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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짜와 헌책방에서 함께 한 일주일
최인영 지음 / 세상모든책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청계천이 단장을 하고 새로운 나들이 공간으로 각광 받고 있다.
조선시대 한양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주요한 하천이 1961년 이후 덮개공사로 사라졌다가
이제 맑고 아름다운 도심의 강물로 흐르고 있다고 하니, 말도 많지만, 당장 가보고 싶어진다.
조만간 서울나들이를 해봐야겠다.
이 책은 가상의 여자아이 양짜가 청계천의 헌책방을 탐방한 이야기이다.
동대문 시장에 옷을 사러 가는 길에 우연히 들르게 된 그곳에서 양짜는 알차고 풋풋한 기억들을
담게 된다. 술술 읽히는 글을 따가 가다보면, 청계천에서 오랜 세월을 책방지킴이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책방을 지키는 젊은 아들도 있다.
그곳에 책을 보러, 사러, 귀한 책을 수집하러 오는 사람들도 만나고
산하출판사 편집일을 하는 언니도 만난다.
재미있는 것은 그곳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밥집 아주머니, 야쿠르트 아주머니도 만나는 일이다.
이런 사람들이 모두 청계천을 지키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양짜는 헌책방이라고 해서 집에서도 못보고 굴러다니는 책을 갖다놓는 곳이 아니란 걸 알게된다.
파본은 절대 취급하지 않고 좋은 내용의 책들로만 선별한다는 것, 아무리 책값이 싸도 그것이
필요하지 않는 사람은 사지 않지만 책값이 좀 비싸도 그것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은 영락없이
알아보고 사 간다는 것도 알게 된다. 저자의 친필 서명이 들어있는 책을 만나는 기쁨, 과거에
책을 읽었던 사람들의 밑줄긋기를 만나는 설렘도 알게 된다.
양짜는 누렇게 변색된 옛날 초등학교 교과서를 만나는 것도 신기하기만 하다.
좋은 책을 직접 골라보면서 책을 고르는 힘도 생긴 양짜는 책파티를 하자고 가족들에게 제안한다.
각자 좋은 책을 읽고 한 구절씩 읽는 것이다. 여기서 아빠, 엄마, 오빠가 읽는 책이 소개되고
가슴을 찌르는 명문장이 소개된다. 이런 식의 파티는 집집마다 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인터넷헌책방도 간략히 소개되어 유익한 정보가 된다.
청계천 헌책방은 원래 120여개가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
'사라져가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기억' 이라는 부제를 달고 사진과 곁들여 참신한 기획으로 돋보인다.

<1965년 청계천 헌책방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