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
마틴 래디 지음, 박수철 옮김 / 까치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합스부르크 가문에 대한 역사를 한 권에 담은 책을 만났다.


합스부르크는 거의 10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지구상에 존재했던 가문이었다.

특히 15세기 이후가 되면 합스부르크에 대한 세력이 커지고 제국화되면서 전 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기존에 대략적으로 알고 있던 합스부르크의 역사는 제국의 영토가 가장 넓었던 스페인 제국의 시기와 제국의 종말을 불러온 1차 세계대전 무렵 때이다.

이 책에서 남은 빈틈을 채우는 목표를 세워보자 하며 읽게 되었다.


화려했던 합스부르크 제국의 시작은 과연 어떠했을까?


기록상에 근거한 시작은 10세기 말 슈바벤 공작령에 속하는 땅에서 칸첼린(991)으로부터였다. 

초기에 북부 이탈리아, 프랑스로 이어지는 곳에서 세금 및 통행료를 받아 부를 축적했다.


시작은 칸첼린이지만 가문을 창건한 것은 루돌프(1339~1365)란 사람이다. 그는 혼인 관계를 통해서 주변의 제후들을 가문에 끌어들이려고 노력했다.(실패) 중앙유럽의 영토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합스부르크 가문에 특권을 부여하였으며 대공이라는 칭호를 붙였다. 


15세기에는 프리드리히 3세(1415~1493)와 막시밀리안(1459~1519)이 있었다. 


프리드리히 3세는 가문을 위한 세습 재산을 한 단위로 재편하였고 제후들을 설득하여 자신은 로마인왕으로 등극한다. 


막시밀리안은 자기 홍보의 대가였다. 그는 망상과 과시 행동으로 개인적으로는 말이 많았으나 결혼과 전쟁을 통해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며 후대 가문이 유럽과 신대륙의 대부분을 호령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막시밀리안에 대해서는 백색왕의 우화가 전해진다. 백색왕은 새로운 언어를 금방 익히고 7개 국어를 구사한다. 그는 자기 통치에 도전하는 국가의 군대와 전쟁을 벌이고 많은 땅을 정복한다. 백색왕은 누구? 당연히 본인 자신이다. 


16세기는 제국의 가장 화려한 시기였다고 평가된다.


먼저 세계의 통치자라로 알려진 카를5세(1519년 집권, 1556년 퇴위)가 있다. 카를 시기에 제국의 영토는 대서양을 넘어 태평양까지 뻗쳤다. 다만 종교 갈등으로 아우크스부르크 화의에 따라 루터파를 신봉하는 제후들이 통치하는 영토와 기존 가톨릭을 고수하는 소수파가 통치하는 영토인 신성로마제국으로 나뉘게 된다.


보헤미아왕이었던 페르디난트 1세는 1558년 합스부르크 제국의 황제에 즉위한다. 그는 강력한 귀족 세력과 의회, 개신교를 믿는 다수파를 등에 업는 것이 필요했다. 결국 그는 루터파의 득세를 허용하고 양형영성체파(얀 후스)의 요구도 수용하였다.



펠리페2세는 1556년 스페인왕, 1580년 포르투갈왕, 1554년부터 1558년까지 아일랜드왕까지 겸임하며 합스부르크 제국의 판도를 전세계적으로 이끌고(!) 나간다. 중앙 유럽에는 루돌프 2세가 있었다. 1576년 황제에 즉위하였으나 연금술과 마법에 빠져 있었고 왕궁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도 우울증을 겪었던 모양인데 이를 두고 자발적 고립이라고 하는 거겠지.



17세기는 제국에 힘을 빼게 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난다. 


마티아스(1612년 황제 즉위)는 티롤과 이너외스터라이히 공작령을 제외하고 개신교를 공식 합법화하는 쾌거를 이루어낸다. 하지만 뒤이은 페르디난트 2세(1619년 황제 즉위)는 중앙유럽에서 개신교도들을 굴복시키게 만든다.


1618년 보헤미아에서 반란이 일어나면서 30년 전쟁이 시작된다. 전쟁의 주체는 스페인과 네덜란드 연합 국가간의 대결이었다. 전쟁 결과 베스트팔렌 조약이 맺어진다. 이때부터 스페인 식민지와의 무역 혜택이 제공되면서 네덜란드는 노예무역으로 급부상하게 된다.

베스트팔렌조약은 서양에서 강조하는 국제법의 기준이 된 조약이 되었다. 당황스러운 것은 이 조약 이후 네덜란드가 식민지를 접수한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네덜란드가 이익을 얻었지만 뒤이어 제국의 길을 밟는 프랑스와 영국도 마찬가지다.




합스부르크는 카를로스 2세(1665년 스페인왕 즉위)를 마지막으로 스페인 영토에서 물러나면서 제국의 범위는 유럽 대륙의 범위로 축소된다. 


18세기는 마리아 테레지아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다. 


마리아 테레지아(1745년 황제 즉위)는 책을 통해 알게 된 인물들 중 가장 흥미로웠다. 그녀는 집권 기에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을 비롯하여 여러 차례 전쟁을 치렀다. 그 무렵 프로이센의 힘이 강성해져서 부딪힐 일이 많아졌던 것이다. 당시 프로이센에는 프리드리히 2세가 집권 중이었고 프로이센의 군대는 막강했다. 그녀는 프로이센의 군대의 이점을 배워 제국의 군대 제도를 개혁했다.


19세기 프란츠 2세는 1804년 오스트리아 황제에 즉위하였는데 그의 집권기 신성로마제국이 소멸하면서 마지막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되었다. 그는 당시 외무장관이던 메테르니히와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국내 정책 권한을 주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1815년 무렵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국경선을 확정하게 된다. 


뒤이은 프란츠 요제프는 1848년에 황제에 즉위한다. 그는 신절대왕정(군주정)을 추구하면서 제국 내 민족정체성에 대한 반감과 분노들이 커지게 되는 역설을 불러온다. 


프란츠 페르디난트(1863~1916)는 18세기를 마무리하고 19세기를 연 황제다. 이 무렵 제국의 변경에는 다양한 종교를 가진 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페르디난트는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에서 더는 제국을 팽창할 수 없게 되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곳이 필요했다. 1879년 무렵 이후 제국의 행정가들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던 주민들을 종교상 문제로 곱게 보지 않았다. 1908년 제국은 결국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합병하였고 세르비아와 가까웠던 러시아는 이를 두고 보지 않으면서 1912년부터 1913년까지 발칸전쟁이 벌어진다. 세르비아가 남쪽의 오스만령 마케도니아로 세력을 뻗치게 되자 황실은 제국 내에 있는 세르비아인들을 러시아가 해방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1914년 보스니아에서 총성이 울리고 이 사건을 기화로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만다. 제국은 민족감정에 호소하며 징집령을 내렸고 이에 응해 나간 800만명의 군인 중 100만명이 사망, 200만명이 부상, 400만명이 다치고 150만이 포로가 된다. 



사실상 제국은 이로써 종말로 끝이 났다. 긴 세월동안 유럽을 주무대로 주름잡던 제국은 이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나는 우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형성되는 과정과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민족간의 분열이 심화된 원인이 궁금했는데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으로 인해 합스부르크 제국의 역사를 하나의 책으로 정리하였다는 것일 것이다. 기존에 제국의 역사를 공부하려면 각각의 영토와 지역사, 나뉘어진 세계사를 통해서 엮어나가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했으니 말이다. 


책의 맨 앞에는 왕의 계보도가 있고 참고 사진 자료는 따로 2~3부분 정도로 나누어 넣어 놓았다. 사진은 칼라로 보는게 좋으니 따로 둔 걸 이해는 하지만 계보도는 책을 보면서 앞으로 왔다갔다하려면 번거로울 것 같다. 계보도는 따로 이미지 스캔화시켜놓고 책을 읽을 때 바로 도움을 얻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나의 가문으로 시작했던 왕가가 몇 개의 영토와 대륙을 거느리며 세계를 주름잡았다는 것이 새삼 놀랍다. 현대에도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서 패권을 쥔 국가들이 존재하니 그들과 비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8-30 1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돈도 없고 힘 없던 가문이 어떻게 일어서는지 거기에 얽힌 전쟁과 음모 배신 등 저도 화가님 소개로 재미있게 읽어어요 *^^* 왕들의 별명도 인간적이라 재미있고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8-30 13:27   좋아요 1 | URL
ㅋㅋㅋ 맞아요. 저는 막시밀리안 홍보방식이 놀랍더라구요. 요즘 이렇게 홍보해도 먹힐 것 같은?ㅋㅋ 그리고 마리아 테레지아도 대단한 인물이었던 것 같고... 별명 갖다붙이는게 처음엔 좀 적응이 안 됐는데 읽다보니 또 재밌더군요^^; 1000여년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습니다. 독자는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쉽게 배움을 얻어갈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ㅎㅎㅎ

scott 2022-08-30 16: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합스부르크 가문 출신( 몇 세대손 인지는 모름)
후손을 대학원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친구들이 알려줌)

박물관에 걸려 있는 초상화 속 조상들과 턱 모양이 같아서

진짜 왕족의 혈통(주걱턱)이구나 ㅎㅎ
결혼도 자신들 가문 후손과 했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8-30 17:18   좋아요 1 | URL
세계 곳곳에 합스부크르 가문 후손들이 퍼져있을텐데 스콧님은 만나보셨군요ㅎㅎㅎ

왕가가 근친결혼이 문제가 되어서 자손들의 상태가 별로 좋지는 않았더군요. 혈통이 그리 중요했던건지...ㅠㅠ

shirleytemple009 2023-11-09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합스부르크 가문은 아직도 존재해요. 물론 오스트리아에서 아직도 알게모르게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요. 딸 아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합스부르크 가문 아이가( Franz Josef I의 고손) 다니고 있었어요. 성이 합스부르크.. 상태가 안 좋은것은 글쎄요.. 직접 만나본 바로는 개인적인 생각으론 별차이를 못느끼겠던데요..
 

#1


이 달이 가기 전 책을 다시 질렀다.

1권은 출고일이 늦어져서 9월에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번에 소소하게 샀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금 더 샀다.

2권은 중고로 샀고 1권은 잡지니까 일반책은 2권을 구매한 셈이다.(어떻게든 합리화하는 것 같지만)


근대서지는 신간호가 나와서 산 거고(출판사가 바뀌었다) 

<윤동주 평전>과 <제국 일본의 동아시아 공간 재편과 만철조사부>는 장바구니에 든 책 중 살포시~

중고로 산 책은 <한국전쟁>과 <일본의 위안부 문제 증거자료집 1>이다.

출고일이 늦는 책은 이학래 선생님의 <전범이 된 조선청년>이다. 






#2


사실상 막판에는 먹히는 것 같이 힘들었던 <맹자집주>를 오늘 드디어 1회독 했다.

이 책을 읽다가 막판에 <중국철학사>를 읽으면서 꽤 많은 도움을 받았다.

맹자에서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정자, 주자를 비롯한 인물들의 사상적 배경과 기반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맹자를 읽기 전 이 책을 읽었다면 좀 덜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길고도 험난했던 여정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통감절요를 읽어보려 한다^^;




주말에는 이 책을 완독했다. 재밌게 잘 읽었다.





#3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풍경을 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금요일 퇴근길 노을이 너무 환상적이어서 집에 들어와 창문을 열고 찍었다. 




어제와 오늘 아침 산책길에 찍었다.

이틀 30여분 정도 차이가 이토록 하늘의 색이 다르다니... 오늘이 30분 더 빨랐다.





그러고 보니 벌써 8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특히 이번주는 가을이 성큼 왔음을 느끼게 한다. 기후위기가 심하기는 하지만 절기는 무시할 수 없나보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2-08-28 20: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화가님~전망 좋은 집에 살고계시군요*^^* 마지막 사진 구름이 환상적입니다. 고흐가 봤더라면 좋아했을것 같은?
저도 오늘 책 구매를 했습니다. 그만 사야하는데 알라딘만 들어오면 하....ㅋㅋ

거리의화가 2022-08-29 07:56   좋아요 3 | URL
고층에서 찍어서 그런 것 같아요ㅎㅎㅎ 요즘 하늘 보는 맛이 좋습니다. 어느덧 하늘이 조금 높아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구름 보는 재미도 있고요. ㅋㅋㅋ 저도 8월 구매 이걸로 마지막ㅎㅎ 장바구니가 비는 날이 없네요. 그래도 책이 가장 경제적인 소비 같습니다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28 23: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결국 9 월을 못기다리고 오늘 아침에 적립금 탈탈 털어 책 주문 넣었는데 내일 받을 수 있대서 좀 놀랐네요?
화가님도 결국???ㅋㅋㅋ
노을은 와...한국 맞나요??
아래 사진 구름들도 한국 맞나...맞겠죠?ㅋㅋㅋ
저도 오늘 도서관 갔다가 구름이 넘 이뻐서 간만에 몇 장 찍었어요.
오늘따라 하늘은 너무 파랗고, 구름은 너무 하얗고....가을 하늘 참말로 예뻤어요♡

거리의화가 2022-08-29 07:58   좋아요 4 | URL
오 배송이 빠르군요. 8월은 그래도 10권 넘어가게 사진 않았습니다ㅋㅋ 최대한 덜어내고 덜어내어^^;
노을 이쁘죠. 요새 구름들 보는 맛이 좋습니다. 날씨도 아침저녁 다닐만해져서 걷기 좋더라구요. 풍경보는 맛이 생긴 요즘입니다.

박균호 2022-08-29 08: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근대서지를 사는 독자분을 여기서 만나네요. 저도 매 호를 구매하는데 덕분에 잊지 않고 구매하네요 .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8-29 08:24   좋아요 4 | URL
계속 사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참 알찬 잡지지요. 중간에 안 사둔 호수들도 있어서 구매해두어야하는데 자꾸 잊어먹네요.

얄라알라 2022-08-29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소하지가 않습니다. 확실히 ㅋㅋ이번 구매는 말입니다.

거리의화가님께서는 제 편식 책 습관을 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자극을 주신단 말씀입니다. ^^ 생소하지만 끌리는 책들이 한 가득

거리의화가 2022-08-29 17:58   좋아요 2 | URL
편식하면 전데 무슨 말씀을^^ 저는 거의 역사 분야의 책을 읽어서 구입의 대부분이 역사...ㅎㅎ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생소하지만 끌리신다니 뭔가 기쁩니다!

새파랑 2022-08-29 1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저중에 윤동주 평전이 완전 땡기네요~!! 윤동주시인의 작품 읽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이게 다 화가님의 <동주> 대본집 리뷰 때문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8-29 21:21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새파랑님 <동주> 대본집 보셨죠? 넘넘 좋죠? 진짜 잘 샀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동주 시인 시들이 서정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라 참 좋아요. 저도 가끔 읽는데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한국에 윤동주가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페크pek0501 2022-08-30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예술이십니다. 모두 색상이 좋네요. 특히 두번째와 세번째 사진은 각도가 좋은 것 같아요.
길을 중간에 놓는 것보다 위와 같이 놓으면 좋은 구도가 된다는 걸 배우고 갑니다.^^

거리의화가 2022-08-30 13:24   좋아요 1 | URL
네. 2, 3번째 사진들은 산책하며 찍은 것입니다. 워낙 하늘을 좋아합니다만 하늘만이 아닌 주변의 나무, 꽃, 개울 이런것들이 함께 있을 때 더 조화로운 것 같아서 항상 그런 풍경일 때 사진을 찍는 것 같습니다.

mini74 2022-08-30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사진이 예술입니다. 근대서지 표지 넘 예쁜데요. 내용도 궁금하고 *^^*

거리의화가 2022-08-30 17:17   좋아요 1 | URL
예술인가요? 좋아해주셔서 저도 좋습니다.
근대서지는 한국의 근대 시기 문학을 주로 다루는 잡지입니다. 비록 바로 읽진 못해도 소장 가치가 높은 잡지라 계속 모으고 있습니다.

희선 2022-08-31 0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끝까지 보신 책이 있어서 좋으셨겠네요 하늘이 멋집니다 가을엔 파란 하늘도 보이지만 구름이 멋진 하늘도 보이죠 팔월인데 가을이라니... 날씨가 가을이었네요 곧 구월입니다 거리의화가 님 팔월 마지막 날 잘 보내시고 구월 잘 맞이하세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31 08:50   좋아요 1 | URL
네. 8월에 읽기로 한 책들 여유 있게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맹자는 거의 1년 가까이 본 것 같아요ㅠㅠ 어휴~ 1회독하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손놓을뻔했습니다ㅋㅋㅋ
가을은 하늘도 높고 구름 모양도 좀 달라 보여서 멋지게 보입니다. 날씨가 선선해져서 이미 가을 느낌이 나는 듯해요. 남은 하루 잘 보내시고 9월 행복하게 여시길*^^*
 

중국철학사(하)

주자는 성즉리, 상산은 심즉리
왕양명은 주저의 대척점으로 상산의 심즉리를 이음

주자의 형이상학은 주렴계의 「태극도설(太極圖說)」을 골간으로삼아 강절이 논한 수(數), 횡거가 논한 기(氣), 정씨 형제가 말한 형이상·형이하 및 리(理)·기(氣)의 구분 등을 융합했다. 따라서 주자의학문은 가히 이전 도학자들을 집대성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 P533

태극은 최고 훌륭하고(極好) 지극히 선한(至善) 도리이다.…………염계가 말한 태극은 천지·인·물의 온갖 선 가운데 지극히 훌륭한 것의 별명이다. - P536

"본래 다만 하나의 태극이 존재하나 만물마다 타고난 바가 있으므로 각사물마다 하나의 태극을 온전히 구비하는 것일 뿐이다. 이는 마치 달은 하늘에 오직 하나 있으나 강호에 흩어지면 가는 곳마다 보이지만 달이 분열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경우와 같다." - P540

○ "먼저 리가 있습니까 아니면 먼저 기가 있습니까?"
"리는 기에서 분리된 적이 없다. 그러나 리는 형이상의 존재요 기는 형이하의 존재이므로 형이상과 형이하의 점에서 보면 어찌 선후가 없겠는가?"
"반드시 리가 있은 연후에 기가 있다는 표현은 어떻습니까?"
"그것은 본래 선후를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 기원(所從來)을 추론해보자면 먼저 리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 P543

음양은 기이고 오행은 질이다. 저 질이 있으므로 사물이 산출될 수 있다. - P546

○ "동정은 단초가 없고 음양은 시작이 없다‘ (함은 무슨 뜻입니까?)"
"(음양은) 시작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것의 시작이 있기 전에도 필경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 스스로 천지(우주)는 만들어졌다가 파괴된 다음에 다시 그렇게 만들어지니 무슨 끝이 있겠는가?" - P547

천하에 성이 없는 사물은 없다. 한 사물이 있으면 그 성이 있고, 그 사물이없으면 그 성도 없다. - P549

○이기(二氣 : 음양) 오행(五行)이 태초에 어찌 바르지 않은 것이 있었겠는가? 다만 이리 왔다 저리 가는 사이에 바르지 않은 것이 생긴다. - P551

횡거는 ‘형체가 생긴 이후 기질지성이 생겼으니, 기질지성을 잘 되돌이키면천지지(天地之性)이보존된다. 그러므로 기질지성은 군자가 성으로 인정하지 않는 바가 있다‘고 말했고, 명도는 ‘성을 논하고 기를 논하지 않으면 부족하고 기만 논하고 성을 논하지 않으면 밝지 못하니, 이 두 가지를 둘로 여기면 옳지않다‘고 했다. 또한 인의예지가 성이라고 말하지만 세상에는 날 때부터 그러한 모습이 없는 사람이 있는 것은 왜이겠는가? 단지 기품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약 그 기를 논하지 않으면 저 (성선설의) 도리는 온전하지못하여 부족한 것이 된다. 또 만약 단지 기품만 논하여 어떤 기품은 선하고어떤 기품은 악하다고만 말하고, 저 하나의 근원처에는 오직 저 도리가 있음을 논하지 않으면 명백해지지 않는다. 이 [성에 대한] 논의는 공자, 증자, 자사, 맹자가 이해한 이후 아무도 그 도리를 해설한 사람이 없었다. - P552

성, 정, 심은 맹자와 횡거가 잘 말했다. 인(仁)은 성이고 측은(側隱)은 정이니 마음(심)에서 생기는 것일 수밖에 없다. 즉 마음은 성과 정을 통괄하는(心統性情) 것이다. 성은 단지 응당 그와 같아야 하는 것으로서 다만 리이니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무슨 일이 생겼으면 이미 선하거나 혹은 악이 있을 수밖에 없으나, 아무 일도 없고 오직 리만 있다면 선하지 않음이 없다.

성은 마음의 리이고 정은 마음의 활동이다. 재는 그 정이 그렇게 할 수 있하는 능력이다. 정과 재는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 다만 정은 사물을 만나 발현되어 물결처럼 진행하는 것이라면, 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요컨대 천갈래만갈래의 복잡한 실마리들이 다 마음에서 나온다. - P554

인·의·예·지는 성(性)이다. 성은 만질 수 있는 모습이나 그림자가 없고 오직 그 리가 있을 뿐이다. 오직 정(情)만 직접 발견할 수 있는데, 측은(側隱), 수오(惡), 사양(辭讓), 시비(是非)가 바로 그 정이다. - P555

"치지는 격물에 달려 있다"고 함은 내앎(知)을 온전히 이루려면 사물에나아가 그리를 궁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의 마음은 영명하여 모든 이구비되어 있고, 천하의 사물에는 다리가 내재해 있다. 다만 그 리를 제대로궁구하지 못한 까닭에 내 삶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대학』은 첫 가르침에서 반드시 공부하는 이들로 하여금 천하사물에 나아가항상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리를 바탕으로 더욱 궁구하여 그 극치까지 도달하려고 노력하도록 가르친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노력하여 어느 시기에 활연관통(豁然貫通:환히 깨달음)하면, 온갖 사물의 표리정조(表裏精粗:표면과심층 및 심오함과 피상적 측면) 등 전부가 파악되고, 내 마음의 전체대용(大用 : 온전한 본체와 광대한 작용)도 전부 밝아진다(드러난다). - P558

인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미미하니 오직 정진하고 전일하여(惟精惟一) 진실로 중도를 견지하라는 것이 요, 순, 우 임금이 서로 전수한 밀지(密旨)입니다. - P562

주자는 불가(佛家)와 유가(儒家)의 차이를 불가는 성을 공(空)으로 여기지만 유가는 성을 실(實)로 여기는 데에 있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 P564

학문에 본령이 있으면, 지혜가 미치는 대상도 그것(근본)이고, 어진 덕성이 견지하는 대상도 그것이고, 늘 익히는 대상도 그것이고, 기뻐하는 대상도 그것이고, 즐거워하는대상도 그것이니, 마치 높은 옥상에 물병을 거꾸로 매단 것처럼 쉬워진다. 그런즉 학문의 근본을 알면(知本) 육경은 모두 나의 주석에 불과하다. - P573

사람의 마음은 그 자체로 명철하고 그 자체로 영명하다. 속셈이 일어나고, 아집(我)이 확립되면 맹목성(必)과 완고함(固)으로 방애되고 치우쳐져 마음같은 그 명철함과 영명함을 상실한다. - P580

양지(良知)는 지(知), 치량지(致良知)는 행(行)이다. 우리가 반드시행위에 양지를 발현해야(致良知) 비로소 양지의 지는 완성된다. 이것이 양명의 지행합일설(知行合一說)의 핵심이다. - P600

주자가 말한 격물은 즉물궁리에 있는데, 즉물궁리란 사사물물(事事物物:만사만물)에 나아가 그가 말한 정리(定理)라는 것을 탐구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것은 내 마음을 가지고 사사물물 속에서 리를 구하는 것이므로, 심(心)과 리(理)를 둘로 쪼개는 일이다………. - P603

내가 말하는 ‘치지격물‘은 내 마음의 양지를 사사물물에 발현(실현)하는것을 뜻한다. 내 마음의 양지가 이른바 천리(天理)이다. 내 마음의 양지인 천리를 사사물물에 발현하면 사사물물은 그 리를 획득하게 된다. 내 마음의 양지를 발현하는 것이 치지요, 사사물물이 저마다 그 리를 획득하는 것이 격물이므로, 여기서 심과 리는 하나로 합쳐진다. - P604

사물 가운데 무엇을 후대하고 무엇을 박대해야 할지 우리의 양지는 자연히 안다. 즉 "지선(至善)의 발현은 경중 후박에 따라감동하고 부응하는 그 변동이 일정하지 않지만 항상 자연의 중도(天然之中) 안에 머문다"는 말이다. 양지는 이 "자연의 중도"에 대한 앎이고, 우리가 그것에 따라 행하는 것이 "치량지(致良知)"이자 "지선에 머묾(止於至善)"이다. 행사의 고래의 해양명은 이것이 유가가 말한 인(仁)과 묵가(墨家)가 말한 겸애(兼愛)의 차이점이라고 여겼다. - P610

외물의 선악(善惡 : 좋고 나쁨)은 우리의 호오(好惡)에서 비롯된다.
외물에 대해서 선악이 있다고 여김은 우리의 개인적 관점에서 나온것, 즉 "우리의 육체에서 일어난 관념들"이다. 우리는 외물이 본래선악이 없음을 알아야 하지만 또한 우리의 호오를 폐기할 필요도없다. 다만 호오에 집착이 없어야 한다. 집착이 없으면 "심체에 번뇌를 남기지 않는다." 호오 역시 "사람 마음에 응당 존재하는" 감정(情)이므로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 "정감으로 만사에 응하지만 정감을 소유하지 않는 "방법을 쓰면 된다. - P616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22-08-30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십니다. 이런 책도 읽으시고...
저는 이런 책 보면 막 필기하며 공부하고 싶어집니당~~~ 학창시절엔 공부하기 싫었는데 요즘 어떤 책에 몰두하며
꽤 열심히 읽어서, 진작 좀 이러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은...ㅋㅋ

거리의화가 2022-08-30 13:23   좋아요 0 | URL
실제로 필기하며 읽긴 했습니다. 나중에 정리하기에는 어려운 책이라...ㅎㅎㅎ 이 책 읽으면 중국사를 좀 더 재미나게 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한국의 역사도요.
저도 너무 늦게 공부를 시작해서 아쉽습니다ㅠㅠ 어릴 적 머리 잘 돌아갈 때 공부를 했어야 하는데요ㅋㅋ
 

중국철학사(하)

장횡거: 기에도 성이 있다

정명도와 정이천
- 정이천: 리학 일파의 선구자 -> 주자로 이어짐
- 정명도: 심학 일파의 선구자

"도"의 의미는 과정이니, 도학가의 말을 쓰면 "유행(流行)"이다. 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는 과정으로서 그치거나 쉬지 않는 유행이다. 이 과정은 모순 대립적인 본성이 있으니 예컨대 뜨고 가라앉음(浮沈), 오르고 내림(升降), 움직이고 고요함(動靜) 등은 다 대립적인 것이다. 각 대립 중인 두 방면은 모순적인데 그 모순을 "상호 감응(相感)", "상호 동요(相蕩)"라고 불렀다. 대립면이 "상호감응", "상호 동요한 결과 필연적으로 한 대립면이 우세하면 다른 대립면은 열세를 띠게 되는데 그것이 곧 "승부(勝負)"요 "굴신(屈伸)"이다. 각종 대립면의 "상호감웅", "상호 동요"와 "승부", "굴신"이 바로 우주라는 저 과정의 전체 내용이다. 이 과정은 결코 상상의 것이 아니고 일종의 객관 존재이다. 장재의 말에 따르면 그것이 바로 "기(氣)"이다. - P479

만물은 곧 기가 모인 현상이다. - P481

사물의 생성은 일정한 순서가 있고 사물의 완성은 일정한 구조와 조직이 있다. 이것이 이른바 "천서(天序)", "천질(天秩)"이며 바로 "리"이다. 기의 모든 취산공취는 이 리에 따르고 "망령됨이 없다." - P482

조화(造化)에 의해서 생성된 산물은 서로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이로부터만물이 비록 많지만 실제로 어느 한 사물도 음양이 없는 것이 없음을 알 수 있고, 또 천지의 변화는 이단(二端:兩體)일 뿐임을 알 수 있다. - P484

○태허(虛)에서 천(天)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기화(氣化)에서 도(道)라는이름이 생겼다. 허와 기를 합하여 성(性)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성과 지각(知覺)을 합하여 심(心)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 형체가 생긴 이후 기질지성(質之性)이 생겼으니, 기질지성을 잘 되돌이키면 천지지(天地之性)이 보존된다. 그러므로 기질지성은 군자가 성으로인정하지 않는 바가 있다. - P487

하늘과 인간이 상이하게 작용하면 성(誠)을 논할 수 없고, 하늘과 인간이상이하게 인식하면 명(明)을 다 발휘한 것이 못 된다. 이른바 성명(誠明)이란 성(性)과 천도(天道)에 대소의 차별을 발견할 수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 성(誠)은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경지이고, 명(明)은 사람이그 경지에서 가지는 지식인데, 그 지식은 "감각적인 사소한 지식"
이 아닌 진지(眞知)이다. - P492

성인은 만물을 순리에 따라 다스리는것이지 사물의 법칙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니, 오직 모든 것이 제자리에 머물게 할 따름이다. - P501

○『시(詩)』에 "하늘이 뭇 사람을 낳으실 때 사물은 저마다 법칙이 있게(有物有則) 하셨다"고 했거니와……… 만물은 모두 각자의 리가 있다.……………리에 따르면 순조롭지만 리를 어기면 혼란하다. 저마다 자기의 리를 따르게 하면 굳이자기 힘을 소진할 필요가 있겠는가? - P503

이천이 말한 리는 대략 그리스철학 중의 이데아나 형상과 같다.
기가 질료이고 리가 형상임은 앞에서 이미 말했다. 질료는 시공 내에 존재하는 구체적 사물의 원질(原質)로서 변화와 성훼(成毁)가 있으나 형상은 시공 내에 존재하지 않아 변화 없이 영원히 존재한다. - P505

명도가 말한 천리나 리는 구체적 사물의 자연적 추세이니사물을 떠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후 도학 내의 심학 일파는 모두 리는 사물을 떠나 존재한다고 여기지 않았다. - P506

명도는 리가 사물을 떠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고 여긴 만큼 형이상과 형이하의 구분도 그다지중시하지 않았다. - P507

이천은 형이상과 형이하의 구분을 극히 중시했다. - P509

명도는 기를 그다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천은 많이 언급했다.
이천은 사물의 존재의 시원은 모두 기화(氣化)에서 비롯한다고 여겼다. - P510

"타고난 것이 성이다(生之謂性)"고 했는데, "성은 기(氣)이고 기는 성이다"고 함이 "타고남(生)"의 함의이다. - P512

"인(仁)"이라는 이름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했다. 인자(仁者)는 천지만물을일체(一體)로 여기니 자기 몸이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 (천지만물을 자기몸으로 인식할 수 있으면 어디엔들 이르지 못하겠는가? 만일 (천지만물을)자신 안에 두지 않으면 자연히 천지만물은 자신과 상관없는 것이 되어, 마치 수족이 마비되어(不仁) 기(氣)가 통하지 못하여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것123-91(不屬己)처럼 된 경우와 같다. 따라서 박시제중(博施濟衆: 널리 백성을 구제함)이 바로 성인의 역할인 것이다." - P518

○배우는 사람은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가까이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단지 인간의 도리를 밝혀 경(敬)에 힘쓰면 될 뿐이니 이것이 요점이다.………따라서 도가 있고 리가 있는 곳에 자연과 인간(天人)은 하나이니 분별되지 않는다. 호연지기(浩然之氣)가 바로 나의 기이다. - P520

도학자들도 우리의 "마음가짐"은 이와 같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가는 마음이 응하는사물 속에 정감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정감을 다루는 그들의 방법은 이성을 통한 정감의 순화(以理化情)였고, 이성으로 정감을 순화할 수 있는 사람은 자연히 정감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도학자들은 정감은 생길 수 있으나 다만 우리는 정감이 생길 때 정감을내 소유가 아닌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뻐하거나 증오할 만한 일을 발견하면 성인도 희로의 정감이 생길 수 있다. 다만성인이 기뻐하거나 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이 기뻐하거나 분노할만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 일이 이미 지나가면 성인의 희로의 정감도 없어진다. - P525

수양하여 만물과 일체가 되는 최고 경지에 이를 수 있으면 우리의 본성은 지대하게 발전할 수 있다. 이것이 진성(盡性)이다. 명도는 말했다.
"이치를 궁구하고(窮理) 성을 완전히 실현하여(盡性) 명에 이른다(至命)"는 이 세 가지는 동시에 병행하는 것이니 원래 순서가 없다. 따라서 궁리는지식을 얻는 일로 간주할 수 없다. 진실로 이치를 궁구하면 성과 명도 이해된다. - P526

"정심(正心)과 성의(誠意)를 가장 먼저 해야 한다. 성의는 치지(致知)에 달려 있고, 치지는 격물(格物)에 달려 있다. ‘격(格)‘은 이른다(至)는 뜻이다. 예컨대 ‘조고래격(祖考來格 : 조상신이 와서 이른다)‘의 격과 같다. 사물은 저마다 그 리가 있으니 그 리를 궁구하여 밝혀야(窮) 한다. 물론 궁리(窮理)의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혹은 책을 읽어서 도리(義理)를 밝히거나, 혹은 고금의 인물을 의론하여 잘잘못을 변별하거나, 혹은 일상사를 맞이하여 합당하게 대처하는 일 등이 모두 궁리이다." - P528

지극함을 알면 지극해지고 끝을 알면 끝을 내니, 모름지기 앎을 근본으로삼아야 한다. 앎이 깊으면 행동은 반드시 지극해진다. 앎이 있는데도 행하지못하는 사람은 없다. 알지만 행할 수 없는 경우는 다만 그 앎이 천박한 때문이다. 굶주려도 부자(烏喙:附子)는 먹지 않으며 누구나 물과 불은 밟지 않는 것이 바로 앎이니, 사람이 악을 행하는 것은 오직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 P529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08-28 0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벌써 이 책 하권 마지막을 향해 가시는 군요.
중국 통치자들이 이런 철학을 알았다면 ㅎㅎㅎ
[앎이 깊으면 행동은 반드시 지극해진다. 앎이 있는데도 행하지못하는 사람은 없다. 알지만 행할 수 없는 경우는 다만 그 앎이 천박한 때문이다. 굶주려도 부자(烏喙:附子)는 먹지 않으며 누구나 물과 불은 밟지 않는 것이 바로 앎이니, 사람이 악을 행하는 것은 오직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 문단은 인생 명구로 밑줄을 쫘!악 !^^

거리의화가 2022-08-28 05:30   좋아요 2 | URL
정이천의 말이네요^^ 말은 좋으나 말씀하신대로 실천했는지는^^ 진짜 얼마 안 남았습니다ㅎㅎ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네요^^
 

중국철학사(하) - 11장 주렴계와 소강절


도학자로서 도교사상을 도학에 도입한 이들이 주렴계(이름은 돈이)와 소강절이다.

역설은 도교 내에 붙어서 전수되다가 북송 때 이르러 도학 안으로 도입되니 그것이 상수학이었다.

소강절의 세계연표는 역의 수를 바탕으로 천지의 시작과 끝을 규명한 것이다. 그 이전 도교나 불교에는 찾을 수 없었던 놀라운 사상이었고 이후의 도학자들의 우주발생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양의, 4상, 8괘, 64가 되는 이치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소강절의 태극도의 원리를 보고 이제는 눈이 좀 뜨이는 느낌이 든다.

태극도설은 중드의 도교에서도 단골 배경이 되는 개념이다.

『역』 「계사」에 "역에는 태극이 있고, 그것이 양의를 낳고, 양의는 4상을 낳고, 4상은 8괘를 낳으며, 8괘가 길흉을 결정하고, 길흉이 대업을 낳는다"고 했다. - P444

당시의 이른바 상수학(象數學)은 모두 진단에게서 비롯되었다는 말이다. 진단은 송나라 초기의 유명한산 신선(神仙)이었다.
황종염, 주이존 모두 염계 「태극도」의본래 이름은 「무극도(無極圖)」였다고 말했다. - P445

주렴계의 「태극도」가 도교와 관계가있음은 사실인 것 같다.
주렴계는 도사(道士)들이 수련을 논할 때 사용한 「태극도」를 취하여 새로운 해석과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그 그림을 해석한「태극도설」은 송명 도학파 내의 체계적인 저작의 하나이다. 송명도학파가 논한 우주발생론은 주로 그 설에 대한 부연이었다. - P446

사물은 통하지 못하나 정신은 만물에 신묘하게 작용한다(物則不通, 神妙萬物). - P447

「태극도설」은 오행을 "5기"라고 했고, 「통서」는 음양을 "2기"라고했다. 즉 염계는 음양오행을 모두 기로 여겼다는 말이다. 「통서」의이 구절 이름이「리성명(理性命)」장이므로 소위 "하나"란 리이고또한 태극이다. 태극은 리이고 음양오행은 기이다. 리·기 두 관념은송명 도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데, 그 의미는 주희에 이르러비로소 상세히 설명되었지만 염계가 그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하겠다. - P448

"건도(乾道)의 변화에의해서 [만물은] 각기 본연의 성(性)과 명(命)이 바르게 될 때" 성(誠)은 수립되며 순수 지선(純粹至善)하다. 따라서 "한번 음이 되고 한번 양이 되는 것이 바로 도이다. 도를 계승한 것이 선이고 도를 성취한 것이 성이다"고 했다. 원형(元亨 : 즉 사물의 발전단계)은 성(誠)의 통철함이고 이정(利貞: 즉 사물의 성숙단계)은 성의 복귀이다. 위대하다, 역이여! 성명(性命)의 근원이다. - P449

오직 중도(中)일 때만이 조화롭고 절도에 맞아 천하의 보편적인 도(達道)이며 성인의 일이다. 따라서 성인의 교육 방침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악한 점을 바꾸어 저절로 중도에 이르러 그 상태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 P450

우리는 중정(中正)으로써 자기를 규제하고 인·의로써 남을 다스려야 하며, 성인이 되는 수양방법은 주정(主靜: 고요를 근본으로 삼음)에 있다. - P451

이는 송명 도학자들이 늘 인용하는 예문이다. 누구나 막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면 생각할 겨를 없이 그 즉시 측은한 정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직각적인 일어남(直起)‘이고 이것을 바탕으로 발생하는 행위가 ‘직각적인 행동(直動)’이다. 이처럼 직각적으로 일어나는 생각과 이것을 바탕으로 발생하는 행동은 그것에 대한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고려해보지 않기 때문에 공명정대한 것이다. 따라서 "행동이 직각적이면 공명정대하다"고 했다.
전념과 그로부터 일어난 행동은개인적 이해(利害)가 그 안에 끼어들기 때문에 사사로운 것, 이른바 "사욕(私欲)"이다. - P452

‘생각이 없는 것‘은 ‘적연부동‘이고, ‘생각하여 통하는 것’은 ‘감이수통’이다. 그러나 이 "생각하지 않아도 무소부통하는" 경지에 도달하려면 우선 생각의 공부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생각이 어떤 공부인지 염계는 명백하게 말하지 않았다. 아마 그와 같은 공부는 우리마음 속의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는 일, 예컨대 맹자가 말한 "(덕행에) 반드시 정진하는 일"일 것이다. - P454

그 근본을 찾아보면 형체는 상에서 생기고 상은 수(數)로부터 베풀어진다. - P455

『역』「계사」에 "역에는 태극이 있고, 그것이 양의를 낳고, 양의는 4상을 낳고, 4상은 8괘를 낳으며, 8괘가 길흉을 결정하고, 길흉이 대업을 낳는다"고 했다. 강절의 우주론은 대체로 이것을부연하고 또 도상(圖象)으로 설명한 것이었다. - P456

태극이 분화되면 양의(兩儀)가 수립된다. ‘양‘이 아래로 ‘음‘과 교합하고 ‘음’은 위로 ‘양’과 교합하여 4상(四象)이 생긴다. ‘양‘은 ‘음‘과 교합하고 ‘음‘은 ‘양‘과 교합하여 하늘의 4상을 낳고, ‘강’은 ‘유’와 교합하고 ‘유’는 ‘강’과교합하여 땅의 4상을 낳는데, 여기서 8괘가 이루어진다. 8괘가 서로 섞이게되면 만물이 생긴다. 그러므로 1은 2로 나뉘고, 2는 4로 나뉘고, 4는 8로 나뉘고, 8은 16으로 나뉘고, 16은 32로 나뉘고, 32는 64로 나뉜다. 즉 음으로 나뉘고 양으로 나뉘면서 교대로 ‘유’·‘강‘이 작용하여 역(易)의 여섯 위치가 완전히 드러난다. - P458

"기"는 구체적 사물 즉 이른바 사물(物)이다. "기"와 신(神)의 차이점의 하나는 "기"는 결정된 것으로서 예컨대 이 사물이 이미 이 사물이면 저 사물이 될 수 없는, 이른바 "한 방향에 막힌" "고정된형체"이다. 따라서 역에서는 단지 상(象)만언급하여 "상을 빌려 형체를 고찰했다." - P460

생물은 동물과 식물 두 종으로 나뉜다. 동물은 또 짐승과 새 두 부류로 나뉘고, 식물은 또 풀과 나무 두 부류로 나뉜다. 그리고 각 하나하나의 사물마다 각각 그 성·정·형·체가 있다. 그것이 그와 같은까닭은 아마 천지의 "변"과 "화"와 상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와같은 천지가 있으므로 그와 같은 만물이 있는 것이다. - P465

성인은 주관을 내세우지 않고 사물에 맡기기(無我而任物) 때문에작위하지 않아도 이룩하지 않는 일이 없다(無爲而無不爲). 이는 도가의 설인데 강절 역시 주장했다.
주관을 내세우지 않고 사물에 맡기는 일은 또한 각 개인의 수양방법이기도 하다. 강절은 말했다. - P467

각 개인의 생명은 모두 시작이 있고 종말이 있다. 출생이 그의 시작이고 죽음이 그의 종말이다. 이른바 생사(生死)가 곧 시종(始終)이다. 『주역』「계사」에 "원시반종, 고지사생지설(原始反終, 故之死生之說)"이라고 했는데, 즉 어떠한 사물이라도 모두 시작이 있고 종말이 있는 것임을 이해하면 사생의 도리를 알게 된다는 말이다. 이것은 본래 매우 명백한 도리이지만 도학자들은 모두 이것을 놀랄 만한 발견으로 여겼다. 왜냐하면 불교와 도교는 바로 그 도리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도교는 수련(修練)을통해서 장생을 구하려고 했고 불교는 무생(無生)을 구했지만 무생 역시 일종의 장생이고 장생보다 더욱 오래 사는 장생이었다. 장생은 일종의 미신이었고 무생은 장생보다 더한 미신 중의 미신이었다. 만약 모든 사물은 다 시작이 있고 종말이 있는 것임을 안다면 사람의 사생 역시 자연에서 나왔으며 자연이란 위반할 수 없은즉 장생과 무생은 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 P473

무위(無爲)로써 정치하면 "황"이고, 은혜와 진실로써 정치하면 "제"이고, 공평과 정의로써 정치하면 "왕"이고, 지모와 무력으로써 정치하면 "패"이다. "패" 이하는 오랑케의 정치이고 오랑케 이하는 금수의 정치이다." - P4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