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시리즈를 사둔지는 꽤 오래 되었다.
큰딸이 초등저학년때였나 싶은데 기억이 확실하진 않다.
비룡소에서 나온 <시 읽는 아이>시리즈로 다섯권이 있는데,
<오리>는 그 중 2권이다. 황순원 선생의 시와 사석원님의 그림으로, 최승호님이 엮었다.
난 가끔 이 시집 그림책을 펼치면 아주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시상에 감복하게 되는데
의외로 아이들은 별로 펼쳐보지 않아서 안타까웠다.
특히, 우리말의 맛이 살아있는 시들이 많다.
오늘은 희령이 한테 이 시집 그림책을 보여줘야겠다.
- 오리 -
2
자가
너를
흉내 냈다.
- 옥수수 -
이빨을 몽땅
드러내고
웃는다
- 빌딩 -
하모니카
불고 싶다
- 앵두 -
나를
혀 위에
굴리었다
- 호박 -
비 맞는
마른 덩굴에
늙은 마을이
달렸다
- 우체통 -
연문을
먹고서
온몸을
붉혔소
- 종달새 -
이 점은
넓이와 길이와 소리와 움직임이 있다
< 시 읽는 아이2, 황순원의 오리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