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도서관에 다녀왔다.

집 근처 도서관이라고 하는데 버스를 타고 20여분 나가야 해서 도서관 카드 만들 때 가고 재방문은 처음이었다.

아무튼 방문하게 된 계기는 신청했던 희망도서를 찾으러 가는 거였다.

희망도서 연락이 없길래 '안됐나' 싶었는데 몇 주간의 텀이 있는 것이었다.

해가 반갑기도 했으나 가는 동안 이미 지치는 느낌이 들었다.

희망도서 받아보니 누구보다 가장 먼저 읽는 것이라 느낌이 좋았다.

역시 책은 새 것일 때가 좋구나. 물론 헌 책도 좋기는 하지만.


토요일에 갑작스레 집 앞에 나갔다가 큰 택배 상자가 도착한 걸 보고 나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옆지기가 시킨 음식물처리기였다.

부피도 크고 집이 점점 좁아지는 느낌이 들어 짜증이 일었는데 얼마 안 가 싫은 표정을 거두었다.

나는 음식을 만들지도 않고 옆지기가 해주는 음식을 먹기만 하는 입장인데 내가 화를 낼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여름이라 날이 더워지고 꿉꿉한 날씨에 음식물 처리가 곤란해질 시점이었다.

"잘했어요."

효과 여부를 떠나서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편리해지면 그걸로 만족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주말에는 이런 책들을 읽었다.


<서양사정>은 후쿠자와 유키치의 베스트셀러작으로 일본 지식인이 주목한 서양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불과 작년에 번역본이 나왔다는 게 놀랍기는 했다. 




주말부터 읽기 시작한 책들이다.


<중국철학사>는 이 달 내내 조금씩 읽을 예정이다. 목차만 봐도 뇌가 꽉차오르는 듯한 책이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의 작가 이름이 낯설지 않다 생각했는데 그녀가 낸 다른 책인 <세컨드 핸드 타임>을 예전에 읽었던 것 같다.(근데 왜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거지ㅠㅠ) 읽으면서도 생각하는 것이 전쟁이 벌어짐으로 인해서 일상이 무너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쟁은 파괴이자 약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  




오늘 아침에 이북 리더기를 열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이미 받아놓았던 대여 이북에 <젠더 모자이크>가 있었다. 아니 이건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에서 나왔던 '모자이크 뇌'에 대한 내용이겠네 반가웠다. 성별로 분업된 뇌를 설명하려는 것은 잘못되었고 사람의 뇌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댓글(24)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22-07-11 10: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도서관에 갔었는데
하도 책을 사대서 볼만한 책이 없지
싶어서 아예 검색도 안해 봤네요.

아 그리고 보니 저도 희망도서 신청
을 했었네요 ㅠㅜ

음식물처리기 저도 부럽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7-11 10:59   좋아요 3 | URL
ㅋㅋ 신간을 많이 사면 아무래도 도서관에 새로운 내용의 책이 없을 것 같기는 합니다.
저는 문학 작품은 많이 안 읽기도 하고 사기가 좀 애매해서 그럴 때 도서관을 이용해야될 것 같아요. 앞으로 희망도서 열심히 신청해보려고요ㅎㅎㅎ

음식물처리기 부피는 좀 크지만 옆지기의 흐뭇한 표정을 보니 효과는 좋은가봐요. 편리하면 됐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다락방 2022-07-11 1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 님께 땡투하고 임소연 작가의 책을 구입하였습니다. 후훗.

거리의화가 2022-07-11 11:06   좋아요 2 | URL
앗 다락방님 감사합니다ㅎㅎㅎ 알찬 책이었어요. 다락방님께도 좋은 책이길 바라봅니다^^

페넬로페 2022-07-11 11: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아침부터 날씨가 더워요.
옆지기가 해주는 음식을 먹기만~~
이 문장에 확 더 더워지네요.
음식물 처리기 100대라도 사 주십시오 ㅎㅎ
저는 어제 희망도서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도서관에 신간이 도착해 있어서 아침도 먹기 전에 후딱 다녀왔어요.
집에 있는 책을 읽자 결심하고 요즘 책을 잘 안사는데 그러기는 커녕 도서관에 가서 읽지도 않는 책을 또 잔뜩 빌려옵니다.
왜그렇게 사는지 저도 저 자신을 잘 모르겠어요^^

거리의화가 2022-07-11 11:14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이 더운날 요리하는데 제 입장만 생각하는게 참 저도 못됐다 생각했습니다. 더군다나 제 돈으로 산 것도 아니고 본인 돈으로 사서 좀 미안했네요. 당분간 뭐라도 사주면서 당근을 주어야겠다라는 생각했습니다.
도서관이 터널을 지나야 해서 좀 애매해요. 버스 타고 20분을 가야하는데 주말이면 버스도 띄엄띄엄 다녀서는ㅋㅋ 그렇다해도 신간을 조금이라도 덜 사기 위해서 희망도서를 열심히 신청해봐야겠다 싶습니다^^

얄라알라 2022-07-11 13:15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도 거리의화가님 레삭매냐님 다들 도서관~~
저는 어제 도로 잘못 빠져서 도서관 가려다가 엉뚱한 데로 샌 바람에 반납을 못했더니 연체 문자 홍수를 아침부터 받네요^^

바람돌이 2022-07-11 1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옆지기가 해주는 밥에 팍 꽂혔어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그까이거 당장 사줍니다. 뭔들 못사줄까요. ㅎㅎ
저는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을 아주 알뜰히 써먹는지라 새 책 받을때마다 좋아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7-11 11:24   좋아요 2 | URL
요리하시는 많은 분들께 죄송해지네요. 저의 만행을 용서해주시길^^;
암튼 도서관 희망도서 앞으로 팍팍 이용해보려고 합니다. 한 달에 3권까지 가능하더군요. 이번 달 아직 한 번도 신청 안했으니 노려보려구요ㅎㅎㅎ

바람돌이 2022-07-11 11:32   좋아요 2 | URL
엥? 한달에 3권 너무 작은데요. 분관인가요??? 보통 분관은 한달 3권. 본도서관은 1주일 2권이에요. 심지어 다른 도서관에 다 각각 신청도 가능합니다. ㅎㅎ 물론 도서관 순례를 해야하는 문제점이 있지만....

거리의화가 2022-07-11 11:34   좋아요 2 | URL
저희 지역은 너무 넓어서 다른 도서관 돌아다니기에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 같아요ㅋㅋ 그래도 이용하는 도서관보다 약간 더 먼 도서관이 있길래 거기는 한번 이용해볼만할 것 같습니다.

하이드 2022-07-11 12:39   좋아요 2 | URL
저는 다섯권씩 열다섯권! 근데, 월마다 사주는 경우도 있고, 딜레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어짜피 모든 도서관이 다 멀어서... 도서관 순례 합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2-07-11 12:57   좋아요 1 | URL
하이드님 그런 속사정이 있으셨군요. 그런 많은 권수가 한 곳에서는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했습니다ㅎㅎㅎ 도서관 순회 여행도 괜찮겠네요.

mini74 2022-07-11 11: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잘하셨어요 화가님 ㅎㅎㅎ친구네집은 남편이 청소를 도맡아 한다고 해요 그래서 어떤 청소도구를 사든 별말 안한다고.. 치우는 사람이 어지르는건 괜찮다네요. ㅎㅎ 음식 해주는 옆지기라니!!! 저희집 옆지기는 빵 잘 사주는 오빵! ㅎㅎㅎ 그것도 포켓몬빵으로요. 전쟁은~ 다시 꺼냈습니다. 다들 읽으시는 모습 보니 재독하고 싶은 마음에요 ~

거리의화가 2022-07-11 11:4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빵 잘사주는 오빵! 빵터졌어요^^ㅎㅎㅎ 파리바게뜨가 근처에 있는데 노동자 처우 문제 때문에 불매하고 있거든요. 다른 빵집을 찾는 중입니다ㅠㅠ
전쟁은~ 재독하면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을 것 같아요. 미니님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2-07-11 12: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보세요~화가님 남편 분을 지지하는 알라디너님들이 계속 늘고 있어요.
저도 당연히 한 표 던졌습니다ㅋㅋㅋ
저는 음식물 냄새도 그렇고, 양을 확 줄이려면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시켜 분쇄하는 기계를 살까? 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울집 남편이 그런 비슷한 기계가 있다고 알려주더라구요.
살까?말까? 고민만 하고, 아직 검색해보진 않았어요. 자리 차지할까봐 그것도 고민이더라구요ㅜㅜ
청소도 청소기 한 번 미는 것도 땀이 많이 나서, 물걸레질은 엄두도 못내서 늘 바닥이 찜찜하다고 하니 주변에 청소기 종류 매니아 언니가 로봇 시키라고 하더라구요!!ㅋㅋ
이렇게 하나씩 기계를 늘리다 보면 집 안은 온통 사이버 세상!!!!ㅋㅋㅋ
하지만 로봇 청소기는 심히 고심 중입니다.^^
도서관은 저희도 주말에 다녀 왔었어요.
희망도서 신청하려고 들어 갔더니 장기 연체자라고 안되어....그럼 또 사야 하나? 또 고심 중입니다. 왜 이렇게 살 게 많을까요?
갑자기 확~덥네요^^

거리의화가 2022-07-11 12:5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제 옆지기 팬이 많이 늘어가는 것 같아요. 제가 너무 못하긴 합니다. 책에만 몰두하고 신경안쓰는 것 같아서 반성해야겠어요.
음식물 양 자체를 줄이기는 쉽지 않더군요ㅠㅠ 주중에 점심은 회사 식당에서 먹어서 딱 먹을 만킄만 담아 먹으니 남기질 않는데 집에서는 아무래도 그렇질 못하네요. 2사람 먹을 양이지만 항상 마트는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먹으려면 대용량 포장을 사야하고 그러다 보면 음식물이 남게 되는 듯합니다. 악순환이네요. 분쇄기 가격이 좀 나가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분쇄하면 냄새가 좀 덜나겠죠.
청소라도 제가 해야 하는데 요새 제가 거의 하질 않아서 화가 많이 쌓였을 것 같아요. 로봇청소기 가지고 있는데 생각만큼 만족스럽진 않더군요. 그래서 그냥 청소기 사용하게 됩니다ㅠㅠ 여름은 음식도 청소도 참 어려운 계절입니다.
장기연체 해제가 빨리 되어야 도서관에서 빌리실텐데요^^; 나무님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ㅎㅎㅎ

얄라알라 2022-07-11 13:16   좋아요 2 | URL
헉. 장기연체자에게는 그런 페널티가 있나요?^^;; 저는 연체 자주하지만 희망도서 신청에 브레이크 당해본 적은 없는데^^:;

책읽는나무 2022-07-11 14:57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 서재에 올리신 울프 책 시리즈는 책이 넘 예쁜데 권 수가 많아서인지 넘 비싸서 엊그제 신청하려고 로그인 했다가 아웃 당했어요. 저도 첨 알았어요.
저쪽 도서관은 그런 시스템이었나 봅니다. 그렇다면 내일은 저쪽 도서관을 가보려구요. 하~ 저쪽도 한 달 넘게 연체해설라무네...ㅜㅜ
내가 이런 사람이 아녔었는데 여기 저기 장기 연체자로 찍혀서 요주의 인물이 되었네요ㅜㅜ

거리의화가 2022-07-11 15:27   좋아요 2 | URL
여기 도서관은 희망도서 신청 기준에서 3권 넘어가는 도서는 안 받는다고 되어 있네요-_- 저도 울프 책 시리즈 읽어보고 싶은데 말이죠. 사는 방법밖에 없는건가ㅠㅠ

scott 2022-07-11 2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했어요.]
무더운 여름 화가님의 칭찬 한마디에
남편 분 쒼나게 요리 하실 것 같습니다 ^ㅅ^

거리의화가 2022-07-12 09:06   좋아요 1 | URL
네 잘했어요란 말을 자주 하려고 합니다^^ 듣는 사람도 기뻐하지만 하는 저도 그 반응을 보면 또 기분이 좋아지고 그러네요ㅎㅎㅎ 스콧님 신나는 한주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7-12 17: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음식물처리기 사고 싶더라고요. 잘 하신 것 같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7-13 09:34   좋아요 0 | URL
네. 여름 되니 진짜 필요성이 느껴지더군요. 눅눅하고 꿉꿉한 날씨에 참 처치 곤란인 음식물입니다ㅠㅠ
가격대는 좀 있지만 현명한 소비인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