출판사 한성봉 사장은 정 씨에 대해 “전방위적 호사가”라고 평했다. 다방면에 걸친 지식과 호기심이 그의 글이 지닌 가장 큰 강점이라는 평가다.

한 달에 40∼50권을 훑어보고 10권가량은 꼼꼼히 읽는 정 씨는 “좋은 글을 쓰려면 독서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글을 쓰려면 적절한 예제, 딱 맞는 비유, 핵심을 꿰뚫는 인용 등 세 요소가 중요하다. 좋은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이 세 요소 없이 생각을 추상적으로 전개하거나 중언부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세 요소는 다른 사람의 글을 충분히 읽지 않으면 도저히 구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칠 때 문단 단위로 연습하기를 권한다. 문단은 생각의 단위이고 한 문단에 하나의 생각을 담아야 하는데 한 문단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거나 한 이야기도 끝마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문단을 잘 구성하기만 하면 연결고리를 통해 다른 문단과 이어가고 글쓰기를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글쓰기 전 밑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중요하다.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곧바로 글을 쓰다가 처음 의도와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시작은 어떻게 하고, 각 문단은 어떤 내용을 담을지 밑그림을 먼저 잡고 글을 쓰면 더 잘 써진다.”

한번 글을 쓰면 반드시 20번쯤 읽는다. “산문에도 운율이 있으므로 독자가 한번에 이해하도록 쓰려면 필자가 아주 작은 운율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남의 글을 충분히 읽지 않고 글 쓰는 연습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 시각과 문제의식의 단련-이덕일의 글쓰기

1997년 첫 책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를 펴낸 뒤 지금까지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이 쓴 책은 30권가량 된다. 9년간 30권이니 1년에 3.3권을 쓴 셈이며 권당 원고지가 1000∼1300장이니 하루에 9∼12장씩이다. 단행본 말고 잡지나 신문에 기고한 원고를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어마어마한 생산량인데도 이 씨는 “쓰는 행위 자체가 큰일은 아니다. 글쓰기에서 글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의식을 다듬어 주제를 구상하고 자료를 분석하며 생각을 숙성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책 3권을 펴낸 출판사 김영사의 백지선 팀장은 ‘도발적 문제의식’을 그의 글이 지닌 강점 중 하나로 꼽았다. 역사가가 보는 자료라는 게 새로울 것이 없는데도 다양한 자료의 비교분석을 통해 새로운 진실을 발견해 내는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

글 쓸 주제를 고를 때 이 씨는 “내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독자도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고른다”고 했다. 그는 글을 잘 쓰려면 개방적 세계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변화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변화를 수용해야 새로운 문제의식이 생기며 문제의식을 갖고 보면 같은 자료에서도 계속 새로운 게 보인다.”


치열한 문제의식을 글로 옮기려면 문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 씨는 “문장력을 기르는 방법은 많이 보고 많이 써 보는 것 말고 왕도가 없다”고 했다.

“요즘 논술 준비 광고를 보면 논술 공부가 문장 공부인 것처럼 광고하는데 문장은 자기 생각을 펼치는 도구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것은 글에 담긴 생각, 논리다.”

책을 그렇게 많이 썼지만 여전히 1000장짜리 책을 쓸 때 원고지 200∼300장을 버리는 일이 다반사라고 한다. 아무리 많이 해도 더 수월해지지 않는 일이 글쓰기인 까닭이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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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 내 인생 반올림 2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송영미 그림, 조현실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외모가 권력인 요즘 '뚱보'를 내세운 동화류는 이제 그다지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뻔한 이야기일 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뚱보, 내 인생>은 그런 선입견에서 조금 벗아난다. 중학교 1,2학년 정도의 학생이 보기에 좋을 청소년소설로서 성장소설적인 내용이다. 책은 벵자멩이라는 뚱보가 자신의 몸을 주체적으로 생각하게 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제목과 표지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프랑스의 작가 미카엘 올리비에는 열여섯의 뚱보 남학생에게 꽃 한 다발을 손에 들려놓았다. 뭔가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꽃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가있다. 책은 이 학생이 자신의 몸과 관련하여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주도하게 되는지를 그리고 있다. 아주 맛있는 요리의 전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듯 벵자멩의 학교생활과 하루일과, 생각, 꿈과 소망,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를 조미료를 많이 넣지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93킬로그램의 벵자멩은 남을 행복하게 하는 요리사가 되는 꿈을 갖고 있고 클래식음악과 영화를 좋아하는 학생이다. 중간에 있는 것이 편하다는 것도 터득한, 어찌보면 평범함 이상의 보석을 자기도 모르게 갖고 있다. 먹는 것을 통해 즐거움과 위안을 받던 벵자멩은 클레르라는 여자친구에게 연정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뚱뚱한 몸을 인식하게 된다. 더불어 먹는 일이 더 이상 즐거움이 아니라 혐오스러운 것으로 전락한다.

드디어 난생 처음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거듭하는 실패는 자기파괴욕구와 상실감만 더한다. 게다가 클레르에게 고백한 사랑의 감정이 이해받지 못하자 벵자멩은 거의 실성할 지경에 이르러 성격장애 증세까지 보인다. 하지만 이 모든 고통과 좌절이 벵자멩의 미래에 얼마나 소중한 것이 되는지는 벵자멩의 태도에 달렸다. 이 과정에서 그는 무척 귀중한 것을 돌아보게 된다. 그것은 바로 과거, 단란했던 가족의 사랑, 특히 엄마의 포근한 애정을 되살려 깨닫고 그것에서 안정감과 충분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는 점이다. 섬광처럼, 자신안에 이러한 감정이 빛날 때 벵자멩은 상실감에서 회복된다.

다른 여자를 찾아 엄마와 헤어진 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라는 뜨거운 감정까지도 멋지게 소화해서 승화시킬 수 있게 된 벵자멩은 "가볍고 재미있게 구는 법"과 "사랑에 빠져 넋이 나간 얼굴을 하지 않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다. 역설적으로 살아야 더 잘 살아지는게 인생일까. 벵자멩이 '우정'으로 양보한 감정이 의외로 '사랑'으로 돌아올 때 그는 비로소 스스로 접시를 밀어내게 된다. 감정도 이성도, 몸도 마음도 이제 벵자멩의 그것들은 온전히 그의 것이 된 듯하다.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듯 삶도 온전히 자신의 것이다. 현재의 절망도 모두 추억으로 자리할 것이고 그 모든 경험과 감각들이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형성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현재의 고통에 울고 있을 필요도 없고 과거에 매달려 있을 필요도 없다는 말이 된다.

<뚱보, 내 인생>은 먹어대는 행위에 현미경과 청진기를 동시에 대고 있다. 벵자멩은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에서 어릴 적 몸무게를 불려갔다. 숫자가 커지는 걸 보며 뿌듯함을 느꼈을 테다. 벵자멩이 먹는 음식이 열거되고 남은 재료를 이용해 만드는 간식을 비롯해 그가 먹는 갖가지 음식이 열거된다. 또한 그 음식을 먹을 때의 감정과 심리가 잘 묘사된다. 좋아하는 것을 먹지 않을 수 있으려면 마음이 편안해야하고 걱정이 없어야한다는 글귀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벵자멩은 헤어진 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 인정 받지 못한 어설픈 사랑고백으로 인한 자기혐오감과 실패를 거듭하는 다이어트 도전에 대한 두려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는 단순히 먹는 행위 이면의 심리를 자세히 포착하여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감정에 치우치지도 않고 중심을 잘 잡고 있다. 특히 소피아줌마와의 대화에서 인생을 멋지게 사는 역설적인 방법을 얻고 심리학자에게서는 미궁 속에서 빛을 볼 실마리를 잡는다.

벵자멩이 한 사람으로 성장해가는 데에는 참으로 많은 요소들이 복잡한 구조로 얽혀서 작용을 한다. 순간의 감각들, 스치는 경험들, 그것에서 얻는 인식들이 여러부류의 사람들(어른들을 포함하여)과 나누는 소통과 화학작용이라도 하는 것 같다. 요리도 이렇게 복잡한 것 같으면서도 간단한 과정을 거쳐서 탄생하듯이 뚱보, 벵자멩은 이제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요리할 것이다. 남을 행복하게 하는 요리사가 되는 꿈을 언젠가 이룰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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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발자국 - 사라져 가는 동물들 이야기 1
공지희 글, 강신광 그림 / 도깨비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착한 발자국>이라는 제목만 보면 이 책이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사라져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책표지의 제일 위에 쓰여있는 것을 보면 비로소 짐작이 된다. 표지에는 야생의 사자가 멋드러진 갈기를 두르고 어슬렁거리며 걸어오고 있다. 아프리카 북부에 서식했던 바바리사자다. 그 뒤로는 푸른 하늘과 초원이 아스라이 보인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학년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멸종'이라는 단어를 짚고 넘어가면 좋겠다. 지구상에 멸종되었고 지금도 멸종위기에 있는 동물들은 많다. <착한 발자국>에서는 모두 여섯 마리의 동물들이 나온다.  셰이셀코끼리거북, 바바리사자, 해변밍크, 붉은머리오리, 황금두꺼비 그리고 거미원숭이가 주인공이다. 각각 여섯가지의 이야기를 단편으로 엮어놓았다. 작가는 황금두꺼지와 거미원숭이를 제외한 네가지 동물에는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 이야기 속에 빠질 수 있게 했다. 그런데 두 가지 동물은 왜 이름을 짓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고유의 이름을 지어 주인공으로 내세웠으면 독자로 하여금 더 이야기에 빨려들게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에는 각 동물의 고향부터 생김새, 자연환경 같은 것을 풀어서 써놓았다. 평화롭게 살고 있는 자연에 원주민이 아닌 이방인(개척자)들이 들어오면서 동물들은 사람을 무서워하게 되고 사람으로부터 피하려고 애를 쓰지만 결국 잡혀서 사람들의 욕심을 채우는 희생자가 된다.  원주민들은 배가 고플 때만 필요한 양만 사냥을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허영과 이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동물들을 유인하여 이용한다. 실험용이나 애완용으로 팔거나 동물원에 가두어놓고 자유를 박탈한다. 게다가 박제가 되어 쇠창살이 몸을 관통한 상태로 유리상자 안에 앉아있는 분홍머리오리를 그린 삽화는 섬뜩하다. 아이들은 분홍머리오리의 이야기가 가장 슬펐다고 말했다.

이 책을 보면 동물들이 사는 환경을 해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무서운 행동인가를 잘 알 수 있다. 숲의 나무를 함부로 베는 행동이 결국 동물들의 살 곳을 빼앗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들의 삶까지 황폐하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됨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의 이기적인 행동과 동물들의 생각이 대조되면서 자연의 일부인 동물에 대한 이해나 애정이 너무 없는 게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멸종동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구슬픈 문장이 많다. 동물이 화자가 되어 말을 걸고 들려준다. 또한 각 동물들의 고향을 묘사하는 문장이 아름답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지도를 넣어 각 동물들의 고향의 위치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명시해주었으면 하는 점이다. 물론 지구본을 돌려가며 찾아보긴 했지만 정확한 지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있나 찾아보고 그것들에 대한 '발자국'도 이야기로 쓰면 좋을 것 같다.

왜 '착한' 발자국이라고 했을까?  제목의 숨은 뜻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대답을 유도해보면 의미있는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다. 내 생각으로는, 고향을 잊지 못하고 자신의 목숨을 던져서라도 '고향'을 향하는 발자국이기 때문인 것 같다.  어떤 남자아이가 더욱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대답을 했다. "사람들보다 동물들이 더 착하기 때문이에요." 난 이말에 동감이다.

이 책의 이야기에 나오는 지구상의 단 한 마리 남은 동물들은 모두 자신의 선택으로 '죽음'을 택한다. '죽음'으로밖에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슬프고도 단호한 결심이 안타깝다.  이들은 스스로 사람들로부터 발자국을 돌렸다. 결국 자연을 함부로 대하면 자연이 먼저 우리로부터 돌아설 것이라는 은근한 경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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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水巖 > Eroticism (3인의 명작 누드 사진전) - 김영섭사진화랑


 전시명: 에로티시즘 _ Eroticism (3인의 명작 누드 사진전)  전시일정 : 2006-5-3~2006-8-29
 

전시장소 : 김영섭사진화랑 

전시작가 :

인사말 및 논평 :




로버트 메플소프 (Robert Mapplethorpe, 1946 ~ 1989)


“사진가에게 있어서 어떤 피사체를 선택하는가는 그리 대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는 주제가 중요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나를 매혹시키는 것을 찍는다. 여자보다도 남자에게 매혹되기 때문에 당연히 남자들의 사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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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나 이오네스코 (Irina Ionesco, 1935 ~ )

바로크 분위기와 퇴폐적 분위기는 쉽게 어울릴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이오네스코의 작품은 고전적인 신비함과 타락하고 암울한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자신의 어린 친딸을 9살부터 누드모델로 사진을 찍고 그로인해 그때당시 파리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으며 발표한 『거울의 신전』(1977)은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그녀의 윤리성보다는 초현실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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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프리들랜더 (Lee Friedlander, 1934 ~ )

미국 현대사회의 새로운 변화의 시기인 60년대를 대표하는 사회적 다큐멘터리 기수! 그가 리 프리들랜더이다. 그의 사진을 흔히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객관적인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다큐멘터리 형식과는 차이가 있다. 일상생활에 초점을 맞추고 주관성이 깊이 베어있는 개인적인 사진이 더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출처 : art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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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박가분아저씨 > 쌍봉황문병경(雙鳳凰文炳鏡) 외


쌍봉황문병경(雙鳳凰文炳鏡) 외
쌍봉황문병경(雙鳳凰文炳鏡) 고려시대 8.8*15.2cm '박가분자료관‘소장

-동물 문양이 있는 동경-

고려동경 문양을 표현한 방법은 다음 몇 가지 종류로 분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가상적인 존재에 실제적인 형태를 부여하여 상상한 것을 표현했으며 둘째, 비나 구름과 눈이나 바람 등 천상(天象)과 물이나 파도나 바다와 암석 같은 지상(地象)에 관련된 것이다. 셋째, 동물에 관련된 것이라도 수류(獸類)나 조류(鳥類)나 충류(蟲類)와 어류(魚類) 등으로 구분했다. 넷째, 식물문양 표현도 꽃과 잎과 풀 모양을 나타내거나 기타 식물을 응용하여 만들어 내었다. 다섯째, 전설이나 설화를 응용한 풍경을 볼 수 있고 여섯째, 각종 기물에 보주문(寶珠文)을 그리거나 건물 자체를 하나의 문양으로 취급하는가 하면 일곱째, 명문이나 자문(字文)을 새겼으며 여덟째, 기하학적인 곡선과 직선을 결합하여 문양을 만든 것이다.
쌍봉문 손잡이 거울(柄鏡)은 첫 번 째 분류에 해당하는 출토품으로서 매장 환경이 나빠 상태는 좋지 않지만 미려하고 아름다웠을 처음 모습을 짐작케 한다. 상상의 새인 봉황은 수컷을 봉(鳳)이라 하고 암컷은 황(凰)이라 부른다. 옛부터 모든 새 가운데 제일로 쳤으며 경사와 평화를 상징하는가 하면 ‘봉이 나매 황이 난다.’는 말처럼 부부의 애정을 표상하기도 하고 ‘닭이 천이면 봉이 한 마리 있다.’에서 보듯 뛰어나게 훌륭한 인물을 상징했다.
경우에 따라 원형으로 된 것이 있고, 사각의 장방형안에 다시 원형을 두고 그 안에 쌍봉문을 배치하는 등 변형되고 구성을 달리하거나 세분화된 것이 보인다.



쌍호문우입방형경(雙虎文隅入方形鏡) 고려시대 11.9cm '박가분자료관‘소장

쌍호문은 셋째 수류(獸類)에 해당되는 것으로, 으르렁거리고 쫓고 쫓기는 다분히 생동감있고 사실적인 모습이다. 호랑이가 상징하는 뜻은 산신이나 산신의 수호자,병귀(病鬼)나 사귀를 물리치는 힘,권세나 관직,효와 보은,열정과 보은,풍요의 기원,방위 수호신,보은(報恩)....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둥그런 원안에 두 마리 호랑이를 새긴 것도 있고, 호랑이와 인물을 원안에 새긴 채 손잡이 달린 형태의 인물맹호병경(人物猛虎炳鏡)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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