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이란다. 

허허허하고 웃었다. 

사람들의 각양각색의 고민에 웃었고 그에 대한 상담내용에 웃었다. 

쿨한척 아니 쿨하다. 

질문자가 마음에 안들면 나쁜X라고 욕도 한다. 

결국 이 한권의 책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예전 개그에서 '인생 뭐 있나~~'라던 유행어가 생각났다. 말 그대로 정면승부하면 되는거고 이도저도 아니면 포기하면 되는거고 얼굴에 살짝 철판깔면 되는거 아닌가. 유식한말로 이리저리 포장해서 폼재면서 얘기하느라 힘은 좀 들었겠단 생각에 또 웃었다. 

그래도 팔린 부수 생각하면 돈 좀 벌었겠구나 생각하면서 또 웃었다. 

그나마 좋았던 건 나와 비슷한 인생관을 갖고 있다는 것, 세상 구경 많이 해보면 좋다는 말엔 전적으로 공감, 하지만 아직 제대로 된 배낭여행 해보지 못해 아쉽다. 

사람들 참 재미있다. 별의 별 것을 다 물어보는구나.ㅎㅎㅎ 

여하튼 '건투를 빈다'는 말은 참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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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데 한참이 걸렸다. 아무래도 내가 나이가 들었는가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두고 재미있게 읽었다고 단숨에 읽어내려갔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처음 책장을 넘기면서부터 뭔가 석연치않은 그런 기분이었다. 너무 아무렇지 않게 가볍고 아무렇지 않게 잔인하고 아무렇지 않게 젊음을 그려나간 것 같다고 할까. 물론 이건 순전히 내 관점일뿐이다. 나름 고민도 있었을 것이고 나름 진지한 구석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근데 나는 그 고민이나 진지함이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 그게 젊음인걸까? 정말 사는 건 아무것도 아닌걸까? 

이 책을 읽으면서 연신 생각나던 작가는 아무래도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박민규, 책은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퀴즈쇼>. 

싸이코 전에 한겨레 문학상을 받았던 책이었고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근데 싸이코는 그냥 그랬다. 그러니 자꾸 생각이 나지. 

 

 

 

 

 

싸이코에서 다루는 자살에 대한 이야기, 김영하가 생각나는 건 당연한게 아니었을까? 싸이코를 읽기전에 퀴즈쇼를 먼저 읽었기때문에 싸이코의 퀴즈 동호회는 퀴즈쇼의 퀴즈대결을 생각나게 했다. 어느정도 비슷한 느낌을 갖고 있다. 김영하가 싸이코를 보고 어느정도 영감을 받은 건 아닐런지. 조금씩 겹치는 이미지가 있다. 

 

 

 

하도 읽은지도 오래되고 싸이코도 아이들과 씨름하며 읽어서 그런가 제대로 된 감상문을 쓰지는 못하겠다. 그래도 싸이코의 작가가 마음에 드는 건 그가 참신하고 새롭다는 것이다. 기존의 문학이 가지고 있는 문학적 양식을 벗어난 젊은 작가의 자유로움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일본유학생의 모습이 정말 이런 건 아니겠지? 

그래도 첫장을 읽고 한참뒤에 잡고 읽긴 했지만 다 읽고나서는 그래도 우리 사회의 한 모습을 담고 있다는 그러니 괜찮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난 솔직히 싸이코가 싫다. 그러니 싸이코가 뜬다는 건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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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2-20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싫어요. 퀴즈쇼 보려다 그냥 지나 갔네요.

꿈꾸는섬 2009-02-20 14:43   좋아요 0 | URL
퀴즈쇼도 그냥 그렇더라구요. 생각보단 별로였어요.

세실 2009-02-20 15:07   좋아요 0 | URL
요즘 <상실의 시대> 읽고 있습니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잔잔함이 빠져들게 합니다.

꿈꾸는섬 2009-02-21 00:39   좋아요 0 | URL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라면 정말 좋죠. 오래전에 읽긴 했지만 이 책보고 하루키한테 반했었답니다.
 

개똥이네 놀이터에서 연재되었던 랑랑별 때때롱이 한권의 동화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때부터 이 책을 갖고 싶단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찮게도 후배에게 랑랑별 때때롱을 선물로 보내주겠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그때까지도 와야오는거지 했었다. 그런데 며칠전 감기 기운이 감돌던 날, 배달되어왔다. 그렇게 아이들과 이불속에서 랑랑별 때때롱을 읽고 또 읽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린 관계로 나 혼자 읽은거나 다름없지만 그래도 현준이가 랑랑별에 가서 때때롱을 만나고 싶다고 한다. 그게 아니어도 자기에게도 때때롱이나 매매롱같은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단다. 몸살로 고생하던 그날 우리집에 찾아온 랑랑별 때때롱은 우리를 모두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개구장이 새달이와 마달이에게 찾아온 랑랑별 때때롱과 매매롱은 좋은 친구가 되고, 아이들은 우리 지구별을 위해 절제를 배운다. 모든게 흔하고 넘치는 요즘 우리는 너무 새것에 익숙하고 조금 낡고 유행에 뒤떨어지면 언제든 쉽게 버린다. 게다가 아이들은 과자, 사탕 등 늘 먹을거리가 풍성하고 기름진 음식도 자주 먹으니 몸집은 거대해지지만 운동은 부족이라 비만아가 늘어간다. 그리고 과학이 발달하니 인간의 몸으로 해야할 것들은 기계가 대체되어가고 심지어 복제양 등 인간까지도 복제될 위기에 처한 요즘 현실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한다. 

쓰레기로 버려지던 많은 것들을 재활용 수거함에 담고 음식물 찌꺼기도 음식물 수거함에 담으니 이제는 버리는 것이 사실 더 쉽다. 나는 쉽게 버리지만 늘 어렵게 수거해가는분들께 늘 고마운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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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친구처럼 지내게 된 남편의 친구 부인에게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온 전화라 반가운 마음에 그동안 밀렸던 수다를 오랫동안 떨었다. 마침 현수가 잠을 잤고, 현준인 혼자서 끄적끄적 그림도 그리고 퍼즐도 맞추어서 우리의 수다에 방해는 없었다. 

우리집 아이들과 똑같은 5살, 3살을 둔 L은 큰아이의 유치원 선정문제로 지난 하반기에 무척 바빴다. 드디어 결정한 곳은 아기스포츠단, 큰아이가 유난히 배가 많이 나왔고 처음에 보내려고 했던 놀이학교에 비해 저렴하다는 이유, 비용을 줄여서 작은아이까지 보내겠다는 계획을 차근차근 이야기했다. 얘기하면서 내가 부러웠던 건, 우리집 주변에도 아기스포츠단이 있었다면 현준이도 그곳에 보내고 싶었던 것, 아직은 마음껏 뛰어 놀고 여러가지 운동을 통해서 협동심도 배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서 나도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우리는 그냥 가까운 유치원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현준이가 다닐 유치원은 최근에 지어진 최신식 건물에 일주일에 한번씩 수영을 한다. (유치원내에 있는 수영장에서) 7개월정도 다녔던 수영장에 다니지 못하게 되면서 현준이가 많이 심심해했던탓도 있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유치원의 한 공간을 열린도서관으로 꾸며놓은 것, 그리고 옥상에 생태공원을 만들어 놓은 것 등 시설이 너무도 훌륭한 곳이라 선뜻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야기 도중 L은 큰아이가 3개월동안 원어민 영어교실에 다니고 있다는 얘기를 하게 되었고, 나는 솔직히 좀 놀랐다. 벌써 영어에 투자를 하는구나 싶었다. 그것도 원어민 영어교실, 그곳을 다녀오면 집에는 5시쯤 오게 된단다. 5살짜리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고 거기서도 영어수업을 한다고 들었는데 어린이집이 끝나면 영어교실까지 다녀온단다. 난 아직 현준이를 어떤 곳에도 보내지 않고 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교육 계획과 너무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면서 언뜻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었다. 현준이도 어딘가를 보내야하는게 아닐까? 이런 마음이 살짝 들기 시작한 것이다. 

저녁을 먹으며 남편과 일제고사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L네 아이들 얘기가 나오게 되었고 우리는 잘 하고 있는걸까? 그랬다. 사실 어제까지도 남편은 현준이 중학교까지 학원에 보내지 말자고 얘기를 했었다. 나도 응, 그래도 되지.라고 맞장구를 쳤었는데 오늘 오전에 그 마음이 깨어지고 그 속으로 우리가 잘 하고 있는걸까? 하는 마음이 들려고 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우리가 학교를 다니던 그때 그시절과는 너무도 다르다. 반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아이들이 학원을 다녔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학원에 안다니는 아이들이 손에 꼽힐 것 같다. 

공부는 스스로해야하는게 아닌가. 누군가 주입시켜주는 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현준이를 갖게 되었을때부터 나는 어떤 부모가 되어야할까?를 늘 고민했었다. 물론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런 좋은 엄마로는 부족한게 너무도 많다. 그래도 내가 늘 현준이를 위해 기도했던 건 늘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것 - 몸도 마음도 - 그리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 늘 이 두가지만 생각하겠다고 기도했었다. 그래서 현준이가 공부에 마음이 없다면 굳이 공부를 꼭 시켜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현준이가 살아가면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게 책을 벗삼고, 좋은 그림도 볼 줄 알았으면 싶고, 좋은 시도 볼 줄 알았으면 싶고, 즐거운 음악도 들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언제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길은 열어주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다. 나는 잘 타지 못하는 스케이트도 탈 수 있었으면 했고, 물놀이에 겁내지 않게 수영도 할 수 있었으면 했고, 피아노든 바이올린이든 배우고 싶다면 배우게 하고 싶다 - 난 사실 돈이 많이 드니 안해도 그만이다 싶다. 꼭 내가 해야 맛은 아니다 듣고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 축구든 농구든 어떤 운동이든 하고 싶다면 한가지 정도는 시켜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물론 안한다면 그만이다. 내가 생각했던 인생에서 필요한 건 이런 것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저기서 들리는 건 오로지 영어...영어...다. 내가 생각할때 영어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의 역사, 사회, 문화, 문학......이런게 더 중요한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영어가 모든 것에 우선인 것 같다. 그러다보니 나도 가끔은 흔들린다. 하긴 영어도 중요하지......대한민국의 아이로 태어나서 국어보다 영어를 먼저 배우는 아이들......정말 행복할까? 그게 성공한 인생일까? 

물론 나도 집에서 현준이와 영어 노래를 부르고 영어 관련된 책을 들춰본다. 이제는 제법 색깔에 대해 얘기하고 간단한 인사는 할 줄 알긴 하는데 그게 먼저라서가 아니라 현준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주눅들지 않았으면해서 함께 공부를 하긴한다. 

앞으로 어떻게 아이들을 키우게 될지 솔직히 겁도나고 자신도 없다. 아이들을 마냥 학원으로 몰아대는 부모가 되지는 않아야지, 아이들은 놀면서 자라야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함께 놀 아이들이 없다. 그게 문제다. 언제든 실컷 놀게해주고 싶다. 여기저기 다니며 구경도 하고 인생을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 즐거움에 머리 싸매고 공부하는 것도 포함된다면 기꺼이 공부에 대한 뒷바지라지를 게을리하진 않겠지만 그걸 사교육에 맡기고 싶진 않다. 그리고 학교에 계신 분들께도 당부하고 싶은 건 아이들을 사교육의 현장으로 자꾸만 몰아내지 말라는 것이다. 모르는 걸 배우러 학교에 가는데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고 집에 가서 숙제로 해오라고만 하면 아이들 가르치는 것에 자신없는 엄마들 그냥 편하게 학원으로 보내게 된다. 물론 덕성여중 교장처럼 무지막지하게 선생님들 다루시는걸 원하는 건 아니다. 

조금은 천천히 가도 되지 않는가, 왜 선행 학습을 해야하고 왜 특목고를 가야하고 왜 서울대만을 가려고 하는건지......내가 학부모가 되면 또 어떤 마음으로 바뀔지 모르겠지만 늘 나를 되돌아보며 아이들을 닥달하는 그런 엄마는 되지 않게 노력하고 싶다. 그냥 좀 예의바르고 공손하고 겸손한 아이가 되라고 닥달은 할지 모른다.  

이 글을 쓰면서 자꾸만 한숨이 나온다. 내가 변하지 않아야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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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2-17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하고 계세요. 소신을 끝까지 지켜주세요. 그 마음을 계속 유지시키기가 너무 힘든 대한민국이지만, 그래도 힘내주세요. 현준이에겐 그게 더 큰 선물일 거예요.

프레이야 2009-02-17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들이 하는 말에 휘둘리지 않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엄마들 모임에 자주 나가지 않는 편이었어요.
모이면 정보교환이란 핑계로 이런저런 말을 나누게 되고
비교하게 되고 흔들리기 쉽지요. 아직 아이들이 어리니까 지금
맘 먹은대로 앞으로 잘 하실 것 같아요.^^

조선인 2009-02-17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또래보다 영어를 잘 할 때 행복할까요? 아니면 실컷 놀면 좋아할까요? 아이를 위해서라는 말에 부모의 욕심이 투영되지 않도록 우리 서로 격려하며 노력하자구요. *^^*

무해한모리군 2009-02-17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에게 공부잘해서 좋은 직장 잡는거 말고 다른 삶을 제안하기엔, 다른 삶에 우리 사회가 너무 광폭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이리 밝고 긍정적인 어머니가 계시니 바탕이 밝은 아이들이 될 게 분명합니다 ^^

꿈꾸는섬 2009-02-20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몸살로 고생을 좀 했어요.ㅋㄹㅋㄹ아이들 감기가 제게도 왔나봐요. 물론 이젠 다 괜찮지요.ㅎㅎ
마노아님, 고맙습니다. 끝까지 변하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혜경님 말씀 전적으로 공감해요. 다른 엄마들 얘기듣다보면 제가 자꾸 흔들리게 되더라구요.
조선인님,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를 키우려는 어리석은 생각은 버릴게요.^^
휘모리님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걸까요? 자본주의 시대이니 돈이 정말 최고일까요? 모두들 돈 잘버는 것만 생각하니 갑갑해요.
 
고래가 그랬어 49호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지음 / 고래가그랬어 / 200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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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고래는 정말 슬펐다. 

아이들의 시험 스트레스와 더불어 교사의 시험 스트레스, 게다가 부모들의 시험 스트레스. 

옥상에서 보는 풍경의 송희가 민성이와 헤어지게 되는 이사이야기. 

정점에 달한 태일이 아버지의 죽음. 아버지...  이제야 아버지를 알것 같았는데... 

전번호에 이은 나의 할아버지의 죽음. 

게다가 확실하게 얇아진 고래......그렇다고 내용이 처지거나 나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태일이 아버지 죽음을 고비로 이번호의 리뷰는 더이상 쓸 것이 없다. 

이제야 아버지를 알것 같다는 태일이의 마음이 내 마음에 콕 박혔다. 오늘 잠깐 다녀온 친정, 더 많이 늙고 까칠해진 아버지를 뵙고 늘 원망하며 살아던 나의 마음이 태일이를 닮았던 것 같아서 마음이 더 아프고 슬펐다. 살아계실때 더 잘해드려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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