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읽는 전국책2, 평정편, 조성기 지음>을 낭독하고 있다. 1편은 다른 봉사자가 한다. 제법 두껍고 예스러운 대사가 많아 숨이 가쁘다. 아니 마음이 바쁘다. 이 책 끝나면 <공무도하>를 낭독하려고 찜해두었기 때문. 아무튼 회원 신청 도서라 우선이니 하는 수 없다. 총 785쪽, 오늘에야 반을 넘어 425쪽에 도착.

 '도적들에게도 도가 있는가' 라는 장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옮긴다. 

장자가 제자에게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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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의 지혜라는 것은 작은 잘못들을 범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으로 가득 차 있지. 다시 이야기하면 인륜이 도둑맞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되어 있지. 그래서 사람들은 인륜을 자루에 넣고 도둑맞지 않기 위하여 단단히 묶어놓기도 하고, 궤짝에 넣고는 단단히 자물쇠로 채워두기도 하지. 그러면서 스스로 성인군자가 된 양 으스대곤 한단 말이야. 그런데 큰 도적은 그 인륜이란 것을 자루째 훔쳐가버리고 만단 말이야. 그러니 그동안 사람들이 인륜을 성현의 지혜로써 단단히 묶어둔 것에 대해 큰 도적은 감사를 드릴 판이지." 

- 성현들의 예술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성현들의 예술도 마찬가지이지. 육률이니 하는 음계의 구별도 없애버리고, 생황이니 금슬과 같은 악기들도 태우거나 끊어버리고, 진나라 최고의 악사인 사광 같은 자들의 귀도 막아버리면, 사람들은 비로소 귀가 열려 진정한 음악을 듣게 될 것이다. 또한 장식들을 버리고 오채와 같은 색채들도 흩어버리고, 황제 시대 천리안을 가졌던 이주와 같은 자들의 눈도 막아버리면, 사람들은 비로소 눈이 밝아져 진정한 색깔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먹줄과 자를 버리고 요나라 때의 최고의 목수였다는 공수와 같은 자들의 손가락을 꺾어버리면, 사람들은 비로소 손이 공교로워져 자기 손으로 쓸 만한 물건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3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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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0-01-14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맹자 강의를 듣는데요.
성인 성 聖이란 글자는,
귀를 입 옆에 대느라 고개를 기울인 사람의 글자랍니다.
잘 들으려면, 고개를 기울이고(기울일 경 頃) 들어야 하고(들을 청 聽),
아래 서서 (under - stand) 들어야 한답니다.
우두머리(尹)는 손(手)에 막대기를 든 어른을 뜻하는데, 그런 사람이 입으로 주장하는 글자가 임금 군(君)이래요.
조선 시대 이황이 성학십도를, 이이가 성학집요를 써서 임금께 바쳤는데,
그건 임금에게 잘 듣기를 바라는 의도였답니다.

turnleft 2010-01-14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 순간 "성형"의 지혜, "성형"의 예술 로 읽었다는..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