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달이 가기 전 책을 다시 질렀다.

1권은 출고일이 늦어져서 9월에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번에 소소하게 샀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금 더 샀다.

2권은 중고로 샀고 1권은 잡지니까 일반책은 2권을 구매한 셈이다.(어떻게든 합리화하는 것 같지만)


근대서지는 신간호가 나와서 산 거고(출판사가 바뀌었다) 

<윤동주 평전>과 <제국 일본의 동아시아 공간 재편과 만철조사부>는 장바구니에 든 책 중 살포시~

중고로 산 책은 <한국전쟁>과 <일본의 위안부 문제 증거자료집 1>이다.

출고일이 늦는 책은 이학래 선생님의 <전범이 된 조선청년>이다. 






#2


사실상 막판에는 먹히는 것 같이 힘들었던 <맹자집주>를 오늘 드디어 1회독 했다.

이 책을 읽다가 막판에 <중국철학사>를 읽으면서 꽤 많은 도움을 받았다.

맹자에서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정자, 주자를 비롯한 인물들의 사상적 배경과 기반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맹자를 읽기 전 이 책을 읽었다면 좀 덜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길고도 험난했던 여정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통감절요를 읽어보려 한다^^;




주말에는 이 책을 완독했다. 재밌게 잘 읽었다.





#3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풍경을 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금요일 퇴근길 노을이 너무 환상적이어서 집에 들어와 창문을 열고 찍었다. 




어제와 오늘 아침 산책길에 찍었다.

이틀 30여분 정도 차이가 이토록 하늘의 색이 다르다니... 오늘이 30분 더 빨랐다.





그러고 보니 벌써 8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특히 이번주는 가을이 성큼 왔음을 느끼게 한다. 기후위기가 심하기는 하지만 절기는 무시할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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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8-28 20: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화가님~전망 좋은 집에 살고계시군요*^^* 마지막 사진 구름이 환상적입니다. 고흐가 봤더라면 좋아했을것 같은?
저도 오늘 책 구매를 했습니다. 그만 사야하는데 알라딘만 들어오면 하....ㅋㅋ

거리의화가 2022-08-29 07:56   좋아요 3 | URL
고층에서 찍어서 그런 것 같아요ㅎㅎㅎ 요즘 하늘 보는 맛이 좋습니다. 어느덧 하늘이 조금 높아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구름 보는 재미도 있고요. ㅋㅋㅋ 저도 8월 구매 이걸로 마지막ㅎㅎ 장바구니가 비는 날이 없네요. 그래도 책이 가장 경제적인 소비 같습니다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28 23: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결국 9 월을 못기다리고 오늘 아침에 적립금 탈탈 털어 책 주문 넣었는데 내일 받을 수 있대서 좀 놀랐네요?
화가님도 결국???ㅋㅋㅋ
노을은 와...한국 맞나요??
아래 사진 구름들도 한국 맞나...맞겠죠?ㅋㅋㅋ
저도 오늘 도서관 갔다가 구름이 넘 이뻐서 간만에 몇 장 찍었어요.
오늘따라 하늘은 너무 파랗고, 구름은 너무 하얗고....가을 하늘 참말로 예뻤어요♡

거리의화가 2022-08-29 07:58   좋아요 4 | URL
오 배송이 빠르군요. 8월은 그래도 10권 넘어가게 사진 않았습니다ㅋㅋ 최대한 덜어내고 덜어내어^^;
노을 이쁘죠. 요새 구름들 보는 맛이 좋습니다. 날씨도 아침저녁 다닐만해져서 걷기 좋더라구요. 풍경보는 맛이 생긴 요즘입니다.

박균호 2022-08-29 08: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근대서지를 사는 독자분을 여기서 만나네요. 저도 매 호를 구매하는데 덕분에 잊지 않고 구매하네요 .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8-29 08:24   좋아요 4 | URL
계속 사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참 알찬 잡지지요. 중간에 안 사둔 호수들도 있어서 구매해두어야하는데 자꾸 잊어먹네요.

얄라알라 2022-08-29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소하지가 않습니다. 확실히 ㅋㅋ이번 구매는 말입니다.

거리의화가님께서는 제 편식 책 습관을 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자극을 주신단 말씀입니다. ^^ 생소하지만 끌리는 책들이 한 가득

거리의화가 2022-08-29 17:58   좋아요 2 | URL
편식하면 전데 무슨 말씀을^^ 저는 거의 역사 분야의 책을 읽어서 구입의 대부분이 역사...ㅎㅎ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생소하지만 끌리신다니 뭔가 기쁩니다!

새파랑 2022-08-29 1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저중에 윤동주 평전이 완전 땡기네요~!! 윤동주시인의 작품 읽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이게 다 화가님의 <동주> 대본집 리뷰 때문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8-29 21:21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새파랑님 <동주> 대본집 보셨죠? 넘넘 좋죠? 진짜 잘 샀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동주 시인 시들이 서정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라 참 좋아요. 저도 가끔 읽는데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한국에 윤동주가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페크pek0501 2022-08-30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예술이십니다. 모두 색상이 좋네요. 특히 두번째와 세번째 사진은 각도가 좋은 것 같아요.
길을 중간에 놓는 것보다 위와 같이 놓으면 좋은 구도가 된다는 걸 배우고 갑니다.^^

거리의화가 2022-08-30 13:24   좋아요 1 | URL
네. 2, 3번째 사진들은 산책하며 찍은 것입니다. 워낙 하늘을 좋아합니다만 하늘만이 아닌 주변의 나무, 꽃, 개울 이런것들이 함께 있을 때 더 조화로운 것 같아서 항상 그런 풍경일 때 사진을 찍는 것 같습니다.

mini74 2022-08-30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사진이 예술입니다. 근대서지 표지 넘 예쁜데요. 내용도 궁금하고 *^^*

거리의화가 2022-08-30 17:17   좋아요 1 | URL
예술인가요? 좋아해주셔서 저도 좋습니다.
근대서지는 한국의 근대 시기 문학을 주로 다루는 잡지입니다. 비록 바로 읽진 못해도 소장 가치가 높은 잡지라 계속 모으고 있습니다.

희선 2022-08-31 0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끝까지 보신 책이 있어서 좋으셨겠네요 하늘이 멋집니다 가을엔 파란 하늘도 보이지만 구름이 멋진 하늘도 보이죠 팔월인데 가을이라니... 날씨가 가을이었네요 곧 구월입니다 거리의화가 님 팔월 마지막 날 잘 보내시고 구월 잘 맞이하세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31 08:50   좋아요 1 | URL
네. 8월에 읽기로 한 책들 여유 있게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맹자는 거의 1년 가까이 본 것 같아요ㅠㅠ 어휴~ 1회독하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손놓을뻔했습니다ㅋㅋㅋ
가을은 하늘도 높고 구름 모양도 좀 달라 보여서 멋지게 보입니다. 날씨가 선선해져서 이미 가을 느낌이 나는 듯해요. 남은 하루 잘 보내시고 9월 행복하게 여시길*^^*
 

중국철학사(하)

주자는 성즉리, 상산은 심즉리
왕양명은 주저의 대척점으로 상산의 심즉리를 이음

주자의 형이상학은 주렴계의 「태극도설(太極圖說)」을 골간으로삼아 강절이 논한 수(數), 횡거가 논한 기(氣), 정씨 형제가 말한 형이상·형이하 및 리(理)·기(氣)의 구분 등을 융합했다. 따라서 주자의학문은 가히 이전 도학자들을 집대성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 P533

태극은 최고 훌륭하고(極好) 지극히 선한(至善) 도리이다.…………염계가 말한 태극은 천지·인·물의 온갖 선 가운데 지극히 훌륭한 것의 별명이다. - P536

"본래 다만 하나의 태극이 존재하나 만물마다 타고난 바가 있으므로 각사물마다 하나의 태극을 온전히 구비하는 것일 뿐이다. 이는 마치 달은 하늘에 오직 하나 있으나 강호에 흩어지면 가는 곳마다 보이지만 달이 분열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경우와 같다." - P540

○ "먼저 리가 있습니까 아니면 먼저 기가 있습니까?"
"리는 기에서 분리된 적이 없다. 그러나 리는 형이상의 존재요 기는 형이하의 존재이므로 형이상과 형이하의 점에서 보면 어찌 선후가 없겠는가?"
"반드시 리가 있은 연후에 기가 있다는 표현은 어떻습니까?"
"그것은 본래 선후를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 기원(所從來)을 추론해보자면 먼저 리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 P543

음양은 기이고 오행은 질이다. 저 질이 있으므로 사물이 산출될 수 있다. - P546

○ "동정은 단초가 없고 음양은 시작이 없다‘ (함은 무슨 뜻입니까?)"
"(음양은) 시작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것의 시작이 있기 전에도 필경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 스스로 천지(우주)는 만들어졌다가 파괴된 다음에 다시 그렇게 만들어지니 무슨 끝이 있겠는가?" - P547

천하에 성이 없는 사물은 없다. 한 사물이 있으면 그 성이 있고, 그 사물이없으면 그 성도 없다. - P549

○이기(二氣 : 음양) 오행(五行)이 태초에 어찌 바르지 않은 것이 있었겠는가? 다만 이리 왔다 저리 가는 사이에 바르지 않은 것이 생긴다. - P551

횡거는 ‘형체가 생긴 이후 기질지성이 생겼으니, 기질지성을 잘 되돌이키면천지지(天地之性)이보존된다. 그러므로 기질지성은 군자가 성으로 인정하지 않는 바가 있다‘고 말했고, 명도는 ‘성을 논하고 기를 논하지 않으면 부족하고 기만 논하고 성을 논하지 않으면 밝지 못하니, 이 두 가지를 둘로 여기면 옳지않다‘고 했다. 또한 인의예지가 성이라고 말하지만 세상에는 날 때부터 그러한 모습이 없는 사람이 있는 것은 왜이겠는가? 단지 기품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약 그 기를 논하지 않으면 저 (성선설의) 도리는 온전하지못하여 부족한 것이 된다. 또 만약 단지 기품만 논하여 어떤 기품은 선하고어떤 기품은 악하다고만 말하고, 저 하나의 근원처에는 오직 저 도리가 있음을 논하지 않으면 명백해지지 않는다. 이 [성에 대한] 논의는 공자, 증자, 자사, 맹자가 이해한 이후 아무도 그 도리를 해설한 사람이 없었다. - P552

성, 정, 심은 맹자와 횡거가 잘 말했다. 인(仁)은 성이고 측은(側隱)은 정이니 마음(심)에서 생기는 것일 수밖에 없다. 즉 마음은 성과 정을 통괄하는(心統性情) 것이다. 성은 단지 응당 그와 같아야 하는 것으로서 다만 리이니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무슨 일이 생겼으면 이미 선하거나 혹은 악이 있을 수밖에 없으나, 아무 일도 없고 오직 리만 있다면 선하지 않음이 없다.

성은 마음의 리이고 정은 마음의 활동이다. 재는 그 정이 그렇게 할 수 있하는 능력이다. 정과 재는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 다만 정은 사물을 만나 발현되어 물결처럼 진행하는 것이라면, 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요컨대 천갈래만갈래의 복잡한 실마리들이 다 마음에서 나온다. - P554

인·의·예·지는 성(性)이다. 성은 만질 수 있는 모습이나 그림자가 없고 오직 그 리가 있을 뿐이다. 오직 정(情)만 직접 발견할 수 있는데, 측은(側隱), 수오(惡), 사양(辭讓), 시비(是非)가 바로 그 정이다. - P555

"치지는 격물에 달려 있다"고 함은 내앎(知)을 온전히 이루려면 사물에나아가 그리를 궁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의 마음은 영명하여 모든 이구비되어 있고, 천하의 사물에는 다리가 내재해 있다. 다만 그 리를 제대로궁구하지 못한 까닭에 내 삶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대학』은 첫 가르침에서 반드시 공부하는 이들로 하여금 천하사물에 나아가항상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리를 바탕으로 더욱 궁구하여 그 극치까지 도달하려고 노력하도록 가르친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노력하여 어느 시기에 활연관통(豁然貫通:환히 깨달음)하면, 온갖 사물의 표리정조(表裏精粗:표면과심층 및 심오함과 피상적 측면) 등 전부가 파악되고, 내 마음의 전체대용(大用 : 온전한 본체와 광대한 작용)도 전부 밝아진다(드러난다). - P558

인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미미하니 오직 정진하고 전일하여(惟精惟一) 진실로 중도를 견지하라는 것이 요, 순, 우 임금이 서로 전수한 밀지(密旨)입니다. - P562

주자는 불가(佛家)와 유가(儒家)의 차이를 불가는 성을 공(空)으로 여기지만 유가는 성을 실(實)로 여기는 데에 있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 P564

학문에 본령이 있으면, 지혜가 미치는 대상도 그것(근본)이고, 어진 덕성이 견지하는 대상도 그것이고, 늘 익히는 대상도 그것이고, 기뻐하는 대상도 그것이고, 즐거워하는대상도 그것이니, 마치 높은 옥상에 물병을 거꾸로 매단 것처럼 쉬워진다. 그런즉 학문의 근본을 알면(知本) 육경은 모두 나의 주석에 불과하다. - P573

사람의 마음은 그 자체로 명철하고 그 자체로 영명하다. 속셈이 일어나고, 아집(我)이 확립되면 맹목성(必)과 완고함(固)으로 방애되고 치우쳐져 마음같은 그 명철함과 영명함을 상실한다. - P580

양지(良知)는 지(知), 치량지(致良知)는 행(行)이다. 우리가 반드시행위에 양지를 발현해야(致良知) 비로소 양지의 지는 완성된다. 이것이 양명의 지행합일설(知行合一說)의 핵심이다. - P600

주자가 말한 격물은 즉물궁리에 있는데, 즉물궁리란 사사물물(事事物物:만사만물)에 나아가 그가 말한 정리(定理)라는 것을 탐구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것은 내 마음을 가지고 사사물물 속에서 리를 구하는 것이므로, 심(心)과 리(理)를 둘로 쪼개는 일이다………. - P603

내가 말하는 ‘치지격물‘은 내 마음의 양지를 사사물물에 발현(실현)하는것을 뜻한다. 내 마음의 양지가 이른바 천리(天理)이다. 내 마음의 양지인 천리를 사사물물에 발현하면 사사물물은 그 리를 획득하게 된다. 내 마음의 양지를 발현하는 것이 치지요, 사사물물이 저마다 그 리를 획득하는 것이 격물이므로, 여기서 심과 리는 하나로 합쳐진다. - P604

사물 가운데 무엇을 후대하고 무엇을 박대해야 할지 우리의 양지는 자연히 안다. 즉 "지선(至善)의 발현은 경중 후박에 따라감동하고 부응하는 그 변동이 일정하지 않지만 항상 자연의 중도(天然之中) 안에 머문다"는 말이다. 양지는 이 "자연의 중도"에 대한 앎이고, 우리가 그것에 따라 행하는 것이 "치량지(致良知)"이자 "지선에 머묾(止於至善)"이다. 행사의 고래의 해양명은 이것이 유가가 말한 인(仁)과 묵가(墨家)가 말한 겸애(兼愛)의 차이점이라고 여겼다. - P610

외물의 선악(善惡 : 좋고 나쁨)은 우리의 호오(好惡)에서 비롯된다.
외물에 대해서 선악이 있다고 여김은 우리의 개인적 관점에서 나온것, 즉 "우리의 육체에서 일어난 관념들"이다. 우리는 외물이 본래선악이 없음을 알아야 하지만 또한 우리의 호오를 폐기할 필요도없다. 다만 호오에 집착이 없어야 한다. 집착이 없으면 "심체에 번뇌를 남기지 않는다." 호오 역시 "사람 마음에 응당 존재하는" 감정(情)이므로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 "정감으로 만사에 응하지만 정감을 소유하지 않는 "방법을 쓰면 된다. - P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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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8-30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십니다. 이런 책도 읽으시고...
저는 이런 책 보면 막 필기하며 공부하고 싶어집니당~~~ 학창시절엔 공부하기 싫었는데 요즘 어떤 책에 몰두하며
꽤 열심히 읽어서, 진작 좀 이러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은...ㅋㅋ

거리의화가 2022-08-30 13:23   좋아요 0 | URL
실제로 필기하며 읽긴 했습니다. 나중에 정리하기에는 어려운 책이라...ㅎㅎㅎ 이 책 읽으면 중국사를 좀 더 재미나게 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한국의 역사도요.
저도 너무 늦게 공부를 시작해서 아쉽습니다ㅠㅠ 어릴 적 머리 잘 돌아갈 때 공부를 했어야 하는데요ㅋㅋ
 

중국철학사(하)

장횡거: 기에도 성이 있다

정명도와 정이천
- 정이천: 리학 일파의 선구자 -> 주자로 이어짐
- 정명도: 심학 일파의 선구자

"도"의 의미는 과정이니, 도학가의 말을 쓰면 "유행(流行)"이다. 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는 과정으로서 그치거나 쉬지 않는 유행이다. 이 과정은 모순 대립적인 본성이 있으니 예컨대 뜨고 가라앉음(浮沈), 오르고 내림(升降), 움직이고 고요함(動靜) 등은 다 대립적인 것이다. 각 대립 중인 두 방면은 모순적인데 그 모순을 "상호 감응(相感)", "상호 동요(相蕩)"라고 불렀다. 대립면이 "상호감응", "상호 동요한 결과 필연적으로 한 대립면이 우세하면 다른 대립면은 열세를 띠게 되는데 그것이 곧 "승부(勝負)"요 "굴신(屈伸)"이다. 각종 대립면의 "상호감웅", "상호 동요"와 "승부", "굴신"이 바로 우주라는 저 과정의 전체 내용이다. 이 과정은 결코 상상의 것이 아니고 일종의 객관 존재이다. 장재의 말에 따르면 그것이 바로 "기(氣)"이다. - P479

만물은 곧 기가 모인 현상이다. - P481

사물의 생성은 일정한 순서가 있고 사물의 완성은 일정한 구조와 조직이 있다. 이것이 이른바 "천서(天序)", "천질(天秩)"이며 바로 "리"이다. 기의 모든 취산공취는 이 리에 따르고 "망령됨이 없다." - P482

조화(造化)에 의해서 생성된 산물은 서로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이로부터만물이 비록 많지만 실제로 어느 한 사물도 음양이 없는 것이 없음을 알 수 있고, 또 천지의 변화는 이단(二端:兩體)일 뿐임을 알 수 있다. - P484

○태허(虛)에서 천(天)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기화(氣化)에서 도(道)라는이름이 생겼다. 허와 기를 합하여 성(性)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성과 지각(知覺)을 합하여 심(心)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 형체가 생긴 이후 기질지성(質之性)이 생겼으니, 기질지성을 잘 되돌이키면 천지지(天地之性)이 보존된다. 그러므로 기질지성은 군자가 성으로인정하지 않는 바가 있다. - P487

하늘과 인간이 상이하게 작용하면 성(誠)을 논할 수 없고, 하늘과 인간이상이하게 인식하면 명(明)을 다 발휘한 것이 못 된다. 이른바 성명(誠明)이란 성(性)과 천도(天道)에 대소의 차별을 발견할 수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 성(誠)은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경지이고, 명(明)은 사람이그 경지에서 가지는 지식인데, 그 지식은 "감각적인 사소한 지식"
이 아닌 진지(眞知)이다. - P492

성인은 만물을 순리에 따라 다스리는것이지 사물의 법칙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니, 오직 모든 것이 제자리에 머물게 할 따름이다. - P501

○『시(詩)』에 "하늘이 뭇 사람을 낳으실 때 사물은 저마다 법칙이 있게(有物有則) 하셨다"고 했거니와……… 만물은 모두 각자의 리가 있다.……………리에 따르면 순조롭지만 리를 어기면 혼란하다. 저마다 자기의 리를 따르게 하면 굳이자기 힘을 소진할 필요가 있겠는가? - P503

이천이 말한 리는 대략 그리스철학 중의 이데아나 형상과 같다.
기가 질료이고 리가 형상임은 앞에서 이미 말했다. 질료는 시공 내에 존재하는 구체적 사물의 원질(原質)로서 변화와 성훼(成毁)가 있으나 형상은 시공 내에 존재하지 않아 변화 없이 영원히 존재한다. - P505

명도가 말한 천리나 리는 구체적 사물의 자연적 추세이니사물을 떠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후 도학 내의 심학 일파는 모두 리는 사물을 떠나 존재한다고 여기지 않았다. - P506

명도는 리가 사물을 떠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고 여긴 만큼 형이상과 형이하의 구분도 그다지중시하지 않았다. - P507

이천은 형이상과 형이하의 구분을 극히 중시했다. - P509

명도는 기를 그다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천은 많이 언급했다.
이천은 사물의 존재의 시원은 모두 기화(氣化)에서 비롯한다고 여겼다. - P510

"타고난 것이 성이다(生之謂性)"고 했는데, "성은 기(氣)이고 기는 성이다"고 함이 "타고남(生)"의 함의이다. - P512

"인(仁)"이라는 이름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했다. 인자(仁者)는 천지만물을일체(一體)로 여기니 자기 몸이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 (천지만물을 자기몸으로 인식할 수 있으면 어디엔들 이르지 못하겠는가? 만일 (천지만물을)자신 안에 두지 않으면 자연히 천지만물은 자신과 상관없는 것이 되어, 마치 수족이 마비되어(不仁) 기(氣)가 통하지 못하여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것123-91(不屬己)처럼 된 경우와 같다. 따라서 박시제중(博施濟衆: 널리 백성을 구제함)이 바로 성인의 역할인 것이다." - P518

○배우는 사람은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가까이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단지 인간의 도리를 밝혀 경(敬)에 힘쓰면 될 뿐이니 이것이 요점이다.………따라서 도가 있고 리가 있는 곳에 자연과 인간(天人)은 하나이니 분별되지 않는다. 호연지기(浩然之氣)가 바로 나의 기이다. - P520

도학자들도 우리의 "마음가짐"은 이와 같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가는 마음이 응하는사물 속에 정감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정감을 다루는 그들의 방법은 이성을 통한 정감의 순화(以理化情)였고, 이성으로 정감을 순화할 수 있는 사람은 자연히 정감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도학자들은 정감은 생길 수 있으나 다만 우리는 정감이 생길 때 정감을내 소유가 아닌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뻐하거나 증오할 만한 일을 발견하면 성인도 희로의 정감이 생길 수 있다. 다만성인이 기뻐하거나 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이 기뻐하거나 분노할만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 일이 이미 지나가면 성인의 희로의 정감도 없어진다. - P525

수양하여 만물과 일체가 되는 최고 경지에 이를 수 있으면 우리의 본성은 지대하게 발전할 수 있다. 이것이 진성(盡性)이다. 명도는 말했다.
"이치를 궁구하고(窮理) 성을 완전히 실현하여(盡性) 명에 이른다(至命)"는 이 세 가지는 동시에 병행하는 것이니 원래 순서가 없다. 따라서 궁리는지식을 얻는 일로 간주할 수 없다. 진실로 이치를 궁구하면 성과 명도 이해된다. - P526

"정심(正心)과 성의(誠意)를 가장 먼저 해야 한다. 성의는 치지(致知)에 달려 있고, 치지는 격물(格物)에 달려 있다. ‘격(格)‘은 이른다(至)는 뜻이다. 예컨대 ‘조고래격(祖考來格 : 조상신이 와서 이른다)‘의 격과 같다. 사물은 저마다 그 리가 있으니 그 리를 궁구하여 밝혀야(窮) 한다. 물론 궁리(窮理)의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혹은 책을 읽어서 도리(義理)를 밝히거나, 혹은 고금의 인물을 의론하여 잘잘못을 변별하거나, 혹은 일상사를 맞이하여 합당하게 대처하는 일 등이 모두 궁리이다." - P528

지극함을 알면 지극해지고 끝을 알면 끝을 내니, 모름지기 앎을 근본으로삼아야 한다. 앎이 깊으면 행동은 반드시 지극해진다. 앎이 있는데도 행하지못하는 사람은 없다. 알지만 행할 수 없는 경우는 다만 그 앎이 천박한 때문이다. 굶주려도 부자(烏喙:附子)는 먹지 않으며 누구나 물과 불은 밟지 않는 것이 바로 앎이니, 사람이 악을 행하는 것은 오직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 P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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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8-28 0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벌써 이 책 하권 마지막을 향해 가시는 군요.
중국 통치자들이 이런 철학을 알았다면 ㅎㅎㅎ
[앎이 깊으면 행동은 반드시 지극해진다. 앎이 있는데도 행하지못하는 사람은 없다. 알지만 행할 수 없는 경우는 다만 그 앎이 천박한 때문이다. 굶주려도 부자(烏喙:附子)는 먹지 않으며 누구나 물과 불은 밟지 않는 것이 바로 앎이니, 사람이 악을 행하는 것은 오직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 문단은 인생 명구로 밑줄을 쫘!악 !^^

거리의화가 2022-08-28 05:30   좋아요 2 | URL
정이천의 말이네요^^ 말은 좋으나 말씀하신대로 실천했는지는^^ 진짜 얼마 안 남았습니다ㅎㅎ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네요^^
 

중국철학사(하) - 11장 주렴계와 소강절


도학자로서 도교사상을 도학에 도입한 이들이 주렴계(이름은 돈이)와 소강절이다.

역설은 도교 내에 붙어서 전수되다가 북송 때 이르러 도학 안으로 도입되니 그것이 상수학이었다.

소강절의 세계연표는 역의 수를 바탕으로 천지의 시작과 끝을 규명한 것이다. 그 이전 도교나 불교에는 찾을 수 없었던 놀라운 사상이었고 이후의 도학자들의 우주발생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양의, 4상, 8괘, 64가 되는 이치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소강절의 태극도의 원리를 보고 이제는 눈이 좀 뜨이는 느낌이 든다.

태극도설은 중드의 도교에서도 단골 배경이 되는 개념이다.

『역』 「계사」에 "역에는 태극이 있고, 그것이 양의를 낳고, 양의는 4상을 낳고, 4상은 8괘를 낳으며, 8괘가 길흉을 결정하고, 길흉이 대업을 낳는다"고 했다. - P444

당시의 이른바 상수학(象數學)은 모두 진단에게서 비롯되었다는 말이다. 진단은 송나라 초기의 유명한산 신선(神仙)이었다.
황종염, 주이존 모두 염계 「태극도」의본래 이름은 「무극도(無極圖)」였다고 말했다. - P445

주렴계의 「태극도」가 도교와 관계가있음은 사실인 것 같다.
주렴계는 도사(道士)들이 수련을 논할 때 사용한 「태극도」를 취하여 새로운 해석과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그 그림을 해석한「태극도설」은 송명 도학파 내의 체계적인 저작의 하나이다. 송명도학파가 논한 우주발생론은 주로 그 설에 대한 부연이었다. - P446

사물은 통하지 못하나 정신은 만물에 신묘하게 작용한다(物則不通, 神妙萬物). - P447

「태극도설」은 오행을 "5기"라고 했고, 「통서」는 음양을 "2기"라고했다. 즉 염계는 음양오행을 모두 기로 여겼다는 말이다. 「통서」의이 구절 이름이「리성명(理性命)」장이므로 소위 "하나"란 리이고또한 태극이다. 태극은 리이고 음양오행은 기이다. 리·기 두 관념은송명 도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데, 그 의미는 주희에 이르러비로소 상세히 설명되었지만 염계가 그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하겠다. - P448

"건도(乾道)의 변화에의해서 [만물은] 각기 본연의 성(性)과 명(命)이 바르게 될 때" 성(誠)은 수립되며 순수 지선(純粹至善)하다. 따라서 "한번 음이 되고 한번 양이 되는 것이 바로 도이다. 도를 계승한 것이 선이고 도를 성취한 것이 성이다"고 했다. 원형(元亨 : 즉 사물의 발전단계)은 성(誠)의 통철함이고 이정(利貞: 즉 사물의 성숙단계)은 성의 복귀이다. 위대하다, 역이여! 성명(性命)의 근원이다. - P449

오직 중도(中)일 때만이 조화롭고 절도에 맞아 천하의 보편적인 도(達道)이며 성인의 일이다. 따라서 성인의 교육 방침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악한 점을 바꾸어 저절로 중도에 이르러 그 상태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 P450

우리는 중정(中正)으로써 자기를 규제하고 인·의로써 남을 다스려야 하며, 성인이 되는 수양방법은 주정(主靜: 고요를 근본으로 삼음)에 있다. - P451

이는 송명 도학자들이 늘 인용하는 예문이다. 누구나 막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면 생각할 겨를 없이 그 즉시 측은한 정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직각적인 일어남(直起)‘이고 이것을 바탕으로 발생하는 행위가 ‘직각적인 행동(直動)’이다. 이처럼 직각적으로 일어나는 생각과 이것을 바탕으로 발생하는 행동은 그것에 대한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고려해보지 않기 때문에 공명정대한 것이다. 따라서 "행동이 직각적이면 공명정대하다"고 했다.
전념과 그로부터 일어난 행동은개인적 이해(利害)가 그 안에 끼어들기 때문에 사사로운 것, 이른바 "사욕(私欲)"이다. - P452

‘생각이 없는 것‘은 ‘적연부동‘이고, ‘생각하여 통하는 것’은 ‘감이수통’이다. 그러나 이 "생각하지 않아도 무소부통하는" 경지에 도달하려면 우선 생각의 공부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생각이 어떤 공부인지 염계는 명백하게 말하지 않았다. 아마 그와 같은 공부는 우리마음 속의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는 일, 예컨대 맹자가 말한 "(덕행에) 반드시 정진하는 일"일 것이다. - P454

그 근본을 찾아보면 형체는 상에서 생기고 상은 수(數)로부터 베풀어진다. - P455

『역』「계사」에 "역에는 태극이 있고, 그것이 양의를 낳고, 양의는 4상을 낳고, 4상은 8괘를 낳으며, 8괘가 길흉을 결정하고, 길흉이 대업을 낳는다"고 했다. 강절의 우주론은 대체로 이것을부연하고 또 도상(圖象)으로 설명한 것이었다. - P456

태극이 분화되면 양의(兩儀)가 수립된다. ‘양‘이 아래로 ‘음‘과 교합하고 ‘음’은 위로 ‘양’과 교합하여 4상(四象)이 생긴다. ‘양‘은 ‘음‘과 교합하고 ‘음‘은 ‘양‘과 교합하여 하늘의 4상을 낳고, ‘강’은 ‘유’와 교합하고 ‘유’는 ‘강’과교합하여 땅의 4상을 낳는데, 여기서 8괘가 이루어진다. 8괘가 서로 섞이게되면 만물이 생긴다. 그러므로 1은 2로 나뉘고, 2는 4로 나뉘고, 4는 8로 나뉘고, 8은 16으로 나뉘고, 16은 32로 나뉘고, 32는 64로 나뉜다. 즉 음으로 나뉘고 양으로 나뉘면서 교대로 ‘유’·‘강‘이 작용하여 역(易)의 여섯 위치가 완전히 드러난다. - P458

"기"는 구체적 사물 즉 이른바 사물(物)이다. "기"와 신(神)의 차이점의 하나는 "기"는 결정된 것으로서 예컨대 이 사물이 이미 이 사물이면 저 사물이 될 수 없는, 이른바 "한 방향에 막힌" "고정된형체"이다. 따라서 역에서는 단지 상(象)만언급하여 "상을 빌려 형체를 고찰했다." - P460

생물은 동물과 식물 두 종으로 나뉜다. 동물은 또 짐승과 새 두 부류로 나뉘고, 식물은 또 풀과 나무 두 부류로 나뉜다. 그리고 각 하나하나의 사물마다 각각 그 성·정·형·체가 있다. 그것이 그와 같은까닭은 아마 천지의 "변"과 "화"와 상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와같은 천지가 있으므로 그와 같은 만물이 있는 것이다. - P465

성인은 주관을 내세우지 않고 사물에 맡기기(無我而任物) 때문에작위하지 않아도 이룩하지 않는 일이 없다(無爲而無不爲). 이는 도가의 설인데 강절 역시 주장했다.
주관을 내세우지 않고 사물에 맡기는 일은 또한 각 개인의 수양방법이기도 하다. 강절은 말했다. - P467

각 개인의 생명은 모두 시작이 있고 종말이 있다. 출생이 그의 시작이고 죽음이 그의 종말이다. 이른바 생사(生死)가 곧 시종(始終)이다. 『주역』「계사」에 "원시반종, 고지사생지설(原始反終, 故之死生之說)"이라고 했는데, 즉 어떠한 사물이라도 모두 시작이 있고 종말이 있는 것임을 이해하면 사생의 도리를 알게 된다는 말이다. 이것은 본래 매우 명백한 도리이지만 도학자들은 모두 이것을 놀랄 만한 발견으로 여겼다. 왜냐하면 불교와 도교는 바로 그 도리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도교는 수련(修練)을통해서 장생을 구하려고 했고 불교는 무생(無生)을 구했지만 무생 역시 일종의 장생이고 장생보다 더욱 오래 사는 장생이었다. 장생은 일종의 미신이었고 무생은 장생보다 더한 미신 중의 미신이었다. 만약 모든 사물은 다 시작이 있고 종말이 있는 것임을 안다면 사람의 사생 역시 자연에서 나왔으며 자연이란 위반할 수 없은즉 장생과 무생은 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 P473

무위(無爲)로써 정치하면 "황"이고, 은혜와 진실로써 정치하면 "제"이고, 공평과 정의로써 정치하면 "왕"이고, 지모와 무력으로써 정치하면 "패"이다. "패" 이하는 오랑케의 정치이고 오랑케 이하는 금수의 정치이다." - P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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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 - 융합과 횡단의 글쓰기 정희진의 글쓰기 5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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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 순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산다. 그때마다 생각해야 한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 P217


융합은 객관성을 새롭게 구성하기 위한 사유다. 그래서 영어권에서는 기존의 인식을 넘어서는 것을 '트랜스버설(trans/versal)'이라고 하며, 횡단(橫斷)으로 번역한다. 단어 그대로 가로지르는 것이다. 가로지름(crossing)은 수직적인 수용이 아니라 기존의 법칙을 파괴하고 재생산하고 다른 의미의 생명체를 만드는 일이다. 

- P21


정희진은 글쓰기를 위한 방법론으로 융합 글쓰기를 이야기한다. 여기서 말하는 융합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융합은 더하기도 아니고 하나로 합치는 것도 아니고 전문성의 반대말도 아니다. 이는 crossing, 경계넘기다. 그녀는 횡단의 정치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핵심 메시지는 결국 융합(횡단의 정치)과 공부라는 키워드다. 이것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융합을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특히 2장의 테마는 공부가 주제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문해력은 자신의 가치관과 무지에 대한 자기 인식의 문제다. 그러므로 문해력 향상의 첫걸음은 에포케(epoche, 판단 정지)이다. '나는 모른다'는 자세가 공부의 시작이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해력부터 의심해야 한다. 물론 우리 몸에는 이미 많은 의미들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이 무지하다고 가정하는 데는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다. 공부가 중노동인 이유다. 

- P98


저자는 공부가 중노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문맹률은 1% 이하일 정도로 높지만 문해력은 다르다. 문해력은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그럼 지식을 쌓으면 문해력이 증가하느냐? 그건 아니다. 문해력은 가치관과 태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지식인들이라고 자처하는 이들 중에서 "나는 고학력자고 많은 것을 아는데 (여성들이) 하는 이야기는 못 알아먹겠으니 너희들이 잘못인 것 아니냐!."라고 이야기하는 자가 있다면 문해력이 갖춰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동안 공부를 해오면서 내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판단중지'였다. 멈추지 않으면 자기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나가니 얻는 것이 있다고 해도 적을 수밖에 없다. 나는 어떤 질문이나 문제를 오래 가지고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해서 빨리 결론내려고 한다. 그런데 공부는 질문을 찾고, 품은 질문을 가지고 고민하고 공부하고 오래도록 모색한 끝에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다. 알고는 있는데 막상 항상 놓치는 부분이다. 나의 공부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지침이고 이는 평생 안고 가야할 숙제인 것 같다. 


쓰기가 최고의 공부이자 지식 생산 방법인 이유는 쓰는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쓰기와 실험 외에 모르는 것을 아는 방법은 많지 않다. 생각과 읽기가 공부의 주요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수학 공부의 이치와 비슷하다. 남이 풀어놓은 것을 이해하는 능력(읽기)과 자기가 직접 푸는 능력(쓰기)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수학 점수가 안 오르는 지름길이다. 

- P138


저자는 공부 방법으로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쓰기 도중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점검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공부가 된다는 것이다. 하다 못해 책을 읽고 리뷰를 쓰지 않으면 기억의 휘발성이 더 강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책은 읽고 나서 기억 속에서 잊힌다. 하지만 리뷰를 쓰고 쓰지 않고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쓰는 과정에서 내가 읽은 부분에 대해서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배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글쓰기로 화두를 던졌다면 그것을 전개해나가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왜 세계관이 학과로 축소되어 게토(ghetto)화되었을까. 마르크스'주의'는 마르크스'학과'로 불리지 않는다. 내가 아는 한 마르크스주의학과는 없다. 마르크스주의는 관점이자 사상으로 간주된다. 마르크스주의는 많은 분과 학문에서 이미 융합되었고 학문뿐 아니라 인류 역사를 바꾸었다. 마르크스주의는 정신분석, 여성주의, 미학, 문학, 미술, 역사학, 사회학 등 수많은 분야에 응용되었지만, 여성주의나 생태주의, 평화주의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 P117~118


오늘날 학과의 구분만큼 무의미한 것이 있을까 싶다. 굳이 학과를 나누었으나 공부하는 내용은 겹치거나 해서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하나의 학문만 공부한다고 이해될 수 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상이나 가치관을 위해서는 여러 학문이 융합되어야 하고 상호 간 교차되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기초 한자 병기를 제안하면 비난하는 교사들이 많다. 한자는 한국어를 구성하는 결정적인 요소인데도, 한자 병기는 학생들의 학습량만 늘리고 사교육을 부추긴다며 염려한다. 그러나 외국어 조기 교육의 효율성과 중요성은 당연시된다(잘못 알려진 교육학 이론이다). 

- P126


한국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한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교육 시스템에서 중요하게 바라보지 않는 것 같다. 내가 배울 때만 해도 필수 과목은 아니었지만 배울 수 있는 기회라도 있었다. 저자도 이야기하지만 단순히 한글만 된 단어는 음만 같고 뜻이 다른 것이 태반이다. 한자를 병기하지 않으면 오해하기 딱 좋은 상황이다. 단순하게 "말"이라는 단어도 달리는 말인지 언어의 말인지 한글만 표현해서는 저 단어만으로는 알 수 없다. 책을 읽을 때 간혹 답답한 경우가 발생할 때가 한자어를 표기하지 않는 경우이다. 적어도 책에서는 한글과 한자를 함께 표기해야 오독을 범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선택하는 능력과 안목은 융합적 사고뿐 아니라 개인의 인생에서도 핵심적인 부분이다. 안목은 그 사회의 수준과 개인의 노력, 환경의 총체다. 무엇이 중요하고 바람직하고 아름다운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판단력이 없는 사람을 만나서 잘못 엮이면 내 인생도 재앙을 맞는다. 파트너 선택이 가장 흔한 예다. 자기 프레임을 모르는 사람이 오피니언의 리더, 고위 관료, 통치자가 되면 역사는 수포로 돌아가고 민생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다.  

- P233


한국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결국 '계급'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빈자와 부자의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다는 것. 이것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타개하려는 노력 없이 한국 사회에 미래가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리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어서인지 회의적인 생각만 든다.


저자의 말처럼 지금의 문제를 확인하고 나아가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게는 기존의 프레임을 넘어서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존의 지식과 사고 체계와 보편적 관념으로 현재를 바라보는 것은 갈등만을 양산할 뿐이다.


융합은 원래 존재했고(혼종성, hybridity), 대화가 필요하며(learning), 기존의 지식을 넘어야 한다(trans~). 물론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 

- P191


융합은 프레임 이동의 정치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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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8-26 18: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 언제나 비슷한건 같지만 결코 같지 않은 매일 매일이군요~!!
마지막 융합에 관한 문장 좋네요 ^^

거리의화가 2022-08-26 21:13   좋아요 4 | URL
저는 솔직히 가장 소름돋은 문장이라면 그 문장을 꼽을 것 같아요. 그래서 리뷰 맨 처음에 적은 것입니다^^* 마지막 융합 문장도 좋죠? 이 책으로 인해서 횡단의 정치, 융합, 크로씽에 대한 개념을 잘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청아 2022-08-26 18: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가 다행히 문맹률은 낮은데 문해력은 꽤 떨어진다는 사실이 슬프게 느껴졌어요. 융합하려면 기본적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할 듯 한데 저도 회의적인편이라 갈길이 더 멀게 느껴집니다. ^^*

거리의화가 2022-08-26 21:15   좋아요 3 | URL
그러니까요. 문해력과 문맹률의 차이가 이리 클줄이야… 생각해보면 성인 중 대부분이 책도 잘 안 읽고 사유라는 것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까 싶어요^^; 알라딘 서재에 들어오시는 많은 분들은 그런 면에서 대단한 분들이라는! 특히 정치인들은 더한 듯합니다. 전형적인 기존의 개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분들이잖아요.

mini74 2022-08-26 19: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심심한 사과를 표한 업체에 분노한 사건이 인터넷에 떠돌더라고요. 사과를 심심해서 하냐고 ㅠㅠ 어떤 작가님이 문해력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고, 설마 사과하며 심심하다의 뜻을 그렇게 썼겠냐며, 불신의 시대 뭐 그런 내용이었어요. 화가님 글의 융합이 그런 문해력의 문제해결에 열쇠같다는 생각듭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8-26 21:16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ㅎ 미니님 빵터졌어요^^; 문해력의 문제 해결에 융합은 필수인 것 같습니다. 미니님 지적대로 이전 사고에 갇혀 있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한 듯합니다…ㅜㅜ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희선 2022-08-28 0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기 생각만 옳다고 여기기도 하죠 자신과 다른 생각도 있다는 걸 알고 그게 어떤지 생각해 보면 좋을 텐데...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는 건 안 좋겠지만, 다른 것도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28 05:26   좋아요 1 | URL
기득권층은 너무 자신들을 안 바꾸려고 하는 것 같아요. 자신들이 가진 게 많으니까 지금의 이 질서가 바뀌는 걸 원치 않겠죠. 대기업 규제 완화, 중대재해처벌법 완화나 변경 이야기도 나와서 가진자들만 배부른 세상이 되어가는 듯 싶습니다. 그들이 서민의 생각을 듣기나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