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시리즈를 사둔지는 꽤 오래 되었다.

   큰딸이 초등저학년때였나 싶은데 기억이 확실하진 않다.

   비룡소에서 나온 <시 읽는 아이>시리즈로 다섯권이 있는데,

 

<오리>는 그 중 2권이다. 황순원 선생의 시와 사석원님의 그림으로, 최승호님이 엮었다.

난 가끔 이 시집 그림책을 펼치면 아주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시상에 감복하게 되는데

의외로 아이들은 별로 펼쳐보지 않아서 안타까웠다.

특히, 우리말의 맛이 살아있는 시들이 많다.

오늘은 희령이 한테 이 시집 그림책을 보여줘야겠다.

 

- 오리 -

2

자가

너를

흉내 냈다.

 

- 옥수수 -

이빨을 몽땅

드러내고

웃는다

 

- 빌딩 -

하모니카

불고 싶다

 

- 앵두 -

나를

혀 위에

굴리었다

 

- 호박 -

비 맞는

마른 덩굴에

늙은 마을이

달렸다

 

- 우체통 -

연문을

먹고서

온몸을

붉혔소

 

- 종달새 -

이 점은

넓이와 길이와 소리와 움직임이 있다

 

< 시 읽는 아이2, 황순원의 오리 중 >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뽀송이 2007-03-18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호호^^ 시가 넘!! 깜찍하네요!!
그림도 귀엽나요? 다 이런 스타일의 시들로 가득한가요? ^^;;
그럼 유아용? 저학년용? 인가요??

프레이야 2007-03-18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그림이 시와 잘 맞게 그려져있고 보기에 아름다워요.
다섯 권 각각 개성있고 다 좋아요. 저학년 이하로 보면 좋겠지만 전 좋던데요^^

홍수맘 2007-03-19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시 하면 전 항상 어렵던데. 이 시는 정말 귀엽네요. 생각해보면 우리 홍/수 시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네요. 홍/수를 위한 책 또 하나 낚았네요 ^ ^.

프레이야 2007-03-19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그림이랑 시가 모두 멋져요. 다섯권 모두 권하고 싶은걸요^^
간결하고 맑은 시어와 우리말의 맛이 참 잘 느껴져요.

소나무집 2007-03-1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집을 도서관에서 빌려온 기억이 있네요. 아이들이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아서 저만 재미있게 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