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우리나 - 나 혼자 읽을래요 동화는 내 친구 72
채인선 지음, 최승혜 그림 / 웅진주니어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나는, 빨간 야구 모자를 뒤로 돌려 쓰고 가로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초록 눈동자의 악어이다. 나나니는 그의 여자 친구, 빨간 민소매 셔츠에 햐얀색 스커트가 쫙 펴져 있다. 이들 이외에도 이 그림책에서는 온갖 생김새의 악어들을 만날 수 있다. 하나같이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꾸밈없이 순수한 우리나와 나나니의 우정에 이들 조연들도 한몫을 한다.

인물의 설정에서부터 톡톡 튀는 재치가 엿보인다. 혐오의 대상으로 그려지는 악어가 이 그림책에서는 친근하고 귀엽다. 마냥 어리숙해 보이는 표정에 뾰족뽀족한 이까지도 무섭기보다는 우스꽝스럽다.

첫번째 이야기 '산수 숙제'에서는 3과 9 사이에 있는 수들을 생각해내는 악어 친구들의 발상이 신선하다. 두번째 이야기 '식당에서'는 아이다운 변덕이 밉지 않다. 그런 변덕을 끝까지 받아주는 어른 악어도 미덥다. 마지막 이야기 '물고기 100마리가 필요해요'는 꼬불꼬불 전화선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우리나와 나나니의 친구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호수가에서 굽고 있는 생선의 냄새가 솔솔 풍겨나는 듯하다.

키득키득 웃다보면 어느새 우리나는 곁에 있는 친한 친구같다. 그런 친구랑 소풍 나와 있는 것 같은 표지의 그림도 따뜻하고 부드럽다. 우리나와 나나니의 우정처럼. 이야기마다 쉽고 편안하면서 한올한올 잘 짜여진 아이의 손뜨개 조끼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8-07-17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