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철학사(하)
장횡거: 기에도 성이 있다
정명도와 정이천
- 정이천: 리학 일파의 선구자 -> 주자로 이어짐
- 정명도: 심학 일파의 선구자

"도"의 의미는 과정이니, 도학가의 말을 쓰면 "유행(流行)"이다. 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는 과정으로서 그치거나 쉬지 않는 유행이다. 이 과정은 모순 대립적인 본성이 있으니 예컨대 뜨고 가라앉음(浮沈), 오르고 내림(升降), 움직이고 고요함(動靜) 등은 다 대립적인 것이다. 각 대립 중인 두 방면은 모순적인데 그 모순을 "상호 감응(相感)", "상호 동요(相蕩)"라고 불렀다. 대립면이 "상호감응", "상호 동요한 결과 필연적으로 한 대립면이 우세하면 다른 대립면은 열세를 띠게 되는데 그것이 곧 "승부(勝負)"요 "굴신(屈伸)"이다. 각종 대립면의 "상호감웅", "상호 동요"와 "승부", "굴신"이 바로 우주라는 저 과정의 전체 내용이다. 이 과정은 결코 상상의 것이 아니고 일종의 객관 존재이다. 장재의 말에 따르면 그것이 바로 "기(氣)"이다. - P479
사물의 생성은 일정한 순서가 있고 사물의 완성은 일정한 구조와 조직이 있다. 이것이 이른바 "천서(天序)", "천질(天秩)"이며 바로 "리"이다. 기의 모든 취산공취는 이 리에 따르고 "망령됨이 없다." - P482
조화(造化)에 의해서 생성된 산물은 서로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이로부터만물이 비록 많지만 실제로 어느 한 사물도 음양이 없는 것이 없음을 알 수 있고, 또 천지의 변화는 이단(二端:兩體)일 뿐임을 알 수 있다. - P484
○태허(虛)에서 천(天)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기화(氣化)에서 도(道)라는이름이 생겼다. 허와 기를 합하여 성(性)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성과 지각(知覺)을 합하여 심(心)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 형체가 생긴 이후 기질지성(質之性)이 생겼으니, 기질지성을 잘 되돌이키면 천지지(天地之性)이 보존된다. 그러므로 기질지성은 군자가 성으로인정하지 않는 바가 있다. - P487
하늘과 인간이 상이하게 작용하면 성(誠)을 논할 수 없고, 하늘과 인간이상이하게 인식하면 명(明)을 다 발휘한 것이 못 된다. 이른바 성명(誠明)이란 성(性)과 천도(天道)에 대소의 차별을 발견할 수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 성(誠)은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경지이고, 명(明)은 사람이그 경지에서 가지는 지식인데, 그 지식은 "감각적인 사소한 지식" 이 아닌 진지(眞知)이다. - P492
성인은 만물을 순리에 따라 다스리는것이지 사물의 법칙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니, 오직 모든 것이 제자리에 머물게 할 따름이다. - P501
○『시(詩)』에 "하늘이 뭇 사람을 낳으실 때 사물은 저마다 법칙이 있게(有物有則) 하셨다"고 했거니와……… 만물은 모두 각자의 리가 있다.……………리에 따르면 순조롭지만 리를 어기면 혼란하다. 저마다 자기의 리를 따르게 하면 굳이자기 힘을 소진할 필요가 있겠는가? - P503
이천이 말한 리는 대략 그리스철학 중의 이데아나 형상과 같다. 기가 질료이고 리가 형상임은 앞에서 이미 말했다. 질료는 시공 내에 존재하는 구체적 사물의 원질(原質)로서 변화와 성훼(成毁)가 있으나 형상은 시공 내에 존재하지 않아 변화 없이 영원히 존재한다. - P505
명도가 말한 천리나 리는 구체적 사물의 자연적 추세이니사물을 떠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후 도학 내의 심학 일파는 모두 리는 사물을 떠나 존재한다고 여기지 않았다. - P506
명도는 리가 사물을 떠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고 여긴 만큼 형이상과 형이하의 구분도 그다지중시하지 않았다. - P507
이천은 형이상과 형이하의 구분을 극히 중시했다. - P509
명도는 기를 그다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천은 많이 언급했다. 이천은 사물의 존재의 시원은 모두 기화(氣化)에서 비롯한다고 여겼다. - P510
"타고난 것이 성이다(生之謂性)"고 했는데, "성은 기(氣)이고 기는 성이다"고 함이 "타고남(生)"의 함의이다. - P512
"인(仁)"이라는 이름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했다. 인자(仁者)는 천지만물을일체(一體)로 여기니 자기 몸이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 (천지만물을 자기몸으로 인식할 수 있으면 어디엔들 이르지 못하겠는가? 만일 (천지만물을)자신 안에 두지 않으면 자연히 천지만물은 자신과 상관없는 것이 되어, 마치 수족이 마비되어(不仁) 기(氣)가 통하지 못하여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것123-91(不屬己)처럼 된 경우와 같다. 따라서 박시제중(博施濟衆: 널리 백성을 구제함)이 바로 성인의 역할인 것이다." - P518
○배우는 사람은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가까이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단지 인간의 도리를 밝혀 경(敬)에 힘쓰면 될 뿐이니 이것이 요점이다.………따라서 도가 있고 리가 있는 곳에 자연과 인간(天人)은 하나이니 분별되지 않는다. 호연지기(浩然之氣)가 바로 나의 기이다. - P520
도학자들도 우리의 "마음가짐"은 이와 같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가는 마음이 응하는사물 속에 정감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정감을 다루는 그들의 방법은 이성을 통한 정감의 순화(以理化情)였고, 이성으로 정감을 순화할 수 있는 사람은 자연히 정감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도학자들은 정감은 생길 수 있으나 다만 우리는 정감이 생길 때 정감을내 소유가 아닌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뻐하거나 증오할 만한 일을 발견하면 성인도 희로의 정감이 생길 수 있다. 다만성인이 기뻐하거나 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이 기뻐하거나 분노할만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 일이 이미 지나가면 성인의 희로의 정감도 없어진다. - P525
수양하여 만물과 일체가 되는 최고 경지에 이를 수 있으면 우리의 본성은 지대하게 발전할 수 있다. 이것이 진성(盡性)이다. 명도는 말했다. "이치를 궁구하고(窮理) 성을 완전히 실현하여(盡性) 명에 이른다(至命)"는 이 세 가지는 동시에 병행하는 것이니 원래 순서가 없다. 따라서 궁리는지식을 얻는 일로 간주할 수 없다. 진실로 이치를 궁구하면 성과 명도 이해된다. - P526
"정심(正心)과 성의(誠意)를 가장 먼저 해야 한다. 성의는 치지(致知)에 달려 있고, 치지는 격물(格物)에 달려 있다. ‘격(格)‘은 이른다(至)는 뜻이다. 예컨대 ‘조고래격(祖考來格 : 조상신이 와서 이른다)‘의 격과 같다. 사물은 저마다 그 리가 있으니 그 리를 궁구하여 밝혀야(窮) 한다. 물론 궁리(窮理)의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혹은 책을 읽어서 도리(義理)를 밝히거나, 혹은 고금의 인물을 의론하여 잘잘못을 변별하거나, 혹은 일상사를 맞이하여 합당하게 대처하는 일 등이 모두 궁리이다." - P528
지극함을 알면 지극해지고 끝을 알면 끝을 내니, 모름지기 앎을 근본으로삼아야 한다. 앎이 깊으면 행동은 반드시 지극해진다. 앎이 있는데도 행하지못하는 사람은 없다. 알지만 행할 수 없는 경우는 다만 그 앎이 천박한 때문이다. 굶주려도 부자(烏喙:附子)는 먹지 않으며 누구나 물과 불은 밟지 않는 것이 바로 앎이니, 사람이 악을 행하는 것은 오직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 P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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