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 에비앙
요시카와 도리코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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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굿모 에비앙'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한심해보이고 말썽많아보이는 가족으로만 보이지만 그들은 결코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건강하고 유쾌한 가족이다.

물론 실없고 되는 일은 별로 없는 주책맞은 서른 살의 엄마의 남자친구 야구가 있고,

전직 프로 파친코 걸이었던 철없는 미혼모 엄마가 있고, 그둘을 보호하고 감싸줘야 한다고 믿는 열다섯의 핫짱이 있다.

일년 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갔던 야구가 일본으로 돌아오면서부터 다시금 시작된다. 그들의 유쾌하고 따뜻한 말썽많은 이야기가 말이다.

현대의 가족구성원은 점차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구성원이 바뀌었고 새로운 재혼가족, 미혼모가족, 미혼부가족, 독신가족 등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구성원들의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점은 어느 가족구성원에서나 같다고 볼 수 있다.

핫짱의 엄마는 열아홉에 핫짱을 낳게 되는데, 친아빠는 아니지만 열여섯살의 야구는 핫짱을 '해피 짱'이라 부르며 감격을 눈물을 흘리며 친딸처럼 지금까지도 사랑해주고 있다. 야구의 주책맞고 눈물많은 촌스러운 모습이 때론 창피하기도 하지만 똑똑하고 야무진 핫짱은 그러한 야구에게서 진한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여전히 야구와 엄마랑 티격태격하면서 살아가던 중에 야구는 핫짱이 친아빠의 존재를 알게 된것을 알게되고 친아빠와의 만남을 주선해준다.

낯설은 친아빠의 모습에서 엄마와의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영 어색하고 불편해하면서 야구의 모습을 찾게 되고 옆 술집에서 기다리던 야구에게 돌아가자 야구는 감격의 눈물로 범벅이 되어 핫짱이 아주 가버린 줄 알았다고 하면서 안도해한다.

그모습이 또 촌스럽고 창피했지만 이제는 야구를 아빠라고 부를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핫짱은 생각하게 된다.

그들은 일본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야구와 함께 호주로 이민갈 계획을 세우게 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엉뚱한 야구와 엄마의 결혼식을 통해 완벽한(?)을 가족을 이루게 된다.

호주로 이민 갈 계획을 세우면서도 영어공부를 전혀 할 생각이 없는 엄마나, 엉텅리 영어로 얼버무리는 야구를 위해서도 학년 내 최고의 영어 점수를 가진 핫짱이 열심히해서 생활해야겠다고 결심하는 장면에서는 웃음도 나오고 기특하기도 했다.

이들 세사람은 서로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결코 고쳐주려고하거나 변화시키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참 편안하고 행복한 가족이다 싶었다.

사랑이라는 명목아래, 가족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개선을 시키고 싶어하는 많은 가족들에 비해서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말이다.

집안마다 룰이 있는데, 핫짱 집안의 룰이 가장 끌리는 이유도 그러한 이유이다.

"명심해, 우리 집에는 우리 집만의 룰이 있어."

"우리 집의 룰은 단 하나야. 재미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라는 핫짱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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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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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기아문제에 대해서 별다른 감흥없이 저 일은 다른 나라이야기이야, 북한은 왜 저러고 살지 하는 심각하게 방관자적인 자세로 있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부끄러웠다.

120억의 인구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는데도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서 하루에 10만명이, 5초에 한 명의 어린이가 굶주리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하고 믿어지지 않기도 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생각뿐이었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전쟁과 고질적인 부정부패가 만연한 극빈국에서의 고통과 환경파괴로 인한 극심한 고토을 겪고 있는 난민들, 강대국들의 이기적인 횡포, 불평등을 과중시키는 금융과두지배에서 벗어날길은 없는 것인지, 답답하고 슬펐다.

식량을 재배할 수 있는 비옥한 땅을 가지고도 배고품에 굶주리다 아사해야만하는 농민들이 고통이 대물림당하는 현실 속에서 기아에 가장 많은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의 현실이 암담하기만 했다.

수많은 구호단체에서 그들을 구호하고자해도 부정부패에 물들어있는 관료들에 의해 재분배가 제대로 되지못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그들은 절망할수밖에 없다.

서아프리카의 희망이였던, 아니 전 아프리카의 꿈이었던 부르키나파소의 토마스 상카라의 죽음은 그들의 의지를 또한번 꺽어놓은 것이 되어버렸다.

상카라의 자주적인 개혁을 못마땅해하던 강대국 프랑스의 의해 희망의 싹은 뿌리채 뽑혀버렸다는 사실은 앞으로 우리들의 공동의 기아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책임감없이는 그들은 도와줄 수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이다.

그럼 대책은 무엇인가...

그것은 참된 인간이고자하는 우리들의 인식변화와 스스로 일어서고자하는 그들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하다는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기아에 대한 의식과 공동의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해나가야만 한다는 점과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세계의 공동책임인 기아문제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인식의 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나부터 기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굶어서 죽는다는 자체에 막연한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 아니라 인간 생존권이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고 아무런 죄책감없이 음식낭비로 인한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 점들을 생활 속에서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명의 목소리가 모여 다수의 목소리가 되고 듣는 귀가 열려있을 때 세상은 변할것이고 기아문제는 작은변화를 통해 큰 변화를 가져올것이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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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18 22:08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갈라파고스 2007년 11월 도서목록에 있는 책으로 2007년 11월 8일 읽은 책이다. 관심분야의 책들 위주로 읽다가 알라딘 리뷰 선발 대회 때문에 선택하게 된 책인데, 이런 책을 읽을 수록 점점 내 관심분야가 달라져감을 느낀다. 총평 물질적 풍요로움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이기에 이 책에서 언급하는 "기아의 진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막연하게 못 사..
 
 
 
비프스튜 자살클럽
루이스 페르난두 베리시무 지음, 이은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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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작가인 루이스 페르난두 베리사무의 책을 처음 읽어보는데, 그 묘미가 남다르다.

영미권, 일본 추리형식의 소설에 익숙해있던 나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정말 죽을 만큼 맛있지 않아?" 라고 책 띠지에 적혀있는 글귀만으로도 책 전체를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하루반만에 읽는 동안 정말 죽을 만큼 맛있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고 느꼈으니까 말이다.

부유층 자제들로 구성된 열명의 어설픈 미식가들은 21년동안 그럭저럭 한달에 한번씩 맛있는 음식을 돌아가며 준비하여 떠들썩하게 먹고 마시는 모임이었다.

그마저도 모임의 리더이며 정신적인 역할을 했던 라모스가 이년전에 죽자 모임은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었고 멤버들간의 우정에도 금이 가기 시작할 때 소설의 화자인 낙천적이고 제멋대로인 다니엘에게 최고의 요리사 루시디오가 찾아오게 된다.

열명의 멤버들은 루시디오가 선사하는 최고의 만찬의 유혹을 거부할 수 없고 점점 더 식욕의 쾌락으로 빠져들게 된다.

처음 만찬인 뵈프 부르기뇽(쇠고기를 각종야채와 적포도주에 담가 푹 익힌 요리)을 가장 좋아하던 아벨이 나머지 일인분을 더 먹고는 심장마비로 죽게되면서 비프스튜클럽의 이야기는 죽음의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다.

한명한명 죽음의 맞이하는 멤버들을 보면서도 결코 거부할 수 없는 루시디오의 요리의 매력에 빠져 멤버들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점들이 기가 막히게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아마도 나역시 클럽의 멤버였다면...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각각의 멤버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연들과 고통과 번뇌속에서 살아온 인물들이고 그 상황을 나름 정리해나가고 싶어하는 심정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한편 죽음의 만찬을 준비하는 냉정하고 점잖은 루시디오의 모습과 이 모든 사건들을 알면서도 방관자 역할을 하면서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던 사무엘에게서는 진한 애증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본인들의 의지가 아니었지만 후반부로 들어서면서부터는 본인들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한다.

시작부터 남달랐던 비프스튜 자살클럽은 결말도 역시 애매모호 진행형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읽고나서도 난 무슨 음식을 가장 좋아하더라...하는 생각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딱 한사람 먹을 분량인데 누가 더 드시겠습니까?"

를 어찌 거절할 수 있냔 말이다. 더구나 내가 가장 탐식하는 음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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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책방 1 - 그, 사랑을 만나다
마쓰히사 아쓰시 지음, 조양욱 옮김 / 예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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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지고 맑아지는 기분이 드는 책이 있다.

'천국의 책방'이 그런 경우인데, 분량도 많지않아 술술 읽히면서 나도 천국의 책방에 아르바이트를 가고 싶다는 철없는 생각과 죽음 뒤에는 꼭 소설에서처럼 천국의 책방에서 정감있는 낭독자를 통해서 옛추억을 아련히 기억했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가져보게 만든다.

그럼 천국의 책방을 잠시 소개해보자.

졸업을 앞둔 사토시는 삶의 의욕도 별로 없고 그냥 그냥 하루를 보내는 젊은이였는데, 우연히 편의점에서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알로하셔츠를 입은 이상한 노인을 만나게 되고 이야기는 현실과 천국을 연결하는 팬터지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연결이 전혀 어색함이없이 전개된다.

졸지에 천국의 책방 '헤븐스 북 서비스'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처지가 된 사토치는 현세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아 고통스러워하는 녹색눈동자를 지닌 유이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또한 현세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를 잊은 채 지내오던 사토시는 천국에서의 책방 일과 낭독자로서의 일이 얼마나 삶을 빛나게하고 행복하게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현세에서의 기쁜기억, 아픈 기억을 안고 천국의 책방으로 오게 된 많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사토치의 낭독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장면들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천국은 사람이 다시 태어나기 전까지의 유예장소로, 사람들은 죽음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채 책도 보고 사랑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는 설정이 주는 은근한 힘이 느껴진다.

사실 죽으면 끝이 아니라고 믿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책에서 나는 향을 즐길 수 있는 천국의 책방이 있다라는 상상을 해보면 훨씬 안도감이 들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포근함과 위로가 필요하다면 천국의 책방 문을 열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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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이름은 유괴 - g@m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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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마 순스케

그는 게임을 시작하면 끝까지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가진 머리가 비상한 남자이다.

인생은 게임의 연속이고 상대방에 따라, 상황에 따라 여러개의 가면을 쓰고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이며 결코 진다는 생각을 미리 해보지 않을만큼 철두철미한 남자이다.

그런 그에게 닛세이 자동차 회사의 부사장 가쓰라기 가쓰토시는  그동안 공들여 온 프로젝트에서 빠지라는 지시를 내리게 되고 난생 처음 굴욕감을 맞보게 된다.

참을 수없는 분노를 참지 못해 방황하던 그에게 가쓰라기 가쓰토시의 딸인 주리가 가출을 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둘은 의기투합하여 모멸감을 되갚아 줄 엄청난 계획을 짜게 된다.

사쿠마 순스케와 주리는 공범자로서 서로를 얼마나 신뢰를 할 수 있을까?

가쓰라기 가쓰토시는 이 도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심리전이 전개된다.

사쿠마 순스케는 지나치리만큼 비상한 머리와 여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그는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겉으로는 잘나가는 광고 크리에이터이지만 그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어주지 못한다.

자라온 환경 탓도 있겠지만 그는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닫고 철저하게 준비해둔 가면을 쓰고 영리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반감이 들지않고 그의 심리변화를 따라가게 되는 것은 그의 모습이 결코 낯설지가 않기 때문이고, 우리도 역시 조금씩 상황에 맞게, 상대방에게 맞게끔 맞추어진 표정이 들어있는 가면을 통해 인생게임을 하고 살아가기 때문일것이다.

인생은 게임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온 그에게 게임은 시작되었다.

그 게임은 그에게 인생이라는 게임의 덫이 되어버렸다.

멈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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