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네 식구들 - 우리 전통맛 찾기 맛깔나는 책 2
김문숙.백명식 지음 / 삼성당아이(여명미디어)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책의 두께가 저학년이 읽기엔 좀 두껍지 않을까 싶다. 중학년 정도 되어 읽는게 더 나을 것 같다. 하지만 책 뒷부분에 있는 덧붙이는 정보 부분은 놓아두고 동화부분만 읽는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겠다.

이야기는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들에 촛점을 둔다. 김치의 재료로 들어가는 것들에 모두 개성있는 성격을 부여하고 이름도 독특하게 달아 재미나게 전개된다. 주방에 있는 식칼과 고무장갑에게 까지 톡톡 튀는 이름을 붙여놓았다. 이들은 서로 자기가 잘 났다고 생각하고 각자의 꿈도 야무지다. 이런 재료들이 하나로 어울려 멋진 맛을 만들어내고 자부심도 가지며 새로운 것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김치의 재료들 하나 하나는 자기를 소개하는 말을 하며 으스대기도 한다. 김치가 만들어지기 전의 재료들에 관심을 가지고 주재료에서부터 다양한 양념들에 이르기까지 그 유래와 효능 그리고 중요성을 이야기를 따라가며 느낄 수 있다. 

무섭게 생긴 칼가리우스는 이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다. 고통으로 죽을 것만 같아 벌벌 떠는 재료들이 마치 살아있는 목숨 같아 실감난다. 그러나 칼가리우스가 몸통을 스치는 순간 아무런 고통이 없음을 깨닫는다. 그리곤 한데 버무려져서 색다른 맛을 내는 새로운 존재가 된다. 마늘, 생강, 파, 고추, 모두모두 향기도 진하고 톡 쏘고 못생겨서 남들이 싫어하는 것이지만 한데 모여 자기를 좀 죽이니 이렇게 조화로운 맛이 난다. 아이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이제 두려워하지 않는다. 밭이나 시장에서 세상으로 나와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김치이야기는 농산물시장에서 엄마가 김치거리를 사오는 것에서 시작한다. 김치의 재료들을 하나하나 고를 때, 외국농산물이 아니라 우리농산물을 고르는 엄마의 손이 야무지다. 이들 모두 우리땅에서 난 것들이라 더 친근해보인다. 유럽이 원산지인 순무를 비롯해 외국에서 들어온 것들이지만 모두 우리맛으로 다시 탄생한다.

그 엄마는 요즘 미시족 같은 형의 외모가 아니고 펑퍼짐한 허리에 둥글넙적한 얼굴,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얼굴 가득한 웃음이 편안해보인다. 이 집의 아들은 김치를 몹시 좋아하는 아이다. 2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었는데 의외로 김치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김치를 상품화하여 세계로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새로운 김치를 만들어보자고 하니, 참신한 아이디어들도 나왔다.

부록의 정보는 알찬 편이다. 두었다가 중학년 정도에서 참고한다면 괜찮겠다. 우리역사에서 김치의 변천이 간단히 나오고 지역별 김치, 계절별 김치 그리고 다른 나라의 김치도 선보인다. 매운맛의 김치가 아니라 소금에 절인 채소라는 의미에서 다른 나라에도 김치가 있다고 설명하니 아주 의외라는 눈짓으로 신기해했다. 저학년에게는 부록의 정보 부분을 무리하게 다 읽히기 보다 조금 쉬운 말로 간단히 풀어주면 좋을 것 같다. 만화같은 그림이 생기있고 간간히 나오는 세밀화도 보기에 좋다. 배추나 파 같은 것을 세밀화로 그려놓았는데 아이들은 사진인줄로 착각하기도 했다. 

<김치네 식구들>은 '우리전통맛 찾기' 시리즈인데, <콩가네 삼형제>와 <젓갈네 식구들>이 나와있다. 김치에 들어가는 동물성재료, 젓갈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책이니 함께 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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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1-27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재미있는 제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