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는데 한참이 걸렸다. 아무래도 내가 나이가 들었는가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두고 재미있게 읽었다고 단숨에 읽어내려갔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처음 책장을 넘기면서부터 뭔가 석연치않은 그런 기분이었다. 너무 아무렇지 않게 가볍고 아무렇지 않게 잔인하고 아무렇지 않게 젊음을 그려나간 것 같다고 할까. 물론 이건 순전히 내 관점일뿐이다. 나름 고민도 있었을 것이고 나름 진지한 구석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근데 나는 그 고민이나 진지함이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 그게 젊음인걸까? 정말 사는 건 아무것도 아닌걸까?
이 책을 읽으면서 연신 생각나던 작가는 아무래도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박민규, 책은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퀴즈쇼>.
싸이코 전에 한겨레 문학상을 받았던 책이었고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근데 싸이코는 그냥 그랬다. 그러니 자꾸 생각이 나지.

싸이코에서 다루는 자살에 대한 이야기, 김영하가 생각나는 건 당연한게 아니었을까? 싸이코를 읽기전에 퀴즈쇼를 먼저 읽었기때문에 싸이코의 퀴즈 동호회는 퀴즈쇼의 퀴즈대결을 생각나게 했다. 어느정도 비슷한 느낌을 갖고 있다. 김영하가 싸이코를 보고 어느정도 영감을 받은 건 아닐런지. 조금씩 겹치는 이미지가 있다.
하도 읽은지도 오래되고 싸이코도 아이들과 씨름하며 읽어서 그런가 제대로 된 감상문을 쓰지는 못하겠다. 그래도 싸이코의 작가가 마음에 드는 건 그가 참신하고 새롭다는 것이다. 기존의 문학이 가지고 있는 문학적 양식을 벗어난 젊은 작가의 자유로움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일본유학생의 모습이 정말 이런 건 아니겠지?
그래도 첫장을 읽고 한참뒤에 잡고 읽긴 했지만 다 읽고나서는 그래도 우리 사회의 한 모습을 담고 있다는 그러니 괜찮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난 솔직히 싸이코가 싫다. 그러니 싸이코가 뜬다는 건 정말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