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 완결 편
이케다 가요코 지음, 한성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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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너무나 넓고, 세계인구는 60억을 넘어 70억에 가까이 가고있다.  이 넓은 지구속에서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아웅다웅거리며 그 넓음을 인식하지 못한채, 우물안 개구리마냥 자신의 삶속에서 복작거린다.  그러나, 이런 복잡한 세계를 쉽게 인식할수 있고, 알수 있게 100명의 마을로 축소해 버린다면?  그렇다면 그 넓은 세계에 대한 막연한 앎보다 조금 더 피부로 와닿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의미에서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이책은 기발하면서도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작고 아담한 마을로 축소시켜 세계를 알아 간다면 마치 우리가 같이 숨쉬고 살아가는 공동체로 완전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며칠전 이책의 첫번째 권을 읽고 생각은 많으나 책에 대한 리뷰를 쓰기가 무척이나 힘들어 애를 먹었었다.  결국 고민끝에 두어줄 끄적거리고 만 정도였다.  그만큼 얘기거리와 생각은 머리속을 빙빙돌지만 그 많은 생각들을 정리하려니 쉽지 않았다.  특히나, 글에 대한 줄거리를 간추리는것에 익숙한 나는 그게 더 어려웠던 듯하다.  하지만, 지금 새삼 깨닫고 생각해보니, 이책은 그런 줄거리를 찾아 헤맬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으로 책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것 같다고 깨달았다.  

첫번째 권에서는 100명의 축소된 마을에 오손도손 살고있는 우리들에 대한 소개라고 한다면 이번 완결편에서는 헐벗고 굶주린 몇퍼센트의 사람들보다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한 감사와 그들과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공동체 의식으로 굶주린 그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할지에 대한 방향제시가 문제였다.  이세상에서 나는 부자가 아니라며 가진자들의 것에 대한 끝없는 동경과 부러움 시기를 지니고 있었건만 100명의 마을로 축소된 그들속에서 나는 제때 제때 밥을 먹을 수 있고, 적당한 교육을 자유롭게 받을 수 있으며, 전기로 마음대로 쓸수있는 그야말로 풍족한 삶을 누리는 사람에 속했다.  그제서야 '아하' 라는 감탄사와 감사의 마음이 느껴지다니.....
100명의 마을속에서 찾은 행복함이 느껴지던 순간이었다.  세계속에서 옹기종기 모여 사는 우리들 속에 여러종류와 상황을 맞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속에서도 상위에 속하면서도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지 못함을 반성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할까.
엄청 가지지는 못했으나, 적당히 살아갈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는 우리들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수 있으며,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생각하게끔 만든 글이 아닌가 싶다.  내가 할수 있는 간단한 일부터 찾아내서 100명에 속한 마을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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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한걸음 - 제1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서유미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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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지금의 30대란 어떤 의미일까?  2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30대를 바라보던 그해에 웬지 모를 불안과 앞으로 닥칠일들에 대한 걱정으로 30대가 오는것이 싫었다.  마치 청춘을 전부 날려버린듯한 헛헛함이 들 정도였다.  30대의 새로움에 대한 기대는 하나도 없고 오로지 싫은것들만 생각되는 나이였고 시기였다.  그러나, 막상 30대에 들어서니, 지구의 종말이 올것처럼불안하던 맘도 가시고, 오히려 그까짓것 별것도 아닌걸 가지고 고민했었다는 허무함마져 들었다.  30대가 되고나니, 예전 20대에 하던 고민을 30대에도 똑같이 하고 있는 내자신이 한심하고 싫었다.  기대감은 없었지만, 20대와는 다르게 같은 '나" 이지만, 또다른 '나' 가 되어 좀더 의미있고, 깊이있는 고민을 하며 살아가길 빌었다.  하지만, 내가 그대로이듯 고민도 그대로였고 살아가는 자체도 20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나마 조금의 차이가 있다면, 20대에는 청춘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뭐든 덤비고,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도 자신감이 있었다면 30대가 되니 뭔지 모를 막연한 불안감이 생겨났다.  특히나, 결혼에 대한 고민들은 사그라지지도 않고 꼭 해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도 괜찮은지 어느한쪽으로든 답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내모습을 발견하기 일쑤였다.  애인없음으로 인한 불안한 솔로생활,  하지만 굳이 결혼하지 않고 이미 혼자에 길들여져 버린 내 모습에서 좀더 자유로워 지고 싶은 또다른 욕망 등등 늘 하루하루가 그런고민의 연속이지 않았나 싶다.

만약 그때 이책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우연히 언니의 선물로 이책을 집어든 나는 그때 이책을 만나지 못했음을 아쉽게 느꼈다.  30대가 시작될쯤 내가 느끼던 모든 내용들이 오롯히 마치 내가 쓴 글인양 자리하고 있는 책을 읽으며 약간은 소름이 돋을정도였고, 같은 동질감에 웬지 모를 위안까지 오는기분이 들었다.  물론, 지금의 나는 이미 결혼을 했고, 그때 느끼던 감정들이 결혼이라는 큰 문제가 해결됨으로서 많은부분 해소가 돼 버렸다.  그래서, 완전히 감정이입이 됐다고 할순없지만, 글 하나하나에서 예전의 기억들이 되살아나 그때의 내모습을 되돌렵기 하는 기분이었다.

30대를 넘기고, 결혼말까지 오가는 사이의 남자친구와 과감히 이별을 하고, 결혼이라는 굴레를 완전히 벗지못한채 그저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주인공.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것도 아니고 미래에 대한 확고함이 없어 사는것이 불안하지만 그렇다고 미덥지 못한 남자친구에게 모든것을 걸수는 없었다.  게다가 적금붓는 맛에 다니던 회사도 정리해고다 뭐다 뒤숭숭하고 하루하루 쫓겨나는 동료들을 보면서 그녀도 더이상은 견디지 못하고 과감히 사표를 던진다.  적금 만기를 불과 두어달 남긴채.  
예전부터 관심있던 영화비평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도서관을 다니고, 늘 어울리던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불안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얘기한다.  그러나, 언제나 답은 없다.  자신감은 없지만 자신이 하고픈걸 포기하기도 싫고,  그렇다고 그 길을 흔들리지 않고 밀고나갈 여유도 없다.  그러면서 30대를 시간에 밀린듯 흘려보낸다.

이책에서 어떤 희망도 발견할 수없지만, 그렇다고 좌절이나 절망만이 느껴지는 건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나는 동일인물이 되고, 같은 감정을 느끼면서 공감한다.  이책처럼 내자신이 오롯이 들어난 책도 없었던거 같다.  그만큼 감정이입이 100프로 되고 마는 책이다.  희망은 없지만 주인공과 같은 내모습을 보면서 위로를 얻고, 같음이라는 공감으로 힘들지만 새로 내딛을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쿨할수 없으므로 좀더 쿨하게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것이다.  나에게서 지나버린 고민을 아는동생이 역시나 똑같이 하고 있기에 이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같은 공감속에 힘을 얻길 바라면서 말이다.  모든 30대여 쿨하게 한걸음 내딛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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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팔광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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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폭 할인행사를 하길래, 가격도 가격이려니와 표지가 너무 이뻐서 도저히 참지 못하고 샀다.  표지가 상큼하면서도 이뻐서, 그냥 넘어갈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책이 겉모양에 혹해서 살게아니라, 내용보고 끌려야함은 알지만, 일단 눈에 들어오는 이쁘장함을 거부할 수있는 힘이 나에게는 없다.  그러고도 매번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말이다.  결국 이번에 읽은책도 내취향과 맞지 않아, 고르기 실패작이 되고 말았다.  읽고 난후에 '에효' 하는 한숨이 가느다랗게 새어나오니, 다시는 표지에 혹하지 말아야지 하는 후회를 해보지만, 과연 잘 될지는 모르겠다.

현고운이라는 작가이름을 어디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눈에 익었다.  그래서, 웬지 믿고 읽어도 될거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내용 구성이 초반엔 좀 신선한가 싶더니만, 갈수록 점점 유치해 지는 로맨스 소설임을 알고 급격히 실망했다.  어린시절 로맨스소설을 너무 많이 읽어서인지 요즘은 웬만한 로맨스 소설을 만나면 실망부터 하게 된다.  게다가 내용이 유치해지면 읽는내내 눈요기나, 시간때움의 얘기거리래도 화가나서 기분을 망치지만 그래도 어쨌든 늘 끝까지 읽어내는 내가 용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옛날 우리나라 전래동화에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라는 대사를 남긴 유명한 호랑이와 그런 호랑이를 속이고 하느님께 빌어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 햇님과 달님이 된 영특한 남매가 있다.  물론, 유명한 대사를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잡아먹으려는 죄목으로 썩은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던 호랑이는 운명을 달리했지만 말이다.  암튼, 그때 살아남은 남매가 이 얘기의 주인공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남매중 여자동생이 주인공이다.  옥황상제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말괄량이 선녀 아가씨.  가끔 지상의 삶으로 환생을 하지만, 늘 사랑에 눈이 멀고 수련이 되지 않아 몇년을 못채우고 죽기를 반복하는 천방지축 아가씨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날 삶을 포기하려는 여자가 눈에 띄고, 그 옆에서 그여자가 죽기만을 바라는 못된 영혼들을 보게된다.  아주 검은 마음의 영혼이 철철 흘러넘치는 남자의 버릇을 고치기위해서 엉뚱하게도 그녀의 죽어가는 몸으로 들어가 환생을 하는 선녀와 죽어가는 그녀를 데려가기위해 내려왔던 저승사자가 그녀의 새로운 삶에 개입하면서 얘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랑도 없이 명예와 권력으로 삶을 살아가던 죽어가던 그녀의 약혼자는 새로이 환생한 그녀가 점점 매력적으로 보이고, 사랑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는 엉뚱하지만 재밌는 상상의 이야기가 이책의 줄거리다.

내용을 보자면, 엄청 색다르고 멋진 구성이다.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우리나라 전래동화의 주인공들을 다시 환생시켜서 새로운 이야기거리로 만든다는 것을 말이다.  처음 몇장을 읽으면서 '오호'하는 감탄사를 연발했더랬다.  그만큼 기대하는 바 역시 컸었다.  그런데, 일단 거기까지밖이었다.  구성은 감탄할만 하나 내용은 여타 가벼운 로맨스소설이 답습 그대로.  내용도 발전됨이 없이 유치하게 보이기 까지 하니, 읽는내내 불편했다.  구성의 색다름만큼 글의 흡입력과 호흡 또한 그러했으면 좋았으련만, 그렇다면 로맨스소설이래도 훨씬 재밌고, 좀더 멋진 책이 됐을텐데 하는 무한한 아쉬움이 일었다.  표지와 책의 구성, 제목에 비해 내용이 좀 실망스러운 책이다.  그나저나 제목이 왜 팔광이냐고? 그건 "고스톱"에서 차용한 제목이다.  사랑을 찾은 가족이 오손도손 고스톱을 치는 거라고나 할까?  써놓고 보니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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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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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들의 책은 늘 관심의 대상이 되지만, 읽기가 꺼려지는 작가들이 몇몇있다.  그중에서 요시모토바나나는 "N.P"라는 소설로 먼저 만나는 덕에 거부감이 강하게 들었던 작가중 한명이다.  친구가 처음으로 추천해준 일본작가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그때는 일본작가에 대한 지식이 엄청나게 부족했던터라 "N.P"를 읽고난후 친구에게 강력하게 항의했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도 아닐뿐더러 내가 기대한만큼의 신선한 재미와 감동이 없었고 오히려 근친상간이라는 소재로 나를 더 기겁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때문이었다.  친구는 "N.P"보다는 "키친"을 권했었고 "키친"은 나로하여름 요시모토바나나에 대해 새로 눈뜨게 하는 계기가 됐다.  내가 기대했던 느낌의 책이라고나 할까.  깊은 울림에서 오는 작은 감성이 요시모토바나나의 글을 잘 대변해주고 있었다.  그후로 그녀의 글에 반해서 다른책들을 찾아 무조건 사재기 시작했었던거 같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요시모토바나나는 한권이 괜찮으면 그다음권이 나를 지치게 만드는 타입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 덕분(?)인지 나에게 그렇게 썩 유쾌하게 와닿는 작가는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줬고, 한번쯤 다시한번 그녀의 책을 들게되면 생각과 고민을 하게 만든다.  어째꺼나 내가 제일로 치는 일본작가에 속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이번소설은 읽어가다보니 타히티와 관련된 글이었다.  타히티란 섬은 한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고갱의 인생과 깊은 관련이 있고, 아는동생 또한 늘 타히티를 꿈꾸며 사는 섬이기에 웬지 내가 많이 알고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특히나 책속에 첨부된 타히티 사진을 보며 상상 그대로의 섬을 보는듯해 반가운 마음도 컸다.
"무지개"라는 이름의 타히티에 있는 본점을 바탕으로 일본에 세워진 레스토랑에 일하는 그녀는 그곳을 너무 사랑한다.  일하는 것도 즐겁고, 그곳의 모든것이 사랑 그 자체다.  하지만, 가장 사랑했던 엄마를 잃고 정신적인 피로에 지친 그녀는 점장과 오너의 배려로 레스토랑을 잠시 쉬며 오너의 집을 돌보면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오너의 집에서 그와 마주치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그의 개와 고양이를 돌보고 정원을 돌보면서 그녀는 그와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듯한 느낌을 갖게된다.  따듯함과는 거리가 먼 집안, 남편의 사랑보다는 일과 또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사모님은 그 집안 어느곳도 따듯함으로 감싸안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가 아는 오너는 너무도 따스하고, 너무도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어느날, 개를 버리는 일을 계기로 좀더 가까워진 두사람.  결국 서로의 마음을 눈치채고, 오너가 처음부터 사랑했노라고 고백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지만, 오히려 그녀는 그 고백이 더 불편하다.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주위로 부터 받게될 시선과 비록 서로 사랑이 없는 부부일지라도 자신이 끼어든 불륜이라는 사실에 수긍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는 도피하듯 잠깐동안의 휴가를 맞아 타히티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의 풍경속에 잠기며, 그녀는 또다른 그의 모습들을 하나하나 기억해 내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불륜은 불륜이다.  비록 먼저 시작은 오너의 부인이였다고는 하지만말이다.  그러면서도 서로는 이혼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심지어 부인은 다른남자의 아이를 가졌으면서도 떳떳하다.  그런사실을 남편 또한 알면서도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다.  주인공과 오너의 행동이 불륜이라고 욕하기에 앞서, 그 부부의 행동을 이해할수 없다.  서로 속고 속이는 부부사이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웬지 쿨한 느낌도 없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상한건 이책이 웬지 로맨스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 있다.  불륜이건 어쨌건 사랑하는 그들이 나오는데도 첫사랑을 앓고 있어 방황하는 한 소녀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비록 그 시절 깊고 달콤한 설레임이 표현되진 않았지만, 오너를 생각하고 기억하는 그녀의 모습은 첫사랑을 막 시작한 소녀의 모습이고, 떨림이다.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응원하거나, 손가락질 하는 그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고, 그저 그들의 모습을 바라만 볼 뿐이다.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도, 불행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닌, 시간의 흐름을 감상하는 기분이랄까.  조용히 강이 흘러가는데로 따라가는 흐름의 소설인거 같아, 나 역시 그런기분을 가진채 책을 덮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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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 러브스 유 - 도쿄 밴드 왜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7
쇼지 유키야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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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도쿄밴드왜건"이라는 책을 우연히 만난적이 있다.  작가이름도 생소하고 내용도 잘 모르던터라 별 기대를 안하고 책을 읽었는데, 의외의 수확을 거둔 책이었다.  읽으면서 책속의 인물들에 동화되고 나 역시도 그 가족의 일원이 된듯해서  무척이나 유쾌하고 감동적이게 읽었기에 그 인물들이 일회성으로 한권에만 등장한다는 사실이 아쉬울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나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나보다.  일본에서도 책속의 인물들에 대한 열광과 그 가족들에 대해 앵콜(?)을 요청할 정도였고, 결국 그 작가가 다시금 "도쿄밴드왜건"의 후속편격인 이책 "쉬러브스유"를 펴낸것이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나는 깊게 생각할 것도 없이 당장 책을 구입했다.  그러면서 얼른 읽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조금씩 조금씩 그 가족들을 만나고자 하는 욕심에 이제서야 드디어 책속 주인공들과 다시 조우할수 있었다.

전작의 얘기속 그대로 도쿄의 외곽지역에 헌책방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록 음악을 한다는 사십대의 철없는 아들(그는 언제나 모든것은 결국 "러브"라고 외친다.  사고뭉치인듯 하지만 결국 모든 문제의 해결은 그가 해내고 있다.) 그의 자식들과 며느리, 손자들이 오손도손 큰듯, 작은듯한 사소한 사건들에 휘말리고 그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감동과 재미와 웃음을 주는 이야기다.  전편처럼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레이션처럼 책을 써나가고, 그곳에서 가족들의 사랑스런이야기가 전개된다.  

책을 팔러온 사람들의 일상을 그저 흘리듯 보지않고 뭔가 의문점들이 있으면 알게 모르게 문제해결을 해주는 "도쿄밴드왜건" 헌책방 가족들은 무엇보다 밥먹을때의 떠들썩함이 유쾌하다.  할아버지는 간장을 건네달라는 말을 건네면, 어린 손녀는 게임기에 대한 대화를 던지고,  손자며느리들은 간장을 건네주면서도 가족들의 안부에 대해 얘길한다.  그야말로 떠들석한 밥상이다.  대가족이 살다보니, 일어나는 사건도 많고, 좁은집안에서 부딪히니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보다는 즐거움과 사랑이 더 깊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이번에도 헌책방에서 일어나는 따듯함때문에 책 읽는내내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게다가 미소가 끊이질 않아서 새벽에 남몰래 책을 읽는대도 얼마나 후후 거렸는지 모른다.  기대만큼 아니, 그 기대이상으로 역시나 하는 책이었다는 느낌이다.  또 언제쯤이나 돼야 유쾌한 이 가족들을 다시 만날수 있을까?  그날이 오기만 손꼽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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