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의 형이상학은 주렴계의 「태극도설(太極圖說)」을 골간으로삼아 강절이 논한 수(數), 횡거가 논한 기(氣), 정씨 형제가 말한 형이상·형이하 및 리(理)·기(氣)의 구분 등을 융합했다. 따라서 주자의학문은 가히 이전 도학자들을 집대성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 P533
태극은 최고 훌륭하고(極好) 지극히 선한(至善) 도리이다.…………염계가 말한 태극은 천지·인·물의 온갖 선 가운데 지극히 훌륭한 것의 별명이다. - P536
"본래 다만 하나의 태극이 존재하나 만물마다 타고난 바가 있으므로 각사물마다 하나의 태극을 온전히 구비하는 것일 뿐이다. 이는 마치 달은 하늘에 오직 하나 있으나 강호에 흩어지면 가는 곳마다 보이지만 달이 분열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경우와 같다." - P540
○ "먼저 리가 있습니까 아니면 먼저 기가 있습니까?" "리는 기에서 분리된 적이 없다. 그러나 리는 형이상의 존재요 기는 형이하의 존재이므로 형이상과 형이하의 점에서 보면 어찌 선후가 없겠는가?" "반드시 리가 있은 연후에 기가 있다는 표현은 어떻습니까?" "그것은 본래 선후를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 기원(所從來)을 추론해보자면 먼저 리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 P543
음양은 기이고 오행은 질이다. 저 질이 있으므로 사물이 산출될 수 있다. - P546
○ "동정은 단초가 없고 음양은 시작이 없다‘ (함은 무슨 뜻입니까?)" "(음양은) 시작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것의 시작이 있기 전에도 필경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 스스로 천지(우주)는 만들어졌다가 파괴된 다음에 다시 그렇게 만들어지니 무슨 끝이 있겠는가?" - P547
천하에 성이 없는 사물은 없다. 한 사물이 있으면 그 성이 있고, 그 사물이없으면 그 성도 없다. - P549
○이기(二氣 : 음양) 오행(五行)이 태초에 어찌 바르지 않은 것이 있었겠는가? 다만 이리 왔다 저리 가는 사이에 바르지 않은 것이 생긴다. - P551
횡거는 ‘형체가 생긴 이후 기질지성이 생겼으니, 기질지성을 잘 되돌이키면천지지(天地之性)이보존된다. 그러므로 기질지성은 군자가 성으로 인정하지 않는 바가 있다‘고 말했고, 명도는 ‘성을 논하고 기를 논하지 않으면 부족하고 기만 논하고 성을 논하지 않으면 밝지 못하니, 이 두 가지를 둘로 여기면 옳지않다‘고 했다. 또한 인의예지가 성이라고 말하지만 세상에는 날 때부터 그러한 모습이 없는 사람이 있는 것은 왜이겠는가? 단지 기품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약 그 기를 논하지 않으면 저 (성선설의) 도리는 온전하지못하여 부족한 것이 된다. 또 만약 단지 기품만 논하여 어떤 기품은 선하고어떤 기품은 악하다고만 말하고, 저 하나의 근원처에는 오직 저 도리가 있음을 논하지 않으면 명백해지지 않는다. 이 [성에 대한] 논의는 공자, 증자, 자사, 맹자가 이해한 이후 아무도 그 도리를 해설한 사람이 없었다. - P552
성, 정, 심은 맹자와 횡거가 잘 말했다. 인(仁)은 성이고 측은(側隱)은 정이니 마음(심)에서 생기는 것일 수밖에 없다. 즉 마음은 성과 정을 통괄하는(心統性情) 것이다. 성은 단지 응당 그와 같아야 하는 것으로서 다만 리이니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무슨 일이 생겼으면 이미 선하거나 혹은 악이 있을 수밖에 없으나, 아무 일도 없고 오직 리만 있다면 선하지 않음이 없다.
성은 마음의 리이고 정은 마음의 활동이다. 재는 그 정이 그렇게 할 수 있하는 능력이다. 정과 재는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 다만 정은 사물을 만나 발현되어 물결처럼 진행하는 것이라면, 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요컨대 천갈래만갈래의 복잡한 실마리들이 다 마음에서 나온다. - P554
인·의·예·지는 성(性)이다. 성은 만질 수 있는 모습이나 그림자가 없고 오직 그 리가 있을 뿐이다. 오직 정(情)만 직접 발견할 수 있는데, 측은(側隱), 수오(惡), 사양(辭讓), 시비(是非)가 바로 그 정이다. - P555
"치지는 격물에 달려 있다"고 함은 내앎(知)을 온전히 이루려면 사물에나아가 그리를 궁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의 마음은 영명하여 모든 이구비되어 있고, 천하의 사물에는 다리가 내재해 있다. 다만 그 리를 제대로궁구하지 못한 까닭에 내 삶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대학』은 첫 가르침에서 반드시 공부하는 이들로 하여금 천하사물에 나아가항상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리를 바탕으로 더욱 궁구하여 그 극치까지 도달하려고 노력하도록 가르친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노력하여 어느 시기에 활연관통(豁然貫通:환히 깨달음)하면, 온갖 사물의 표리정조(表裏精粗:표면과심층 및 심오함과 피상적 측면) 등 전부가 파악되고, 내 마음의 전체대용(大用 : 온전한 본체와 광대한 작용)도 전부 밝아진다(드러난다). - P558
인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미미하니 오직 정진하고 전일하여(惟精惟一) 진실로 중도를 견지하라는 것이 요, 순, 우 임금이 서로 전수한 밀지(密旨)입니다. - P562
주자는 불가(佛家)와 유가(儒家)의 차이를 불가는 성을 공(空)으로 여기지만 유가는 성을 실(實)로 여기는 데에 있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 P564
학문에 본령이 있으면, 지혜가 미치는 대상도 그것(근본)이고, 어진 덕성이 견지하는 대상도 그것이고, 늘 익히는 대상도 그것이고, 기뻐하는 대상도 그것이고, 즐거워하는대상도 그것이니, 마치 높은 옥상에 물병을 거꾸로 매단 것처럼 쉬워진다. 그런즉 학문의 근본을 알면(知本) 육경은 모두 나의 주석에 불과하다. - P573
사람의 마음은 그 자체로 명철하고 그 자체로 영명하다. 속셈이 일어나고, 아집(我)이 확립되면 맹목성(必)과 완고함(固)으로 방애되고 치우쳐져 마음같은 그 명철함과 영명함을 상실한다. - P580
양지(良知)는 지(知), 치량지(致良知)는 행(行)이다. 우리가 반드시행위에 양지를 발현해야(致良知) 비로소 양지의 지는 완성된다. 이것이 양명의 지행합일설(知行合一說)의 핵심이다. - P600
주자가 말한 격물은 즉물궁리에 있는데, 즉물궁리란 사사물물(事事物物:만사만물)에 나아가 그가 말한 정리(定理)라는 것을 탐구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것은 내 마음을 가지고 사사물물 속에서 리를 구하는 것이므로, 심(心)과 리(理)를 둘로 쪼개는 일이다………. - P603
내가 말하는 ‘치지격물‘은 내 마음의 양지를 사사물물에 발현(실현)하는것을 뜻한다. 내 마음의 양지가 이른바 천리(天理)이다. 내 마음의 양지인 천리를 사사물물에 발현하면 사사물물은 그 리를 획득하게 된다. 내 마음의 양지를 발현하는 것이 치지요, 사사물물이 저마다 그 리를 획득하는 것이 격물이므로, 여기서 심과 리는 하나로 합쳐진다. - P604
사물 가운데 무엇을 후대하고 무엇을 박대해야 할지 우리의 양지는 자연히 안다. 즉 "지선(至善)의 발현은 경중 후박에 따라감동하고 부응하는 그 변동이 일정하지 않지만 항상 자연의 중도(天然之中) 안에 머문다"는 말이다. 양지는 이 "자연의 중도"에 대한 앎이고, 우리가 그것에 따라 행하는 것이 "치량지(致良知)"이자 "지선에 머묾(止於至善)"이다. 행사의 고래의 해양명은 이것이 유가가 말한 인(仁)과 묵가(墨家)가 말한 겸애(兼愛)의 차이점이라고 여겼다. - P610
외물의 선악(善惡 : 좋고 나쁨)은 우리의 호오(好惡)에서 비롯된다. 외물에 대해서 선악이 있다고 여김은 우리의 개인적 관점에서 나온것, 즉 "우리의 육체에서 일어난 관념들"이다. 우리는 외물이 본래선악이 없음을 알아야 하지만 또한 우리의 호오를 폐기할 필요도없다. 다만 호오에 집착이 없어야 한다. 집착이 없으면 "심체에 번뇌를 남기지 않는다." 호오 역시 "사람 마음에 응당 존재하는" 감정(情)이므로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 "정감으로 만사에 응하지만 정감을 소유하지 않는 "방법을 쓰면 된다. - P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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