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햇빛이 이리 반가울 줄이야.

이번주는 비만 주구장창 내려서 우중충한 하늘만 보다가 드디어 오늘 햇빛을 보니 살 것 같았다. 

뜨거워도 괜찮다. 그동안 내린 비로 꿉꿉했으니...

하지만 또 내일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서 걱정스럽다.

제발 무사히 지나가길.



#2


옆지기는 이틀 연속 지방 출장을 다녀온 뒤 오늘은 휴가를 냈다고 했다.

하지만 쉬는 날이라 더 바쁘다고 투덜댄다.

동감하는 말이라 "그래. 그렇지." 답했다. 

나조차도 휴일에 더 바쁘다. 몰아서 해야 할 일이 태산 같으니까.

이럴 때 일을 한다는 게 아쉬울 때가 있다.

하지만 내가 일을 그만두고 집에만 있게 되면 과연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까 생각하면 그것은 아닌 듯 해서 그 마음을 접는다.

게다가 일을 함으로 인해서 성취감을 느낄 때가 많기 때문에  누군가의 압력이 아니라면 내 의지로 그만두는 것은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3


드디어 <맹자 집주> 인강 남은 차수의 끝이 보인다.

얼른 끝내고 <통감절요>로 넘어가고 싶다.

<중용>은 솔직히 말해서 재미도 없을 것 같고 공부가 필요하면 나중을 기약하려고 한다.

<통감절요>, <춘추좌씨전> 이런 역사서가 더 마음이 끌리므로 넘어가려고 한다.

역사서라 길지만 상관없다.

관심이 있는 분야는 더 재미날 것이기에 공부하는 즐거움도 더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맹자 진심 상편 24장의 마지막 학문에 대한 태도는 무릎을 칠 만한 것이었다.



流水之爲物也 不盈科 不行 君子之志於道也 不成章 不達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으면 흘러가지 않는다. 군자가 도(道)에 추구함에 점진적으로 성취하지 않으면 통달하는 데에 이르지 못한다.


言 學當以漸 乃能至也 成章 所積者厚而文章外見也 達者 足於此而通於彼也

학문은 마땅히 점진적으로 이루어가야 하니 그렇게 해야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성장은 두텁게 쌓아나가면 문장이 바깥에서 발현되는 것이니 학문의 완성에 이르는 것은 이렇게 해야 족히 그 경지에 통달할 수 있는 것이다. 



#4



이달의 여성주의 책 <임신중지> 며칠째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일단 내가 그동안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여서 낯섬이 있다. 게다가 끊어 읽으니 잘 들어오질 않았다.


결국 진득하게 잡고 읽어야 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잠시 내려놓았다.

휴일에 시간을 내서 몰아서 읽는 게 나을 것 같다.

이어 읽으면 낫겠지? 나을 거야 생각하며...


읽고 계신 다른 분들은 괜찮으신가요?

나만 읽기 어려운가...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08-12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2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2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미 2022-08-12 16: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릎을 치며 맹자를 읽는 화가님 멋지십니다! ㅎㅎ 무릎치는 글, 머리가 띠용 되는 글, 뼈때리는 글 저도 좋아해요. 저희 동네도 오늘 해가 짱짱합니다. 살이 타도 좋아요. 제발 비좀 그만 내렸으면^^*

거리의화가 2022-08-12 16:49   좋아요 3 | URL
ㅎㅎㅎ 실제로 저 구절에서 무릎을 탁 쳤어요~ 맹자 재미있는 내용은 아닌데 저는 공부에 관심이 있으니까 공부할 때의 자세, 인간을 바라보는 태도 등에서 눈이 휙 돌아갈 때가 있습니다. 그런 구절을 만나면 보기를 잘했다 생각해요. 사실 쓰면서 공부를 해야 하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없고 체력이 부족하다 느껴져서 인강 보는 것만으로 자족하고 있습니다.
이 짧은 해가 어찌나 반가운지... 비 좀 그만 왔으면 합니다ㅜㅜ

다락방 2022-08-12 16: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침대에서 임신중지의 <들어가며> 두 장 읽다가 자버렸어요. 저도 진득하니 다시 시작하고 한방에 진도 뽑아야 될 것 같아요. 휴..

거리의화가 2022-08-12 16:50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ㅎ 다락방님 저만 그런 거 아니군요. 다행입니다^^;;;
이 책 아무래도 한방에 읽어야 할 것 같아요. 끊어 읽으니 너무 진도가 안 나가서ㅋㅋㅋ
역시 모든 책은 집중해서 읽어야 얻는 게 있나봅니다.

책읽는나무 2022-08-12 16: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맹자 집주> 끝내고 <통감절요>로 넘어가고 싶다는 화가님의 그 문장 자제가 부럽네요^^
저는 <임신중지> 이제 시작했어요. 주말 다가오는 시점 볼일 본다고 나오기전 잠깐 읽고 나왔어요. 서문만 50페이지 정도 되더군요? 앞의 몇 장 안 읽어서 뭐라고 말씀 드리긴 뭣하지만, 읽을 수록 생각거리가 많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겐 여성주의 책이란 그저 학생들 공부하는 교과서 같은 책이란 생각이 들어 재미있는 내용인지? 그런 생각을 버린지 오랩니다ㅋㅋㅋ
그냥 읽는 것 같아요. 지령 떨어지니 그냥 읽어내자!!! 그런 기분으로??? 그러다 보면 말일 경 완독했더라구요.
암튼 화가님께 조금은 생소한 주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또 의외로 더 객관적 판단으로 책을 읽으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암튼 힘드셔도 파이팅입니다^^
저는 주말 보내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읽으려구요.^^;;;;
저는 지금 땀 질질 흘리는 중이라 이놈의 햇볕!!!!!! 그러고 있었는데 귀한 햇볕이라고 하시니...봄날의 햇살? 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8-12 16:55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ㅎ 지겨워서 넘어가고 싶다는 말이었습니다. 맹자 재밌는 책은 아니라서요^^; 뭐 배우는 건 종종 있지만요.
<임신중지> 너무 진도 안나가서 잠깐 내려놨는데 바짝 읽을려고 대기중입니다. 집중을 못한채로 읽어서 재밌다고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생각해보지 않은 주제여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요. 이번 기회에 배우는 게 더 많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ㅎㅎㅎ
남부는 계속된 폭염으로 힘드시죠. 한 나라에서 이리 다른 날씨가ㅠㅠ 수도권은 징하게 비가 내린지라 햇빛이 반가웠습니다. 이조차도 내일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섬뜩하네요-_-;

페넬로페 2022-08-12 16: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이렇게 햇볕이 반가울수가요~~
아침에 세탁기부터 돌렸어요
시간이 많으면 뭔가 더 할 것 같지만 저같은 사람은 오히려 압축될 때 더 열심히 살거든요.
안그러면 마음만 급하고 몸은 느슨해져 하루를 그냥 보낼때가 많아요^^
거리의화가님, 넘 멋져요
맹자의 말씀을 이렇게 인용하실 정도로 공부하시는 건가요! 👍👍😊😊

거리의화가 2022-08-12 16:58   좋아요 3 | URL
그쵸 페넬로페님. 진짜 햇빛이 정말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빨래를 해도 꿉꿉해서는...ㅋㅋ 오늘 옆지기가 세탁기를 돌렸을려나 모르겠네요ㅋㅋㅋ
저도 시간이 막상 많아지면 과연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배분해서 쓸까 생각해보니 그럴 것 같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더 나태하게 생활할수도 있을것 같아요ㅎㅎㅎ 주중에는 맨날 ‘시간이 없어. 시간 좀...‘을 달고 살거든요. 근데 또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소중한 기회이고 행복이라 생각하니 다르게 보이는 듯합니다.
인강 들으면서 집중을 매번 한다고 할 순 없는데요. 가끔 이렇게 놀랄 만한 문장을 만나면 스크랩하거나 적어놓거든요. 오랜만에 이런 문장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ㅋㅋㅋ 열심히 하는 건 아니고 그냥 보는 것에 의의를 둔다고 할 수 있을겁니다.

mini74 2022-08-12 17: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학문은 점진적으로 이루어가야 하니ㅠㅠ 그렇죠. 그게 학문이겠지요. ㅎㅎ 저도 얼릉 빨래부터 했어요. 오랜만에 햇빛 냄새 나믐 빨래를 걷고 있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8-12 17:22   좋아요 3 | URL
네. 조금씩 쌓여야 어느 순간 보이는 것이 생기더라구요. 그게 학문인 것 같아요.
그동안 우중충해서 빨래해도 큼큼한 냄새가 나는 것이 영 찝찝했습니다. 햇빛날 때 빨래하면 냄새부터 다른 것 같아요~ㅎㅎㅎ

바람돌이 2022-08-12 17: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책을 읽으며 뭔가 공부의 성취를 이루겠다는 생각 자체가 아예 없어진거같아요. 그냥 즐거운 일상 뭐 이런 느낌이네요. 어떤 책을 읽든요. 말씀하신 맹자문장 너무 무릎을 치게하면서 맞아 자고로 공부는 이래야 하지 하는데 나말고 공부하는 사람말야 하고 있네요. ㅠㅠ
임신중지는 한꺼번에 정독하는게 방법이라고요? 넵 알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8-12 17:43   좋아요 3 | URL
바람돌이님처럼 즐겁게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저는 공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해서 그렇게 하는 것 뿐이구요ㅎㅎㅎ 저보다 인생 선배시니 더 많은 책을 읽으셨을테고~ 공부에 대한 욕심이 커서 하면 할수록 저는 왜 이리 할 게 많나 생각하게 됩니다. 옆지기는 그런 저를 보면 혀를 끌끌 차구요ㅋㅋㅋ
임신중지 한 번에 읽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들어가며> 부분이 끝나질 않더라구요ㅎㅎㅎㅎㅎ

독서괭 2022-08-12 17: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집에 있다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것 같지는 않다, 는 말씀에 매우 공감합니다^^;
그런데, 맹자를 읽으시는 화가님께도 <임신 중지>가 읽기 어렵다고요..? 전 아직 책을 구하지 못했는데 이거 좀 걱정되네요. 제가 관심있는 주제라 금방 읽겠거니 왠지 안심하고 있었는데 말예요 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8-12 18:06   좋아요 2 | URL
주중이라 피곤하고 집중력이 없을 때 읽어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끊어 읽으니 잘 안 읽히는 느낌이었어요. 괭님은 관심 주제라 금방 읽으실 거라 생각합니다ㅎㅎㅎ

희선 2022-08-12 2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하늘 보고, 어제와 같은 시간 아침엔 비가 내렸지 했습니다 그때 엄청나게 왔어요 겨우 하루 차이라니... 예전에도 밤새 비 내리고 다음날엔 맑았습니다 밤 새우고 아침에도 못 잤네요 물이 집으로 들어와서... 그런 일은 다시 겪고 싶지 않은데... 해마다 여름이면 걱정하네요 또 비 온다고 하는데 피해 없이 지나가기를 바랍니다

학문은 짧은 시간에 하는 게 아니겠지요 시간을 들이고 쌓아야 어느 경지에 이르겠습니다 여러 가지를 아는 것뿐 아니라, 뭐든 깊게 넓게 보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13 12:06   좋아요 1 | URL
비가 내릴 때 짧은 시간에 확 내려서 피해가 더 큰 것 같습니다. 저지대나 상습 침수구역일 때 밤에 잠못드는 일이 많을 것 같아요. 그런 일 다시는 겪을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ㅠㅠ
학문을 깊고 넓게 보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희선님에게도 좋은 메시지가 되셨으면^^*

새파랑 2022-08-13 1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야 맹자에 진심이신 화가님이시군요. 딱봐도 어려워 보입니다.
역시 관심분야 읽는게 가장 재미있는거 같아요 ^^

거리의화가 2022-08-13 12:08   좋아요 1 | URL
ㅎㅎ 새파랑님 맹자는 논어보다는 재밌어요. 정치인들이 가져야 할 자세도 나오고 학문의 자세도 배울 수 있거든요.
맹자 끝내고 다른 걸로 넘어가고 싶습니다ㅎㅎㅎ

난티나무 2022-08-13 2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임신 중지> 저도 서문 앞머리만 계속 반복… 진도 안 나가서 진짜 각 잡고 읽어야 하는구나 덮어두었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8-14 06:18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님도! 앞머리 길기도 한데 끊어 읽으니 이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도돌이표 되더라구요^^; 한 번에 읽으면 괜찮겠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