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꼬로 나팔 부는 호랑이 - 상상력 편, 우와! 이렇게 재미있는 우리나라 우화
하늘매발톱 글, 민재희 그림 / 민서각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하늘매발톱이란 모임은 네명의 작가가 글을 쓰고 일곱명의 초등교사가 감수를 하여 책을 낸다. 책날개에 적혀있는 글로 보면, 초등 선생님들의 열띤 토론과 충고를 통해 책이 더욱 참신한 모습으로 태어난다고 하는 점이 하늘매발톱의 자랑거리인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우화형식의 우리 옛이야기 열여섯 편을 고르고 내용에 적합한 삽화를 콜라주 형태로 넣어 더욱 독창적으로 보이게 한 점을 가장 칭찬하고 싶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3학년 아이들은 처음 본 옛이야기도 있지만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들이 많았다고 한다. 우화라고 하지만 완전한 우화 형식에서 벗어난 이야기도 있다. 각각의 이야기 뒤에는 이야기가 전하는 교훈을 적어두었는데 이 교훈이란 게 아이들에게 고정적인 생각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그래서 아이들과 읽으며 다른 교훈을 말해보게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아이들의 눈으로 보면 다른 목소리가 들릴 수 있고 그 목소리를 되도록 많이 수용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 교훈을 너무 강조하다면 아이들의 사고가 경직될 수 있으므로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재치와 용기, 효도와 희생 같은 미덕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만 하는 것이 좋겠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아이들에게 이솝우화나 라퐁텐 우화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였다. 우리나라의 우화는 서양의 우화처럼 작가나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의 이름이 나와 있지 않고 그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오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첨삭되면서 비슷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점도 일러주면 좋겠다.

이 책은 지혜편과 상상력편으로 나뉘는데 여기 리뷰는 상상력편이다. 상상력이란 여기서, 여러 동물들이 오늘날의 모습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상상력이었다. 이것을 바탕으로 아이들도 그런 유형의 상상력으로 우화를 지어 보았다. 의외로 재미있는 발상이 나오는 아이가 있어 즐거웠다. 우리 옛이야기에 가장 많이 나오는 동물이라면 호랑이다. 토끼와 호랑이로 대변되는 힘없는 백성과 벼슬아치들 간의 대립과 갈등이 이런 유쾌한 이야기로 해소되며 작은 희망으로 승화되는 쾌감을 얻을 수 있다. 힘세고 용감한 호랑이가 왜 약한 토끼한테 속아넘어가고 당하는지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야기가 여러 편 들어있는 이런 책은 아이들이 이야기의 줄거리와 등장인물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하루에 몇편씩 나누어 읽든지, 한 편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등장인물의 관계와 사건을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며 이야기를 읽으면 즐거움이 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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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9-0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그림이 재밌어서 아이들이 좋아하겠어요.

꽃임이네 2006-09-01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재미있네요 ,,저 또 질러야겠네요 .꽃돌이가 좋아할껏 같아요님 .

프레이야 2006-09-01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똥꼬로 나팔부는 호랑이 흉내내기를 해보고 웃고 난리났죠^^
꽃임이네님/ 꽃돌이는 혼자 읽기엔 어려울 수 있으니 꽃임이네님이 함께 읽으며 이야기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대화체가 재미있게 나와있으니까 구연하듯이 읽어주면 재미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