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화요일, 수업도 미뤄두고 마커스 로버츠 재즈 콘서트를 보러갔다. 희령인 3층 놀이방에서 놀게 두고 대극장으로 들어가 좌석을 찾았다. 앞줄이어서 악기랑 연주자가 잘 보여 좋았다.
마커스 로버츠 트리오는 1995년 결성된 재즈 트리오 그룹이다. 재즈의 본고장 뉴올리언즈의 재즈에 할렘 풍을 섞었다. 연주자는 모두 흑인이었다. 피아니스트 마커스 로버츠는 향년 38세인데 다섯 살에 시력을 잃었다 한다. 지금은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한다. 진지하고 겸손해보이는 태도였다. 악보를 볼 필요도 없이 신들린 듯 움직이는 손끝을 따라 피아노의 선율이 기가 막히게 흘렀다. 드러머는 그 유명한 마살리스가의 막내였다. 시종 익살스런 표정으로 가볍지만 날리지는 않는 몸짓이었다. 3가지의 다른 채를 이용하여 두드리는 드럼 소리, 찰찰찰~하는 소리가 어떤 채에서 나오는 건지 알았다.
가장 멋있는 연주자는 가운데 위치한 베이시스트였다. 콘트라베이스를 활로 켜는 게 아니라 오로지 손으로 뜯었다. 키만큼 큰 베이스를 뜯는 손가락이 현란했다. 셋이 함께 울리는 소리가 무대를 꽉 채웠다. 세 악기만으로 나는 소리가 그렇게 울렸다. 옆사람은 재즈선율에 맞춰 다리를 까딱거리는 바람에 연결된 좌석 전체가 울렁거렸다. 바닥에 앉아 보고듣는 사람도 많았다. 재즈의 맛을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자유롭고 변화가 있고 열정적인 분위기가 좋다. 내가 알고 있었던 곡은 What a wonderful world 뿐이었다. 루이 암스트롱이 불렀던 느낌과는 전혀 다르게 들렸다. 맑고 간결한 느낌의 선율이었다. 듀크 엘링턴 것도 몇 있었다.
아무래도 오길 잘했다. 매일 저녁 수업 때문에 좋은 공연을 많이 놓치게 되어 아쉬웠는데... 이 초정음악회는 이건 산업에서 매년 주최하는 것으로 이번이 15회이다. 대신 오신 분들이 내는 성금을 모아 유니세프 기금으로 내고 있다. 발빠른 뮤클에서 이런 공연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주고 초대권도 미리 챙길 수 있게 해준다. 동생 소개로 알게 된 뮤클.. 좋다 좋아. 막간 휴식시간에 희령이가 잘 있나 올라가 보고 기금함에 내 성의도 표했다. 개운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