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잡은 예쁜 물고기
야엘 방 데 호브 글 그림, 강미라 옮김 / 봄봄출판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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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가 고기를 잡았다.  그것도 아주 예쁜 물고기를......
도대체 어떤 물고기를 잡은 것일까?

책을 펼치는 순간 아이가 잡은 물고기가 얼마나 이쁜지하는 기대감에 눈을 반짝거렸다.  아이는 어느날 엄마에게 낚시를 하러 가겠다고 한다. 그리고, 길을 떠난 아이는 가는 곳마다 뱀, 악어, 하마, 코끼리등을 만나고 결국 마지막엔 정말 아이가 생각지도 못한 물고기를 낚게된다.
하지만, 아이는 자신의 낚시에 무엇이 걸리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자신의 모자가 떨어진것을 알고 줍고, 우산을 챙기기에 바쁘다.   과연 아이가 잡은 물고기는 어떤 물고기일까?

책을 펴자마자 이야기구성이나 넘기는 페이지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알고보니, 반페이지씩 붙여 읽으면 전혀 또다른 얘기가 되는 그림책이었다.  처음엔 그것이 어찌 그리고 헷갈리고 이상하던지...... 아이의 순수함을 잃어버린건지 그림책 하나도 넘기는게 쉬운게 아닌가보다.
어째꺼나 호기심 많은 동물들이 아이의 낚시줄에 서로 엮이기 위해 다른 동물들을 밀쳐내는 모습을 보면서, 바보스럽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과연 그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처해질지 알고나 한 행동일까?  게다가 약자에서 강자로 넘어가는 동물들의 도표도 보인다고나 할까.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한 아이의 모습과 비교되면서 더 웃음을 자아낸 그림책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낚시줄에 하마나 코끼리 같은 동물이 걸리는건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말이다..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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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 어느 날 갑자기 가십의 주인공이 돼 버린 한 소녀의 이야기
세라 자르 지음, 김경숙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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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우리는 소통의 부재속에 살아간다.  대화할수 있는 많은 것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점점 대화를 잃어가는 사람들처럼 이웃이나 가족에 점점 무관심해지고, 살아가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얘기나누기를 꺼려하는 기운이 팽팽하다.  어느 누구의 가족을 콕 찝어서라기보다 국경을 불문하고 대다수가 그런분위기를 형성해 가는 듯하다.

여기 13살 어린나이의 실수로 스캔들에 휘말린 우리의 주인공이 있다.  디에나 램버트.  오빠의 친구인 토미와 스캔들에 휩싸인 디에나는 작은마을에서 그렇듯이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가고 몇년의 세월이 흘러도 "헤픈아이" 로 낙인찍혀 버렸다.  그 사건을 직접 목격한 아빠 역시 디에나를 언제나 그런눈으로 쳐다봤다.  손을 한번 내민적도 없고, 눈조차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디에나를 위해 신경써주는 사람은 어린나이에 가정을 가진 오빠 대런과 새언니뿐이었고, 친구도 제이슨과 리 외엔 그녀를 색안경을 끼고 쳐다봤다.  모든것이 막막하고 갑갑하기만 한 상황.  집에서 뛰쳐나가고픈 디에나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오빠네 가족과 분가하고자 하는 결심을 한다.  그런데,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마주친 어릴적 자신과의 스캔들 주인공인 토미를 만나게 되면서 더욱더 갈등하고 고민하게 된다.

아무도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금 들어주려고 하지않고,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상하게 변형되어 자신에게 되돌아 오는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디에나의 심정은 과연 어땠을까?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얘기가 되어 자신의 얘기인것처럼 들리는 상황에서 디에나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듯 하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 아빠와 엄마에게서 도망치려 하고, 현재 살고 있는 집이 마치 지옥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하지만,  스캔들이 실제이야기와 전혀 다른방향으로 흐르고 있지만, 결국 디에나가 헤치고 나가야 할 짐일 수 밖에 없다.  디에나는 피하기보다 부딪히기를 택했다.  진실로 얘기하고 스스로를 용서해 가는 과정, 그리고 아빠에게나 오해로 싸우게 된 친구 리에게도 "진실"이 힘임을 깨닫고 서서히 다가가려 한다.  결국 모든것은 서로 멀뚱히 멀어져 쳐다보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발짝 가까이 다가가 대화를 하는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서로 말하지 않고 안으로만 삭히는 것은 더 갈등을 배가 시킨다는 것을 느끼게 된것 같다.  물론, 그 진실이라는 것에 맞서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역시 사실이지만 말이다.  조금의 용기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더 크나큰 기쁨이 아닐수 없다.  어린 디에나지만 당당히 맞서 삶을 헤쳐 나가는 모습은 나이만 먹은체 철이 없는 지금의 내 모습에 비하면 정말 멋지지 않나 생각해본다.  성장소설이지만 지금의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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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코의 지름길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3
나가시마 유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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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일본작가와 작품들에 대해서 관심도 많고 들어 알고있지만, "나가시마유"라는 작가는 웬지 낯설다.  그래서, 처음 만나는 작가인가 했다.  단지 표지가 괜찮고, 평도 나쁘지 않은데다 글이 특이하기로 소문난 "오에겐자부로" 상 1회 수상작가라고 하니 호기심이 동했다.  책을 반정도 읽다가 우연히 검색을 한 후 내가 읽은 "슈크림 러브"의 작가란 사실을 알게됐다.  이런이런, 그당시만해도 생소했던 작가라 이름을 기억못했었나 보다.  게다가 그 작품이 사실 내 시선을 끌지 못했던것도 있다.  제목에 기대했던 것보다는 실망스러웠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1년여전에 읽은책 작가를 까먹고 있었나보다.  어째꺼나, 뒤늦게 알았지만 두번째 만나는 작가라고 하니 괜스레 반갑다.  게다가 이번책은 생각보다 느낌도 좋고, 읽기가 편하다.

일단 "오에겐자부로"의 책을 몇권 만나보니, 상당한 특이한터라 이작가도 SF적인 요소나 현실에서 부딪히는 것과는 전혀다른 얘기들을 다루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웬걸?  오에겐자부로보다 오히려 가네시로가즈키에 가깝다.  물론, 그런 경쾌함 내지는 깊이 있는 짜임새라고 할순 없지만 둘을 비교하자면 그렇다.  흐름은 쇼지유키야의 "도쾌밴드왜건"같은 느낌이 든다.  "도쿄밴드왜건"이 헌책방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가족이야기였다면, "유코의 지름길"은 외곽에 위치한 골동품 가게에서 일어나는 이웃의 이야기고 주인공의 이야기다.  쇼지유키야의 법적스러우면서도 유쾌한 웃음은 없지만 곳곳에서 묻어나는 감동은 그런 느낌이 들게한다.  마치 쇼지유키야가의 글체를 좀더 조용한 느낌으로 쓴다면 이런 느낌일까?

이 한권의 책으로 여러 일본작가의 글들을 상상해본다.  가네시로가즈키의 "영화처럼"과 비슷한건가 싶기도 하고 전혀 다른느낌인거 같기도 하고...... 아직 책 깊이 읽기 실력이 되지 않다보니, 그런 비교대상을 찾기 또한 쉽지 않음을 느낀다.
어째꺼나, 외곽의 골동품가게 점원으로 일하며 세상과는 동떨어졌지만, 그들만의 공간속에서 인간내음을 풍기며 그들의 얘기를 귀기울이고, 그들과 묻어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자기자신만 아는 요즘의 일본세태와는 전혀 딴판이라는 느낌이다.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모습을 따라가다보면 우리의 일상이 그대로 살아 숨쉬는 거 같아 마음이 따듯해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제목은 "지름길"이지만, 책 속의 길을 따라가다보면 어쩌면 조금은 많이 "돌아가는 길"이 되지 않나 싶다.  한박자 쉬어가는 느낌으로 읽으면 좋은느낌의 책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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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토정비결 1
이재운 지음 / 해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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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함"이라는 이름보다는 "토정비결" 에 더 관심이 많았던 탓에 4권짜리 책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읽을 생각을 했었던 거 같다.  운수나 점에 상당히 관심이 많아 어떤경우에는 믿어버리는 사태까지 발생하는지라 미신이라고 치부하며 외면해 보지만 매년 1월에는 어쩔수없이 토정비결에 관심을 두지 않을수가 없다.  그런탓에 이지함이라는 이름도 귀에 익다.  1권을 읽어가다보니 이지함 선생의 일대기가 흥미진진하게 묘사돼 있었다.  

어릴적부터 총명하여 주위에서 신동이라고 불릴정도였고, 반상의 차를 두지않아 누구나 평등하게 대하는 그의 선비적 태도는 칭찬이 자자했었다.  하지만, 절친한 친구가 역모로 목숨을 잃고 자신의 정인마져 잃자 장원급제를 했음에도 벼슬에는 뜻을 두지않았다.  그러던 그가 우연히 북창을 만나 도에 관심을 갖고 화담 서경덕을 소개받으면서 새로운 눈을 뜨게된다.  미래를 내다 볼수 있는 법이라던지, 조선백성들을 구제할수 있는 방법등을 배워나가면서 서경덕과의 인연은 깊어진다.  서경덕 또한 이지함을 여느 제자보다 더 아껴 목숨을 잃은 순간까지도 그를 데리고 팔도 유람을 하며 좀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자 한다.  그러던중 임진년에 환란이 있을거라는 사실을 알리고 그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한다.  화담 서경덕이 죽고, 이지함은 환란을 대비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세를 바꾸거나 소금을 저장하는 한편, 토정을 짓고 가난한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해 힘쓴다.  임진 환란을 열심히 대비하다 목숨을 잃은 그의 뒤를 이어 조선에서 천시받는 스님들이 일어난다.  3,4권은 이지함이 없는 토정비결이다.  실상 토정비결이기보다 전혀 새로운 얘기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천대받는 스님들이 당취를 조직해 자신들을 스스로 지켜내기 위한 고군분투와 더불어 임진왜란이 일어나 승군들이 의병을 일으키고 나라를 지키는 얘기들이었다.  특히 그 주인공에는 불두라는 당취와 일본의 횡목(첩자)이면서 불두와 사랑에 빠져 양국의 백성들을 지키기위해 노력한 여진이라는 여인, 그리고 우리에게 사명대사로 잘 알려진 유정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총 4권의 토정비결을 읽으면서 이지함 선생의 일대기를 알게돼 무척 흥미롭고 재밌었지만 무엇보다 당취라는 듣도보도 못한 스님들의 비밀스런 조직과 일본이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얘기를 뻔히 알면서도 당파싸움으로 대비조차 하지 못한 한심한 우리나라 조정에 한숨이 일었다.  게다가 전쟁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우왕좌왕하기 일쑤요, 그 와중에도 당파싸움은 끊이질 않았고, 그런 무시무시한 전쟁을 겪고나서 3년이 지나고도 하나 변하지 않다 다시 전쟁속에 휘말려드는 우리나라를 보면서 짜증이 나고 화가나기까지 했다.  책속에는 그런 우리나라의 실정을 일본군의 목소리를 빌어 내고 있었다.  결국 이때를 완전 대비하지 못해 조선의 마지막에 결국은 일본과 한일합방을 하게된 결과에 이른것이 아닌가 하는 성급한 결말까지 생각해본다.  어쨌거나 역사적으로 알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했던 많은 내용들을 만날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워낙 많은 인물들이 나오기에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읽는 맛도 있었다.  소설이지만 역사공부를  한 기분이 든다.  이지함의 일생도 흥미로웠고, 당취들의 일들도 흥미로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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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엘리베이터 살림 펀픽션 1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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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놀랜일을 당한뒤부터 공포증이 생겨났다.  원래 약간은 여린면이 있는데다 공포증이 생기고보니, 작은일에도 겁을 집어먹기 일쑤고, 답답한 곳에 잘 들어가지 못하고 징징댄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도 타기 싫어 고층 아파트는 늘 사양이다.  그런데 어쩔수없이 결혼하고 22층에 살게됐다.  이상하게도 지금 우리 아파트의 엘리베이트는 웬지 무섭다는 생각이 안든다.  이유를 모르겠지만, 그만큼 엘리베이터에 적응이 된 탓도 있으리라......  

악몽시리즈가 3부작이 나왔고, 일본에서 엄청나게 호평을 받은데다 영화화까지 한다니, 그만큼 기대감이 컸다.  워낙 무서운 이야기를 잘 지어내는 일본인지라 이 이야기 역시나 그런 부류이지 않을까 하는 또다른 호기심까지 동원 돼 책을 읽기전부터 설레임이 일었다.

평범한 직장인인 오가와는 아르바이트생을 데려다 주고 아파트를 나서다 갑자기 정신을 잃는다.  그런데 깨어나보니 자신이 엘리베이터 안에 갇힌채로 낯선사람들 서넛과 같이 있는 상태였다.  자살을 하기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는 기분나쁜 음산함을 발산하는 까만옷의 여자,  도둑질을 위해 왔다는 중년의 남자, 편의점에 다녀오는 길이라는 괴이한 젊은 남자.  그들과 함께 오가와는 엘리베이터 속에 갇혀버린 것이다.  아무리 비상벨을 눌러도 응답이 없고, 자신의 손목시계와 휴대폰까지 없어진 상황에서 오가와는 불안하고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아내는 곧 출산이 임박한 순간이라 더더욱 걱정이 될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나머지 사람들은 편안하고 천연덕스럽기까지하다.  말도안되게 자기 소개를 하자는 등으로 오가와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 불안속에서 정전까지 이어져 점점 오가와는 공포로 더해간다.  

사실 줄거리만 놓고보자면 완전 공포 그자체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킥킥거리는 웃음이 절로난다.  이게 원 뭐야? 할정도로 웃음을 참지못하고 책을 읽게 된다.  그러다 내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 전개를 보다보니, 어어? 하는 놀라움도 생긴다.
공포와 악몽과 추리소설류 답게 얘기는 이런 모든것들이 버무려져 있다.  처음엔 늘어지는듯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어느순간 다른방향으로 옮겨지는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완전 몰입되어진다.  작가의 첫작품이라고 하는데 도저히 첫작품이라고 생각되어 지지 않을정도로 모든 요소를 갖춘 책이다.  사실 원체 겁이 많은터라 읽다가 손에서 책을 놓아버릴까봐 걱정도 했었지만 책이 재밌다보니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얘기가 궁금해 손에서 놓을래야 놓을수가 없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당분간 엘리베이터 탈때 이책때문에 조금은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고 22층까지 걸어 올라갈수는 없지 않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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