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금요일 오전 남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일어나자마자 두통약을 찾았기 때문이다. 함께 출근하면서 병원에 가보라 신신당부했다. 역시나 출근하고 얼마 안 되서 "코로나 양성이래." 라는 씁쓸한 메시지가 날라왔다. 수액 주사를 맞고 집으로 간다 했다.

문제는 연이어 일어났다. 오후 4시쯤 시할머님의 부고 소식이 들려왔다. 하필 이 시기에 돌아가시다니 우연 치곤 너무 기가 막혔다. 사실 며칠 전 우리 내외는 시할머님을 찾아뵈러 다녀왔었다. 고령의 나이에 코로나 확진으로 상태가 무척 좋지 않으셨기 때문에 얼마 버티기 힘드실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시할머님을 뵙고 온 뒤에 남편이 확진이 되었고 나도 사실 잠복기일 수도 있어서 결국 시할머니 장례식장에는 가보지도 못했다.

마음은 계속 무거웠고 어디 돌아다닐 수도 없는 형편이라 방콕하며 주말을 보냈다. 책을 읽는 것만이 이 복잡한 기분을 떨쳐버리게 하는 해방구였다.

남편은 토요일에는 괜찮았는데 어제부터 또 몸이 안 좋은지 하루종일 잠만 잤고 오늘도 출근하지 못했다. 점심 먹고 나서 상태를 물어보니 퇴근 때 인후통 약을 사다 달라고 하는 걸 보니 상태가 여전히 별로인 것 같다.
KF 마스크를 쓰고 다시 종일 생활하게 된 것이 좀 어색하다. 기존에도 대중교통 이용할 때는 썼지만 사무실에서는 쓰지 않았는데 혹시나 몰라서 남편이 코로나 기간 끝나기까지는 써야겠다.


#2

토요일에 <여전히 미쳐있는> 이 도착했다. 주말에 유일하게 기쁜 소식이었다.




그리고 <조용한 미국인>을 읽으면서 어제 <베트남 전쟁>을 주문했다. 이 책은 진작부터 읽어야지 했는데 얼마 전에 개정판이 나왔더라. 더는 읽는 것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여전히 소설 읽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아직도 앞부분을 헤매는 중...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23-07-17 1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삶은 언제나 그렇듯 통제할 수 없는
그런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

‘책이 해방구다‘라는 말씀이 아주
절절하게 다가왔습니다.

모쪼록 힘겨운 시기를 잘 이겨내시
길 기원합니다.

거리의화가 2023-07-17 17:58   좋아요 1 | URL
삶에서 가장 힘겨운 부분이 역시 이별인 것 같습니다.
위로의 말씀 고맙습니다^^

페넬로페 2023-07-17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은 정말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같아요. 할머님의 명복을 빌며,
남편분 빨리 쾌차하시길 바래요~~

겨울호랑이 2023-07-17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건수하 2023-07-17 2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두 분 마음이 무거우시겠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남편분 얼른 완쾌하시고 화가님은 넘어가시면 좋겠구요.. 할머님께 나중에 인사드릴 기회가 있겠지요.

우끼 2023-07-17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락방 2023-07-17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거리의 화가 님도 남편분도 몸과 마음 모두 잘 추스르시길 바랍니다.

희선 2023-07-18 0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할머님이 돌아가신 것도 슬프겠지만, 장례식장에 가지 못하는 것은 더 마음 아프겠습니다 할머님 돌아가시기 전에 한번 뵙기라도 해서 다행입니다 나중에 다른 곳으로 할머님한테 인사하러 갈 수 있겠지요 남편분 건강 좋아지시면 거리의화가 님과 함께 가시면 되겠네요 할머님 명복을 빕니다


희선

책읽는나무 2023-07-18 0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남편분이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곁에서 지켜보시는 화가 님도 더욱 힘드실 것도 같구요. 두 분의 몸과 마음 잘 추스리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자목련 2023-07-18 1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러 가지로 힘든 여름을 보내고 계시네요.
그럴수록 잘 드시고 건강도 잘 챙기시길 바라요.
어떤 시간에는 할 수 있느 걸 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고 생각해요.

독서괭 2023-07-18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구구 힘드시겠습니다 ㅠㅠ 시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코로나가 여전히 도는군요. 요즘 신경을 안 썼는데.. 고생 많이 안 하고 빨리 나으시길, 그리고 화가님 옮지 않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