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밤새 아이가 잠을 잘 못자고 울었다.
잠이 들만하면 울고 달래도 소용이 없고 몇차례 깨고나니 잠을 잔 것 같지도 않았다.
설상가상 아이가 옷을 입은 채 화장실 앞에서 오줌을 누었다. 갑자기 짜증이 치밀었다.
아이가 아프다는 증상이 별로 없었는데 아침밥을 먹고나서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다.
해열제를 먹이고 열을 내려주고 한잠을 잤더니 쌩쌩해졌다.
점심을 먹이고나서 현준이는 지루한지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고 보챘다. 옆집에 아이를 보내고 한시간 후에 데리러 갔는데 더 놀겠다고 떼를 썼다. 현수는 놀이터에 가고 싶다고 그래서 그집 아이와 다 나와서 놀았다. 현수가 갑자기 열이 또 올랐다.
저녁을 먹는데 잘 못 먹고 아이의 입 안이 이상해 보여 들여다보았더니 수족구이 증상 같았다. 손 발에는 이상이 없었는데 입에만 왔나보다.
공휴일이라 병원이 일찍 문을 닫았으니 해열제 먹이고 다음날 일찍 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병원을 데려갔더니 안 아픈 곳이 없이 다 아픈 현수다.
수족구처럼 입안에 수포가 생겼다가 터져서 무척 아플 거란다. 게다가 목이 잔뜩 부었고 코도 좀 있고, 오른쪽 귀에 중이염이 왔단다.
이렇게 아픈 아이에게 엊그제 짜증을 부렸으니......어디 쥐구멍에 가서 숨고 싶었다.
현준이가 엄마 현수가 아파서 우는거니까 짜증내지 말고 봐줘. 그런다. 에구, 미안해라. 그리고 오늘 하루종일 업어달라, 안아달라, 등등 뭐 해달라는 건 뭐든지 해줬다.
입이 아프니 아무것도 못 먹을거라며 먹고 싶다고 달려드는건 뭐든 먹이라던 약사선생님 말씀 따라 이것 저것 먹을 것들을 해주었는데 도통 먹지를 못했다. 그래도 과자는 덥석 먹는 걸 보니 어째 요녀석 아프긴 하는걸까 의심도 살짝 했지만 아프긴 무지 아픈 것 같다.
잠이 들었는데도 자꾸만 운다.
"안 먹어...안 먹어..." " 아파, 엄마,,,,아파...." "아빠, 어딨어?...아빠, 아파...." 자다깨다 울다 자다 반복하고 있다. 안쓰럽다. 대신 아파주고 싶다.
다행히 만 4세 이상의 아이들은 잘 안 걸린단다. 현준이가 염려되긴 하지만 그래도 잘 견뎌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아이는 지쳐서 잠이 들었지만 자꾸만 울어대니 남편도 나도 마음이 무겁다. 아무래도 어린이집에서 옮아온 것 같다. 당분간 어린이집 출입 금지다.
다음주에 할일이 좀 많았는데 더 천천히 해야겠다. 우선 아이가 아픈게 걱정이다. 잘 먹고 견딜 수 있으면 좋으련만 잘 먹질 못하니 더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