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대구우방랜드로 차를 달렸다.
그저 눈썰매를 타기 위해서였는데, 우리 식구중 타고 싶은 사람은
작은 딸 한 명. 나는 약간은 타고 싶으면서도 귀찮기도 하면서 어정쩡한 상태.
큰 딸은 아빠랑 이리저리 밖에서 서성이고 나는 희령이를 위해
계속 줄을 서주느라 허리가 아파왔다.
에라 나도 한 번 타보자 싶어 플라스틱 썰매에 엉덩이를 데고
출발 신호와 함께 쌩~ 내려가느라 갔는데 어째 속도가 줄기 시작하더니
중간 쯤에서 아예 멈춰버린다. 부끄러~~
일어나서 썰매를 들고 눈썰매장 내리막길을 뛰어서 내려왔다.
희령인 야호~하며 쌩~하고 시원스레 잘도 내려가더니만
난 우째서 그런고. 아마도 경사가 넘 완만하여 그런거야.. 위로하며..
따뜻한 커피와 코코아로 몸을 좀 녹이고 화장실 데리고 갔다오니
이번엔 튜브썰매를 타겠단다.
왕체력의 희령이를 따라 또 줄서주기~
바람은 차가왔는데 햇살은 그런대로 따스했다.
눈썰매장에서 몇시간을 떨고 이제 그만 점심 먹으러가자고 달래는데
희령이 놀이기구에서 눈을 못 떼고 입이 뾰족하게 나왔다.
하는 수 없이 마법의 성 안을 도는 작은 기차 앞에서 50분을 줄 서기.
꺄오~ 함성을 질러주며 같이 타고 나왔다.
순간의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 오랜 시간 줄 서기를 하는 인내심을
터득했을 거라 위안하며 놀이공원을 나왔다.
대구 찜갈비가 유명하니 온 김에 동인동 찜갈비골목으로 차를 몰아
두 냄비를 먹었다. 부산까지 와선 달콤한 던킨도넛으로 마무리.
희령이가 좋아라하니 무심한 엄마 마음이 좀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