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들은 세월호를 "대한민국에서 제일 위험한 배"라고 불렀다. 청해진 해운은 일본에서 18년 이상 운항한 나미노우에호를 구입해 불법으로 증개축했다. 증개축이 반복되면서 '승인이 나지 않은 도면'으로 증개축이 이어졌다. 증개축으로 배의 무게가 239t 늘었고, 배가 기울었을 때 평형상태로 되돌아오려는 복원력은 낮아졌다. 한국선급이 승인한 최대 화물 적재량은 1077t인데, 그날 배에는 화물 2214t이 실려 있었다(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이윤을 위한 과적은 상습적이었다. 부실하게 고박한 화물이 쏠리면서 복원성이 상실되었다. 배 한 구역이 침수되더라도 다른 구역은 침수되지 않도록 수밀문, 맨홀을 닫고 운행했어야 하는데 세월호 지하층의 수밀문, 맨홀은 모두 열려 있었다. 선장과 선원들은 이를 방치한 채 배를 떠났다. 시뮬레이션 결과, 닫혀 있었더라면 배는 더 오래 떠 있었을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 지휘부는 현장 출동 책임자에게 사진, 영상 송출을 계속 요구했다. 생사의 순간이 허비되었다. 수많은 부주의와 방관이 쌓였고, 배가 침몰했다. 304명이 세상을 떠났다. 그날의 아픈 기억이다. - P3


세월호 참사는 일상을 안전하게 살아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침에 출근했던 가족이 무사히 퇴근하는 것, 여행을 갔던 가족이 무사히 돌아오는 것, 그렇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사회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했어요. (...) - P15




꼭 10년이 흘렀다. 소중한 가족을 잃은 이들은 어떻게 이 슬픔을 견뎠을까. 나는 지금도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생각하면 무너지곤 하는데 말이다.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에서 지난 10년 간의 기록을 담은 책을 읽었다. 참사 당일의 현장 상황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가족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어 과거부터 현재까지 참사의 역사를 복기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참사 초기 정부의 기능이 불능인 상황에서 자진해서 내려간 민간 잠수사들, 유가족을 실어 나르기 위해 봉사하러 간 택시 기사님들을 비롯한 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있었다. 그 분들이 아니었다면 그마저도 굴러갔을지 지금은 그저 그나마 그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 뿐이다. 초기 정부의 막장 대응, 불통과 관련한 가족들의 인터뷰를 듣자니 그 때가 떠올라 분노가 일었다.  


2017년 4월 18일 세월호 선체의 수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5월 13일 세월호 선내 4층에서 단원고 조은화 학생이, 18일에는 허다윤 학생이, 22일에는 이영숙 씨가 수습되었다. (그전인 5월 5일에는 세월호 침몰 해역 수중 수색에서 고창석 단원고 교사의 유해가 수습되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8년 5월 10일 세월호가 바로 세워졌다. - P69

 

실종자 가족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3년 간을 기다렸다. 3년이라니…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기간이다. 


그 표정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는데 아이를 찾기 전과 찾고 나서의 표정을 보면 하늘과 땅 차이예요. 완전히 달라. 사람이 완전히 달라져요. 얼굴이 새카맣다가 하얘져요, 진짜로. 마치 살아 있는 애를 찾은 것 같은 얼굴이에요. 처음에는 진짜 이해하지 못했어. 완전히 얼굴이 피는데 그걸 어떻게 설명하나?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요. 얼굴이 빠짝 마르고 시커메지고 표정도 하나도 없던 사람이, 뼛조각이라도 아이를 찾는 순간 살아 있는 자식을 만난 것 같은 얼굴이 돼요. 그러다가 갑자기 슬픈 얼굴이 돼요. 자기 곁에 아직도 못 찾은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기쁜데 미안한 거죠. (이승용) 


그마저도 세월호 선체 수색으로 9명의 실종자 중 4명은 돌아왔지만 5명은 영영 찾지 못했다. 뼛조각이라도 찾겠다는 가족의 마음이 너무나 절절하게 느껴져 울음을 삼키지 않을 수 없었다. 


세월호가 뭍으로 나오고 세워지던 날이 기억난다. 흉물 같던 배는 마치 너덜너덜해진 피부 같아 보였다. 세월의 흔적만큼 배도 그렇게 변해버렸구나 싶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아이를 잃고 황망해진 부모와 형제는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진상 규명을 위해 일어섰고 오래도록 지난한 투쟁을 이어갔다. 그 힘은 분명 아이를 잃은 슬픔과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 분노가 자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 개개인의 역량의 강화, 투쟁에 대한 승리의 경험도 다른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 


당시 부모들의 나이는 평균 사오십 대였다. 이들은 대한민국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시대를 살아왔으며 다수가 고등학교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은 세대다. 정치 활동에 무관심하거나 미온적일지라도, 감금이나 고문 같은 국가폭력이 자행되던 시대의 공포에 시달렸던 세대와는 여러모로 달랐다. 정보통신기술과 네트워크 매체의 발달 역시 이들의 각성과 실천을 자극했다. 가족대책위라는 공동체로 모여 있었던 이들은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빠르게 공유했으며 수많은 시민과 광범위하게 연결되어 교류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배경은 새로운 특징을 지닌 유가족의 출현을 촉진했다. 한계 지어진 틀 안의 존재를 넘어 사유하고 증언하며 주장하고 실천하는 주체의 등장이었다. - P238~239


난관 끝에 탄생한 세월호 특조위는 여당과 정부의 탄압으로 제대로 된 활동을 이어가지 못한 채 종료됐다. 왜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허망하게 갔는지 그 원인을 밝혀달라는 것이 그렇게도 자신들에게 문제가 되는지… 

’세월호특조위에 여당과 야당이 위원을 추천하는데 여당인 새누리당이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사람을 추천하면 어떻게 할 거냐“?‘ 그게 가족들의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 새누리당에 김재원 의원이 ’아, 우리가 그렇게까지 하겠습니까? 여론이 있고, 보는 눈이 있는데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하더라고요. 정말 상상이상이었어요.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위원을 추천하는 것은 물론이고 진짜 하나하나 다 방해했어요. 공무원 파견을 안 하거나, 아예 뽑지를 않거나 예산을 덜 주거나 제때 안 주고, 자료도 부실하게 주고. 무엇 하나 특조위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가 없었어요. (박주민) - P150


세월호참사와 관련되어 법적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은 공직자는 123정 김경일 정장 단 한 명뿐이었다. 경찰, 국정원, 검찰의 적폐청산 기구들은 ‘세월호 참사는 사참위에서 다룰 사안’이라며 아예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호특조위와 마찬가지로 사참위 또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지 못했다. 세월호 5주기인 2019년 4월 16일 세월호 특별수사단 구성을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 명을 돌파했지만 청와대의 답변은 역시나 사참위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것이었다. - P167


세월호 선체 수색 종료 이후에도 참사와 관련하여 소식들이 이어졌지만 그동안 제대로 주목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것 같다. 안산에 합동분향소가 철거되었지만 대신 가족협의회와 안산 시민들이 연대하여 4.16생명안전공원을 통해 기억과 추모의 공간을 추진 중이다. 2021년 2월 마침내 4.16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가 시작되었는데 착공 예정 공사비가 500억 원을 넘으면서 사업 적정성 검토를 추가 진행하며 현재 착공 일정을 가늠하기 어려워진 상태다. 끝까지 공사가 잘 진행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또한 진도의 팽목항에 있던 임시 시설물들도 철거될 뻔 했으나 희생자 가족 중 한 명이 가족대기실과 희생자 분향소로 쓰이던 낡은 컨테이너에 ‘팽목기억관’을 만들었다. 


가족들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재단을 운영하고 합창, 공방, 연극, 목공, 꽃누르미 공예, 봉사 등을 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해나가려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적 시선에서 그들은 자유롭기 어려웠을 것 같다. 사실 이 분들도 살아나가야 하는데 계속 피해자라는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이 우습지 않나. 웃으면 웃어서 뭐라고 하고 울면 운다고 뭐라고 하고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건지. 그래도 가족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힘을 내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임영애 씨는 자신에게 전사(戰士)의 얼굴을 새로 주었다. 슬픔을 지우고 강함을 그려 넣었다. 그것이 순수라는 이름으로 피해자에게 순응을 요구한 사회에 맞서는 길이라 여겼다. 피해자다움은 그만큼이나 강력한 족쇄였다. 세월호참사 피해자들은 그 족쇄를 끊어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 P388


의혹으로 둘러싸인 사건에 대해 명쾌하고 간결한 단 하나의 진실을 바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게 보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의 현주소는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진상규명의 간절함이 크면 클수록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실은 때로 울퉁불퉁하고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거나 여러 가지 모양을 갖는다. 왜 세월호가 그렇게 빨리 침몰했는지, 왜 세월호에 갇힌 이들을 국가는 구하려 하지 않았는지, 그 진실의 얼굴은 아직 장막에 가려진 채 남아 있다. 한편 진실을 찾는다는 것이 무너진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면 사법적 정의 외에도 사회적, 역사적, 그리고 회복적 정의의 실현도 함께 가야 한다. - P173


의혹이 아니라 진실이 알고 싶다. 대체 왜 그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이유라도 알면 여전히 분노하는 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결국 진실이 끝까지 밝혀지지 못한다 해도 이 사회적 재난의 대가는 끝까지 우리 사회가 짊어지고 가야 하지 않을까. 






자신은 이제 새들이 모두 날아가고 난 뒤의 빈 나무 같은 사람이 됐다고 생각했지만, 그 기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한번 시작한 사랑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고, 그러니 어떤 사람도 빈 나무일 수는 없다고, 다만 사람은 잊어버린다고, 다만 잊어버릴 뿐이니 기억해야만 한다고, 거기에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영원히 사랑할 수 있다고. - P211 (사랑의 단상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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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봄이 지나가고 있다.

낮에는 이제 제법 초여름 느낌이 날 때가 있어서 이제 곧 여름으로 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요즘 회사에서는 일이 계속 터져서 도무지 짬이 나지 않는다.

주말에 그나마 책을 읽거나 산책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할 뿐.



개나리와 벚꽃이 이제 거의 다 졌지만 그동안 찍어둔 사진들을 조금 풀어본다. 

개나리는 너무 빨리 폈다가 져 버려서 만개한 것을 포착을 제대로 못했고 벚꽃은 만개한 날마다 날이 우중충해서 별로 예쁘게 보이지가 않는다ㅠㅠ 


아무튼 올해 봄 꽃은 철쭉, 그리고 장미가 남았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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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4-04-12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란 개나리, 정말 예쁘네요!
어렸을 때는 예쁜 줄 몰랐던 꽃이 개나리였는데. ㅎㅎ

거리의화가 2024-04-15 07:54   좋아요 0 | URL
저는 연두색 다음으로 노란색을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개나리와 해바라기가 최애 꽃이네요.
올해 개나리는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서 제대로 포착을 못해 아쉽습니다. 자목련님 남은 봄 행복하게 보내시길!

미미 2024-04-12 1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벚꽃 덕분에 나날이 화사하더군요. 화가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4-04-15 07:55   좋아요 1 | URL
미미님 오랫만이네요. 잘 지내시죠? 이제 벚꽃은 다 떨어지고 나무들이 어느새 연둣빛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맘때의 나뭇잎의 색깔이 참 싱그럽고 좋아요. 감사합니다^^

은오 2024-04-13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냥 꽃이 폈구나... 하면서 지나가는 저한테는 앞으로 남은 꽃들까지 꿰고 계신 화가님이 신기하고 멋집니다. ㅋㅋㅋㅋ
마지막 깨알 화가님 발!! >.<

거리의화가 2024-04-15 07:58   좋아요 1 | URL
ㅋㅋㅋ 은오님. 그래도 지나치며 나무며 꽃은 보셨을 거라고 짐작해봅니다. 발 사진 캐치해주셔서 감사해요. 이제 날씨가 봄이 아닌 듯하지만 남은 봄 건강하게 보내시길요!
 


[CH32]

루페의 아빠는 멕시코에서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자 그를 찾아 국경에 나갔다. 헌데 그가 돌아오지 않자 루페는 싸한 기분을 느꼈고 악몽은 현실이 됐다. 아빠는 이민청에 붙잡혀 현재는 샌디에이고 감옥에 가 있다. 루페는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어깨를 연신 계속 들썩였다. 미아도 이는 불공평하다며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다. 루페는 아빠를 만나러 가겠다고 하자 위험하다며 미아의 부모님은 반대했다. "They could throw us out anytime they want." 보다 못한 행크는 루페가 딸이라고 하겠다고, 그럼 안전할 거라고 말했다. 미아는 루페를 꼭 안아주었다.루페와 행크는 그렇게 출발했다. 


[CH33]

밤 10시쯤 행크와 루페가 돌아왔다. 행크는 루페의 아빠에게 그들이 강요하는 어떤 것에도 동의하지 말고 희망을 잃어버리지 말라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먼저 그는 내일 이민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기로 했다. 행크는 루페가 아주 의연했다며 칭찬했다. 미아의 부모님도 용감하다며 추켜세웠다. 오늘 밤은 함께 지내자며 엄마는 부모님을 찾기 위해 우리가 뭐든 할 것이라고 루페를 안심시켰다. 미아는 루페와 잠을 자기 위해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루페는 아빠와 포옹하고 싶었지만 직접 대면은 불가능했으며 유리문 바깥에서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용기를 갖고 싶은데 자꾸만 무섭다는 루페에게 미아는 루페가 예전에 자기에게 용기를 주었던 것처럼 이번에는 반대로 했다. “We’re going to get through this. Together.”


[CH34]

아침에 일어나 우리는 지역 전체에 있는 변호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메시지를 남기는 작업을 했다. 미아와 루페는 등교했고, 미아는 제이슨에게 신문에서 오려 놓은 요리 기사를 건넸다. 그런데 제이슨은 요리 교실에 가고 싶은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며 주저했다. 아빠 사업도 그닥 좋지 않은데 너무 비싸기도 하고, 중요한 것은 요리 수업은 여자들이나 듣는 것이라는 아빠의 반응이다. 미아는 내가 들은 말 중 가장 괴상한 것이라며 말도 안된다고 이야기했다. 미아는 계속해서 제이슨을 설득해볼 생각이다. 

Mrs. Welch는 미아를 따로 불러 최근에 쓴 작문에 대해 칭찬했다. 문제는 칭찬 실컷 해 놓고 점수는 C. 대체 왜? 선생님은 자신이 모든 학생에게 캔디를 나눠주는 달콤한 사람이 아니라 말했다. 


[CH35]

루페 아버지의 구명을 위해 변호사에게 연락을 했던 미아는 드디어 Delaney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행크와 루페, 미아는 LA로 부푼 마음에 그를 만나러 갔다. 그러나 그는 사정은 자세히 묻지도 않고 변호사 비용은 1시간에 3백 달러이며, 부가비는 별도라고 이야기했다. 행크는 화장실에 손 닦으러 갈 때 휴지에도 값을 매기냐며 따졌다. 하지만 그는 공짜로 일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사람을 돕는 것보다는 수임료가 더 중요하다는 뼈있는 말을 덧붙여 던지고 그들은 밖을 빠져나왔다. 김앤장이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흠...


[CH36]

쿠퍼씨가 토요일에 전화해서 모텔 경영이 잘 되어가냐고 물었고 그는 자신의 지분을 돌려달라고 했다. 루페는 변호사비 비용 때문에 모텔 지분을 팔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아는 절대 안 된다고 루페의 가족이 모텔에 기여햔 바가 큰데 그럴 수는 없다 잘라 말했다. 루페는 전화가 올 지 모르니 집에 가겠다고 했지만 미아의 엄마는 그녀를 혼자 보낼 수 없다 이야기했다. 

미아는 모텔에 오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나누어 주었다. 2주 후 전화가 왔다. 모든 3학년 이야기 중에서 미아 이야기가 뽑혀서 경연에 미아 이야기가 나간다고 했다. 경연에 뽑히면 상금도 받을 수 있다고. 그러나 루페는 자신과 가족의 정보가 유출되는 것이 싫다고 했다. 미아는 루페와 자신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했다. 종이(서류) 하나의 차이였다.


every passing day, the worry hung lower and heavier on all of us, like a soaking wet towel.


[CH37]

미아는 학교에서 제이슨과 맞닥뜨리고 자신의 경험을 다시 이야기해준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고 자신은 자전거를 타고 있다면 다른 사람은 자동차에 있다고. 그렇지만 볼 수 없다고 해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작가는 나의 꿈이고 아무도 빼앗아갈 수 없다고 미아는 이야기했다. Mrs. Welch는 작가로서 필요한 것은 절반은 감성이고 절반은 기술이라며 미아에게 감성은 있지만 기술이 부족하니 그 부분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감성이 부족하다고, 자신은 평범한 환경에서 지냈기 때문에 볼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이야기한다. 미아는 선생님께 모텔에 한 번 방문하라고 제안한다.


[CH38]

미아와 루페는 루페의 아빠를 만나러 교도소로 간다. 루페의 아빠는 며칠은 먹지 못한 것처럼 창백하고 볼은 푹 꺼질 정도로 말라 있었다. 그는 가죽만 남은 사람 같았다. 행크는 그에게 굴하지 말라고 변호사를 찾고 있으니 잘 해결될거라 이야기했다. 그러나 루페의 아빠는 변호사비가 걱정이 되는 눈치였다. 루페는 아빠가 신체는 물론이고 정신까지 잃어버린 것 같아 슬프다. "Have faith. Just hang on a little longer."


[CH39]

미아는 루페가 아빠와의 만남을 지켜보고 모텔로 돌아오자마자 부모님과 진한 포옹을 나눈다. 미아의 엄마는 루페를 꼭 안아준다. 

Mrs. Welch가 모텔에 깜짝 방문했다. 이민자들을 상대로 한 수업에 참관하며 미아 뿐 아니라 부모님까지 놀란다. Mrs. Welch는 미아의 엄마에게 미아가 잠재력이 있다고 칭찬한다.


[CH40]

모텔에 와 보니 다섯 통의 변호사 관련 메시지가 와 있었다. 대형 로펌에서 온 4건은 건너 뛰고 마지막의 로펌 메시지를 확인했다. 이름은 Prisha Patel이고 이민 전문 변호사라 했다. 컨설팅 비는 무료고 변호 비용은 맞춰줄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루페는 아빠의 구명을 위해 Kids for Kids의 아이들에게 서명을 받았다. 

제이슨은 요리 학원에 가기로 결정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수업 때 187 법안 관련하여 있었던 LA시위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다. Mrs. Welch는 우리 중 참석할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셨다. 이 법안이 아주 중대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미아는 그녀가 변화하는 것 같아 기뻤다.

변호사 사무실은 초라했다. 대형 로펌이 아니라 그녀만이 있었다. 그는 인도 여성이었다. 미아는 자신들을 이방인으로 취급하는 현실에 대해 속상함을 표현했다. Patel은 이방인이 아니라 이야기했다.


[CH41]

루페는 부모님이 불법적인 일을 했기 때문에 우리는 폭탄이나 마약처럼 불법자로 취급받는다고 너무 심하다 넋두리를 한다. 미아의 부모님과 미아는 그렇지 않다고 그녀를 추켜세웠다. 루페의 역할들이 다양하다며 기죽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저녁 식사 후 미아와 루페는 조용히 빠져 나와 마스터 키를 가지고 룸 하나에 들어가 노래를 신나게 불러제꼈다. 


[CH42]

미아는 Mrs. Welch에게 계속해서 작문 지도 수업을 받았다. 그녀는 마지막에 쓴 에세이의 이 표현(“My parents may be on side streets now, but one day, they’ll be on the main road.”)이 좋았다고 미아에게 말했다. C는 받겠구나 생각했던 미아는 A-라는 점수를 받았다. 깐깐한 선생님에게서 A-라니 다른 선생님으로 생각하면 A++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되었다. 루페도 미아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토요일 오후에는 모텔 접수대에 의회, 미국 상원, 시장 등에게 보낼 편지가 쌓였다. 행크의 건의에 따라 마지막에 개인이 보내는 편지가 아닌 “California Against Garcia Deportation”이라고 썼다. 행크는 루페의 디자인을 실은 티셔츠까지 주문했으니 대단했다. 모텔에 오는 손님들은 계속해서 서명을 해주었다. 

일요일에 현금 등록기가 또 다시 가득 찼다. 얼마 후 제이슨을 포함한 Kids for Kids 멤버들이 왔는데 루페가 제이슨을 보고는 미아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제이슨의 엄마가 Mr. Yao 집에서 청소하면서 겪었던 대우, 엄마와 잠시 팔씨름을 한 걸 가지고 Mrs. Yao가 해고한 일을 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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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전시회에 다녀왔다. 


이 전시는 2023년 7월부터 11월까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나무와 뱀, 인도 초기 불교미술>의 한국 전시다. ‘나무’는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 나무를 상징하는 것이고, ‘뱀’은 신화 속 머리가 여럿 달린 뱀인 ‘나가’를 의미한다. 




석가모니는 인도와 네팔 국경 근처 마을에서 태어나 북인도 지역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죽고 나서 그의 제자와 수행자들에 의해 불교가 전파되면서 전 세계로 불교가 뻗어나갔다. 전시를 통해서 특히 데칸고원 이남인 남인도 지역에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았고 불교가 자리잡으며 표현되는 미술 세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원전 2세기 말 인도 최초의 통일 왕조인 마우리아 제국이 무너지고 남인도에 사타바하나 왕조가 들어선다. 이 기간 동안 남인도에 스투파가 세워진 것은 물론 많은 유물들이 만들어졌다. 전시에서도 사타바하나 왕의 관련 유물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왕실은 불교를 지지하였기 때문에 신자들은 왕실의 후원을 바라며 많은 기부를 했다고 한다. 


남인도는 적도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덥고 습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 식물들이 아주 잘 자라는 환경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작부터 연꽃, 뿌리 식물 등 강한 생명력을 지닌 식물들을 배경으로 한 유물들을 확인할 수 있다. 신의 모습을 한 정령이 입에서 연꽃 줄기를 뿜어내는 모습도 보이고 연꽃이 보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연꽃 무늬가 끝없이 이어지면서 끊어지지 않는 생명력을 표현하기도 했다. 항아리에는 물이 가득 차 있고 식물들이 솓아져 나오며 풍요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특수 효과로 식물 덩쿨 줄기를 표현하여 그 생생함을 업그레이드하여 보여주는 것 같았다.



특히나 불교가 전해진 이후에도 이런 고유의 정체성을 버리지 않고 불교 미술과 접목하여 독특한 미술 세계를 창조했다는 것이 돋보였다.


아래 그림은 생산과 풍요를 의미하는 풍요의 신 ‘락슈미’다. 풍요의 신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항아리 안에서 솟아나오는 연꽃 위에 신이 그 위에 서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건조한 겨울이 끝나고 나면 풍요의 계절이 시작됨을 표현한 것 같다. 




이번 전시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마카라’라는 바다 생물이다. 전설의 동물 마카라는 악어 입에 코끼리 코, 물고기 지느러미 모양의 귀, 달팽이처럼 말린 긴 꼬리를 지녔다. 언뜻 보면 악어인가 싶게 생겼다. 하지만 독특한 꼬리 덕분에 확연히 악어와는 다른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다. 마카라는 우리 식으로 보면 ‘봉황’이나 ‘용’처럼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생물이지만 신화 속에서 존재했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유물로도 남았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마카라는 사나운 모습이어서인지 석가모니를 지키는 존재로, 스투파의 입구를 표시하는 토라나에 조각으로 남아 있다. 



한반도도 과거에 자연 곳곳에 신이 있다고 믿으며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인도도 자연에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중에서도 나무에 깃들어 풍요를 전해주는 신이 존재하는데 남성 신은 ‘약샤’, 여성 신은 ‘약시’라고 부른다. 

왼쪽에는 목과 엉덩이에 묵직한 장신구를 한 것이 약시이다. 약시는 다산을 가져오는 존재로 숭배되었다. 엉덩이에 걸친 띠에 연꽃 무늬가 눈에 들어오는데 오른쪽 손은 사라져서 알 수 없지만 연꽃을 들고 있었다고 한다. 락슈미가 풍요의 신이었던 것처럼 약시도 풍요의 신이 되었으나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는 존재로 승화된 것 같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스투파를 지키는 인도 고유의 신으로 아까 소개한 ‘마카라’를 타고 다니는 물의 신인 ‘바루나’다. 그가 밟고 있는 것이 ‘마카라’임을 확인할 수 있다.



‘약샤’가 동전을 쏟아내는 중이다. 전시에는 영상 효과로 바닥에 동전이 주르륵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머리에서 돈이 나온다니 재치 있고 흥미로운 발상이다. 이는 재물과 생산의 신이자 상인들의 수호신인 ‘쿠베라’를 보좌하는 존재이기에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인도에서는 오래전부터 강에 사는 뱀인 ‘나가’를 신으로 숭배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머리 하나인 뱀이 아니고 머리가 여러 개인 것이 특징이다. 다수이니 이것도 풍요의 상징일 것이다. 나가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어 불교에서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한다. 아래의 나가는 머리가 7개로 표현되었다. 어떤 것은 3개이기도 하고 5개가 있기도 하고 전시에서도 다양한 나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우리아 왕조는 인도 전역에 불교를 전파한 제국이다. 그러나 제국은 국제적으로 다양한 국가와 교류를 한 것 같다. 아래의 유물들을 보면 서아시아를 넘어 그리스, 로마 헬레니즘 문화의 냄새를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유물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을 장식한 원반이나 큐피드로 장식한 손잡이, 마차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페르시아에서 사자 모양 뿔잔이라고 한다. 너무 독특해서 눈이 번쩍 뜨였다. 여기에 술 마시면 술맛 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근데 씻기는 좀 불편할 것 같고.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1>에서도 언급되듯 스투파 유적 중 오늘날 그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중인도 지역의 산치 스투파 유적 뿐이다. 8만 4천 기의 스투파가 아쇼카 왕 시절 인도 전역에 세워졌지만 오랜 시절을 거치며 그 형태가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아래는 스투파 사리 단지인 사리병이다. 스투파 모양을 한 것이 단 번에 눈에 들어왔고 특히나 수정이 재료로 쓰였다고 하니 정말 귀한 존재를 위한 사리병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사리를 사리함에 담는 전통은 인도 뿐 아니라 불교가 확산된 전역에 퍼져 나갔다. 우리 나라도 사리함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데 특히나 사리를 담는 가장 안쪽 재질은 이렇게 귀한 재료를 사용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것이 스투파를 표현한 양식 중 하나이다. 

‘나가’ 대신에 스투파 원형을 꽃줄로 휘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래 말이 있는데 석가모니의 출가를 도운 말로 짐작되며 왼쪽 아래에는 보리수 나무가, 오른쪽 아래에는 미니 스투파가 조각되어 있다. 석가모니의 출가를 상징하는 유물들을 한 곳에 표현한 스투파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나는 우산 형식의 차트라(산개), 돔 형의 안다가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다르게 확인할 수 있는 구조물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아래 그림은 영국인 프레드릭 메이지가  산치 스투파를 보고 스케치한 것이다. 19세기 영국이 인도에 닿았을 때 고고학적 관심이 폭발하였고 이때 다양한 유적과 유물들이 폭발적으로 복원, 발굴되었다. 역설적이지만 스케치 덕분에 산치 스투파를 제외하고 형태가 온전하지 않은 스투파가( 장식 등) 어떤 형태일지 짐작해볼 수 있게 되었다. 



석가모니가 당분간 어머니를 볼 수 없게 되자 그녀를 위해 석가모니의 상을 만들게 하였다. 이 세상에 나온 최초의 불상이라고 하는데 바로 아래 불입상이다. 세밀한 옷 주름과 온화한 표정, 풍만한 몸의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아래 불상과 비교하면 인상이나 착의에서 다름이 느껴진다. 



아래와 같은 청동 불입상은 바닷길을 통해 스리랑카나 동남아시아를 거쳐 한반도까지 수입된다. 아래 불상이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부처와 더 가까운 모습이다.




전시를 다 보는데 2시간 정도 걸렸다. 볕이 좋아서 나들이하기 딱인 날이었다. 미세먼지가 있어서 아쉬웠지만 박물관 뒤로 보이는 남산타워의 조망도 근사했다.






이 전시는 이번주가 지나면 더 이상 볼 수 없기 때문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란다. 


간만에 콧바람도 쐬고 힐링도 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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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4-05-15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한 달 전에 전시가 끝났네요...2시간 걸리실만 하네요. 몇장 올려주신 사진만 봐도 놓칠 수 없는 전시라는 촉이 오는데, 이제서야 거리의화가님의 당선작을 봤다니 아쉬워요.

그리고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거리의화가님. ^^

거리의화가 2024-05-17 07:30   좋아요 1 | URL
알라 님 오랫만에 인사 드리는 것 같습니다. 전시를 좀 더 일찍 다녀왔다면 한 번 더 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좋았어요.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이지만 한국에서 보는 불교 문화와 여러 모로 다른 점이 많아서 눈여겨볼 점이 많았습니다. 요사이 한국에서 불교가 젊은 대중들에게 힙하게 다가가고 있다니 신선하기도 하고요. 전시는 기간이 지나면 볼 수 없어 그 점이 아쉽죠^^; 알라 님 감사합니다. 일교차 큰 날씨에 건강 잘 챙기세요.
 

3월에는 총 12권의 책을 완독했다. 월초에 여행을 다녀오고, 복귀하자마자 바빠져서 주말이 아니면 책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 다행히 3월은 평년보다 우중충한 날들이 많았고 꽃도 피지 않아서 주말에는 대부분 집에서 보냈기에 중후반 힘을 내서 책을 읽었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심적인 스트레스를 거두지 못했을 것 같다. 책에 빠져 있는 시간만큼은 오롯이 현재의 일을 내려둘 수가 있었다.

<속자치통감 12권에서 15권은 송이 주변의 10국을 통합하고, 송-거란 간의 전투(기구간/서하 전투)와 협상 과정이 그려진다. 더불어 송은 내치를 통해서 안정을 추구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모든 것의 이야기>는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을 바탕으로 그려진 소설들이어서 눈길이 갔다. 차별과 혐오가 비일비재한 세상에서 작가는 기본적으로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기와 장소의 폭이 넓어서 읽는 재미도 있었고 특히나 작가의 역사적 이해에 바탕한 접근이 특징적이었다.

<캠브리지 중국사 10>은 19세기 초중반까지의 중국의 대내외적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이 시기 눈에 띄는 사건은 아편전쟁과 태평 천국의 난, 중국과 러시아 간의 국경 분쟁, 종교 수입에 의한 갈등 등이 있겠다. 특히 개인적으로 아편 전쟁 전 광저우 무역에 대한 진행 과정과 종교와의 갈등을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청나라의 역사에 대한 큰 흐름을 알고 있을 때 특히나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북으로 간 언어학자 김수경>은 개인적으로도 읽고 싶은 책이기는 했으나 독서 모임 책으로 선정되어 급박하게 읽었다. 좀 여유를 두고 세세하게 읽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 평전이라 개인의 역사를 담고 있으면서도 현재 북한에서 사용하는 조선어에 대한 이론의 기초의 전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주시경, 김두봉이라는 인물만이 아닌 김수경이라는 언어 학자를 알게 된 것이 큰 수확이다.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역시 도나 해러웨이 책은 쉽지 않다. 3장의 내용은 <사이보그 선언문>, 현대의 페미니즘 이론에 대한 전반적인 전개 과정이 포함되어 있어 그나마 읽을만했지만 마지막 장도 어려웠다는 건 함정. 과학과 자연을 반대로 두지 않고 잘 이용하자라는 접근 정도만 확인하고 간다.

<세계철학사 1>은 지중해를 둘러싸고 고대부터 중세까지 서양 철학의 원류를 따라가는 여정이었다. 그리스 아테네 철학부터 자연 철학, 신 플라톤주의, 스토아 철학, 스콜라 철학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의 서양 철학 세계를 구성하는 기본이 이 때 만들어졌다. 개인적으로는 삶을 중요시여기는 철학들에 눈길이 아무래도 더 가는 것 같다. 사상을 이해하는 것은 역사와 지리, 인물에 대한 이해와 더해져서 이루어져야함을 재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근대 용어의 탄생>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들의 기원을 추적하는 과정을 확인한다. 처음 만들어질 때와는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쓰이는 용어도 있는 반면 비슷한 의미지만 조금씩 덧붙여가며 확장된 경우도 있었다. 같은 용어라도 한국에 들어오면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발견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1>은 인도 미술을 다루고 있다. 무른 돌을 이용하여 토기나 석상을 만들기 시작했던 그들은 석가모니 이후 마우리아 제국의 아쇼카 왕과 쿠샨 제국의 카니슈카 왕은 인도의 불교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스투파로 대표되는 인도 미술은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탑 등의 다른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스투파 전시회를 가기 위한 사전 작업차 읽었다.


읽고 있는 책들이 점점 많아지지만 전집 종류가 많아 그렇지 단행본은 몇 권 없다. 그렇지만 신경 안 쓰면 계속 쌓일테니 등한시하면 안 될 것 같다.
특히 멈춤 상태인 도스토옙스키 시리즈를 다시 시작해야지.

이번 달에도 독서 모임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를 위해서 읽어야 할 책은 브뤼노 라투르의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다. ‘행위자 네트워크’라는 용어가 처음이라 읽기 전 영상으로 간략하게 확인하고 책에 뛰어들어야할 것 같다.


이번 달은 꽃도 피고 날도 좋아 아무래도 책을 덜 읽을 것 같지만 그래도 최대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읽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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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4-04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 역시 어마어마한 화가님의 독서목록!
Three keys도 끝나가시죠? 저도 4 월엔 크리스틴 델피 도전~!

거리의화가 2024-04-05 08:23   좋아요 1 | URL
Three Keys 매일 한 챕터씩 읽고 있어서 4월 마지막 날 끝날 것 같은데요? 크리스틴 델피 받았는데 책 사이즈는 엄청 작지만 안에 글씨는 나름 커서 다행이었던! 얇은 책이 더 어려울 것 같아 쫄립니다ㅋㅋ 괭님도 이 달 즐독하세요^^

자목련 2024-04-04 1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 님이 읽으실 4월의 책도 기대가 되지만 산책에서 만날 하늘과 꽃들의 사진도 궁금합니다!

거리의화가 2024-04-05 08:24   좋아요 0 | URL
자목련님도 꽃을 만날 수 있는 4월을 좋아하시죠? 이 곳에 벚꽃이 만개했는데 하필 어제, 오늘 날이 흐려서 아쉽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오며 가며 찍고 있어요. 이 계절에 만날 수 있는 행복과 즐거움이죠^^ 공유하겠습니다. 봄날 일상도, 독서도 응원합니다^^

희선 2024-04-05 0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으로 안 좋은 마음을 달래셨다니, 사월에도 책 즐겁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거리의화가 님 사월 건강하게 잘 보내세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4-04-05 08:26   좋아요 1 | URL
닥치면 어떻게든 하게 되어 있긴 한데 스트레스를 뿌리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걷기와 독서가 있어 힐링이 되네요. 희선님도 행복한 4월 되시길 바라요!

새파랑 2024-04-05 15: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철학 역사 미술 하면 화가님~!!
3월에 12권이니 4월에는 16권?

도스토예프스키 저 전집도 소장하고 싶네요 ㅜㅜ

거리의화가 2024-04-05 15:58   좋아요 1 | URL
ㅋㅋ 4월에 16권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할 것 같아요. 꽃구경도 하고 놀기도 하고 하려면?ㅎㅎ
그나저나 도스토옙스키 마니아시라 전집 장만하셨어야하는데 제가 다 아쉽습니다ㅠㅠ 새파랑님 4월에도 독서 생활 즐겁게 이어가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