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중앙공원에 서서 둥그런 물줄기를 뱉어내고 있는 분수대를 바라보고 있다. 여름날은 그렇게저렇게 갔다. 가을도 언제 한번 따숩게 반겨맞아들이지도 못했는데 하루가 다르게 멀어져가고 있다.
볕 좋은 일요일 아빠가 아이들의 뒷모습을 담았다. 난 언제나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 목구멍이 치밀어오른다. 아침이면 무거운 가방을 등에 메고 학교를 향해 총총 걸어가는 뒷모습에 평소에 잘 하지 못하는 살가운 말들을 혼잣말로 실어보낸다. 그 가방 속에 한가득 지혜와 희망을 업고 가라고. 그래서 아름다운 사람이 되라고.
아이들이 성큼 자라있다. 저희들끼리 잘 자란다. 두그루의 나무처럼 저희들끼리 부대끼며 사랑도 느끼고 내어줌의 미덕도 배운다. 곧게만 자라는 해송보다는 이리저리 굽어가며 자라는 육송에 작은 애착이 가는 건 왜일까. 엄마로서의 바람이 부질없고 연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